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멩이 마스터-22화 (22/381)

22화 : 김영민.

"시발새끼!"

쨍그랑!

"하아, 하아."

김영민은 욕을 내뱉으면서 마시고 있던 물병을 집어 던졌다. 그러고는 화를 주체할 수 없는지 숨을 헐떡였다.

아침부터 호출을 해도 성진이 확인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전화기는 차단을 했는지 받지도 않았는데 중간에 끊긴다. 이는 분명 김영민을 피한다는 증거였다.

"하아, 하아. 개새끼 잡히면 죽여 버릴 거야."

이제 C급의 반열까지 올랐는데 혼자서는 사냥을 하지 못하는 김영민에게 성진은 꼭 필요한 존재였다. 그가 없으면 김영민이 사냥을 나가지 못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혼자서 사냥을 할 수 없는 이유는 그가 엄청난 겁쟁이라는 것과 그의 능력이 형편없다는 얘기이다.

"으으, 빚도 갚아야 하는데! 이 시발 놈은 왜 연락을 안 받아!"

성질이 뻗쳤지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전화하고, 호출뿐이었다.

"시바알!"

퍼억!

화가 난 김영민은 호출기까지 집어 던졌다. 벽에 부딪힌 호출기는 깨져 바닥에 떨어졌다. 김영민은 허영심이 많은 남자다. 그래서 아르논 협회에 빚이 있어도 먼저 갚을 생각

을 하기는커녕 자신의 사치품을 사는데 바빴다.

그래서 산 것이 페라리 같은 스포츠카 등 여러 가지 사치품들을 샀다. D급 시절에는 C급이 된 다음에 빚을 갚아도 늦지 않는 다고 생각했다.

안일한 생각이었다. 차라리 빚을 빨리 갚았으면 좋았을 텐데 D급들이 사냥을 할 때는 랭크 1 몬스터를 잡기 때문에 김영민의 독은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파티 없이 혼자서도 많은 돈을 쓸어 모을 수 있었다. 그래서 C급이 되면 훨씬 더 많이 벌줄 알고 빚을 갚기 보다는 쓰는데 열중을 했다.

D급 시절에는 필요도 없는 몬스터 사체운반용 트럭까지 샀다. 김영민은 그래도 되는 줄 알았고, 계약자라면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였던 것이다.

아무리 아르논이 뭐라고 해도 빚은 천천히 갚으면 된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C급 계약자가 되니 독 외에 다른 공격능력이 생겨나지 않았다. 파티에 껴서 사냥을 하고 싶었지만 랭크 3이상부터는 독이 통하지 않으니 그를 끼워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화가 난 그는 자신 혼자서도 랭크 2를 잡을 수 있다고 혼자서 사냥을 하러 갔지만 죽

다 살아났다. 그 화나는 마음에 아침부터 술을 마셨다. 그리고 대리를 불렀는데 사고를 낸 것이다. 화가 난 상태에서 대리를 때리니까 어쩌다 보니 일이 잘 풀려서 거의 노예수준의 매니저를 구했다.

그것이 성진이었다.

그가 매니저를 하고 나서 D급 때보다 배가 되는 수입을 얻게 돼서 또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성진은 적어도 2년은 자신의 밑에서 일을 해야 빚을 갚을 수 있었다.

그러니 그렇게 천천히 자신도 빚을 갚으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어제 엽서를 본 것이다.

아르논 협회에서 온 것이었는데 처음 빚이 9억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바로 갚지 않고, 5년 동안 방치해 두었다. 지금은 거의 두 배 이상이 되어서 20억 정도가 빚이 되었다. 지금까지 김영민이 벌어드린 돈으로 이자나 원금을 조금이라도 갚았다면 이렇게까지 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엽서를 보고는 김영민은 아차 싶었다. 빨리 빚을 갚을 것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빡세게 사냥을 하려고 했더니 성진이 연락이 두절되었다. 마음이 급해진 김영민으로써는 불안했다. 성진이 이대로 튀었다면 경찰에 신고를 하면 되었지만 그렇게 되면 자신이 그동안 해온 짓이 들어나면 자신은 최소 무기징역 감이었다.

