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화 : 필드 던전성진은 전보다 큰 트럭을 몰고 와서 그런지 전과 다르게 트럭 짐칸에는 더 여유가 있었다. 성진이 보기에는 아직 5마리의 사체는 더 들어갈 것 같았다. 그래도 조금 더 여유가 있어 보였다.
"음, 이 정도면 7마리 더 들어갈 수 있겠다."
성진은 그렇게 말하며 대지의 갑옷에 투구부분을 해제했다. 기운을 섬세하게 다루니 부분으로 해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러면 이제는 산꼭대기쯤으로 가볼까?"
전부터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산꼭대기에 한번 가볼 생각이었다. 이제 슬슬 날도 어두워지고 몬스터들이 활동할 시기이니 성진에게도 좋을 때였다. 게다가 산꼭대기들에는 보통 그 산에 최고 포식자가 산다. 몬스터들이 그랬다. 그래서 성진이 산꼭대기로 가보고 싶은 것이었다.
"가다가 던전이라도 발견하면 대박인데."
성진의 말대로 던전을 발견할 수도 있었다. 산꼭대기에는 강한 몬스터들이 사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웬만한 계약자들은 레이드용이나 던전탐사용 파티를 하지 않으면 산꼭대기에는 가지 않았다.
보통 강한 몬스터들이 있는 곳에는 던전이 생성되는 곳이 있었다. 공간이 뒤틀려서 지형이 변하고 약간 지구와는 다른 곳이라는 느낌을 준다고 했다. 성진은 던전에 가본 적이 없었지만 유진에게 들은 기억이 있었다.
"성진아 던전에 갈 때는 조심해야 돼. 던전에는 뭐가 있을 지도 모르고 던전 안에는 함정이나 길을 잃는 것도 위험하지만 몬스터들이 더 강하게 되니까 조심해야해 보통 랭크 2 몬스터가 던전 안에서는 약한 랭크 3 몬스터들과 비슷해지고 랭크 3이 던전에 있으면 거의 그냥 랭크 4보다는 약하지만 거의 2배정도 세진다고 보면 되. 그리고 랭크 3 중에 상위에 속하는 몬스터들은 랭크 4와 맞먹을 정도로 강해지는 몬스터들도
있으니까 던전은 웬만하면 들어가면 안 돼."
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 유진이 괜한 걱정을 한다고 해도 유진의 말은 들어두는 것이 좋았다. 성진도 유진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성진은 자신감이 있었다. 아무리 몬스터들이 강해도 대지의 갑옷을 최대 출력으로 만들면 어떤 몬스터도 그 것을 뚫을 수 없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중간 출력인 대지의 갑옷을 검치호랑이의 발톱도 생체기 하나 못 냈는데 최대출력은 더 단단해진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성진이 던전에 가고 싶은 이유가 또 있었다. 던전에서는 공간왜곡현상이 소울스톤이 생기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즉 소울스톤 아니면 사체 둘 중 하나는 분명하게 가져갈 수 있었다. 게다가 몬스터들이 더 강한 만큼 소울스톤이 생길 확률도 높아져갔다. 그러니 성진도 던전이 있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딱히 걱정 따위는 하지 않았다. 이곳에 던전이 있다고 한들 검치호랑이들이 있는 곳이어서 강해져도 얼마나 강해지겠는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검치호랑이라면 지겹게 싸워봤다. 성진이 자신 있을 만 했다.
"으음, 기운도 조금씩 차고 있네."
성진은 검치호랑이들과 싸우면서 상당수의 기운을 썼다. 게다가 오늘 대지의 갑옷을 연습하다보니 기운을 많이 소모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늘 흡수를 한 소울스톤 덕분인지 기운이 빠르게 회복이 되고 있었다. 거의 바닥까지 떨어진 기운이 지금은 거의 절반 이상까지 차올랐다. 성진은 이 정도라면 던전이라도 상관없다고 생각을 하고 기운을 써서 투구를 다시 만들었다. 기운이 조금씩 소모가 되기는 하지만 금세 다시 차올랐다. 마르지 않는 샘물이 이런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성진은 다시 숲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쪽이 산꼭대기로 향하는 길이군."
성진이 말을 하면서 달렸지만 숨이 차는 기색은커녕 호흡조차 흐트러지지 않았다. 성진이 점점 대지의 갑옷 무게에 익숙해지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점점 성장하는 성진은 거기에 더 자신감이 붙었다.
브르르르.
용아가 낮게 울었지만 성진은 그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자신의 생각에 빠져서 그저 산꼭대기에는 어떤 몬스터가 있을지 기대를 하고 있어 다른 것에 신경 쓸 여유가 있을 리가 없었다. 그대로 뛰어가는 성진이 점점 대지의 갑옷에 적응이 되더니 갑옷의 틈사이로 근육이 부풀어 나는 것이 느껴졌다. 오늘만 벌써 2번째인 육체 진화였다.
