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멩이 마스터-81화 (81/381)

81화 : 외전 - 각자의 사정.

'내가 진짜 왜 이러지? 정신 차리자. 성유진.'

그렇게 유진은 정신을 차리자고 마음을 먹으니 다행이도 두근거리는 심장이 조금은 진정이 되는 것 같았다. 심호흡도 하면서 유진은 다시 마음을 다 잡았다.

강철은을 따라서 간 유진은 주차가 되어 있는 검은색 고급 세단을 보며 유진은 감탄을 했다. 척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자동차라서 그런지 유진은 신기하기도 했고, 차가 예쁘기도 해서 감탄을 했다.

"우와."

그렇게 감탄을 하며 자동차를 보는 유진을 보면서 강철은은 어린 동생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유진이 탈 수 있게끔 자동차 뒷문을 열어주었다. 뒷문을 열어주면서 강철은이 유진을 보며 말했다.

"자, 타십시오. 제 첫 번째 계약자님."

그런 싸구려 멘트를 날리는 강철은을 보며 유진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지만 그래도 싫은 기분은 아니었다.

"고맙습니다."

유진도 인사를 하고 뒷좌석에 탔다. 강철은은 유진이 타는 것을 확인하고 강철은도 운전석에 앉으면서 안전벨트를 맸다. 그렇게 유진의 첫사랑이자 영원할 것 같은 짝사랑의 시작이 되었다.

유진은 강철은을 알고 지낸지 어느 덧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유진도 많이 성장을 했고, 이제는 어엿한 숙녀라고 할 수 있었다. 8년이라는 시간은 유진을 성장시켰고, 마음도 성장을 시켰으며 그녀에게 강철은이라는 존재가 언제부터인가 가슴에 꽉 차게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녀는 나날이 아름다워졌다. 재능도 뛰어났다. 계약자임에도 불구하고 의대를 조기 졸업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으며 계약자에서도 그녀는 두각을 드러냈다. 매우 빠른 성장으로 아르논 협회에서 아주 기대를 하는 인재 중 가장 독 보이는 것이 그녀였다.

그녀는 매일 강철은과 붙어 다니려고 했고, 22살이 되어 그녀가 A급 계약자와 의대를 졸업하고 인턴이 되자 그녀의 담당 직원이었던 강철은도 승진을 했다. 강철은은 자신이 승진 한 것 보다 유진이 A급 계약자가 되고, 의사가 되는 과정인 인턴이 된다고 하니 순수하게 그녀의 성공을 축하하고, 자신의 일이라도 된 듯이 기뻐

해 주었다. 그러고 일주일 뒤 유진은 한 고기집에 한 자리에 앉아 누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남성이 들어오고 유진이 그때 손을 들어서 그 남성을 불렀다.

"아! 강철오빠! 여기야!"

"아, 거기구나."

강철은이었다. 8년이 지나 32살이 된 강철은은 8년 전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유진이 보기에는 더 멋있어 졌다고 하지만 말이다. 콩깍지가 아주 제대로 쓰인 것 같았다.

이제는 둘의 사이가 친해질 대로 친해져서 유진이 강철은에게 항상 강철오빠라고 불렀고, 강철은은 그냥 유진의 이름을 불렀다. 전에 한 번 강철은이

'내 이름은 강철이 아니라 철은이야.'

라고 투덜거렸지만 유진은

'철은오빠보다 강철오빠가 더 귀여운 걸?'

이라며 어이없는 이유를 댔다.

그래서 유진은 강철은의 이름이 아닌 애칭으로 강철오빠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지금도 유진은 축하파티를 하려고 강철은을 불렀다. 그러면서 그 동안 오래 쌓아왔던 마음을 고백하려고 했다. 오늘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 그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가끔

'어른이 되면 강철오빠에게 시집갈 거야. 헤헤.'

거렸지만 강철은은 항상 그런 유진을 보며 여동생 대하듯이 했다.

그러나 유진은 이제 성인이었고 이제 진지하게 고백을 해볼 생각이었다. 솔직히 자신도 있었다. 22살에 대학병원 인턴이 되는 말도 안 되는 것을 해냈고, 8년이라는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에 A급 계약자가 되었다. 한국 계약자들 중에서는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이렇게 빠르게 A급 계약자가 된 것은 유진이 처음이었고, 최연소, 최단시간에 A급이 된 계약자였다.

그런 그녀가 자신이 없다면 솔직히 그건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는 것일 수도 있었다. 유진은 순수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에게 그런 자부심을 내세우는 건 좀 아닌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자신은 자격이 있다고 생각을 했다.

