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멩이 마스터-21화 (21/381)

20화 : 계약, 하지만…….

성진은 장난으로 해본 말인데 누나인 유진은 감동을 받은 표정이었고, 강철은은

'남매의 정이 대단하군요.'

라며 감탄을 하고 있었다.

그냥 무거운 분위기에 가볍게 풀어주려는 농담이었는데 뭔가 일이 이상하게 꼬였다. 단순히 상관없다고 할 것을 괜히 거창하게 말했다 본전도 못 찾은 셈이다.

'그냥 상관없다고 말할 걸.'

후회하는 성진이었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었다. 뭐 어차피 측정은 받을 생각이었으니 별상관은 없었으나 눈물을 훌쩍이며

'우리 진이가 누나를 그렇게 믿는 줄 몰랐어.'

라고 중얼거리는 유진이 감동을 너무 받아서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측정은 받을 생각이었지만 이 분위기가 성진은 싫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이 분위기를 만든 것이 성진이다. 싫어도 어쩔 수 없었다.

여기서

"하하하, 장난이었습니다."

라고 하면 진짜 더 큰 후회를 할 것 같았다.

'아아, 이제는 모르겠다.'

그냥 포기를 한 성진이 말했다.

"자, 측정 받으러 가죠."

성진은 마치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자기 공명 영상법)과 비슷한 기계

에 누워 있었다.

밖에서 기계를 실행을 하면 측정이 되는 정밀측정기계였다. 소형측정기는 팔에 있는 부분적인 싱크로율로 전체적인 싱크로율을 알아내는 장치였다.

밖에서 성진이 누워 있는 모습을 강철은과 유진이 보고 있었다. 흰 가운을 입은 연구원은 기계 준비에 바빴고, 강철은은 유진에게 성진이 왜 정밀측정을 받아야 하는 지 설명하고 있었다.

"성진 씨의 경우는 소형 측정기로 처음 측정을 했을 때 0에 가깝게 나왔습니다."

"음? 분명 내 헌터워치 맵에는 성진이 계약자라고 나왔는데?"

"예, 0에 가깝다는 것이지 0은 아니었습니다. 계약자가 아니라면 0이 나오는 것이지만 1이라도 나온다면 계약자라는 소리이니 성진 씨는 계약자가 맞습니다."

강철은의 설명에 유진은 인상을 썼다. 그런 유진이 설명을 계속하라는 표시인 것임을 아는 강철은은 설명을 이었다.

"대부분의 계약자들의 싱크로율은 부분마다 다릅니다. 그러니까 왼손으로 능력을 쓰는 계약자의 경우는 왼손에서 측정되는 싱크로율이 높습니다. 반면 몸 전체를 이용하

는 계약자는 고르게 싱크로율이 퍼져 있죠."

유진도 이런 지식은 없었기에 그냥 가만히 강철은의 설명을 들었다.

"그런 싱크로율을 소형측정기는 평균적인 싱크로율을 계산을 해서 나눈 것입니다. 다만 A급 계약자들이 되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A급이 된 계약자들을 정밀 측정을 하면 대부분 몸 전체가 싱크로율이 100%가 넘어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A급 계약자가 되는 방법이 몸 전체가 싱크로율이 100%가 넘어야지 A급 계약자가 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강철은 실장의 설명에 유진도 동의를 했다. 그녀도 A급 계약자가 된 이후에 정밀 측정을 해본 결과 몸 전체가 100%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우리 진이가 정밀측정을 하는 이유는?"

말이 짧았지만 이곳에서 그런 그녀를 뭐라고 할 사람은 없었다.

"성진 씨의 경우는 왼팔의 싱크로율이 이상 할 만큼 낮아서입니다. 초기 계약자들의 평균적으로 15~20%의 싱크로율을 보였습니다. 비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 싱크로율이 높아서 30%이상이 나오는 경우는 있었습니다만 이렇게 낮은 경우는 처음입니다."

"진이는 첫 측정 때 몇이 나왔는데요."

존댓말로 변했다. 그녀의 기분이 좋지 않음을 나타냈다. 강철은은 그런 그녀에게 난감해 했다. 말하자니 후환이 두려웠고, 말을 말자니 또 후환이 두려웠다.

말을 하지 않고 후회를 하느니 차라리 하고 후회를 하는 것이 덜 억울할 것이라고 판단한 강철은이 짧게 대답을 했다.

"3%정도였습니다."

"……"

유진이 대답이 없자 강철은의 말이 길어졌다.

"그런데 신기 한 것이 있었습니다. 저희 직원이 재측정을 한 결과 5%로 증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밀 측정을 하는 것입니다."