"아직 소울스톤의 잔재가 남아 있었나 보군."
성진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도 맞는 말이었다. 소울스톤을 흡수하고 성진의 싱크로율을 높이고 남은 찌꺼기가 성진의 몸에 남은 것이다. 대부분 찌꺼기들은 성진의 기운으로 녹아서 기운이 증가하게 만들던 것이다.
그리고 남은 찌꺼기들이 성진이 계속 몸을 쓰자 근육들을 진화시키는데 써진 것이다. 만일 성진이 소울스톤을 흡수하고 그냥 쉬었으면 남은 찌꺼기는 그냥 대기 중으로 흩어질 것이었다. 그런데 다행히 성진은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육체의 진화를 얻은 것이다.
성진은 더 가벼워진 몸과 더 강한 것이 느껴지는 힘으로 속력을 높였다. 지금이라면 순간 속도를 시속 250km에 가깝게 몸을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았다.
평균 속도도 증가 했다. 적어도 시속 200km는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성진은 빠르게 산꼭대기를 향해서 갔다. 그때 성진은 뭔가 투명한 막 같은 것을 보며 급하게 멈추려고 했지만 관성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그 막과 부딪힌다고 생각을 했다.
"응?"
꿀렁.
그러나 충격은 없었고, 마치 비눗방울에 들어오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잠시 눈을 감았던 성진은 두 눈을 떠서 자신을 보니 아무렇지도 않았다. 게다가 풍경이 바뀌어 있었다. 성진은 영문을 모른 채 주위를 둘러봤다.
"분명 산이었는데…."
성진은 지금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산을 달리고 있던 성진은 지금 넓은 들판에 있었다.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산이 갑자기 들판이 될 수 없었다. 성진이 어떻게 된 것이거나 아니면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성진이 그 투명한 막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투명한 막을 봤을 때도 산지였다. 나무가 많았고, 경사도 져있었다. 그런데 이곳은 경사는 살짝 있었지만 산은 아니고 나무는
하나도 없었다. 그저 넓게 깔린 들판과 저 멀리 보이는 기와집들이 있는 작은 마을밖에 보이지 않았다.
성진은 영문을 모른 채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건지 모르고 있을 그때 성진이 떠오른 것이 있었다.
"이, 이거 혹시 필드 던전인가?"
던전이라 함은 동굴이나 지하 감옥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 던전이라고 불리는 것은 두 가지 유형이 있었다.
하나는 흔히 부르는 던전으로 동굴처럼 되어 있는 미로인 곳이다. 그곳에는 많은 몬스터들이 있었고, 함정들도 만들어졌다. 몬스터들이 함정을 만들었으리라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함정은 아니다. 분명 인위적인 함정이었는데 던전 안에는 그것을 만들 만한 몬스터가 없어서 아직까지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던전의 경우는 보통 필드 던전이라고 한다. 몬스터들이 던전 외에 사는 곳을 필드라고 불렀는데 필드 던전은 그 두 가지를 섞은 듯한 기분이 드는 던전이었다.
필드에 생성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함정이나 그런 것은 없었지만 그 안에 몬스터들이 얼마나 있을지 모른다는 점과 그곳에 최고 포식자를 죽이지 않으면 빠져나오는 것이 불가능 했다.
필드 던전의 경우도 그냥 던전처럼 몬스터들의 사체가 거의 남게 되고, 몬스터들도 강해졌다. 그러나 빠져나갈 수 없다는 점과 어디에 생성이 되어 있는지 찾기가 힘들어서 무턱대고 돌아다니다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성진이 딱 그 경우였다.
"아, 필드 던전……"
성진은 난감했다. 던전에 들어가도 살아 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필드 던전은 예외였다. 전부 죽이지 않으면 나갈 수도 없었다. 게다가 시간의 흐름도 묘하게 틀어지는 필드 던전도 있어서 성진은 지금 난감 했다. 필드 던전의 경우 랭크 1 몬스터들이 사는 곳 근처에 생성이 되어도 랭크 3 이상이 있는 경우도 있어서 주의해야 했다. 보통의 필드 던전 같은 경우는 투명한 막이 생성이 되어서 유의하고 있기만 하면 빠지지 않았다.
보통의 파티는 필드 던전에 가지 않으려고 했고, 웬만한 길드들도 필드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단단히 준비를 하지 않으면 전멸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전자기기는 필드 던전에서 사용이 불가능 했다. 전자기기는 아니지만 필드 던전에서는 그곳만의 공간이라서 헌터워치도 작동 되지 않았다. 성진은 왼손부분의 대지의 갑옷을 해제하고 보니 헌터워치가 꺼져서 그냥 피부처럼 보이고 있었다. 난감했다. 지도기능이나 몬스터를 찾는 기능이 있으면 빨리 끝날 것 같은데 그것이 가능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곳에 있는 보스가 얼마나 강한지도 몰랐으니 성진은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아, 말이 씨가 된다더니 어쩌지?"