강철은도 자신의 고백을 받아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둘은 그 동안 연락도 많이 하고 알고 지내온 시간도 길었다. 강철은도 솔직히 마음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 유진이었다. 강철은에게 고백을 받고 싶었지만 솔직히 그렇게 기다려온 시간이 8년이다. 이제 유

진은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고 싶었다. 8년이란 시간 동안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워진 유진은 살짝 홍조가 이른 모습은 가족 외에 강철은에게만 보이는 모습이었다.

유진은 이 설레는 마음이 이제는 같이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강철은에게 고백을 결심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뭔가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게 돼서 축하파티를 빌미로 그를 불러낸 것이다.

그런데 유진은 불만인 것이 왜 하필 그곳이 허름한 고기집이냔 말이다. 근사한 레스토랑도 있었고, 호텔이라 던지 근사한 곳을 다 놔두고 왜 하필 이런 곳에서 축하파티를 하는 것인지 유진으로써는 불만일 수밖에 없었다.

"내가 더 좋은 곳 가자니까. 왜 이런대로 와."

"허허, 유진이 많이 컸다."

강철은의 말에 유진은 살짝 삐졌다. 아직도 자신을 애로 봤다는 것인가? 그런 생각에 유진은 살짝 토라진 표정으로 강철은에게 톡 쏘았다.

"흥, 내가 강철오빠보다 훨씬 많이 버는데 왜 이런 곳을 와. 기껏 축하파틴데 근사한데서 해야지."

유진의 말에 강철은은 미소를 지으며 고기를 구우면서 말했다.

"내가 너한테 얻어먹어야겠냐. 내 첫 계약자님이자 내 최고에 계약자님인데 당연히 내가 사야지. 그리고 월급쟁이는 근사한 곳보다는 이런 고기집이 훨씬 좋다. 그래도 내가 오빤데 내가 사야지."

"치."

그렇게 툴툴 거리는 유진이었지만 그것이 싫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부끄러워서 그런 것이었다. 강철은도 유진이 나쁜 마음으로 그러는 것이 아닌 걸 알고 있었으니 기분나빠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유진을 보며 귀엽다고 생각을 했다. 강철은은 이제는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워진 그녀를 봐도 그저 잘 키운 동생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강철은은 일처리만큼은 눈치도 빠르고, 일도 척척해냈지만 여자의 마음을 보는데 둔하다 못해 맹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둔했다. 누가 봐도 유진이 그를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을 텐데 그것을 8년간 몰라온 그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유진아 그리고 나도 축하 받을 일이 있어서 마침 축하파티하자고 하려고 했는데 네가 그렇게 먼저 말하니 좀 신기했는데."

"아 진짜? 뭔데? 승진한 거?"

강철은은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아니, 그거 말고 다른 거야. 누구 한 사람 더 불렀는데 그 사람이 오면 말할게."

그렇게 말하는 강철은을 보며 유진은 뭔가 불안함을 느꼈다. 뭔가 싸한 기분이 들었다. 무슨 불안감인지는 몰랐다. 하지만 여자의 감이라는 것은 무서웠다.

유진은 뭔가 다급하게 그를 불렀다.

"아, 강철오ㅃ…"

"왔다. 여기야!"

강철은은 유진의 말을 끊고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유진은 강철은이 손을 흔드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한 여성이 미소를 지으며 강철은에게 다가 오고 있었다.

그렇게 강철은은 그 여성의 손을 잡으며 유진에게 말했다.

"내 여자 친구야. 인사해."

"안녕하세요."

구궁.

유진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여자 친구라니. 그런 말은 여태껏 하지 않았으면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유진은 갑자기 북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흘릴 뻔했다.

'아, 아니야 그러지 마.'

하지만 유진은 그것을 꼭 참았다. 여기서 그런 머저리 같은 짓을 할 수는 없었다. 유진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북했다. 계속 있다가는 감정이 튀어 나올 것 같았다. 이곳에 계속 있다가는 유진도 모르게 폭발할 것 같았다. 8년간 쌓아온 그에 대한 마음과 그것이 배신당한 듯한 배신감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유진도 알았다. 유진의 잘못이었다. 강철은이 둔한 것은 유진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매일 할 수 있었던 고백을 미루고, 미루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미 유진이 늦은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간사해서 남의 탓을 하고 싶은 것이 당연했다. 유진은 그러기 싫었다.

유진은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며 미안하다는 듯이 표정을 짓고는 말했다.

"아, 나 미안한데 병원에 가봐야 할 거 같아 호출이 있었네. 내가 다음에 살게. 먼저 일어나서 죄송해요."

"아니에요. 다음에 만나면 되죠. 그럼 아쉽지만 다음에 뵈어요."

그렇게 유진이 말하자 강철은의 여자 친구는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유진은 그런 그녀와 강철은을 보며 어딘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가게를 나갔다.

