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화 : 사냥은 제일 쉬었어요.
성진이 다시 사냥터에 도착을 했을 때는 조금 막혀서 그런지 오후 2시쯤에 도착을 했다. 일단 성진은 용아에 기계를 끼운 다음 비가시화를 하고는 검문소에 들어갔다. 간단하게 계약자 카드를 보여주지 않아도 아까 아침에 왔을 때 이 사냥터에 등록을 해서 출입이 자유로웠다.
검문소는 거의 형식상 있는 것이고 일반인의 통제를 막고, 몬스터의 침입을 막으려고 만든 것이라 처음에만 좀 그랬지 그 뒤에는 편하다고 할 수 있었다. 아까 아침보다는 사람이 없었는데 그때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은 이유가 있었다. 그
것이 안전하거나 그것이 더 좋다거나 등의 이유가 존재했다. 계약자들도 마찬가지다. 일부러 새벽에 사냥을 하는 이유는 몬스터들이 가장 약할 때가 새벽이라서 그런다. 그래도 낮까지는 사냥을 많이 했다. 보통의 몬스터들은 야행성이라 낮에는 거의 자고 있어 그런 몬스터를 잡는 것은 쉬었다.
그러나 밤에는 사냥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야행성이라 밤에 깨어있었고, 게다가 아르논이 뜨는 밤이면 더욱 강해졌다. 아르논이 떠있는 밤이면 능력자들의 기운도 빠르게 회복이 되지만 위험한 것은 사실이었다.
굳이 약할 때 사냥을 해도 되는데 밤에 할 필요가 없으니 대부분 사냥을 새벽이나 낮에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이 없는 이유는 지금 사냥을 하러 갔거나 아니면 사냥을 끝내고 집으로 갔을 것이다.
일단 성진은 트럭을 빌리러 대여소로 향했다. 이곳이 검문소라고 해도 없는 것이 없었다.
일단 아르논 협회 한국 지부 총회보다는 훨씬 작았지만 상점도 있었고, 시체나 소울스톤을 감정하는 감정소부터 해서 트럭이나 무기 같이 여러 가지를 빌리는 대여소,
식당도 있었고 거의 도시에 있는 것들은 거의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래도 개인 상점이 아닌 아르논이 관리를 하는 곳이었지만 말이다. 대여소에 가서 트럭을 빌렸다. 반나절짜리와 하루짜리, 일주일, 한 달. 이렇게 있었는데 당연히 길면 길수록 약간의 할인이 되었지만 성진은 두말없이 하루를 빌리는 것으로 했다. 이미 대형 면허가 있는 성진은 면허증을 보여주고 자신이 트럭을 몰았다. 성진이 하루를 빌리는 것에는 다 생각이 있었다.
'트럭을 하루 종일 쓰면서 사냥을 하는 거야.'
본전을 뽑으려고 하루를 사용하려고 하는 것이다. 트럭내부가 꽤 넓어서 쉬기에는 문제가 없어서 그렇게 생각을 한 것이다. 성진도 밤에 하는 사냥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기는 했지만 A급 헌터워치가 있다면 그다지 문제없다고 생각을 했다.
몬스터의 위치도 볼 수 있는 헌터워치가 있다면 솔직히 그렇게까지 위험하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오늘로 성진의 힘이 어느 정도인가도 알아보고 싶었다.
아직 자신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성진은 용아의 정확한 능력조차도 잘 몰랐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용아의 능력을 알아볼 겸 자신의 회복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 하고 싶었다.
그렇게 트럭을 몰고 중턱으로 올라온 성진은 트럭을 댈 곳을 봤다. 이런 곳에는 몬스터가 거의 나타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침에 왔을 때는 성진 말고 다른 트럭도 있었는데 지금은 성진의 트럭 외에는 다른 트럭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헌터워치의 지도기능을 켰다.
자신을 나타내는 하얀 점과 600m 떨어진 곳에 붉은 점 세 개가 있는 것이 보였다.
"가자."
그렇게 용아에게 끼었던 기계를 트럭에 놓고 온 성진은 용아를 뽑았다.
스르릉.
청아한 소리가 울리며 용아의 은빛 검신이 빛을 냈다. 그렇게 살짝 긴장을 하며 틈틈이 지도를 봐가며 몬스터와 거리를 좁혔다. 5m정도로 가까워 졌을 때 성진은 몸을 숙이며 들키지 않게 몸을 숨겼다.
샤샥.
몬스터들을 보니 붉은 거미들이었다. 몸집을 보아하니 모두 성체인 것 같았다. 붉은 거미들은 성진의 냄새를 맡았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것을 보며 성진은 용아에게 조용히 말했다.
"저 세 마리의 머리를 뚫을 수 있어?"
우우웅.