스마트폰도 꺼져있고, 헌터워치도 되지를 않는다. 진퇴양난의 상황. 소개팅이야 미룰 수 있다. 하지만 성진은 간단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곳에서 나가려면 보스를 이겨야 한다. 그러나 보스가 성진보다 강하면 성진은 꼼짝없이 이곳에 갇히는 것이다.
게다가 이곳은 식량이라고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들판은 또 엄청 넓어서 끝이 보이지 않았다. 육체가 진화를 해서 거의 만원경의 수준으로 볼 수 있는 성진조차 멀어서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마을 같은 것이 있었다.
"아무래도 저곳에 몬스터들이 있는 것 같은데……"
들어오기와 달리 성진은 살짝 자신감이 사라졌다. 만일 이곳이 랭크 3들이 있는 던전이라면 성진에게는 가망이 없었다. 물론 랭크 3 몬스터를 하나씩 유인해서 죽이고 가끔 나오는 소울스톤을 흡수하면서 강해진다면 승산은 있었지만 문제는 식량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 식량 보다는 물이 급했다. 물이 없다면 성진이 아무리 괴물이라고 해도 일주일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더군다나 전력을 다해도 모르는 상황인데 지금 기운은 절반정도였다. 엄청난 사체와 소울스톤을 챙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지만 반면에 죽을 수도 있었다. 아니 죽으면 그 것들이 무슨 상관인가.
"아니지. 몬스터들 중에 식용으로 쓰이는 것들도 있으니 그걸 먹으면…"
말하면서 상상을 해봤지만 그건 아무래도 보류를 해야 했다. 정 어쩔 수 없으면 먹어야겠지만 지금으로는 비위가 상했다. 어떻게 몬스터를 먹느냔 말이다. 정상이라면 당연히 꺼려지는 상황이었다.
"우선 이곳은 몬스터가 없는 것 같으니…"
성진은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고 기척을 살펴봐도 몬스터는 주위에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느낌 성진은 들판에 누웠다. 갑옷 덕분에 바람도 막아져서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기운을 회복하는 게 우선인 것 같네."
성진은 우선 기운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을 했다. 뭘 하던 간에 전투는 빠질 수가 없었다. 몬스터를 잡아야 하니 기운을 채우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잠을 자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도 딱히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대지의 갑옷이 있으니 랭크 3의 힘을 가지고 있는 몬스터라도 일격에 성진을 죽일 수는 없었다. 게다가 그렇게 가까이 오는데도 모를 성진이 아니었다. 어차피 성진은 잘 생각은 없었지만 말이다.
성진이 나긋해 보여도 사실 속으로는 많이 긴장을 하고 있었다. 저렇게 누워서 태평해 보여도 머릿속으로는 수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 대해 아는 것도 없으니 뭐라고 할 수 있는 게 없네."
일단 이곳에 대해 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성진이 필드 던전에 대해 아는 것이 있기는 해도 아주 기본적인 것이었다. 게다가 필드 던전마다 다 다르니 필드 던전에 대해
빠삭하다고 해도 이곳이 예외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성진은 더 이상 머리를 쓰지 않았다. 어차피 머리를 써도 해결 되지 않는 것이라면 굳이 머리를 아프게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이곳에 무슨 몬스터가 있는 지도 모르는데 섣불리 움직이는 것도 좀 그랬다. 어차피 저 마을로 보이는 곳에 가는 것이 맞아 보였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아니었다. 성진도 그렇게 침착하게 생각을 했다.
'그래 섣불리 움직여야 좋을 건 없어. 일단 조심조심하는 게 최우선이다.'
매번 죽음의 위기를 넘긴 성진이라 침착하게 대응을 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성진도 인간이었기에 긴장이 전혀 안 들지는 않았다. 성진도 사람이었고, 죽음에 대한 공포도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빠져나가려면 그런 것은 필요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생존이 최우선의 목적이다. 아무리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다고 해서 조급하면 오히려 명을 재촉 하는 일이었다.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게 머리를 써야했다.
"잠깐! 전화는 안 되도 레아는 부를 수 있지 않나?"
성진은 그렇게 생각이 들어서 레아의 영혼이 담긴 현무암이 들어있는 주머니 부분을
잠시 풀었다. 전자기기도 아니고, 지금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는 레아밖에 없었다. 레아라면 고위영혼이니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알고 있을 지도 몰랐다. 그것이 갑자기 생각이 난 성진은 현무암에 기운을 불어넣으면서 레아를 찾았다.
"레아! 레아!"
성진이 그렇게 애타게 레아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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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이제 성진이를 한번 굴려보겠습니다!
< -- 필드 던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