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화 : 외전 - 각자의 사정.
"하아."
유진은 한숨을 쉬며 성진의 병실 밖으로 나왔다. 소개팅에 지장이 없다면 딱히 별 연락을 주지 않아도 되었지만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잠시 바람 좀 쐬러 나온 것이다.
그녀가 한숨을 쉬는 이유…….
"하아. 나도 솔직하지 못하네."
새로 받은 휴대전화에 찍혀있는 한 번호를 보며 유진은 다시 한숨을 쉬었다. '강철찡★'이라고 저장이 되어 있는 번호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내가 좀 심했나? 그래도 돈 문제에는 이렇게 하는 게 당연하지만…'마녀라고 불리는 그녀도 여자다. 남동생인 성진과 여동생인 성유나를 위하고 소중하게 생각 한다고 해도 그들은 가족이었다. 그녀도 여자이기에 좋아하는 사람은 당연히 있었다. 그런데 왜 아직 솔로냐고 물으면 그녀는 대답을 못한다.
남의 연애관과 연애 상담을 많이 들어주는 친구 또는 언니, 누나였지만 정작 그녀는 연애를 해본 적이 없었다. 28년이라는 세월 동안 그녀는 단 한 번의 짝사랑을 해오고 있었다. 아직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첫사랑이자 길고 긴 짝사랑은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학교에 갓 입학을 하고 작고 귀여웠던 유진의 첫사랑이자 길고 길게 일방통행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바로 아르논 협회 한국 지부 직원이었고, 지금은 아르논 협회 한국 지부 계약자 관리실장 강철은이다.
"하아, 이제 지친다."
그녀는 기나긴 짝사랑에 이제는 조금씩 지쳐가려고 하고 있었다. 마녀라고 불리는 그녀도 사랑 앞에서는 그저 한명의 소녀에 불과했다.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아서 고백도 못하겠거니와 진다는 느낌에 괜한 자존심을 부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드는 것은 그녀가 왜 자신이 좋아하는 강철은에게 그렇게 못살게 구는지 사실 이해가 잘 되지 않을 것이다.
그녀에게 나름의 사정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 사정을 이야기 하자면 시간이 오래 전에 흘러간 14년 전 유진이 중학교에 입학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봄의 이야기였다.14살의 성유진. 아직 키도 덜 자라고 얼굴에 있는 볼 살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 미모는 뜬금없이 나온 것은 아닌지 14살의 어린 나이에도 상당한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 계약자라는 거 막 괴물들이랑 싸워야 하는 거 아니니? 그냥 그거 안하면 안 된다니? 괜히 위험하게……, 응?"
"아이, 엄마 괜찮다니까. 계약자라고 다 몬스터랑 싸우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우리들은 아직 어려서 훈련만 받는 거지 몬스터들 하고 막 싸우고 그러지는 않아. 걱정하지 마."
그리고 14년 전 젊은 양선희도 이렇게 예쁜 딸이 혹시라도 어디 다치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또 걱정을 했다. 그런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는지 성유진은 안심하라는 듯 양선희 여사에게 말했지만 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이 어떻겠는가. 이렇게 예쁜 딸을 어떻게 신경을 안 쓰겠는가. 아니 예쁘지 않다고 하더라도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애지중지 하는 자식이다. 걱정이 되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게다가 요즘 계약자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죽어 가는지 뉴스에도 나오기도 해서 양선희 여사는 더 성화를 부렸다.
"그래도 그 아르논인가, 아로론인가 하는 단체에서는 왜 그렇게 계약자들을 모아서 어떻게 하려는 거니. 혹시 뭔가 안 좋다 싶으면 바로 엄마한테 전화해!"
"알았어, 알았어."
유진은 자신을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을 알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자신의 밑으로 2명이나 더 있는 동생들 때문에 성유진은 어려서부터 생각이 깊었다.
자기 동생들을 위하고 정작 자기는 돌보지 않아 그녀의 아버지인 성준혁과 어머니인 양선희 여사는 그런 성유진이 대견하고 고마워 유독 그녀를 예뻐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런 예쁜 큰딸이 계약자라는 위험(?)한 것이 되었다고 아르논 협회에 가서 등록을 해야 한다고 학교에서 우편이 온 것이다. 보통 학생들이 계약을 하게 되면 학교인 경우가 많아서인지 학교에서 그렇게 우편을 보냈다. 유진의 경우는 계약을 집에서 하고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다 알게 된 경우였다. 계약자가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양선희 여사가 보기에는 금쪽같은 딸이 다칠 까봐 가슴이 조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출근을 해서 없는 성준혁도 마찬가지의 생각일 것이다. 유진은 오늘 학교로 가지 않고 아르논 협회에서 안내를 하는 차를 타고 가서 계약자 등록이라는 것을 하게 되는 것이었다.
"엄마 나 갔다 올게."
"조심히 하고,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하고 알았지?"
"응, 알았어, 알았어. 걱정 하지 마. 엄마 큰딸 성유진이 어떤지 엄마가 제일 잘 알면서."