성진의 말에 용아도 작게 떨었다. 그러더니 전과 같이 은빛으로 빛나던 검신이 점점 갈색으로 변해갔다.
성진은 전에 했던 것처럼 땅에 용아를 박았다.
푸욱.
그러자 거짓말처럼 성진의 기운이 용아를 쥔 두 손으로 빠져나가더니 붉은 거미들의 머리 부분 아래에서 땅으로 만든 듯한 송곳이 솟아났다.
푸슛, 푸슛, 푸슛.
그렇게 단 일격에 붉은 거미 세 마리를 쓰러트렸다. 전에도 봤지만 정말 대단한 능력 같았다. 능력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성진에게 있어서 용아는 좋은 무기였다. 아니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대단해!"
이번에 빠져나간 기운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 정도라면 10번은 더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는 갑작스럽게 능력을 써서 많은 양의 기운을 소모 한 것 같았다. 성진이 용아를 땅에서 빼내자 송곳도 그와 같이 땅으로 들어갔다. 아마 용아를 땅에
박으면 나타나는 능력 같았다.
붉은 거미들의 시체가 있었던 자리를 봤지만 아쉽게도 시체도 소울스톤도 남지 않았다.
"일단 몬스터를 잡는 것 보다 용아에게 어떤 능력이 있는지 먼저 알아야겠다."
그렇게 성진은 트럭 근처에 있는 숲에서 연습을 하기로 했다. 그곳에는 몬스터가 없었고, 사람도 없었느니 연습을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을 했다.
일단 성진이 검을 다뤄본 적이 없으니 검을 휘두르는 것을 익숙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트럭을 빌린 대여시간이 점점 줄겠지만 밤에 사냥을 하려는데 이정도 준비는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을 했다. 게다가 낮이라서 그런지 움직이는 몬스터의 수가 너무 적었다. 차라리 밤에 한꺼번에 사냥을 하는 것이 낫다고 봤다.
"일단 나무를 상대로 검술 연습을 해볼까?"
일단 용아는 매우 긴 대도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두 손으로 잡았는데 한손으로 잡아도 상관없을 정도로 가볍기는 했다. 하지만 길이가 길이라서 두 손으로 잡는 것이
편해보였다.
그렇게 두 손으로 용아를 잡고 나무를 향해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사선으로 베었다. 서걱.
그러자 나무가 용아가 벤 그대로 잘려서 쓰러졌다.
"……"
성진은 힘을 그다지 주지 않고 용아의 예리함과 절삭력을 실험해 보려고 했는데 그냥 너무나도 간단하게 나무가 베여버렸다.
성진은 할 말을 잃었다. 성진은 이런 식으로 나무에게 실험을 계속 하다보면 이곳에 나무가 나마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쉬익, 쉐엑!
검이 빠르게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성진이 용아를 잡고 칼춤을 추듯이 검을 휘둘렀다. 쉬이익! 쉐에에엑!
어쩔 때는 두 손으로 어쩔 때는 한 손으로 손을 바꿔 가면서도 휘둘렀고, 다양한 방법으로 휘둘러보았다.
슈우우욱!'ㄱ'자로 중간에 꺾는 것도 연습을 했고, 'C', 'S'자처럼 유연하게 검을 휘둘러도 봤다. 한 손으로 찌르는 것도 연습을 해보고 두 손으로 찌르는 연습도 해봤다. 이제는 어느 정도 원하는 곳에 검을 어떤 식으로 휘둘러야 되는지 조금 감이 왔고, 어떤 자세로나 자신이 원하는 곳에 맞출 수 있게 명중률도 좋아졌다.
"하아, 하아."
이렇게 용아를 잡고 연습을 한지 2시간이나 지나있었다.
이제 성진도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았다. 게다가 더운 여름에 이렇게 몸을 움직이니 성진의 굵은 땀이 땅을 적셨다.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용아를 타고 땀이 흐를 정도였다.
"하아, 하아. 이제 트럭에 가서 쉬어야겠다."
지금이 4시였으니 쉬고 일어나면 6시 정도 될 터다. 그렇게 생각한 성진은 트럭으로 몸을 옮겼다.
