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멩이 마스터-29화 (29/381)

29화 : 사냥은 제일 쉬었어요.

"으으, 추워."

에어컨의 차가운 한기에 성진은 추워서 눈을 떴다.

시계를 확인해보니 6시 30분정도 되었다. 2시간 정도 지난 것을 보고 성진은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해봤다.

혹시라도 회복이 안 되어 있으면 낭패였으니 다시 한 번 확인을 해봤는데 역시 완전 쌩쌩했다.

"음, 이정도면 사냥해도 되겠어."

6월이라서 그런지 일몰이 되려면 멀어 보였다. 하늘이 조금 어두워지기는 했으나 해가 떨어지지는 않은 것 같았다. 희미하게 노을이 보였으니 아마 1시간 정도 뒤에 질 것 같았다. 그리고 밤에 가까워지니 몬스터들도 많이 움직일 것이다. 성진은 자기 전 땀에 젖은 트레이닝복을 만져보니 아직 좀 축축 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라면 문제 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후우."

트럭에서 내린 성진은 문을 잠그고 용아를 어깨에 멘 뒤에 숲으로 들어갔다.

"후우."

심호흡을 하며 긴장을 살짝 풀었다. 그래도 마지막 한 가닥의 긴장은 풀지 않았다. 사냥이 솔직히 성진에게 쉬었지만 긴장을 늦추는 것은 금물이었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니 정신을 똑바로 차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을 했다.

숲에 들어가자마자 성진은 헌터워치에 지도를 펼쳤다. 지도를 보니 5개의 붉은 점이 찍혀 있는 지점이 있었다. 성진은 그곳으로 조용히 이동을 했다.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하니 상당히 조용히 몬스터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꾸륵! 삐에르!"

"췌이쿠록!"

성진이 몸을 숨기고 몬스터들을 봤다. 이번에는 붉은 거미가 아닌 녹색난장이들이었다. 붉은 거미만 보고 녹색난장이들을 보는 것은 처음인 성진은 그들이 대화하는 것 같은 모습을 봤다.

'저건 몬스터가 아니라 마치 원시인 같네.'

성진의 생각대로 녹색난장이들은 서로를 보며 그들의 언어로 추측되는 소리를 내며 대화를 하는 듯싶었다.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위험 할 수도 있으니 성진은 용아에 기운을 불어넣고, 바로 땅에 꽂았다.

푸슉!

"쿠에에엑!"

4마리의 녹색난장이들이 절명을 했다. 그리고 그것을 본 나머지 한 마리가 비명을 질렀다. 성진의 기술을 피한 것이 아니라 성진이 일부러 남겨둔 것이다. 그렇게 숨겼던 몸을 들어내며 녹색난장이에게 외쳤다.

"와라!"

"쿠에에엑!"

성진의 모습을 본 녹색난장이는 발광을 하면서 성진에게 달려들었다. 사실 방금 다 몰살 시킬 수도 있었지만 성진은 빨리 싱크로율을 올려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더 강한 몬스터를 잡을 수 있으니 성진에게는 지금 일부러 맞으며 사냥을 할 필요가 있었다.

녹색난장이는 자신의 동료들이 죽은 이유가 성진이라는 것을 알고 괴성을 지르며 성진에게 달려들었다. 녹색난장이는 나무로 만든 몽둥이를 들고 뛰어서 성진을 향해 휘둘렀다. 녹색난장이의 점프력이 대단했다. 단 한 번에 도약으로 성진의 머리까지 뛰어 올랐다. 그들의 키가 1m정도 되는 것을 감안했을 때 대단한 점프력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느린 녹색난장이를 보고 피할 수도 있었지만 성진은 그러지 않고 용아를 오른손으로만 잡고 낮게 내린 뒤에 녹색난장이의 공격을 왼팔로 막았다. 콰직! 우득!

"큭."