유진은 가게를 나가자마자 차를 몰고 사냥터로 향했다.

"흑, 흐윽."

그렇게 화장이 번지는 그녀를 보며 그녀를 건드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유진이 온 곳은 A급 계약자들도 어려워하는 사냥터였다.

"흐아아아앙!"

유진은 눈물을 흘리면서 불을 쐈다. 사방으로 터져나가는 불꽃의 중심에서 유진은 울었다.

"으아아앙!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흑, 흐윽."

그렇게 북받치는 감정으로 불을 터트렸다. 몬스터들은 그런 유진 때문에 죽을 지경이었다.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그렇게 불을 터트리는 유진은 거화는 산을 홀라당 태우기도 모자라서 산에 있는 바위들을 녹여 더 이상 식물들이 자랄 수 없는 산으로 만들어버렸다. 그곳에 있었던 몬스터들이 사체도 남기지 못하고 소멸해버린 것은 아주 작은 일에 지나지 않았다.

거의 살인미수 급 상황이었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았고, 기대 받는 인재인 그녀라서 가벼운 처분만 내리고 그 일을 마무리 지었다.

"흐윽, 흑."

그렇게 유진은 집에서 혼자 울고 있을 때 전화가 왔다. 유진은 받기 싫었지만 휴대폰에 뜬 전화가 '강철오빠♥'라고 저장 되어 있는 번호였다.

유진은 받기 싫었지만 일단은 받았다.

"여, 여보세요."

[성유진! 너 미쳤어?! 그런 짓을 어떻게 할 수가 있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유진은 어이가 없을 뿐이 아니라 기가 차서 흐르던 눈물도 그쳤다. 지금 누구 때문에 그렇게 된 건데 그건 알아주지도 못할망정 소리를 지르고 훈계를 하는 강철은에게 유진은 화가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신의 잘못을 하고 있었다. 늦은 자신의 잘못이라며 울며불며 후회를 하다가 나중에는 자신이 어디가 빠지냐며 강철은의 탓도 해보면서 나중에는 강철은의 여자 친구라는 사람이 미워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 부질 없는 것임을 알고 유진은 자신을 몰라준 강철은에게 서운해서 울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를 건 강철은이 화를 내자 유진은 서럽기도 하고 자신의

마음을 알지도 못하는 이 남자가 너무 야속했다.

그러면서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일단 강철은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려고 유진이 말했다.

"왜요."

그러자 강철은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왜요? 너 그게 산 하나를 날리고 할 말이니? 어?! 너 때문에 사람이 죽었으면 어쩔 뻔했어?! 너 그렇게 노력을 열심히 해서 올라간 건데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강철은의 딴에서 유진이 산 하나를 날려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서 바로 그녀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녀는 강철은의 담당 계약자였으니 말이다.

게다가 8년을 알고 지내면서 유진이 얼마나 노력을 했고, 그 누구 보다 열심히 한 것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지켜봐온 강철은의 입장에서는 유진이 한 짓은 그것을 한 번에 없애버릴 수도 있었던 일이었다. 다행히 죽거나 다친 사람이 없었고, 유진을 지켜봐온 아르논의 입장에서는 버리기 아

까운 인재였다. 그래서 그녀를 봐준 것이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그녀는 감옥생활을 하거나 계약자 요원으로 되어서 한국을 위해 위험한 첩보 일 같은 것을 해야 했을 지도 모른다.

그런 것을 알고 있는 강철은으로써는 유진이 자신의 동생 같고, 진심으로 그녀를 아꼈기에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유진이 그냥 실수로 저지른 일이었으면 강철은의 말은 유진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었다.

그러나 지금 강철은이 하는 짓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석유를 몸에 두르고 집 안에 있는 사람을 구하겠다고 뛰어드는 멍청한 짓에 가까웠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계약자로써의 예의를 다해 주셨으면 합니다. 강철은 팀장님."

유진은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것이 겁화의 마녀의 탄생이었다.

============================ 작품 후기

==죄송합니다. 이거 원래 여기까지 오는데 한 4화는 쓰려고 했거든요? 구상한 내용들이 그정도 되었습니다.

근데 쓰는 제 손발을 위해 이렇게 절반으로 잘랐습니다. 외전은 다음화까지 진행이 됩니다. 5화에서 3화로 바로 줄여서 인지 좀 급전개가 있다고요? 그래도 외전 빨리 끝난게 좋은 작가 1인입니다.

헤헤오글거려서 오타 더 생긴 거 아닌가?

그리고 역시 반발이 심하네요 ;ㅁ;하차한다는 글에 놀란 작가입니다 ;ㅁ;

그래도 근친은 안됨여!!!

추천, 코멘, 지적, 코멘, 쿠폰 감사합니다.

< --  외전 - 각자의 사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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