이렇게까지 해서 용아의 알아낸 능력은 없었다. 단지 땅에서 솟게 하는 송곳 같은 것은 성진이 기운을 용아에게 넣고, 땅을 찌르면 원하는 곳에서 송곳이 튀어나오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석화도 조절할 수 있었는데 사냥을 할 때는 그다지 필요가 없어보였다. 이제 사람들에게 부딪혀도 용아가 성진에게 붙어만 있다면 석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
다. 연습, 아니 어떻게 보면 수련이라고 해야 하는 것을 너무 열중을 했더니 성진의 몸은 땀으로 젖지 않은 곳이 없었는데 그럼에도 찝찝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몸을 이렇게 움직이는 것이 즐거운 일인지 몰랐던 성진은 더욱 용아에게 빠져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진검을 쥐고 검을 수련한다는 것이 그렇게 흔한 기회가 아니었다. 검을 단련하는 이들이라면 모두라도 원하는 것을 성진이 하고 있으니 검에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리가 없었다. 공기를 가르는 검과 그것을 움직이는 자신의 몸. 그리고 공기를 가르는 소리이며 검을 멈췄을 때 나는 그 청아한 소리는 성진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몸을 이렇게 움직이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처음 알았다. 그 동안은 힘들어도 그냥 움직이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필요에 의해가 아닌 하고 싶어서 움직인 것이었다. 그래서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았지만 더 움직이고 싶었다. 더 검을 잡고 싶었다. 이것을 계속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검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냥 이렇게 하는 것도 즐거운데 제대로 알게 된다면 얼마나 더 매력적일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그렇게 트럭에 도착한 성진은 문을 열고 에어컨을 틀고 문을 잠갔다.
위우우웅. 슈우우우욱.
에어컨을 틀자 엔진소리가 커지면서 시원한 바람이 성진에게 불었다. 에어컨으로 차안의 온도가 점점 시원해졌다.
성진은 그런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가볍게 누웠다.
"하아, 하아."
힘들었지만 성진의 얼굴에는 아침과 같은 피로가 아닌 만족감에 차여있는 미소가 담겨져 있었다.
솔직히 그동안 성진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뭔지 몰랐다. 어릴 때도 그랬다. 그저 누나보다 잘 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저 공부를 한 것이지 무엇
이 되고 싶고, 무엇이 즐겁거나 그렇지 않았다. 그냥 하는 것이었다. 싫어도 해야 하는 것을 알았기에 그런 것이었다. 그러다 도중에 반항을 하면서 놀았지만 솔직히 반항이었지 그 시절에도 즐겁거나 그러지 않았다. 대학도 그저 성적에 맞춰서 간 과여서 뭔가가 즐겁고 이것을 해야겠다는 거의 없었던 것 같았다. 그저 생각을 쉬기 위해서 잠깐 보는 TV만이 그의 지루함을 달래주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평범한 인생이었다. 어떻게 보면 불쌍한 인생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어쩌면 이것이 안전하고 보편적인 인생일 수 있었다.
그냥 생활의 소소함이나 그런 작은 행복을 느끼는 삶도 나쁜 삶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성진도 자신의 삶이 그럴 것이라 생각을 했고, 여태까지 그래왔다. 그래서 의심하지 않고 자신은 그냥 평범한 가장이 되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평범했던 자신의 삶이 꼬이더니 이렇게까지 되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해야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동안 해야 해서 하고, 해야만 하니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신세계였다. 그저 검을 움직이고 싶었고, 검이 울리는 소리가 좋았다. 그래서 검을 휘두르고 몸을 움직였다.
청명한 소리와 함께 성진의 마음까지 청명해지는 것을 느꼈다. 감동적이었다.
'무엇을 하는 것이 즐거울 수도 있구나.'
라는 것을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힘들었지만 만족스러웠다. 왜 진작 이런 것을 느껴본 적이 없는지 후회스러울 정도였다.
"하하, 진짜 검을 배우고 싶다."
즐거움을 느낌에 따라서 성진은 진정한 검을 배워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사냥이고 뭐고 검을 배우고 싶었다. 가슴이 뛰었다. 첫사랑과 같은 느낌이었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아드레날린을 온 몸으로 퍼트렸다. 힘들었지만 힘들지 않았다. 즐거웠으니 힘든 것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것을 느끼지 못했다면 성진은 1시간도 검을 휘두르지 못하고 지쳤을 것이다.
그만큼 검을 휘두르고 몸을 움직이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계속 하고 싶었고 즐거웠다. 그런데 지치고 힘들다고 해서 멈출 수 있겠는가? 정말 힘들다면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본다면 다시 할 수 있는데 피곤하니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즐겁다면 피곤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성진은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자신에게 부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눈을 감았다. 땀이 말라가면서 몸의 피로를 풀어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거의 다 소진한 기운이 성진의 몸을 돌면서 몸에 활력을 되찾아 주고 있었다. 성진이 잠이 들었음에도 기운은 멈추지 않고 끈임 없이 성진의 몸 구석구석을 돌았다. 그러면서 기운이 점점 회복이 되어 갔고, 성진의 지쳤던 몸의 근육도 점점 풀어져가고 있었다.
이것이 성진의 피로를 푸는 비밀이었던 것 같다. 잠을 자고 있는 성진이 그것을 알려면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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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하고 내일은 5연참입니다!!! 감하합니다!
김영민이 더 조져지는 것은 언제 나올지 모릅니다만 나온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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