성진의 왼팔과 몽둥이가 부딪히면서 몽둥이가 부러졌다. 성진의 왼팔도 무사하지는 않았는지 뼈가 부셔지는 소리가 들렸다.

성진은 고통에 찬 소리를 냈지만 공격을 한 뒤에 아직 공중에 떠있는 녹색난장이의 빈틈을 노리고 오른손에 쥐고 있던 용아를 아래에서 위로 찌르고 들어갔다.

목표는 녹색난장이의 목이었다. 공중이라 피할 수 없는 녹색난장이는 그렇게 용아가 빠르게 오는 것을 봤다. 그것이 그 녹색난장이가 마지막으로 본 관경이었다. 푸슛!

목이 꿰뚫리면서 검은 색 피가 성진에게 튀었다. 딱히 독이 되거나 그런 것이 아니어서 피하지는 않았지만 썩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후우. 아프네."

처음 맞았을 때는 왼팔이 끊어지는 줄 알았는데 점점 고통이 가시면서 회복이 되었다.

"……좀비도 아니고."

무슨 호러영화에나 나오는 좀비 같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뭐 그래도 이정도의 부상이라 금세 재생이 되는 것이었다. 일정량 이상의 부상을 입

게 되면 재생력이 있다 해도 죽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했다. 녹색난장이가 다행이 붉은 거미보다 느려서 다행이었다. 빨랐으면 몇 대를 더 허용 했을 수도 있었다.

목이 뚫린 녹색난장이를 땅에 놓으니 검게 변하면서 사라졌다. 처음 용아의 능력을 써서 공격을 했을 때 죽은 녹색난장이 중에 2마리가 남아 있었고, 소울스톤은 생기지 않았다.

랭크 1 몬스터는 거의 100마리당 1마리가 있을까 말까 한 소울스톤이라서 성진은 소울스톤은 애초에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2마리의 시체가 남아서 다행이었다. 보통 10마리당 1마리가 남는 것을 생각하면 성진은 오늘 운이 좋은 편이었다.

"자, 그럼 챙겨서 가볼까?"

성진이 녹색난장이의 시체를 들고 가려고 할 때 주위에서 수많은 소리가 들려왔다.

"뿌르딱! 삐고르!"

"삐고르!"

"삐고르!"

"뭐, 뭐지?"

성진은 당황해서 지도를 켜보니 성진을 표시하는 하얀 점으로 붉은 점이 20개 정도 몰려오고 있었다. 그것도 5m밖에 남지 않았다. 성진에게도 이제 보이는 거리였다. 성진을 둘러싸며 녹색난쟁이들이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몽둥이를 들고 성진에게 달려 왔다. 20마리라는 압도적인 숫자에 성진도 긴장을 했다. 솔직히 자신은 있었다.

"타핫!"

성진은 자신에게 달려오는 녹색난장이들을 보자마자 용아에 기운을 절반가량 불어넣고 땅을 빠르게 찔렀다.

그러자 녹색난장이들을 향해 땅에서 송곳이 튀어 나왔다. 그 기습에 순식간에 녹색난장이 12마리가 단말마도 남기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한 번에 최대한 만들 수 있는 개수가 12개가 한계였다. 다시 자신의 동료가 죽은 것을 본 나머지 녹색난장이들이 성진을 보며 뛰어 올랐다.

파팟! 파팟! 파팟!

가공할만한 점프력으로 단숨에 성진과에 거리를 좁혔다. 공중에서 공격을 하면 자신들이 불리하다는 것을 알았는지 성진의 바로 앞에 착지를 했다.

순식간에 자신에게로 다가온 녹색난장이를 보며 성진은 놀랐다. 가뜩이나 순간적으로 기운을 써서 잠시간 움직이기 힘들었는데 이대로는 녹색난장이의 공격에 죽을 수도 있었다.

"쿠에에에에엑!"

"쿠에에에에엑!"

퍽! 콰득!

성진이 아직 용아를 땅에서 뽑기도 전에 두 마리의 녹색난장이가 성진의 등을 가격했다.

