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멩이 마스터-92화 (92/381)

92화 : 한 지붕 아래 남녀?

"아으, 어쩌지? 진짜 화난 것 같은데……."

성진은 그렇게 자신의 앞에서 툴툴거리며 힘없이 걷고 있는 살짝 모순적인 유진아를 보면서 혼잣말을 했다. 평상시라면 유진아에게도 들릴 만한 거리였으나 기운을 다 소비한 유진아가 들을 수 없는 소리였다.

'귀, 귀엽다.'

성진은 분명 방금 자신의 행동으로 유진아가 화가 났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 모습이 솔직히 귀여워 보여서 살짝 즐기고 있었다.

화난 것 같았지만 좀 삐지고, 애처럼 툴툴 거리는 모습에 귀여웠고, 수련할 때 매일 보던 그런 강인한 유진아가 아닌 지금은 힘이 없는 그냥 여자에 불과한 유진아가 솔직히 귀여웠다.

그래도 화는 풀어줘야 된다고 생각이 들기는 했다. 성진은 유진아와 좋은 관계가 되고 싶다고 무의식적으로 바라고 있었다. 아니 본인도 이제 인지를 했다. 유진아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 관계가 틀어지는 것은 성진은 용납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행동 때문에 화가 난 것이니 자신이 화를 풀게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성진의 행동에 화가 난 것은 맞았지만 성진은 반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유진아가 삐진 것은 성진이 일찍 일으켜줘서 기운이 나빠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유진아가 삐진 이유는 성진이 분위기도 읽지 못하고 키스를 하지 않아서 삐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모르는 성진으로써는 어떻게 사과를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고, 성진은 연애를 해본 적이 없는 모솔이었다. 이런 때에 능숙하다면 그것이 더 이상했다.'내가 좀 빨리 일으켜 세워줘야 했는데…. A급 계약자이니 자존심도 굉장히 강하실텐

데 나 같은 D급 계약자한테 도움을 받았다는 게 좀 자존심이 상할 만하지, 게다가 그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가 한 번에 사라지고 그랬으니 더 그럴 거야.

'오해는 오해를 낳고, 또 다른 오해는 착각의 늪에 빠지게 했다. 성진은 착각에 빠져서 똑바로 된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유진아의 능력이 와이번을 죽이는 것을 본 것도 효과가 컸다.

자신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지 알게 되었다. 방금 유진아의 능력을 본 성진은 평생의 잊지 못할 광경이라고 할 만큼 대단하다고 할 수 있는 광경이었다. 그렇게 인상적인 것을 봤으니 성진은 A급 계약자를 마치 신과 같이 모시듯 하고 있었다. 게다가 유진아는 그것을 보여준 장본인이니 더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 정도의 능력을 쓰는 것에 존경심이 드는 것이었다.

그러니 당연하게 저런 착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성진이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착각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유진아는 툴툴 거리고 있었다.'

아니, 남자가 남자답게 딱 그럴 때는 키스를 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 그 상황에서 키스를 하면 누가 욕을 하냐고. 어떤 여자가 남자를 욕하면서 밀치고 그러겠냐고. 하아, 그, 그냥 내가 먼저 할 껄 그랬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유진아는 점점 묘하게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유진아의 심정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확실히 그 상황에서 남자가 키스를 하면 어느 여자가 그걸 싫어하겠는가. 아무리 자신이 별로라고 생각하던 사람이 그런 상황이 된다면 비호감도 호감으로 변하기 마련이었다. 그런 것이 어디 있냐며 내숭을 떠는 여자들이 있으면 유진아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여자에게 상상도 못할 것을 해줄 용의가 있었다. 그 정도로 유진아는 좀 실망을 한 것이다. 그런데 문득 유진아가 생각이 들었다.

'그, 그런데 우리는 아무 사이 아니잖아.'

그렇다. 성진과 유진아는 지금 소개팅을 나왔기는 했으나 사귀는 관계는 아니다. 그런데 유진아는 자신이 키스를 바라는 것 솔직히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확실히 그렇기는 했다. 지금 성진과 유진아는 아무런 사이도 아니다. 그런 생각이 드니 뭔가 맥이 딱 풀리는 기분이었다. 솔직히 자신이 그런 것을 바랬다는 것이 좀 민망해지기도 했다.

'우,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닌데 그런 걸 바라는 내가 너무 야, 야한 거가 아닌가?'

키스도 야하다고 생각을 하는 유진아로써는 멘탈붕괴 흔히 멘붕이라고 부르는 상태가 되었다. 그렇게 유진아도 착각의 늪에 빠지기 시작했다.

'하, 하긴 우리가 아직 아무런 사이도 아닌데 버, 벌써 키스는 좀 이른 거지. 그, 그 성진 씨도 그렇게 생각해서 선을 그은 것일 거야. 그, 그래 그래서 그런 걸 거야.'

그렇게 생각을 하니 다시 드는 의문이 있었다. 성진이 선을 그었다고 생각이 드니 드는 회의감 같은 것이었다.

