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화 : 수련(修鍊)이번에 빌린 트럭은 전에 빌리는 것보다 배는 커보였다. 처음 개화산에 온 것이지만 계약자들의 편의를 위해 터놓은 길 덕분에 중턱까지는 무난히 갈 수 있었다. 이곳도 전에 사냥을 했던 초보 사냥터처럼 인기가 없는 곳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곳에 있는 몬스터가 랭크 2 몬스터 중에 사냥을 하기 난해한 몬스터였다.
몬스터의 이름은 검치호랑이. 성진이 전에 잡아 본 몬스터였다. 검치호랑이가 잡기 힘든 이유는 거대한 몸집과는 달리 엄청나게 빠른 스피드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단독생활을 하지만 위기가 났을 때 동료를 부를 때가 있었다.
그래서 웬만한 파티가 아니면 검치호랑이를 잡으려고 하지 않았다. 게다가 영리해서 어그로가 잘 먹히지 않는 몬스터 중에 하나였다.
보통 계약자들이 파티를 하는데 그 파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탱커가 어그로를 끌어서 다른 파티원을 건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탱커들을 제외한 나머지 클래스들은 방어력이 약한 경우가 있어서 몬스터에게 맞으면 재생력이 있다고 해도 죽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성진이 전에 검치호랑이와 싸웠을 때 등을 맞은 것도 사실은 성진이 용아의 검집을 메고 있지 않았으면 죽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용아의 검집은 용아의 예리함 때문에 특수제작이 된 것이었다. 그래서 검치호랑이의 발톱에도 부셔지지 않았을 뿐이 아니라 조금이지만 성진에게 방어효과를 주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 성진이 다행이도 살아있을 수 있는 것이었다. 보통의 경우 거의 몬스터들에게 정통으로 맞으면 탱커가 아닌 이상에 즉사를 면하지 못했다.
아무리 재생력이 강하다고 해도 뭐하는가. 죽으면 끝인데 말이다.
아무튼 그래서 보통의 경우는 검치호랑이를 잡지 않는다. 여러 가지로 까다로운 몬스터였고, 어그로도 잡히지 않으니 이곳에도 사람이 적은 수밖에 없었다.
뭐 성진에게는 좋은 것이지만 말이다. 중턱에 도착한 성진은 우선 숲을 향해 보면서 스트레칭을 했다.
"으으, 자. 그럼 가볼까!"
펑!
성진은 '가볼'이라고 말하면서 발로 땅을 때리고 숲으로 날아가다시피 달렸다.
'까!'
라고 하고 말했을 때는 이미 성진의 모습은 숲속으로 사라진지 오래였다. 성진은 그렇게 빨리 달리면서 지도를 켰다. 그러자 전방 600m안에 검치호랑이로 생각 되는 붉은 점이 하나 있다는 것을 확인 한 성진은 그곳으로 몸을 날렸다. 파팟!
수련을 한 뒤에 몸이 더 가벼워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성진이었는데 당연했다. 처음 10일 동안은 300kg이고 그 뒤에는 500kg이었다. 그런 것을 그냥 드는 것이 아닌 하루 종일 휘두르면서 몸을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를 반복을 하는데 몸이 가벼워지지 않을 리가 없었다.
지금 성진의 근육은 그런 수련을 통해서 그냥 커지는 것이 아니라 계약자의 재생력으로 이미 한계까지 이르던 근육이 거기에 더하게 압축이 돼서 계약자들이라도 혀를 내두르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전부 성진의 성실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힘이었다. 성진도 그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자신의 노력의 성과가 보이는데 기분이 좋은 것이 당연하다. 그렇게 달리는데 어느새 검치호랑이가 눈앞에 보였다. 성진은 그렇게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용아를 빼들고 검치호랑이의 목을 찔렀다.
푸욱.
한방이었다. 검치호랑이는 성진이 오는 것을 느끼고 경계를 하려고 하는 순간 절명해 버렸다. 그렇게 한 방에 죽은 검치호랑이를 보면서 성진은 떨떠름했다.
"너무 빨리 죽었는데."
자신이 검술을 사용을 해보기도 전에 죽은 검치호랑이를 보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성진의 탓이었다. 성진이 너무하게 강해진 것이다. 검치호랑이는 랭크 2 몬스터 중에서도 상위에 속하는 몬스터였다.
그럼에도 성진이 이렇게 가볍게 죽인다는 것은 성진의 힘이 그 정도로 강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랭크 3은 무리였다. 랭크 3은 거의 몸집들이 10m도 되는 것도 있었다. 성진이 강하다고는 해도 아직은 혼자서 무리였다.
이번 검치호랑이는 아쉽게도 시체도 소울스톤도 남기지 않고 그대로 소멸을 해버렸다. 그때 성진은 용아에게서 자신에게 흘러들어오는 미약한 기의 흐름을 느끼지 못했다.
성진은 소울스톤과 시체가 나오지 않아도 딱히 상관하지 않았다. 그것보다는 검치호랑이가 너무 빨리 죽은 것이 문제였다.
