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멩이 마스터-93화 (93/381)

93화 : 한 지붕 아래 남녀?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꺄악!"

그렇게 말하는 성진은 유진아의 무릎부분과 허리를 손으로 바치더니 그대로 들어올렸다. 흔히 공주님 안기라는 자세였다. 그렇게 성진이 자신을 안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한 유진아는 놀라서 짧은 비명을 질렀다.

성진이 이 자세를 생각한 것은 솔직히 어부바를 하려고 했는데 원피스를 입은 유진아를 보니 그럴 수 없다고 생각이 들어서 어쩔 수 없이 이 방법을 선택한 것이었다. 다소 민망하기는 했으나 이 방법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 어떡해.'

두근두근.

그렇게 얼굴이 있는 데로 붉어진 유진아는 성진이 이렇게 안으니 자신의 심장소리가 들리면 어쩌나 하며 걱정을 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부끄럽고, 창피하고, 민망했지만 그래도 성진에게 안겨 있다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았다.

'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잖아?'

두근두근.

그때 성진도 민망하고, 부끄럽고 그랬지만 그래도 좀 떳떳하게 생각을 하자면서 두근거리는 자신의 심장소리를 들킬까 유진아에게 말했다.

"그, 그 혹시라도 다치면 안 되시니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하는 겁니다. 괘, 괜찮으신가요?"

그렇게 말하는 성진의 말에 유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유진아는 성진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유진아는 머리를 성진의 왼쪽 가슴에 얼굴을 가리듯이 안겼

다. 그러자 성진의 심장소리와 따듯한 감촉이 들었다.

포근하면서도 안정이 되는 그런 성진의 가슴에 유진아는 편안함을 느꼈다.

'따듯해….'

가족 외에 다른 남자에게 안겨본 것은 처음이었다. 아니 이렇게 성인이 돼서 남자에게 안 겨본 것은 처음이었다. 남자의 품이 이렇게 편안하고 따듯한지 처음 알았다. 성진은 자신의 품에 안긴 유진아를 보면서 심장이 벌렁벌렁 거리는 것을 느꼈다. 유진아도 부끄럽고 쑥스럽겠지만 성진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여자를 이렇게 안아본 것은 처음이었다.

'……되게 부드럽네.'

송혜리도 그랬지만 유진아의 살결도 되게 부드럽다고 느껴졌다. 계약자이고, 검을 수련하는 유진아의 몸은 근육으로 단단할 줄 알았는데 생각 외로 부드러워서 성진은 다소 민망해지기 전에 마음을 추스렸다.

그냥 편안히 마음을 먹으면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소 냄새가 심하기는 했으나 성진이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좀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는 몰

라도 남들에게는 다소 피해가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성진이 그렇게 유진아를 안아서 두근거리는 심장으로 유진아에게 말했다.

"그럼 갑니다."

다소 마음이 안정이 된 성진이 그렇게 말하자 유진아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부끄러워 죽을 거 같아 얼굴을 차마 내밀 수 없는 유진아를 보며 성진은 살짝 미소를 짓고 걸음을 걸었다.

성진이 걸을 때 마다 유진아는 성진의 품에 더 파고들었다. 그러면서 들리는 성진의 심장소리가 너무나도 편안하게 들렸다.

'두근두근 거려.'

유진아는 처음에 자신의 심장소리인줄 알았다. 이렇게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자신의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기대고 있는 성진의 몸에서 울리는 심장박동이 느껴지면서 집중을 하니 자신이 아닌 성진의 심장소리임을 알 수 있었다.

자신만큼 두근거리는 성진의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유진아는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유진아는 자신 혼자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면서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녀의 입가에 생긴 미소는 붉게 물든 그녀의 얼굴과 어울려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것 같았다. 아쉽게도 성진의 가슴에 파묻혀서 그 아름다운 미소를 아무도 볼 수 없었다.

