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화 : 수련(修鍊)수련실의 문이 열리고 아까 봤던 여자 상담원이 들어왔다. 여자 상담원만 들어오는 것을 보소 성진은 의아했다. 목소리는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왜 한사람만 들어왔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여자 상담원은 성진을 보며 미소를 짓더니 입을 열었다.
"여기가 성진 회원님의 검술지도를 해주실 선생님이랍니다. 뭐해, 어서 들어와."
여자 상단원이 그렇게 말을 하자 하얀색 도복을 입은 여자가 들어왔다. 그 여자를 보
고 성진은 놀라서 두 눈이 커졌다.
도복을 입은 여자는 하얀 도복과 상반되는 검지만 윤기가 흐르는 긴 생머리와 백옥 같은 피부와 사람의 것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붉은 색 눈동자, 그리고 같은 사람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눈 밑에는 작은 타투로 보이는 삼각형 문양이 있었는데 붉은 그녀의 눈동자와 같이 붉은 색이어서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뚝한 코와 갸름한 턱 선과 굳게 다물어진 입이 잘 어울려서 이 세상에 미모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무표정 한 채로 들어온 그녀를 보니 얼음같이 차갑다는 인상을 줬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마치 검의 여신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한국인이 아닌 것 같은 아름다움에 빠져서 성진은 그저 멍하니 그녀를 봤다.
성진이 그렇게 넋을 놓고 보자 그녀는 혐오스럽다는 눈빛을 하며 성진을 노려봤다. 그런 그녀의 눈빛을 보고 자신이 실례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달은 성진은 반성을 하고 정신을 차렸다.
성진을 혐오스럽다는 듯이 본 그녀를 여자 상담원이 팔꿈치로 살짝 찔러서 눈치를 줬다. 자제하라는 듯했다.
"그럼 저는 나가 볼게요."
여자 상담원은 그렇게 둘을 보면서 방긋 미소를 지으며 문을 닫고 나갔다. 게다가 나가기 직전에는 성진에게는 마치 잘해보라는 듯이 윙크까지 하며 나갔다.
그녀가 나가자 어색한 기류가 흘렀지만 성진이 살짝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빤히 쳐다 본 것 같습니다. 성진이라고 합니다. 좋은 지도 부탁드립니다."
성진은 솔직히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녀의 미모에 혹해 빤히 바라본 것을 정중히 사과했다.
그것 때문에 가르침에 있어서 불이익이 올 수도 있어 보이면 성진만 손해이니 정중하게 사과를 했다. 그리고 성진 스스로도 잘못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 갑자기 얼굴을 빤히 보면 누구라도 기분이 나쁠 것이다.
그녀가 예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녀를 여자로 보기보다는 지금은 스승으로 생각했다. 솔직히 성진은 자신에게 과분하다고 생각 되는 여자를 넘볼 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었다.
그런 성진의 진심어린 사과에 그녀는 내심 의외라는 듯이 큰 눈망울을 깜빡였다. 솔직히 이 헬스클럽에서 개인 수련을 하면서 자신에게 추파를 던지면서 수련을 둘째치는 남성들이 너무 많았다.
게다가 그녀는 '어릴 적 일' 때문에 남성혐오증을 가지고 있어서 헬스클럽 안에서 여성들의 검술 지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검술지도 선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남자를 맡게 되었는데 그것이 성진이었다. 여성 상담원은 그녀와 알고지낸지 꽤 오래된 친구였는데 하기 싫었지만 상담원 친구의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가 없어서 맡게 되었다.
처음에 들어오자 여느 남자들과 같이 자신의 미모에 반해서 넋을 놓는 모습에 그녀는 혐오스러운 기분을 느꼈다.
그러고 성진도 다른 남자들처럼 자신의 친구가 나가면 자신에게 추파를 던지며 검술 보다는 자신에게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성진이 자신에게 정중히 사과하자 적잖이 당황해서 두 눈망울만 끔뻑거렸다.
솔직히 호기심이 갔다. 그녀도 자신이 아름다운 것을 알았다. 솔직히 남자라면 다 넘어올 만한 미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더 자신의 미모가 싫었다. 자신의 실력이나 능력보다는 외모를 더 높게 평가를 해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처음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진의 반응은 신선했다. 그래도 남자가 싫은 것은 변하지 않았다. 성진도 남자이니 싫은 것은 마찬가지이다. 신선하기는 했지만 그녀에게는 그뿐이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도 성진이 사과를 했으니 그녀도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 생각해서 그녀도 고개를 살짝 숙이며 굳게 다물어진 입술을 열었다.
"저도 그런 눈빛으로 봐서 죄송합니다. 유진아라고 합니다."