"음, 위급해지면 동료를 부른다니까 한 놈을 조지고, 여러 마리를 상대해 볼까?"
그렇게 동료의식을 이용한 방법을 써보려고 했다. 그래서 성진은 다시 지도를 켰다. 그러면서 성진은 잠시 비가시화 모드를 풀어서 봤는데 아직 성진의 싱크로율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10%정도였다. 전에도 그대로여서 강철은 실장에게 전화를 해서 들었는데 성진의 경우는 처음이라서 잘 모르긴 해도 아마 10%에서 능력을 쓸 수 있는 11%사이에는 매우 오르기 힘들 것이라고 했었다. 오르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래서 성진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게다가 자신은 싱크로율이 높아지지도 않으면서 이렇게 강해졌으니 딱히 조급해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검치호랑이 한 마리를 잡아서 혹시라도 올랐나 싶어서 봤지만 역시나 그대로였다.
뭐 그래도 성진은 딱히 신경 쓰지 않으며 비가시화 모드를 작동시켰다. 그러자 이곳으로 오는 붉은 점 하나를 발견했다. 다른 계약자들 같은 경우에는 휴식을 취했을 상황이었지만 성진은 너무 쉽게 끝나서 아쉬운 참이었다.
아마 검치호랑이를 죽이면서 생긴 희미한 피 냄새를 근처에 있다가 맡아서 오는 것 같았다. 성진은 용아를 오른손으로 쥐면서 검치호랑이를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검치호랑이가 빠르게 성진을 향해 달려왔다. 그런 검치호랑이를 보며 성진은 미소를 지었다.
"크와아아앙!"
아마 성진이 검치호랑이를 죽인 것으로 생각하자 그 죽은 검치호랑이의 친구로 보이는 검치호랑이가 망설임 없이 달려들었다.
발톱이 점점 길어지면서 성진에게 날다시피 달려들었는데 성진은 자신의 몸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시험해 보기 위해서 검치호랑이의 두 앞발을 살짝 피하면서 팔을 발톱에 살짝 가져다 댔다. 보통사람이 봤다면 미친놈이라고 했겠지만 일단 성진은 자신의 몸이 어느 정도의 방어력이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런데 검치호랑이의 발톱에 단 성진의 팔이 옷만 찢겨지고 상처는 입지 않았다. 보니까 빨갛게 부어오르기는 했지만 아무런 상처는 없었다.
"호오, 나는 탱커인가 보네."
상처가 생기지 않은 것으로 봐서 탱커인 것 같았다. 아직 능력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이정도의 방어력은 탱커 외에는 없는 것이니 당연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말한 성진은 가볍게 기운을 용아에게 담으면서 땅을 찔렀다. 그러자 검치호랑이가 착지를 하면서 앞발과 뒷발에 땅에서 솟아난 송곳에 관통을 당했다.
푸욱.
"크와아아아앙!"
검치호랑이가 엄청나게 괴로워했다. 성진이 용아를 뽑자 검치호랑이는 원통하다는 듯이 울부짖었다.
"크워어어어!"
성진은 그렇게 울부짖으면서 자신을 보며 증오가 어린 눈으로 봤다. 마치
'네놈에게 복수를 하겠다.'
라는 원통하다는 눈빛이었다. 검치호랑이는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 육중한 몸을 버틸 수 있는 발들이 모두 땅의 송곳에 꿰뚫리면서 뼈도 불어져서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하하, 할 수 있는 게 동료를 부르는 것 밖에 없는 주제에 가소롭네."
성진의 말에 검치호랑이는 분하다는 듯이 성진을 노려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역시 영리한 몬스터였다. 성진의 말을 알아들은 듯싶었다.
성진이 좀 이상했다. 필요 이상으로 흥분을 하고 있는 상황 같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마치 장난을 치고 있는 어린아이와 같다고 해야 하나? 정확히는 새로운 장난감을 보
며 어떻게 놀아야 할지 연구를 하는 어린아이의 표정 같았다. 전의 성진과는 달랐다. 만일 사냥을 하더라도 성진이었다면 도발보다는 빨리 목숨을 끊어 줄 생각을 했을 것이다. 검치호랑이들이 뿔뿔이 떨어져 있어도 차라리 전에 성진이었다면 일일이 찾아가면서 죽였을 것이다. 굳이 이렇게 검치호랑이 한 마리를 다치게 하고 동료를 부르게 하는 짓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성진은 그러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성진의 성격이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성진은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때 숲 풀을 헤치며 3마리의 검치호랑이들이 나타났다.
"크르르르."
"크르르릉."
"크아아앙!"
모두 성진을 보면서 낮게 으르렁 거렸다. 성진을 향해 적개심을 표현 한 것이다. 하지만 성진은 그렇게 자신을 보며 화를 내는 검치호랑이 세 마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휘유, 생각 외로 많이들 왔네. 그럼 미끼는 필요 없지."