"그래, 그래. 우리 큰딸 다녀와."
"응 다녀올게."
그렇게 대문에서 10분 째 양선희 여사와 씨름을 하던 유진은 겨우 대문 밖을 나올 수 있었다. 그래도 유진은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양선희 여사는 유진이 대문을 나가면서도 걱정이 된다는 표정으로 딸을 보냈다. 아무리 아르논 협회에서 대우를 잘 해준다고 해도 딸을 가진 엄마의 입장에서는 불안 한 것이 당연했다. 게다가 일반인은 아르논 협회에 갈 수가 없다는 조항 때문에 양선희 여사는 같이 갈 수 없는 자신이 정말 답답했지만 그래도 큰딸을 믿어 보기로 했다. 얼마 걸리지 않는 다니 기다리면 되었지만 그래도 양선희 여사는 걱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흥흥흥~"
엄마의 걱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유진은 흥이 나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아파트 1층으로 내려갔다. 솔직히 유진은 살짝 기분이 좋았다. 유진도 또래 아이들에 비해 생각이 깊고 철이 들었지만 그래도 아직 애인지라 계약자가 된다는 것이 멋져 보이고 그랬다.
솔직히 상상으로만 하던 초능력을 쓸 수 있게 된다는 것만 해도 유진에게는 신나는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녀는 의사라는 꿈이 있었지만 계약자라는 멋진 영웅 같은 것도 솔직히 좋다고 생각을 했다.
의사라는 꿈을 버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계약자가 된 거 이왕에 기분 좋게 교육을 받는 것이 다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유진이 기분 좋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내려가자 1층에서 검은 양복을 입고 있는 어딘가 어리숙한 남자가 보였다.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 유진으로써는 지금까지 본 사람들 중에 제일 잘생긴 남자였다. 어딘가 어리숙해 보여도 키도 크고 말끔하게 잘 생긴 미남이었다.
"와."
그녀는 처음 보는 미남에 살짝 감탄을 했다. 그리고는 둘이 눈이 마주쳤다. 유진은 순간 부끄럽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해서 고개를 돌렸는데 그 어리숙한 남자가 유진을
보더니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유진은 당황해서 고개를 숙여버렸다. 후에 겁화의 마녀라고 불리는 유진이었지만 지금은 단지 14살의 소녀에 불과했다. 그 남자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그저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이며 이런저런 생각을 다 했다.
'왜, 왜 오는 거지? 내, 내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
그렇게 긴장을 하고 있는 유진을 보며 남자는 좀 어설퍼 보였지만 보는 사람이 기분이 좋아지는 미소를 지으며 유진을 봤다.
'와.'
유진은 자신도 모르게 그 남자를 뻔히 쳐다봤다. 유진은 자신이 지금 어떤 행동을 하는 지 자각을 못하고 있었을 때 남자가 유진을 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네가 성유진이니?"
"네, 네?"
유진은 갑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 줄 모르고 가만히 있다가 남자가 갑자기 말을 거니 깜짝 놀라며 대답을 했다. 그것을 보며 남자도 당황을 해서 허둥지둥 말을 했다.
"아, 어. 그, 아저씨는 아르논 협회에서 나온 사람인데 네가 성유진 아니니?"
"쿡. 제가 성유진 맞아요."
유진은 그렇게 어리숙한 남자를 보며 웃음을 터트리면서 대답을 했다. 처음에 그냥 잘생겨서 그녀의 작은 가슴이 두근거린 것은 맞았지만 지금은 어리숙한 남자의 모습을 보니 그것이 살짝 멎어서 평상시의 유진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사교성이 뛰어나고, 싹싹하다고 소문이 난 유진은 어른들에게도 인사성이 좋아서 동네 어른들도 다른 이웃은 몰라도 유진은 아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런 유진이 처음으로 보는 잘생긴 남자를 보고 긴장을 했던 것이 남자의 인간적인 면을 보고 조금 풀어진 모양이다.
남자는 유진이 맞다 하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누가 봐도 알겠지만 오늘이 첫 근무였다. 교육과정에서 1등의 성적으로 입사하게 되었지만 첫 근무이다 보니 긴장이 안 될 리가 없었다.
"하, 다행이다."
그렇게 안도하는 남자를 보며 유진은 생각했다.
'초보신가 보네.'
누가 봐도 그래보였다. 어리숙해 보이고, 허둥지둥하고, 긴장을 하는 모습이 누가 봐도 첫 근무를 하는 아니 첫 근무가 아니더라도 일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으로 보였다. 어린 유진이 보기에도 그랬으니 말은 다한 샘이다.
그래도 그런 모습이 유진은 썩 좋아 보인다고 생각이 들었다. 어리숙하고, 사소한 것에도 허둥지둥 하는 남자였지만 왜인지 모르게 유진은 따듯한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남자는 깜빡 했다는 듯이 유진을 보며 말했다.
"아 그, 나는 강철은이라고 해 나이는 24살이고, 그리고, 그리고."