유진아라고 소개를 한 여자는 성진을 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면 바로 수업에 들어가겠습니다. 우선……."
유진아는 수련실 한쪽 벽면에 놓여있는 목검을 집어서 성진에게 건네주고, 유진아도 자신이 쓸 목검을 집었다.
성진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유진아가 설명을 했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그쪽의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서 대련을 할 겁니다. 실력을 알아야 가르치기도 수월하고 그 실력에 맞춰서 지도를 하는 겁니다."
성진이 그녀의 설명을 듣고 인상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저 말씀 드릴 것이 있습니다."
성진의 표정을 보니 유진아는 자신이 여자라고 무시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성진에게 말했다.
"이렇게 보여도 한국에 있는 유성검가의 전통후계자이자 한사람의 계약자입니다. 여자라고 만만하게 보지 마시길 바랍니다."
성진도 유가검문을 알았다. 아니 솔직히 한국인이라면 유성검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에
서 두 번째로 큰 검술집안으로 계약자가 생겨난 후에 성장을 한 가문이었다.
무공이나 그런 것이 아닌 전통검술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리고 유성검가에는 꽤 많은 계약자들이 있어서 함부로 무시 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세상에는 계약자의 능력은 있어도 마법이나 무공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중국의 경우 무공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전통검술을 이용하는 계약자들이 많아 흡사 무공을 쓰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고 했지만 그것도 비슷한 능력이 있어서 그리 보이는 것이었지 그냥 검법을 쓰는 것이었다. 아무튼 그런 유성검가에 전통 후계자라는 말은 현 유성검가의 가주인 유혁에 딸이라는 소리이다.
하지만 성진이 할 말은
'여자인데 괜찮겠습니까?'
가 아니었다. 그것은 단순히 유진아가 착각을 하고 그렇게 말한 것이지 성진의 말은 따로 있었다.
"저, 제가 할 말은 그게 아니라 더 긴 목검은 없냐고 물으려고 한 건데요."
"아."
자기 혼자 오해해서 헛소리를 늘어놓았으니 유진아는 민망했지만 여전히 무표정했
다. 옛날부터 감정을 들어내지 않아 이제는 표정으로는 감정이 담기지 않는 그녀였다.
그녀를 잘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그녀를 알아 신경 쓰지 않았다. 성진도 딱히 차가운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그녀를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세상에는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있다. 게다가 김영민 같은 사람도 있었는데 성진이 저 정도도 이해 못할 사람은 아니었다.
"저, 저쪽에 있는 검들 중 쓸 만한 검으로 바꾸십시오."
그녀가 민망했는지 말을 살짝 더듬었지만 말 자체는 냉기가 철철 넘치는 싸늘한 말투였다. 성진은 검술을 배우러 온 것이지 연애를 하러 온 사람이 아니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게 벽면에 가서 많은 목검들 중에 제일 긴 목검을 꺼냈다. 용아가 1.3m였는데 목검도 그와 비슷한 길이였다. 대충 보면 용아보다는 살짝 짧아 보였지만 5cm이상 차이가 날 것 같지는 않았다. 진아는 성진이 고른 목검을 보고 살짝 놀랐다. 저 정도의 길이라면 대검 수준인데 그
정도로 실력이 있는지 호승심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 성진에게 묻기로 했다.
"검을 잡은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진아의 말에 성진은 망설임 없이 대답을 했다.
"어제 처음 잡아 봤는데 너무 기분이 좋아서 검에 대해서 진지하게 배워 보고 싶어서 지도를 신청 한 것입니다."
진아는 그런 말을 듣고 성진이 대검 길이의 목검을 잡은 것을 보고 코웃음을 치려고 했다. 보통 저렇게 말을 하면서 대검을 잡는 이유는 폼이 나서이다. 성진도 그런 부류라고 생각하려다가 바로 그 생각을 접었다.
성진의 표정이 정말로 검이 좋다는 표정이었다. 검이 정말로 재미있고, 진지하게 배우고 싶어서 온 사람의 표정이었다. 그런 사람이 폼이 나서 대검을 집는 경우는 드물었다.
성진이 진지하니 진아도 진지하게 자신에게 말을 했다.
'이 사람이 남자라고 해서 내가 너무 선입견을 가지면 스승의 도리에 어긋나는 거다. 유진아 똑바로 하자.'