그렇게 말하면서 성진은 용아에 기운을 넣으면서 땅을 찔렀다. 그러자 쓰러져 있는 검치호랑이의 목에 땅의 송곳이 관통을 했다. 끝내 마지막까지 성진에게 농락을 당하고 죽은 것이다. 하지만 성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것을 시작으로 검치호랑이 세 마리가 동시에 성진에게 달려들었다. 한 마리는 성진의 왼팔을 노렸고, 다른 한 마리는 성진의 오른팔을 노리고, 마지막으로 덩치가 셋 중에 가장 컸던 검치호랑이는 성진의 정면을 항해 달려들었다. 그런 위험한 상황에도 성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무 쉽잖아."
푹, 푹, 푹.
성진은 빠르게 세 마리의 목을 찔렀다. 왼쪽부터 이동을 하면서 빠르게 찔렀는데 그 속도가 워낙 빨라서 한 순간에 검이 세 개로 늘어나 동시에 검치호랑이들을 찌른 것이라고 착각을 이르게 만들 정도였다. 솔직히 성진의 실력은 이정도가 아니었다. 성진이 아무리 강해졌다고 해도 이정도로 빠르게 용아를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나 성진은 그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렇게 목이 찔린 검치호랑이들은 성진에게 검은 자신들의 피를 뿌리면서 세상을 떠났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은 전사의 긍지를 지키려고 했으나 성진은 그것을 비웃듯 밟아 버렸다. 아무리 몬스터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성진처럼 장난스럽게 몬스터를 죽이는 것은 안 됐다. 몬스터의 생명을 그저 비웃는 행동이었다. 성진은 그렇게 죽은 검치호랑이들의 검은 피를 뒤집어쓰면서 좋다는 듯이 웃었다.
"하하하하하하!"
그 모습이 흡사 피에 미친 살인귀 같았다. 하지만 성진은 그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인지하지 못했고, 그저 지금 이 상황이 마음에 들었다. 아니 이 상황이 즐거웠다.
피를 뒤집어 쓴 자신도 좋았고, 자신의 발밑에 있는 검치호랑이들이 너무나도 웃겼다. 자신을 보며 분노를 했지만 결국 죽은 것은 검치호랑이들이 되니 즐거운 것이었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때 성진의 발에 짓밟히며 죽어서도 긍지를 지키지 못한 검치호랑이들이 검게 물들어 가면서 소멸의 과정을 거쳤다. 그때 소멸을 하는 줄 알았건 검치호랑이들 중 한 마리에게서 소울스톤이 나왔다.
우주와도 같은, 아니 검치호랑이의 검은 피와 닮은 소울스톤이 성진의 눈에 띄었다. 성진은 소울스톤을 보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쓸모 있는 놈이었군. 내 1초 상대거리도 되지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쓸모가 있었군."
그렇게 말하면서 성진은 허리를 굽혀서 오른손으로 소울스톤을 집었다. 그런데 그 순간 소울스톤을 잡은 손에 소울스톤이 마치 녹아서 젤리처럼 변했다.
"뭐지."
전과 같았으면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했을 성진은 침착하게 소울스톤을 봤다. 소울스톤은 흐물흐물 거리면서 성진의 오른팔로 흡수가 되듯 점점 오른손으로 사라져갔다. 성진은 이 현상이 무엇인지 몰랐다. 아니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의 좋았던 기분을 깬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흥이 깨지자 성진은 다시 사냥을 하려고 했는데 그때 성진의 몸에서 빛이 났다. 마치 전에 검치호랑이에게 당했을 때와, 레아랑 계약을 했을 때와 같은 빛이 성진의 몸을 휘감았다.
성진은 이런 현상에 그저 기분이 좋지 못했다. 자신의 사냥을 방해하는 걸리적거리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때 아름답고 청아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대여 정신 차리지 못하겠는가!]마치 권위적인 말투에 성진은 인상을 찌푸렸다.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 같았지만 성진은 지금 자신의 사냥을 방해하는 귀찮은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짜증이 났다. 자신을 방해하는 자를 모조리 죽여 버리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자 다
시 청아한 목소리가 들렸다.
[죽여!? 본제를 죽인다는 생각을 했단 말이냐! 이 실로 어이없을 수가 없구나.]중간에 왠지 권위와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들어갔지만 성진에게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때 성진의 몸에서 일어난 빛이 사라졌다.
그러면서 다시 성진의 주머니에서 조그만 빛이 튀어 나오더니 성진의 앞에 한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허리까지 오는 붉은 빛이 섞인 갈색 머리카락, 거기에 탐스럽고 큰 황금색 눈망울, 연두색으로 만들어져 초원 같다는 느낌이 드는 드레스가 그녀의 하얀 피부에 아주 조화롭게 어우러져있었다.
성진의 계약 영혼인 레아였다.
============================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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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본제의 등장이로소이다!"
"이, 이몸을 까먹었느냐!?"
"흐아아앙"
성진이 정신을 놓으셨네용. 오늘 간신히 3연참 할 수 있겠네요;;오후에 봐요 ㅂㅂ~선작, 추천, 지적, 코멘, 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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