163화 : 성진 VS 성진
'젠장 아레나가 이런 기분이었겠군.'
그렇게 미소를 지은 성진은 속으로는 욕을 내뱉고 있었다. 성진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막상 전투에 임하려고 하니 도플갱어에게서 나오는 압박감이 상당했다. 게다가 대지의 갑옷을 쓰는 도플갱어의 거대함을 보며 왜인지 모를 막막함이 느껴졌다.
성진은 기운을 두르며 뒤로 물러섰다. 도플갱어의 살기에 맨몸으로 노출이 되어도 성진에게는 큰 타격이 없었겠지만, 혹시 모르니 하는 것이 좋았다. 아무리 미약하다고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걸리는 것이 있으면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을 가진 적을 상대하는 것이다. 일단 대지의 갑옷의 단단함을 제일 잘 알고 있는 것은 성진이었다. 도플갱어가 지금 쓴 대지의 갑옷은 성진이 아레나와 싸웠을 때보다 더 단단한 것이었다.
크기는 더 작을지 몰라도 지금 도플갱어가 쓰고 있는 모습은 거기에 압축을 시켜서 빠르고, 기동력을 상승시킨 모습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저기에 만일 성진이 같은 방법으로 대지의 갑옷을 소환을 하게 되면 성진의 패배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었다. 우선 대지의 갑옷을 소환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것을 막아줄 대지의 병사들이 있어야 했는데 그들로는 도플갱어를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성진은 대지의 갑옷으로 공격을 할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렇게 성진도 대지의 갑옷으로 싸우게 되면 이 주변이 초토화가 될 것이 분명해서 성진은 그러기는 싫다는 생각을 가졌다.
성진은 그렇게 막막함을 가지고 있어도 시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선 가볍게 간다.'
성진은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네이트의 능력인 화살을 소환했다. 한순간에 백 개의 화살을 만들어낸 성진은 한꺼번에 관통의 효과를 넣었다.
저 도플갱어가 입고 있는 대지의 갑옷의 방어력을 아주 잘 아는 성진은 화살의 개수가 늘어나서 범위공격을 하는 화살과 폭발하는 화살로는 대지의 갑옷에 흠집하나 내지 못한다고 생각을 했다.
"이거나 먹어라!"
그렇게 말을 하는 성진은 한 번에 100개의 화살을 도플갱어에게 빠르게 날렸다. 순식간에 만들었다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위력이 화살 하나하나에 담겨 있었다.
슈슈슈슉!
쿵! 콰쾅! 쿠웅!
화살들이 도플갱어와 장열하게 부딪히며 소란을 떨고 있을 때 성진은 빠르게 대지의 갑옷을 만들었다. 대지의 갑옷으로 공격을 할 것은 아니더라도 방어력이 없다면 즉사를 할 수 있으니 평소 입는 그런 갑옷을 만들어 낸 것이다.
전보다 더 많은 기운을 써서 압축을 시킨 성진은 모르긴 몰라도 도플갱어가 쓰고 있는 대지의 갑옷이랑 비교를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게다가 성진
은 날개 가지 만들어서 기동력을 더 높이는 방법까지 썼다. 성진은 그렇게 날개를 휘두르며 주변의 흙먼지들을 날려 보냈다. 그렇게 강풍을 일으키는데 성진은 자신만한 거대한 주먹이 날아오는 것을 봤다.
"!"
성진은 그 거대한 주먹을 보며 날개를 활짝 편 채로 그 주먹을 그대로 받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성진과 그 주먹이 부딪히면서 생기는 충격파는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한 번에 저 벽 어딘가로 날아가 박힐 줄 알았던 성진의 몸도 그 자리에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싶이 떠 있었다.
[놀랍군. 그렇게 방어가 가능하다니.]도플갱어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 성진의 순발력에 감탄을 했다. 지성이 생겨서인지 성진의 그 임기응변이 어떤 것인 줄 알아서 더 놀라웠던 것이다. 성진은 주먹을 맞기 직전에 자신의 무게를 0에 가깝도록 만들었다. 그런 물리의 법칙을 무시한 성진의 몸이 저 주먹을 맞으면서 입은 데미지를 자동적으로 거의 없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순식간에 한 일이라서 더 대단해 보였다.
"너 역시 대단한데? 아니 이럴 때는 역시 내 능력이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말하며 공중에 떠있는 성진은 도플갱어를 보며 순수하게 감탄을 했다. 아까 날린 100발의 화살을 그렇게 맞고도 아무렇지도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조금은 타격을 입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했다.
한번에 100발의 화살을 만들어내는데 엄청난 기운을 소비했지만 그것이 먹힌 것은 단 한발도 없었다. 아니 조금씩 먹히기는 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도플갱어는 바로 기운을 써서 회복을 했는지 아무런 흠집도 나지 않아보였다. 아무리 자신의 능력이라지만 너무나도 사기인 것 같았다. 이렇게 자신이 직접 싸워보니 좀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저 단단한 갑옷을 어떻게 공략을 할지 성진은 점점 더 절망에 빠져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적이라면 그냥 마구잡이로 공격을 해봤을 텐데 너무나도 잘 아는 자신의 능력이기 때문에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가 없었다. 그때 도플갱어 주위에 화살들이 하나 두 개씩 생겨나는 것을 성진이 봤다.
"어, 어떻게 네이트의 능력도 쓸 수 있는 거지……?"
성진이 자신을 가진 이유는 성진의 능력의 종류가 레아와 네이트로 나눠져 있어서 자
신감을 낸 것이었다. 그런데 도플갱어도 네이트의 능력을 쓰니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성진이 그렇게 당황해 하자 도플갱어는 성진을 비웃으며 말했다.
[그대가 무슨 전지전능한 신인 줄 알았는가? 솔직히 그대의 힘과 그대의 능력들은 대단하다고 칭할 수 있네. 허나 그래봤자 그대는 고작 5개의 능력을 쓸 수 있는 영혼 두 개를 가지고 있는 계약자다. 나에게는 한 강력한 계약자의 능력을 모두 복제하는 것 보다 그대가 쓸 수 있는 능력 10개를 복제하는 것이 더 간단한 일이지.]도플갱어 말은 능력적인 면에서 효율이 좋고, 한 경지를 뛰어넘은 A급 계약자의 능력 하나를 복제하는 것은 힘들지만, 성진이 쓰는 능력 그러니까 네이트와 레아의 능력 총 10개를 복제하는 것이 훨씬 쉽다고 느껴졌을 것이다. 본질적인 의미로는 성진의 힘은 B급이라고 할 수 있었다. 강하고, 능력들이 사기적이었지만, 그럼에도 본질은 현재 B급 계약자라고 할 수 있었다. 도플갱어의 입장에서는 한 가지 능력에 통달을 한 A급 계약자보다 성진의 능력들을 복제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었고, 더 쉬워서 좋다고 할 수 있었다. 성진은 그것이 말이나 되냐는 표정이었지만, 그것을 알아줄 도플갱어가 아니었다.
[그럼 이번에는 내 차례인 것 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