솔직히 남성을 혐오하는 진아가 선입견을 가지고 남성을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은 여성으로써의 진아였을 때나 그래도 되는 말이었다. 스승으로써의 진아는 선입견을 갖는 것이 스승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저렇게 아이와 같은 표정을 짓는 성진에게 검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주고 싶었다. 남성은 혐오스럽지만 검을 사랑하는 사람치고 그녀가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니 성진도 그렇게 보지 않으려고 했다. 무엇보다 성진이 목검을 휘두르면서 공기가 갈라지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았다. 도무지 검을 어제 처음 잡았다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진아도 성진을 남자가 아닌 단순히 검을 사랑하는 사람 대 검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다짐을 하고 진아는 성진에게 물었다.
"그럼 준비 되셨나요."
"예, 언제든지."
성진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자세를 잡으며 미소를 지었다. 진아를 왼쪽에 두고 오른손으로 목검을 쥔 성진은 허리를 살짝 굽히며 왼쪽 발은 살짝 뻗었다. 목검의 끝은 진아를 향해서 두고 왼손으로는 그녀 쪽으로 손바닥을 보이며 살짝 내밀었다. 성진과 진아와의 거리는 5m정도 떨어져 있었다. 성진이 자세를 잡자 진아도 자세를 잡았다.
왼손에 목검을 쥔 그녀는 검을 낮게 내리며 살짝 앞으로 나오게 했다. 성진의 자세를 보자 진아는 생각했다.
'진짜 어제 처음 검을 잡은 사람 맞아?'
솔직히 그녀가 보기에는 성진이 초보로 보이지 않았다. 자세에 엉성함도 없었고, 부자연스러운 자세도 없었다.
자세를 쥔 몸 하나하나가 성진이 맞혀놓은 듯한 형식이었다. 성진은 성진 나름대로 지고 싶지 않았다. 그것도 그 유명한 유성검가의 후계자에게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비록 검을 잡고 다룬지 오늘로 이틀째지만 검을 휘둘러서 죽인 몬스터만 200마리가 넘었다. 그런 실전으로 경험한 검술이 어느 정도까지 먹힐지도 궁금했고, 나름 자신의 검도(劍道)가 틀리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초보자임이 확실하지만 이미 마음가짐이 어떤 고수들의 마음가짐처럼 먹은 성진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서로는 말을 하고 있지 않았지만 이미 대련이 시작 된 것을 알고 있었다.
'틈이 없다.'
미소를 짓고 있는 성진이었지만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자신의 앞에 있는 유진아에게서 틈이란 보이지 않았다.
검도 내리고 상체가 비어있는 것 같았지만 성진은 왜인지 모르게 알 수 있었다. 저것
은 일부러 보여주는 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저것에 빠져서 공격을 한다면 오히려 당하는 것은 성진이 될 터이다. 성진은 그것을 파악하고 차분하게 생각을 했다.
솔직한 심정에 지금 성진의 시각으로는 유진아가 거인으로 보였다. 마치 거대한 장벽과도 같이 보였다.
'하지만 넘어야 강해진다.'
그렇게 생각이 든 성진은 차분하게 생각을 했다. 전에 싸웠던 검치호랑이와 비교가 불가능했다. 차라리 검치호랑이 5마리랑 싸우라고 하는 것이 나아보였다. 그만큼 유진아에게는 틈이 없었다.
반면 진아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어제 검을 잡았다는 성진인데 마치 검을 10년을 수련한 고수와도 같은 기도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것이 당혹스럽기는 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이런 사람과의 대련은 언제나 즐거웠다. 성진이 초보라고는 했지만 그 기도가 다른 사람에 비해서 다른 것은 이미 고수라고 할 수 있었다. 검을 수련하는 것은 기도를 넓히고 그 것으로 인해 정신을 수양하는 것인데 성진의 기도는 넓어져 있으니 검술만 익히면 금방 고수가 될 수 있었다.
쉽게 말해 재능이 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재능이 있다는 것뿐이지 아직 그 재능이 다 피어난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진아가 보기에는 그랬다.'실전으로 인해서 검술을 익혀 저 정도까지 오른 것 같네…'실전으로 검술을 키우는 것이 당연했다. 검술은 원래 자신을 지키려고 만들어진 것이니 실전으로 검술을 익히는 것이 확실히 실력향상에는 좋았다.
'…하지만 그뿐이다.'
진아에게는 단지 그뿐이었다. 성진이 실력이 좋은 것은 인정하나 그녀에 검술에 비하면 솔직히 턱도 없었다.'그럼 간다.'
그렇게 생각을 먹은 진아가 먼저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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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로멘스를 써본적이 없어 어떻게 표현할 지 난감하군요 ;ㅁ;그리고!!!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자면 오늘도 5연참입니다 여러분!!!!
선작, 추천, 코멘, 지적, 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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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로멘스를 써본적이 없어 어떻게 표현할 지 난감하군요 ;ㅁ;============================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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