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화 : 우리 집에 왜왔니~ 왜 왔니~ 왜 왔니~성진은 그렇게 자고 일어나서 깨끗하게 샤워를 했다. 설레어서 잠이 안 올 줄 알았더니 어느 순간 푹 자게 돼서 아침 일찍 일어날 수가 있었다. 그러고 간단히 운동을 하고 돌아오니 슬슬 약속 시간이 다가와서 성진은 전에 사둔 옷들 중 괜찮은 옷들을 골라봤다.
"음, 너무 꾸미고 가도 좀 그렇지 않은가?"
사실 그냥 집에 초대를 받은 건데 너무 꾸미면 좀 오버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너무 꾸미면 또 부담을 느낄 수 있을까봐 걱정이 들기도 했다.
"음, 가만 게다가 뭐 연애하러 가는 것도 아니잖아. 그래 나는 지금 회의 때문에 초대
를 받았는데 너무 꾸미고 가면 그렇지 않을까? 그래. 부담을 느낄 거야."
뭐 정신적으로 성장을 하고 영혼이 진화를 하면 뭐하겠는가. 눈치가 없고, 연애를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닌데 굳이 그런 것이 필요 할까 싶기도 했다. 물론 성진 본인은 자신이 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을 할지는 몰라도 남들이 보기에는 영 아니었다.
그렇게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은 옷깃이 있는 검은색 티셔츠와 무난한 청바지를 골라서 입었다. 여름이라서 뭐 괜찮은 코디라고 할 수 있었다. 거기에 입는 사람이 수준급이니 이렇게 대충 입어도 모델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럼 가볼까?"
성진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지갑과 스마트폰을 챙기면서 밖을 나섰다. 그냥 유진아의 집에 가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네이트가 담긴 용아와 레아가 담긴 현무암 돌멩이를 집에다가 두고 밖을 나섰다. 처음에는 대지의 갑옷을 써서 날개로 날아갈까? 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거는 좀 아닌 것 같아서 그냥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성진의 중고차는 성진과 아레나의 전투로 인해 땅 아래에서 영원한 휴식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성진은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탔다. 택시를 타고 유진아가 사는 집주소를 말하
고 그곳으로 향했다. 전에는 하늘을 통해서 갔지만 주소는 제대로 알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서 유진아의 집으로 도착할 수가 있었다. 성진은 빈손으로 가는 것도 좀 뭐해서 과일바구니라도 사서 유진아가 살고 있는 아파트 입구 앞에 들어섰다.
"후우."
성진은 솔직히 떨리는 마음으로 아파트 입구에 있는 호출 버튼을 눌렀다. 보통 아파트들도 그러겠지만 유진아가 사는 아파트도 집 안에서 손님이 입구에서 호출을 하지 않으면 들어올 수 없는 구조였다.
삐리리리리, 삐리리리리.
그렇게 호출을 누른 성진은 심장이 벌렁벌렁 하는 것을 느꼈다. 무덤덤하게 누른 것 같았지만 성진은 속으로 상당히 긴장을 한 것이다. 이게 뭐라고 떠는 성진은 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때 벨소리가 끊어지고는 익숙하고 청아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삐이익.
유진아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뭔가를 누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아파트 입구가 열렸다. 성진은 그것을 보고 무슨 전장에 향하는 전사와 같은 사뭇 비장함까지 보이는 표정을 짓고는 아파트 안으로 들어섰다. 성진은 아파트에 들어서자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그냥 계단으로 올라가도 되는 거리인 3층을 엘리베이터를 누른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성진의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후우, 그냥 평소처럼 하자."
성진은 자신이 너무 긴장을 했다는 것을 의식했다. 너무 긴장을 하면 몸이 굳어지고 될 일도 안 된다는 것을 성진도 아주 잘 알다 못해 뼈저리게 느낀 사람이다. 설레고, 좋고 하는 마음이 있는 것은 당연했지만 그로 인해서 긴장을 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이 들었다,성진은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긴장이 조금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동안 딱딱하게 굳어 버렸던 몸도 이제는 부드럽게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긴장을 했는데 그것이 풀어져서 몸도 풀리게 되었다.
그렇게 성진은 한결 편안 마음으로 301호라고 적혀있는 대문 옆에 있는 초인종을 눌렀다. 아까와 다르게 표정도 한결 수월해진 얼굴이었다. 무엇보다 성진은 오늘 진짜 회의를 하러 온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었으니 별일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렇게 긴장을 풀 수 있었던 것일 수도 있었지만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했으니 그냥 놔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렇게 초인종을 누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네, 네! 기, 기다려 주세요!'