'가, 가만 선을 그었다고? 내가 싫은가? 아니 내가 별로인가? 그, 그래서…, 그런 건가.'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점점 힘이 떨어졌다. 그런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으나 뭔가 가슴이 저리는 것이 느껴졌다.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가 자신을 별로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다른 여자가 들었으면 기가 차고 어이가 없어서 세숫대야에 코 박고 죽을 것 같은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유진아였다. 그녀의 외모라면 어디가 빠지겠는가.

하얀 원피스로 살짝 윤곽이 들어난 그녀의 몸매는 잘 빠져 있었으나 한 가지 흠이라는 것은 모든 것은 완벽한데 가슴이 살짝 빈약하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예뻐도 가슴이 작다는 것이 좀 흠이기는 했다.

유진아도 그것을 평소에 콤플렉스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혹시 그것 때문에 그런 것인가 하며 생각이 들었다.

'서, 설마 성진 씨는 가슴 큰 여자를 좋아하나? 그, 그러고 보니 유진 언니도 상당한 글래머…기도 하고 남매다 보니 많이 봐서 성진 씨도 그런 가슴이 큰 여자를 조…, 좋아하는 걸까?'

그렇게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언제나 남자들을 혐오스럽다는 듯이 노려보며 남자들을 깔보며 자신감이 높고, 고고해 보이는 검의 여왕 유진아가 이런 생각을 하며 자신감을 잃고 있는 것이 어이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유진아와 성진은 소개팅 때 만난 레스토랑에 오게 되었다. '하아, 이런 생각을 하면 뭐해 그냥 집에나 가자.'

그렇게 의욕도 자신감도 사라져버린 유진아는 빨리 집에 가서 씻고 싶었다. 게다가 혼자 이렇게 생각을 해봤자 성진이 알아주는 것도 아니었다. 이런 쓸 때 없는 것으로 고민을 하느니 차라리 집에 가서 쉬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지금 성진이 뒤에서 쫒아 오고 있었지만 지금 유진아의 심정으로는 그냥 집에 가서 쉬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심정이었다.

사람들이 전부 도망을 가서 텅텅 비어있는 레스토랑을 보며 유진아는 힘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핸드백을 찾아서 들었다. 그런데 그때 살짝 허리를 숙이고 일어나는데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어버렸다. 툭.

이번에도 넘어질 것 같은 유진아의 등을 받쳐준 성진이 유진아에게 걱정이 된다는 듯이 물었다.

"괜찮으세요?"

"아, 네, 네."

그렇게 말한 성진은 이번엔 유진아를 바로 세워 줬다. 그런데 그녀가 신은 하이힐의

뒷굽이 부러진 것이다. 그것을 본 성진이 물었다.

"그거 불어졌어요."

"아, 아. 어쩌지?"

유진아도 난감했다. 솔직히 하이힐이 부러질 줄 몰랐다.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었는데 구두까지 말을 안 들었다. 설상가상이 이럴 때에 하는 말 같았다. 기운을 소모해서 걷는 것도 힘들었는데 구두까지 부러지고 말았다.

그렇게 난감한 상황에 유진아가 부러진 구두 쪽 발인 오른발을 땅에 디디더니 생각지도 못한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아야!"

"풉."

성진은 웃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유진아의 비명소리가 너무나도 귀여운 나머지 실수로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성진의 그 웃음에 유진아는 얼굴이 벌게졌다. 가뜩이나 아파서 서러운데 성진까지 그것을 비웃으니(?) 유진아는 창피하기도 하고

좀 부끄러워서 얼굴이 벌게졌다. 아니 어느 누가 검의 여왕을 비웃을 수 있느냔 말이다. 유진아가 얼굴이 붉어진 것은 그런 자존심 때문은 아니었다.

'아, 창피해. 애처럼 소리질러버렸어.'

그것이었다. 아픈 것은 둘째 치고 자신의 비명이 너무 애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큰 여자가 그런 비명을 지른 것을 보며 성진이 비웃은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성진의 표정을 보지 못한 유진아는 그렇게 생각 할 수밖에 없었다.

성진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사과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아니, 솔직히 웃음을 터트린 것은 너무나도 큰 실수라고 생각이 들었다. 예의가 없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남의 고통을 보고 웃은 것이 되었으니 성진은 바로 사과를 했다.

"죄송합니다. 그, 그게 너무 귀여우셔서 실수로 웃었어요."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오…."

뭐라고 변명을 댈지 몰라서 성진은 얼떨결에 본심을 말해버렸다. 그런 성진의 말에 유진아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괜찮다고 하면서 얼굴이 더 붉어지며 고개를 숙였다.

아니 귀엽다니 그것이 다 큰 여자에게 할 소리인가? 유진아의 입장에서는 좀 용납이 되지 않는 말이었다. 귀엽다는 것은 약하고, 작은 것에나 쓰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유진아였다.