"쿡쿡. 무슨 자기소개해요?"
그렇게 말하는 강철은을 보며 유진은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비웃음이 아닌 그의 어리숙한 모습이 왜인지 모르게 귀엽다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는 긴장을 해서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 조심을 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겠지만 그래서 유진이 보기에 귀여워 보였다. 24살이면 10살 차이인데 뭔가 큰 거부감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하, 그, 그러네. 아! 명암을 주면 되겠구나."
강철은도 유진의 말에 자신의 안주머니에서 명암 지갑을 꺼내 유진에게 미소를 지으며 건네주었다.
"자, 사실 오늘 나 첫 근무거든. 그리고 네가 첫 계약자고, 그러니 좀 많이 부족해도 봐줘."
"네, 네."
그렇게 말을 하는 강철은이 유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고 자신도 아차 하면서 손을 바로 땠다. 그런데 유진은 그냥 고개를 숙이고 명암을 보고 있었다. 강철은은 그것을 보며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 강철은이 한 행동은 계약자와 아르논 협회 간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다. 이런 간단한 매뉴얼도 강철은은 깜빡한 것이다. 그나마 유진이 별다른 반응이 없이 자신이
준 명암만 보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휴, 기분 나빠했으면 어쩌나 했네.'
아직 어리숙한 그에게는 이런 저런 행동을 다 생각하면서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다짐을 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틀렸다. 유진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명암을 보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계속 심장이 두근거렸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유진에게 있어서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심장이 요동을 치고 뭔가 먹먹하기도 하면서 설레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묘한 이런 기분은 그녀의 14년이라는 짧은 일생 중에서 한 번도 없었던 감정이다.
'뭐, 뭐야.'
유진은 이런 적은 처음이어서 당황을 했다. 그것도 강철은이 마지막에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을 때는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여, 열이 나나? 왜, 왜 이렇게 덥지.'
유진은 그렇게 화끈거리는 자신의 이마를 붙잡고 열이 나는 것인지 착각을 했다. 아직 초봄이라서 덥기는커녕 춥기까지 한 날씨였는데 유진은 왜 이리 더운지 땀이 날 정도였다. 그렇게 유진이 애꿎은 이마를 만지자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냥 그런 기분만 드는 것이지 열이 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냥 화끈거린다는 느낌일 뿐이었다. 이런 감정이 처음인 그녀에게는 생소한 기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를 보며 강철은이 의아해서 물었다.
"어디 아프니?"
"아, 아니에요. 그, 그런데 지금 가는 거예요?"
'으아. 나 바보 같았어. 어떡해! 어떡해!'
유진은 자신이 말을 더듬은 것이 신경이 쓰여서 고개를 다시 숙였다. 아니 뭔가 부끄럽고, 쑥스러웠다. 자신은 원래 이러지 않았는데 왜 이러는지 이해도 되지 않았다. 아직 사춘기 소녀인 그녀에게 이런 감정이 어려운 것일 수도 있었다.
자신의 동생들만 챙기고 공부도 열심히 해오고 그런 유진이었다. 정작 자신의 생활은
거의 없어서 이런 저런 감정을 많이 겪어보지 못했다. 아니 겪어볼 여유가 없었다고 하는 것이 맞았다. 그때 유진의 말에 강철은은 깜빡했다는 듯이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 미안 가자. 아르논 협회에서 나온 차를 타고 가면 금방일 거야."
"…네에."
유진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애꿎은 강철은의 명암만 만지작거리면서 얼굴을 붉혔다. 자신이 왜 이러는 지도 몰랐고, 그냥 빨개진 자신의 얼굴도 모른 채 미소를 지으며 따라오라는 강철은을 따라 갔다.
============================ 작품 후기
==아 이거 진짜 쓰기 싫어요;ㅁ;내가 솔로인데 진짜 배아파서 어떻게 써 ㅠㅠ 이거 쓰고 또 소개팅이잖아 ㅠㅠ게다가 이 둘의 만남 반대하실 분들 많을듯ㅋㅋ아 진짜ㅠㅠ 오글오글 다음화는 아마 2시 이전에 나올 겁니다. 오글오글아 그리고! 저, 절대 뜨끔해서 수정 안 했어요! 찌, 찔리지 않았다고요! ;ㅁ;믿어주세여 ;ㅁ;선작, 추천, 쿠폰, 코멘, 지적 추천 감사합니다.
게다가 이 둘의 만남 반대하실 분들 많을듯ㅋㅋ아 진짜ㅠㅠ 오글오글 다음화는 아마 2시 이전에 나올 겁니다. 오글오글아 그리고! 저, 절대 뜨끔해서 수정 안 했어요! 찌, 찔리지 않았다고요! ;ㅁ;
아 진짜ㅠㅠ 오글오글 다음화는 아마 2시 이전에 나올 겁니다. 오글오글게다가 이 둘의 만남 반대하실 분들 많을듯ㅋㅋ아 진짜ㅠㅠ 오글오글 다음화는 아마 2시 이전에 나올 겁니다. 오글오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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