라는 소리와 함께 뭔가 우당탕탕 소리도 들리고 나서 얼마 후에 도어 록이 열리면서 유진아의 모습이 보였다. 성진은 그런 유진아의 모습에 상당히 놀란 표정이 되었다.
전과는 다르게 살짝 화장을 했는지 은은하게 피부에서 윤기가 흘렀고, 눈썹도 살짝 진해진 느낌이 들었다. 피부 톤은 그대로였는데 뭔가 더 빛나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살짝 빨갛던 입술은 지금은 마치 앵두같이 귀엽고 탐스럽게 익은 것처럼 보였다.
성진이 그렇게 빤히 쳐다보니 유진아는 얼굴을 붉히며 쑥스러운 기색이 되었다. 어느 여자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저렇게 본다면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유진아는 그렇게 자신을 보는 성진을 보며 물었다.
"오, 오셨어요?"
"어, 어어. 응. 근데 오늘 되게 예뻐 보인다. 화장했어?"
성진이 그렇게 감탄을 하며 칭찬을 하니 유진아는 어쩔 줄을 몰라 하며 부끄러워했다. 어느 누가 칭찬을 해주건 여자들은 좋아하기 마련이었는데 게다가 그 대상이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라면 얼마나 좋을 지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유진아는 그런 칭찬을 들으면서 부끄럽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성진을 보면서 차마 고개를 들기는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며 조용하게 말했다.
"조금 해봤어요오."
"조금 치고는 되게 예쁘다…."
성진은 진심으로 그렇게 말을 했다. 꾸밈이 없는 그냥 유진아를 보고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말한 것이다. 그냥 정말로 잘 그린 작품들을 보면 예술이다. 역시 명작이다. 라는 말이 나오는 것처럼 성진도 자신도 모르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
유진아는 그런 성진의 진심이 느껴져서 더 기분이 좋은 반면 이렇게 면전에서 성진의 칭찬을 들으니 너무 부끄럽기도 했다. 그 동안 유진아를 보며 수없이 많은 남자들이 입이 닳도록 칭찬을 했으나 그런 시시한 남자들과 성진을 비교 할 수는 없었다.
물론 성진 보다 더 잘생긴 남자들도 있었다. 일반인이 아닌 계약자들도 많은 남성들이 유진아에게 칭찬을 하고 기쁘게 하려고 했으나 모두들 유진아의 냉담한 눈빛만 맞고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저 순수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이렇게 칭찬을 해주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러다가 유진아는 계속 서서 있는 것도 뭐해서 성진에게 말했다.
"아참, 들어오세요."
"고마워."
성진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유진아의 집으로 들어왔다. 전에도 이 집에 들어와서 해볼 것을 다해봤지만 또 이렇게 와보니 느낌이 또 달랐다. 성진은 그렇게 들어가면서 자신의 손에 들고 있던 과일바구니를 보며 깜빡했다면서 유진아에게 건네주었다.
"아, 별거는 아니고 빈손으로 오기는 뭐해서……, 사왔어."
"그냥 오셔도 되는데에…."
유진아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기분이 좋아 보이는 표정이었다. 전에는 그저 항상
무표정 말고는 지을 줄 아는 표정이 없었는데 상당히 많이 변화한 것이었다. 성진은 그런 유진아를 보면서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거 진짜 별거 아니라서 간단하게 사왔어."
누가 듣는다면 허세를 부린다던가, 자신이 돈이 많다고 어필을 하는 것으로 착각 할 수도 있었지만 성진과 유진아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별거가 아닐 것이었다. 멜론과 레몬, 오렌지 등등 고급 과일들이 보이고, 포장바구니를 보니 가격도 상당할 것 같았다.
그러나 성진이나 유진아의 경우는 정말 별거 아닌 정도였다. 그냥 오면서 집들이 선물로 사온 두루마리 휴지와 같은 정도라고 할 수 있었다. 워낙 잘 버는 두 사람인지라 그런 것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성진은 좀 이것저것 사올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너무 간출하게 온 것은 아닌가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반면 유진아의 경우는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원래도 유진아는 과일을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이번에 장을 보면서 사와야 할 과일들을 깜빡하고 사오지 못한 것이다. 다시 사와도 되었지만 마침 성진이 사와서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성진이 선물을 주는 것은 처음이라서 그런지 더 기분이 좋은
것도 같았다. 과일바구니를 받은 유진아는 성진을 보면서 말했다.
"마침 상 차리고 있었는데 식탁에 앉아서 기다려주세요. 금방 내올게요."
"어? 알았어."