"으으, 성진! 이 시발 놈!"

김영민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발을 동동 구르는 것 밖에 없었다.

그 때 생각이 난 몬스터 사체 운반용 트럭에 GPS가 달려 있었다는 것이 기억이 났다. 그것을 추적하면 그놈의 집이 나올 것이다.

서로 계약을 한 상황에 집을 모르는 것이 웃겼지만 성진은 서류를 작성해서 놨는데 그냥 버린 김영민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성진이 배신할 것이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지만 의심만 많아서 그냥 갈구기만 엄청 갈구더니 이렇게 성진이 잠적을 타니까 화가 치밀어 올랐다.

여태껏 자신이 해온 것은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편협하게 성진의 탓만 하고 성진의 잘못으로 돌리려고 하는 김영민이 얼마나 병신 같은지 자신만 모르고 있었다.

"성진 시발 놈 감히 네놈 따위가 나를 무시해?! 두고 보자. 가만두지 않겠어."

그렇게 김영민은 GPS가 알려주는 곳으로 차를 몰았다.

강철은은 물론이고 유진까지 입이 떡하고 벌어졌다. 유진이 먼저 말을 꺼낸 것이었지만 성진이 진짜 주인이 되리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다. 단지 어스드래곤이니 성진과 계약을 한 현무암도 돌이었으니 상성이 잘 맞겠다 싶어서 장난삼아 해본 말이었지 정말로 될 줄은 몰랐다.

저 마검에 저주를 풀려고 해독약까지 만들어졌다. 유진도 미리 준비를 하고 성진에게 도전을 하라고 하려고 했다.

저주라고는 해도 계약자라면 해독약을 먹으면 1분이면 돌 같은 상태에서 벗어나고, 다른 이상이 없었으니 되면 좋고 안 되면 그만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도 유진은 안 된다고 생각을 했다. 자신도 어스드래곤 토벌 때 나섰던 A급 계약자중 하나였는데 랭크 6의 위용은 역시 달랐다. 가벼운 날개 짓만으로 땅이 갈라지는 위력이었다. S급 계약자가 나서지 않았다면 위험했을 지도 몰랐다. 물론 S급 계약자가 있어도 만만치 않은 상대임은 틀림이 없었다.

그런 어스드래곤의 뼈를 녹여서 만든 마검은 마지막까지 저항을 하는 고고한 어스드래곤 같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자신의 동생이라도 안 될 것은 안 된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성진은 아무렇지 않게 검에게 인정을 받았다.

믿을 수가 없었지만 자신의 동생이 그 고고하던 마검의 주인이 되었다는 것이 기뻤

다. 유진도 기뻤지만 강철은도 한편으로 기쁘기도 했다.

저 검은 만들어진지 4년이 넘었는데도 그 주인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르논 협회에서 특별히 저 검에게 인정을 받은 자에게는 돈을 거의 받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는 18억에 팔라고 했다. 저 검을 만들 때 쓰인 어스드래곤의 뼈가 1800억에 가까웠는데 거기서 공을 두 개나 뺀 18억에 판다는 것이었다. 18억이 나온 이유는 어스드래곤의 뼈 가격을 제외하고 무기 가공을 하는 가격만 포함해서 18억이 나왔다. 맨날 실수로 만진 직원이 죽어나가는 저 검은 항상 애물단지였는데 그걸 거의 봉인하다시피 해서 천장에 박아 두었다. 그래도 파는 물건이기 때문에 천장에서 내려오는 기계를 만들었다. 직원들이 다치지 않으니 그것으로만 만족을 했었는데 저렇게 자리만 차지하는 검의 주인이 나타나서 기뻤던 것이다.