"커헉!"

잠시 숨이 멎는 것 같은 충격을 입었지만 공격을 살짝 흘려서 그런지 그런대로 참을 만했다. 랭크 2의 공격을 맞고 버텨온 성진이다. 이런 랭크 1 몬스터의 공격에 무너지면 그동안 참아온 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이다.

그렇게 버티고 성진은 용아를 뽑아서 그대로 자신의 뒤에 있는 녹색난장이들의 목을 베었다.

워낙 순식간에 검을 휘둘러서 녹색난장이들이 피할 수가 없었다. 남은 난장이의 수는 6마리였는데 그것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성진의 머리를 노리고 공중에서 몽둥이를 휘두르는 녹색난장이 하나와 성진의 두 다리를 노리고 몽둥이를 들고 뛰어오는 녹색난장이 두 마리를 보고 일단 성진은 용아를 양 손으로 고쳐 잡았다.

그리고는 검을 수직으로 잡아 왼쪽에서부터 허리를 틀어 자신의 다리를 노리는 녹색난장이 두 명을 노리고 횡으로 공간을 갈랐다.

석!

엄청난 속도의 검술이었다. 두 마리의 녹색난장이 목을 베었다. 하지만 성진은 기뻐할 새도 없이 자신의 머리를 노리고 내려치는 몽둥이를 몸을 빼면서 피하려고 했다.

아무리 계약자의 재생력이라도 계약자의 육체가 아닌 성진이 저 몽둥이를 머리로 그냥 맞으면 머리가 터져서 죽을 것이다. 피하지 못하면 죽는 것이다.

죽음의 순간에 소름이 돋으며 피하려고 했으나 몽둥이는 오른쪽 어깨에 맞았다. 콰드득!

"큭."

오른쪽 어깨에서 불길한 소리가 났다. 아마 상당히 부셔졌으리라. 그때 성진은 남은 왼손으로 용아를 잡고 자신의 어깨를 때린 몽중이의 주인인 녹색난장이의 머리를 노리고 공간을 가르고 들어갔다.

녹색난장이는 순간적으로 몸을 틀면서 피하려고 했지만 성진은 사냥을 오기 전 검을 잠시나마 익혀서 유연하게 검을 틀어서 녹색난장이의 가슴을 찌를 수 있었다.

푸슉!

심장을 찔렀는지 검은 피가 성진에게 많이 튀었다. 한방에 죽은 것이다. 녹색난장이의 피가 성진의 얼굴로 튀었지만 보는데 이상이 없었다.

퍽! 퍽! 퍽!

"커억!"

순식간에 3마리를 쓰러트렸지만 좋아할 틈도 없이 성진의 등에 강렬한 충격들이 느껴졌다. 성진은 고통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숨이 순간적으로 멎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에는 공격을 흘리지 못해서 척추에 이상이 생긴 것 같았다. 위급하다 느낀 성진은 자신의 기운을 용아에 담고 땅을 찔렀다. 용아의 검신이 검붉은 적토색으로 변하자 땅에서 송곳이 튀어나와 성진의 등 뒤에서 노린 녹색난장이 3마리가 순식간에 죽었다.

성진은 그대로 땅위에 누웠다. 더러운 몬스터의 피가 묻은 땅이고 흙이 묻겠지만 지금은 좀 누워야 했다.

"하아, 하아."

성진의 승리였다. 20마리의 녹색난장이를 상대로 이긴 것이다. 오늘 처음 사냥하는 계약자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게다가 성진은 계약자의 육체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용아의 덕이 컸다. 만일 용아가 아닌 다른 검이었다면 성진은 죽었을지도 몰랐다. 아니 지금도 죽을 것 같기는 했다. 조금씩 회복이 되어 갔지만 오른쪽 어깨가 완전히 주저앉았고, 등도 한꺼번에 3마리의 공격을 맞아서 그런지 척추에 금이 갔던가, 척추가 부러진 것 같았다. 다행이 신경은 건드리지 않았는지 성진의 몸을 움직이는데 지장이 없었다. 단지 매우 아플 뿐이었다.