성진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부엌 근처에 있는 테이블로 향했다. 그리고는 그곳에 차려진 음식들을 보면서 두 눈이 커지면서 말문이 막혔다. 너무 놀라서인지 제대로 말도 못하고, 앉지도 서지도 못했다. 테이블 위에 차려진 음식들을 보면서 성진은 진심으로 감탄을 했다. 성진이 좋아하는 한식들로 차려져 있었다. 명절에만 먹어왔던 호박전에 산적도 있었고, 고기전은 말할 것도 없이 당연히 있었으며 여러 생선 구이들도 보였다.
김치에 갓 담은 겉절이와 잡채,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된장찌개와 잡곡밥에 메인으로는 떡갈비와 소꼬리로 만든 갈비찜까지! 성진은 무슨 한식 전통 식당에 와있는 것이라고 착각을 할 정도로 상당한 요리들이 많았다. 성진은 이것들이 다 어떻게 만든 것인지 상상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유진아가 뜨거워 보이는 냄비를 들고 왔다. 성진이 그것을 보니 매우 얼큰해 보이는 매운탕이었다.
솔직히 성진은 놀라웠다. 이런 요리들을 다 유진아가 만들었다고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 냄새를 맡아보니 상당히 맛있을 것 같다는 냄새였다. 겉보기에도 거의 흠잡을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완벽한 요리들이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는 매운탕까지 나른 뒤에 성진의 맞은편에 않아서 성진을 보며 물었다.
"자! 앉으세요!"
그럴게 발랄한 표정을 짓는 유진아를 보면서 성진은 놀랍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표정으로 유진아를 보면서 물었다.
"아, 아니 이런 걸 다 혼자서 만들었어?"
"당연하죠! 저 혼자 사는데 저 말고 이걸 누가해요! 여자라면 요리를 잘해야죠! 빨리 앉으세요!"
그렇게 말을 하는 유진아의 말을 들으며 성진은 의자를 꺼내며 그 자리에 앉았다. 다시 보고 또 봐도 신기 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런 요리들을 혼자서 만든 유진아가 대단하다고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 성진의 모습을 보니 유진아는 갑자기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역시 여자의 자신감은 살림에서 나온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 두 사람 다 자리에 앉자 유진아가 자신의 밥은 보지도 않고 두 손으로 예쁘게 턱을 괴며 성진을 보면서 물었다.
"안 드실 게예요? 혹시 싫어하시는 음식이라도 있으신 거예요?"
유진아가 그렇게 말을 하자 성진은 고개와 두 손을 필사적이게 저으며 대답을 했다.
"아냐! 아냐! 그럴 리가 있나. 너무 대단해서 그런 거지. 그럼 맛있게 먹을 게."
성진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젓가락을 들었다. 뭘 먹어야 할지 너무나도 고민이 될 정도로 하나같이 다들 맛있어 보였다. 그런 성진을 보는 유진아도 살짝 긴장을 했다. 누군가에게 요리를 먹이는 것은 흔히 있었지만 이렇게 긴장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일단 성진은 밥을 젓가락으로 떠서 입에 넣고 갓 담은 겉절이를 입에 넣었다. 성진의 두 눈이 다시 한 번 커졌다. 성진은 솔직히 이런 말을 하면 좀 그랬지만 성진
의 어머니인 양선희 여사의 겉절이 보다 맛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적절하게 간이 밴 배추에 짜지도 않고 딱 적당한 겉절이었다. 성진은 놀라서 잡채도 한번 먹어봤다. 사실 잡채라는 요리가 먹을 때는 쉬워도 상당히 까다로운 요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잡채의 맛이 아주 기가 막혔다. 당면은 면발은 쫄깃했고, 다른 고명들과 같이 씹히는 면들이 환상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성진은 그렇게 몇 가지 요리를 먹고 흥분을 해서 숟가락으로 된장찌개의 간도 한번 봤다. 그러자 칼칼하기도 하고, 시원한 느낌의 된장국의 맛이 아주 예술이었다. 감자도 딱 적당하게 익어서 된장찌개의 맛을 더 살렸다.
매운탕도 다르지 않았다. 매콤하기도 하고 얼큰하기도 한 매운탕은 살짝 맵기도 했지만 더 먹고 싶은 매운 맛이라고 할 수 있었다. 성진은 그렇게 한두 젓가락을 하더니 이윽고는 더 빠르게 젓가락질을 하기 시작했다. 유진아는 그런 성진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는지 아주 예쁜 미소를 지었다.
============================ 작품 후기
==캬 요리 잘하는 여자 좋죠!
캬아! 저기 나오는 요리들 다 제가 좋아하는 요리인데 성진이 복받았네여 하하저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선물은 조만간? 나올 것 같아여! 기대해주세여!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사랑, 걱정, 응원, 후원, 지적,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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