그런데 가만 생각을 해보니 그것이 겁화의 마녀에 친동생이라는 것이 걸렸다. 겁화의 마녀와 같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재능으로 따지자면 남매는 비슷한 재능을 가졌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 강철은은 성진이 진심으로 무서워졌다.

'재능에 저런 무기까지라니…….'

운이 좋아도 너무 좋았다.

"저 이걸로 하겠습니다."

다행이도 성진의 마음에도 들은 모양이었다. 이때가 기회다 싶어서 강철은이 입을 열려는 순간 유진의 표정이 심상치 않게 바뀌었다.

"진아. 그거 말고 다른 거 사자."

"어? 왜?"

유진이 그렇게 말을 하자 성진이 의아해하며 유진에게 물었다. 그런데 성진보다 강철은의 표정이 더 좋지 않았다. 아니 표정이 썩었다고 할 수 있었다.

'왜 방해 하는 거지?'

강철은으로써는 이해할 수 없었다. 드래곤의 뼈로 무기를 만들 시에는 엄청난 마법효과와 같은 능력을 만들어 주었다. 능력이 없는 성진에게는 그야말로 최상의 무기였다. 방해를 할 이유는 없어보였다.

"그 검 사실 저주 받은 검이야."

"뭐?"

귀신이나 호러를 무서워하는 성진으로써는 저주란 귀신이나 내리는 것으로 치부했다. 즉 성진이 무서워하는 것이다. 그것을 아는 유진이 미소를 지었다.

"응 그거 저주 받은 거야. 그것도 드래곤의 저주."

"……"

성진은 조용히 검을 대리석 위에 올려놓았다. 저주를 받았다는 것이라고 하니까 뭔가 느낌이 이상해지는 것을 느꼈다. 물론 기분 탓이지만.

우우우웅!

검은 억울하다는 듯이 울어댔지만 그것을 그냥 두고 볼 유진이 아니었다.

"봐! 드래곤의 혼이 억울해서 검이 떨리고 있는 것 좀 봐!"

이번의 유진의 말은 맞았다. 검이 억울해서 떤 것이 맞았다. 그러자 성진도 그것을 보고 얼굴이 새하얘졌다. 누나가 겁화의 마녀라는 것을 알고 난 뒤로 은근히 누나에게 기대는 어릴 때의 모습이 나왔는데 지금도 성진은 검에서 멀어져 유진의 근처로 갔다.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요란 떨 뻔했던 것을 간신히 참아내고 침착하게 말했다.

"그, 그럼 다른 걸 볼까?"

"그래 저거 게다가 엄청 비싸. 18억이나 해."

"……"

마음에 들었다가 저주를 받았다고 해서 점점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사실은 무서워하는 거) 가격도 엄청 비쌌다. 성진의 표정이 굳어지는 것을 보자 강철은 실장이 입을 열었다.

"성진 씨. 저 검은 저주받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단한 검입니다. 여태까지 자신의 주인을 기다려온 검인데 그 검에 선택을 받으신 것이 성진 씨입니다. 마치 소설이나 전설에 나오는 용사 같이요!"

강철은의 말이 성진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딱 좋았다. 어릴 적 남자들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용사이다. 뭣도 모르고

'나는 파워X인져가 돼서 지구를 지킬 거야!'

라고 떠들던 옛 추억을 떠올려보라.

용사는 단언컨대 남자아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펴놓았던 아니 지금도 불씨가 남아 있는 로망과 같은 것이었다.

뭐 물론 용사가 되면 예쁜 미녀를 만난다는 메리트도 빼놓을 수도 없었다.

성진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남자이기 때문에 강철은의 말에 끌릴 수밖에 없었다. 그때 유진이 강철은을 보며 가소롭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딱 한마디 말했다.

"18억이잖아."

"아…, 하긴 그래 너무 비싸다."

'저 미친년이!'