성진은 그렇게 백화점을 빠져나오니 백화점 주변은 거의 폐쇄하다시피 주위 강화를 하고 있었고, 주민들은 나와서 걱정 어린 표정으로 구경하기 바빴다. 몇몇 기자들도 있어서 사진을 찍고 있는 기자들도 상당히 있었다. 성진은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좀 난감해 했다. 딱히 얼굴을 알리고 싶지도 않았는데 기자들이 있어서 난감하게 되었다.

일반 주민들만 있었으면 그냥 돌파 할 수도 있었는데 기자들이 있으니 얼굴이 알려질까 좀 그랬다. 유진아도 그것을 꺼려하는 것 같아서 성진으로써는 난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르논 협회의 사람들이 나와서 막고 있었는데 일부는 백화점 안으로 진입해서 성진과 유진아가 본 특공대원가 비슷한 옷차림을 한 것으로 봐서 특공대원도 일부 있는 것 같았다. 그들 중 유진아를 안고 백화점 안에서 나오는 성진을 보고 온 사람이 있었다.

"충성."

성진에게 오자마자 경례를 하는 특공대원을 보며 성진은 간단하게 목례를 했다. 그것을 보고 그는 손을 내리면서 말했다.

"지금 기자들이 몰려 있어가지고 좀 곤란하실 것 같습니다."

특공대원은 보고를 받은 것인지 성진과 유진아가 나올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게다가 이 둘이 계약자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으로는 보고를 받은 게 확실 한 것 같았다. 지금 상황에서는 그다지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말이다.

성진은 그의 말에 살짝 생각을 하더니 대답을 했다.

"음, 그럼 알아서 하겠습니다."

"예?"

그렇게 말한 성진은 미소를 지으며 유진아에게 살짝 말했다.

"꽉 잡아요."

"네, 네? 꺄악!"

퍼엉! 슈우우우우우웃!

유진아가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성진은 지면을 세게 밀면서 하늘을 날다시피 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여서 특공대원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성진은 하늘로 날아 올라버렸다. 순식간에 점이 되어버린 성진을 올려다보면서 특공대원은 할 말을 잃었다. 계약자란 저렇게 괴물인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때 유진아는 갑자기 떠오르는 속도에 놀라서 성진을 꽉 끌어안았다. 뭉클.

"!!!"

단 한 번의 도약으로 거의 70미터 상공 위로 떠오른 성진은 자신도 놀랐다. 성진은 그러면서 느껴지는 유진아의 부드러운 감촉에 당황을 해서 추락할 뻔했지만 다행히 그러지는 않았다.

성진은 진화를 한 육체를 처음 써본 것이라서 이 정도로 대단할지 그런데다가 그때 느껴지는 유진아의 가슴에 놀라서 놓칠 뻔한 것이다. 성진은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반면 유진아는 미칠 듯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기운이 온전할 때도 유진아는 이렇게 높은 상공까지 뛰어오른 적은 없었다. 게다가 성진은 직선으로 뛰어 올라서 70미터를 오른 것이 아니라 비스듬하게 한 아파트의 옥상을 보고 뛴 것인데도 이정도로 높이 올라온 것이다.

"이, 이게 무슨 꺄아아아악!"

유진아는 기운이 온전했을 때도 이런 높이라면 겁을 먹는 여자였다. 한마디로 고소공포증이 있었다. 계약자도 사람인지라 무서운 것은 한두 가지 정도는 있었는데 유진아의 경우는 높은 곳이었다.

어릴 적 나무를 타면서 놀다가 떨어진 경험이 있는 그녀인지라 계약자가 되어도 그때의 공포를 잊지 못해 높은 곳을 매우 무서워하는 그녀였다. 아파트 5층만 되어도 높아서 무섭다고 하는 그녀였는데 지금 아무런 장비 없이 오직 성진에게만 안긴 채로 70미터를 날고 있었으니 기겁을 하는 것이 당연할 수밖에 없

었다. 그러면서 떨어지는 느낌과 붕 뜨는 그 아찔한 감각이 느껴지자 그녀는 너무나도 무서워서 눈물을 흘리면서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악!"