"으윽, 죽을 것 같아."

오른쪽 어깨는 점점 나아졌는데 등은 상당히 아팠다. 아무래도 많이 맞기도 했고, 방심하다 맞아서 그런지 더 아팠다.

그래도 성진은 살았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하아, 힘들었다."

서서히 등도 많이 나아졌는데 이제 일어 설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일단 계속 더러운 바닥에 누워 있을 수도 없어서 우선 일어났다. 전부 회복이 되지는 않아 조금은 아팠지만 그래도 참을 만했다.

"와."

성진이 일어나서 보니 꽤나 대단했다. 우선 소울스톤은 없었지만 사체는 많이 남아있었다. 우선 처음에 공격했던 녹색난장이 2명의 시체를 제외하고도 4마리가 더 남아있었다. 다른 사체들은 다 소멸했지만 말이다.

머리가 잘린 시체 한 구에 심장이 뚫린 시체 한 구, 송곳으로 일격에 죽은 시체가 네 구나 되었다.6개의 사체면 상당히 봐줄만 했다. 그러나 옮기는 것이 힘들었는데 다행히 이곳에서 트럭까지는 그다지 멀지 않았다. 그리고 녹색난장이의 무게는 한 마리당 약 50kg정도여서 성진으로써는 들고 가기 좋았다. 한 번에 두 구씩 들고 간다 해도 3번이면 다 옮길 수 있었다.

"뭐 10마리에 1마리씩 남는 게 아니라 거의 5마리에 1마리씩 남네."

성진은 자신이 운이 좋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그냥 그렇다고 생각을 했다. 일단 시체를 그냥 방치해두면 다른 몬스터가 몰려들 수 있으니 빨리 옮기는 것이 좋았다.

"그럼 옮겨 볼까?"

일단 옮길 때는 몬스터를 피해서 가는 것이 좋아 성진은 일단 빨리 옮기고 쉬려 했다. 기운도 많이 써서 쉬는 것이 좋아보였다.

그렇게 도중에 몬스터를 만나면 귀찮아지니 성진은 지도를 켰다.

그때 성진임을 알리는 하얀 점을 향해서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는 붉은 점이 있었다.

"뭐, 뭐야?"

랭크 1의 속도가 아니었다. 이건 못해도 랭크 2의 속도였다. 성진은 잠시 들었던 두 녹색난장이의 시체 바닥에 떨어트리고 등 뒤에 메고 있던 용아를 뽑았다.

스르릉.

청명한 소리가 들리며 은빛 검신이 번쩍였다. 하지만 성진은 그런 것들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자신에게로 오는 붉은 점의 속도를 보면 1분도 안 되서 그 모습을 들어 낼 것이다. 성진은 긴장했다. 솔직히 랭크 2 몬스터들의 살기를 많이 맞아봐 그것은 견딜 수는 있었지만 일반적인 랭크 2의 속도를 따라 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일반인과 속도가 비슷한 성진이 지금으로써 랭크 2와 싸우면 죽을 확률이 더 높았다. 그래서 성진은 빠르게 싱크로율을 높이려고 했다. 그래야 살 확률이 높아지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고, 성진에게 빠르게 다가오는 붉은 점은 분명 랭크 2였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은 점이 하나라는 것이었다.

'시발 왜 초보 사냥터에 랭크 2가 있냐고!'

그렇게 성진이 따지고 싶었지만 따질 수 있는 사람도 없었고, 그런 푸념을 늘어놓을 여유도 없었다.

여기서 성진이 살짝이라도 긴장을 늦추면 죽는 것은 성진이다. 다다다다!

그때 성진의 뒤에서 뭔가 빠르게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 작품 후기

==히야! 성진은 별로인데 용아는 대단하네요.

다음 화는 오후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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