유진의 말에 성진이 다시 흔들리자 강철은은 유진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저것은 팔아야 강철은의 한 쪽에 남아 있는 것을 처리 하는 듯한 시원함을 느낄 텐데 유진이 그것을 방해 하고 있었다.

유진은 그러거나 말거나 성진을 흔들었다.

그렇다. 용사도 이제 어른이 된 성진에게는 그저 어린 날의 추억일 뿐이었다.

용사도 돈을 벌어야 했고, 무기를 사려면 빚이 된다. 어쩔 수 없다. 현실을 보는 수밖에 없었다.

성진은 똑똑하고, 총명했으며 이제 정신을 차려서 나름의 사리 분간을 할 수 있었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귀신을 병적으로 무서워하는 것하고, 다른 하나는 약간의 팔랑귀라는 것이다. 사리 분간을 하는데 팔랑귀라는 것이 아이러니 했지만 사람을 많이 믿는 성진은 태생적으로 팔랑귀였다. 뭐 자신이 아는 것은 확실히 이것은 이거고 저것은 저것이었지만 이렇게 둘 다 맞는 말 같은 것에는 쉽게 결정을 내리기 힘들어 했다.

그렇게 성진이 고민을 하고 있을 때 강철은이 유진에게 다가가서 작게 얘기를 했다.

"왜 그러십니까."

"내가 뭘."

강철은의 말에도 유진은 자신이 뭘 했냐고 하며 뻔뻔하게 굴었다. 짜증이 난 강철은의 목소리가 조금 커졌다.

"검을 파는데 방해를 하지 않습니까!"

성진은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었기에 전혀 들리지 않았다. 유진은 자신의 앞에서 목소리를 높인 강철은은 보며 말했다.

"어머, 나한테 화내는 거야?"

'#%@#%@!'

강철은은 몸 안에 있는 모든 장기가 꼬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여자는 내 평생 도움이 되는 것이 없다며 뭐라고 하고 있을 때 그녀의 탐스러운 입술이 떨어졌다.

"저거 팔고 싶어?"

유진의 말에 강철은은 대답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했지만 대답을 하지 않으면 딴소리를 할까 바로 대답을 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럼 깎아줘."

"예에?"

이건 너무 날도둑놈 아닌가! 아니 날도둑년인가? 아무튼 1800억짜리 검이 너무 애물단지가 되어버려서 18억에 파는 것도 감지덕지인데 여기서 더 깎아달라고?

기도 차지 않는 말이었다. 그러나 강철은은 알고 있다. 저 년이 농담을 할 년이 아니라는 것을.

"못 들었어? 깎아달라고."

"윽, 너무 하십니다."

유진의 말에 강철은은 울상이 되었다.

"10억 깎아서 8억으로 해줘."

말도 되지 않는 소리였다. 아니 억이 무슨 시장에서 나물 값 깎듯이 깎는가. 그것도 10억이다.

그렇게 강철은이 울상이 되자 유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다.

"대신, 이번 주에 랭크 4 두 마리 더 잡을게."

"?!"

상당히 좋은 거래였다. 거절할 이유를 느끼지 못한 강철은이 유진의 손을 잡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 그렇게 알겠습니다."

"으, 응."

갑작스러운 강철은에 손에 놀랐지만 곧이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는 유진이었다. 그런 것도 모르고 성진은 아직까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오늘은 3연참입니다! 슈슉선작, 코멘, 추천, 쿠폰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 작품에 지적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ㅠㅠ 감사하고 기쁘네요. 하지만 이것을 수정을 하기에는 아직 제가 많이 부족해서 앞내용을 쓰는 것만으로도 바쁘네요.

그리고 적어도 이 소설은 이렇게 쭉 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수정을 할 수도 있지만 지금 제 바램은 이렇게 부족한 소설이

선작, 코멘, 추천, 쿠폰 감사합니다!!

< --  김영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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