5층도 높다고 무섭다며 울먹이는 그녀였는데 지금 그녀의 심정이 어떻겠는가. 롤러코스터를 타본 이들이라면 알고 있을 것이다. 떨어지면서 마치 혼이 빠지는 듯한 그 아찔함을 말이다. 유진아는 그것이 무서워서 놀이동산도 못가는 여자였다. 성진과 소개팅을 할 때 vip석으로 가지 못한 것도 그곳에는 전망이 좋으라고 탁 트인 창문이 있었는데 그것이 무서워서 일반석으로 잡은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모르는 성진이 그냥 이렇게 무식하게 뛰어 올랐으니 그녀는 얼마나 놀라겠는가. 지금 그녀는 아무런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저 성진의 목을 있는 힘을 주며 끌어안고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처음에 놀라서 눈을 감은 이후로 자신이 떠있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눈을 절대 뜨지 않았다. 성진은 떨어지면서 추락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아파트 옥상으로 착지

를 할 수 있었다.

턱, 턱, 터터터턱.

애초에 이곳을 목적으로 뛴 것이니 그다지 위험하지는 않았다. 관성 때문에 조금 앞으로 밀리기는 했으나 성진에게는 아무렇지 않았다.

다만 유진아가 문제였다. 기겁을 하는 유진아를 보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해서 옥상에 올라오자마자 그녀를 내려놓으며 성진이 물어보려고 했다.

그런데 유진아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바닥에 주저앉으며 울먹이는 얼굴로 엉엉 울어버렸다. 성진은 그런 유진아를 보면서 뭐라고 할지 몰랐다.

"괘, 괜찮아요?"

"흐아아아앙."

성진에 물음에도 완전 애기처럼 우는 유진아를 보며 성진은 어떻게 할지 난감했다. 이렇게 울 줄 몰랐고, 여자를 울린 것이 처음이라서 너무 당황해서 어떻게 할 줄 몰았다.

"이, 이제 괜찮아요. 제가 잘못했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유진아의 등을 토닥이면서 안아주었다. 성진은 왜인지는 몰랐지만 달래줘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유진아를 안아주었는데 유진아는 그런 성진을 힘없는 두 손으로 때리면서 울었다.

"흐어엉, 흐윽, 내, 내, 내가 히끅, 어, 얼마나 무서웠는데에에엥."

그렇게 우는 유진아를 토닥이며 성진은 사과를 했다.

"미안해요. 그렇게 무서워 할 줄 몰랐어요."

"흑, 흐윽."

성진이 그렇게 사과를 하자 유진아는 마치 엄마 품에서 투정을 부리는 애기처럼 성진의 품에 안겨 울었다.

성진의 가슴에 얼굴을 박으며 눈물을 흘렸다. 성진은 이게 이렇게 울만한 일인지는 몰랐지만 그래도 무서워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니 괜히 미안해져서 유진아를 달래주었다. 성진의 가슴이 그녀의 눈물로 젖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게 유진아를 달래주는 성진은 한참동안 유진아를 안아주었다. 유진아는 와이번의 피가 묻은 성진의 옷에서 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따듯한 정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마치 엄마와 같은 편안함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따듯한 정이 느껴지며 유진아는 그렇게 한참동안 성진의 품에 안겨서 눈물을 흘렸다. 너무 무서웠고, 두려웠었지만 그나마 성진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드는 유진아였다.

그렇게 한동안 울던 유진아는 민망하고 미안해서 성진에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게다가 우연하게 성진이 올라온 아파트 옥상이 유진아가 살고 있는 아파트 옥상이었다. 이 아파트 3층에 사는 유진아를 성진이 또 공주님 안기로 계단으로 내려가서 대문 앞

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렇게 성진은 다시 한 번 사과를 했다.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지 정말 몰랐어요. 죄송해요."