나름 고지식하고 윤통성이 없다는 말을 듣는 유진아로써는 용납이 되지 않는 말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런 말을 들으니 싫은 기분은 아니었다.

'헤헤, 귀엽데.'

그렇게 기분이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유진아를 보면서 성진은 또 화가 난 것인가 걱정을 했지만 딱히 그런 것 아닌 것 같아서 성진은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유진아의 발목을 보려고 무릎을 굽혀서 유진아의 발을 봤다. 성진의 행동에 유진아는 놀라서 발을 빼려고 했지만 성진이 유진아의 발목을 살짝 잡으니 유진아가 아프다는 듯 고통에 찬 외마디를 질렀다.

"윽."

성진은 그런 유진아의 반응을 보고, 유진아의 발목을 보니 상당히 부어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아까 계단에서 넘어지려는 것과 또 이곳에서 넘어지려는 것 때문에 발목이 삔 것 같았다.

아무래도 계단에서 삔 것이 이곳에서 다시 삐게 되어 더 붓게 한 것 같았다. 이대로 걷는 건 무리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거 진아 씨 발목이 되게 부었는데요? 기운을 다 써서 일반인 육체가 돼서 재생도 지금은 힘들 거 같은데요."

"아, 그, 그럼 어쩌죠?"

유진아는 살짝 걱정이 들었는지 성진에게 물었다. 적어도 기운이 다 돌아오려면 2일은 있어야 했다. 뭐 하루만 쉬어도 기운이 조금 돌아올 테니 조금이나마 재생력이 돌아오면 몰라도 지금은 걷는 것은 무리였다.

그런 걱정이 든 유진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자신과 눈을 마주치는 성진을 봤다. 성진도 좀 난감하기는 했다.

그렇게 둘은 마주 보면서 어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 하고 있었을 그때 성진이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이 표정을 지었다. 유진아는 그런 성진의 표정을 보고 궁금했는지 성진이 할 말을 곰곰이 들었다.

"저, 진아 씨 집이 여기서 멀어요?"

"네, 네? 그다지 멀지는 않은 데요? 걸어서 한 5분? 그런데 왜요?"

갑자기 성진이 하는 질문에 좀 당황을 했지만 유진아는 대답을 해주었다. 그리고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기도 해서 재대로 대답해 주었다. 성진은 유진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러면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소개팅은 망쳤지만 데려다드리면 되죠. 이대로 혼자서 보내는 것도 좀 그런 것 같으니깐요."

"아, 그러면 되겠네요. 그, 그런데 저는 다리가 삐었는데…?"

유진아는 그러면 되겠다고 생각을 하다가도 자신이 다리가 삐었는데 어떻게 데려다 준다는 말인지 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 다시 드라마나 영화가 떠오른 유진아는 이런 작면도 본적이 있었다.

이럴 때는 보통 남자 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을 어부바를 해서 집까지 데려다 주고 한 것을 유진아는 몇 번 본적이 있었다. 그것을 떠올리니 유진아의 얼굴은 다시 홍시처럼 물들어 버렸다.

'아, 아니 어부바는 좀 그런 거 같은데? 그, 그 서, 성진 씨 드, 등에 내 가슴도 다, 닿고 막 벼, 별로면 어쩌지? 가슴이 작아서 막 싫어하시면 어쩌지?'

그렇게 별 쓸 대 없는 걱정을 하는 유진아를 보면서 성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음, 이렇게 하면 어떨까 싶은데."

"어, 어떻게요?"

유진아는 어부바를 말하려는 것인 줄 알고 솔직히 많이 긴장을 했다. 거절을 해야 하나? 아니면 그냥 업히는 것이 나으려나? 하며 심한 내적갈등을 겪고 있었다. 그때 성진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꺄악!"

유진아는 갑작스러운 성진의 행동에 놀라서 짧은 비명을 질렀다.

============================ 작품 후기

==전 화에 막 작가가 진신 어린 말들 막 올리고 그래서 절단 안할 줄 아셨다고요?

힝! 속았지?!

선작, 추천, 코멘, 쿠폰, 지적, 그리고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니 죽이지는 마세요.

그나저나 성진이가 무슨짓을 했을까요? ㅋㅋㅋㅋㅋㅋ아! 그리고 투표 기간 끝났습니다!

1위는 역시 레아 그런데 2위는 숨겨진 영혼.............?

아니 출현도 한 번 없는 숨겨진 영혼이 인기가 1위랑 1표차;;다음 표지는 레아입니다. 다, 다행이에요. 숨겨진 영혼이 1위했으면 급하게 캐릭터 만들어야 했을 듯..... 응? Aㅏ. 저, 절대 생각 안해 둔거 아니에요!!!

지; 진짜에여!!! 이 이번 에피소드 끝나고 다음 에피소드 쯤에 나올 생각이었어요! 정말이에여!!!!!!

만들어야 했을 듯..... 응? Aㅏ. 저, 절대 생각 안해 둔거 아니에요!!!

Aㅏ. 저, 절대 생각 안해 둔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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