그런 성진의 말에 유진아는 다시 얼굴을 숙이면서 민망해 하며 말했다.

"아, 아니에요. 데, 데려다 주셔서 감사해요."

"아니에요. 제가 이것도 안하면 한 게 뭐가 있나요. 오늘 제 목숨도 살려주셨는데."

성진은 솔직하게 말했다. 솔직히 유진아가 아니었다면 성진은 와이번에게 죽었을 지도 몰랐다. 유진아가 와이번을 죽여준 것으로써 성진의 목숨을 살려준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실상 성진이 도망쳤으면 되었지만 올라갔을 때 전의를 상실해서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 했던 것은 사실상 죽을 위기라고 할 수 있었다.

그당시 성진은 자신이 도망칠 수 있다고 도무지 생각을 할 수가 없었는데 유진아가 와이번을 죽여서 생명의 은인이라고 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성진의 그 말에 유진아는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

"그, 그럴 리가요. 제가 더 고마워요오."

그렇게 부끄러워서 고개도 못 드는 유진아를 보면서 성진은 미소를 지었다. 그때 유진아는 생각했다.

'이대로 헤어지기는 너무 아쉬워.'

사실 성진도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더 이상 있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을 했다. 이번에는 유진아가 용기를 낼 차례였다.

"저, 저 성진 씨 집은 여기서 머나요?"

유진아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아, 저는 강서구청 쪽에 살아서 좀 멀죠."

"그, 그럼 어떻게 가시려고……?"

"음, 차가 없어서 아마 걸어가야 할 것 같은데요? 이거 냄새가 좀 상당해서…."

유진아도 인정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너무 냄새가 났다. 이 정도면 거의 악취 수준이었는데 나름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성진으로써는 이러고 계속있기에는 좀 그랬다.

그런데 차는 없고, 이러니 택시도 탈 수 없고, 그렇다고 찜질방을 가면 몰매를 안 맞고 쫓겨나면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악취가 대단했다. 그때 유진아의 떨리는 음성이 들려왔다.

"그, 그럼 저희 집에서 씻고 가요오."

"네, 네에!?"

============================ 작품 후기

==전 화에 막 짜증나게 절단해서 이번에는 절단 안할 줄 알았죠? 힝, 또 속았지?!

"그나저나 성진군?"

"왜 자네가 2표밖에 없는 건가."

"아니 성유나가 막 툴툴거리고 한 번 나와서 그랬다고 쳐. 그런데 넌 주인공인데 어떻게 송혜리보다 낮니? 게다가 한 번 나온 속물인 차예린 보다 낮을 수가 있니?! 엉! 그러고도 내 소설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나?!"

"뭔 개소리를 그리 장황하게 하나 듣고 있자니 심하네!! 나를 이렇게 만든건 네놈이잖아!"

"뭐, 뭣!"

"내가 봐도 내가 답답해! 그리고 키스는 왜 안 시킨건데?!"

"너, 너 이노무새끼! 너 유진아 집구경 못하게 하는 수가 있어!!!!"

"훗!"

작가의 말에 성진이 비웃으면서 말했다.

"가, 감히 창조주를 비웃어!?"

"후후후후후! 네놈은 창조주도 아니다! 그리고! 네가 유진아의 집구경도 못하면 너의 독자들이 가만 있겠는가?!"

작가가 성진의 눈을 피하며 말했다.

"도, 독자분들은 내 의견에 조, 존중할 거야!"

"훗, 과연 그럴까."

선작, 추천, 지적, 쿠폰, 코멘, 항상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제편인 걸 믿고 있습니다!

아 생각해보니 내 피조물하고 싸우네;; 진짜 한심하다;;

< --  한 지붕 아래 남녀?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