강철은의 말에 유진도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싱크로율은 변하는 때가 있었지,

수시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보통은 사냥을 하고 난 뒤에 증가를 하지 일반적인 생활을 하는 경우에는 능력을 쓰지 않으니 늘어날 리가 없었다. 그런데 성진은 측정을 하고 난 뒤에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측정을 하니 그것이 늘어났다. 늘어날 리가 없는 싱크로율이 늘어난 것이다.

그래서 강철은이 정밀 측정을 하자고 한 것이었다.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시작할까요?"

이미 성진이 기계에 누워 있는 상황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됐지만 일단 연구원은 여기서 가장 높은 직책을 가진 실장에게 물어본 것이다.

그런 강철은은 유진의 눈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작하게."

"예."

짧게 대답을 한 연구원이 기계를 작동시켰는지 성진이 누워 있는 판이 움직이면서 기계음이 들렸다.

위우우우웅.

그렇게 동그란 원형 통로 안으로 성진과 성진이 누워있는 판이 들어갔다. 붉은 색 빛을 쏘는 것이 성진의 몸을 찌르는 듯한 느낌을 주었지만 그다지 아프지 않아 성진은 가만히 있었다.

괜히 움직였다가 무슨 불상사가 있을 수도 있으니 성진은 그저 가만히 누워 있었다. 그렇게 성진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통로로 들어가고 얼마 있지 않아 성진이 누워 있는 판이 빠져나왔다. 측정이 끝난 것이다.

'이렇게 빨리 끝나나?'

라는 생각을 했지만 성진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서 판에서 일어났다.

"성진 씨 옷을 갈아입고, 기다려주십시오."

연구원이 마이크로 말하자 성진이 있는 방에도 들렸는지 들어왔던 입구로 나갔다.

성진이 사라지자 유진이 연구원에게 말했다.

"어떤가요?"

"어, 그게……"

연구원은 설명하기가 난감했다. 성진의 상태가 심각해서가 아닌 정말로 난감해서였다.

"괜찮네. 그냥 말하게."

강철은 실장도 부축이니 연구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했다.

"일단, 이것을 보시면서 설명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연구원이 그렇게 말하면서 보여 준 것은 성진의 몸 비율로 싱크로율을 나타낸 것이었다. 연구원이 그 그림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이었다.

"우선, 성진 씨의 전체적인 싱크로율을 말하자면 3.5%와 5.2%입니다."

"예?"

"그게 무슨 소리지?"

연구원에 말에 유진과 강철은 실장이 놀라서 되물었다. 연구원은 난감하다는 듯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게, 저도 추측만 하는 것이라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연구원이 자신 없다는 듯이 말하자 둘은 상관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냥 괜찮으니까 말해주세요."

"그래, 그렇게 하게."

유진은 성진에게 이상이 있을까 걱정이 돼서 그랬고, 강철은은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걱정이 되어서 그런 것이었다.

"제 추측입니다만 정밀 기계에 서로 다른 평균값을, 그러니까 3.5%와 5.2% 두 가지를 올렸는데 그냥 보기에는 8.7%입니다만 정밀한 측정으로 두 가지로 나눠진 것으로

봐서는 성진 씨가 다중계약을 한 것 같은데…."

연구원은 자신이 없는지 말끝을 흐렸다.

그런 연구원을 보며 유진이 물었다.

"그럼 싱크로율은 왜 낮은 거죠?"

"다중 계약을 하는 사람들이 극히 드물기는 하지만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기존에 있던 싱크로율을 나눠서 씁니다. 예를 들어서 20%로 계약을 한 사람이 있다면 다중 계약을 했을 시에 9%, 11% 이런 식으로 나눠집니다."

"그러니까 성진이가 초기 계약을 했을 때는 8.7%였는데 다중계약으로 인해 나눠져서 3.5%하고 5.2%로 나눠졌다는 거예요?"

"예,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8.7%도 상당히 낮은 싱크로율이지만요. 지금 보기에는 5.2%와 동조화 되어 있네요."

확실히 낮았다. 평균적으로 15%였으니 거기에 절반정도 밖에 미치지 않는 수치였다.

한국, 아니 아르논이 만들어진 이후의 최소의 싱크로율이었다.

"하아."

유진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유진도 성진의 싱크로율이 낮다고 생각은 했으나 이렇게까지 낮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다중계약이란다. 유진의 고민이 더 늘었다. 성진은 정밀 측정이 끝난 후에 강철은 실장의 방으로 가서 마주보며 앉아 있었다. 유진은 밖에서 기다린다고 했고, 성진도 결과가 궁금했기에 실장과 면담을 허락했다.

어차피 거절을 해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말이다. 그래서인지 성진은 태평하

게 강철은의 말을 기다렸다.

한편 강철은은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청년을 보고 한숨이 나왔다.

지금은 비록 싱크로율이 매우 낮았지만 그래도 다중계약이었다. 그것만 해도 엄청난 것이다. 그런데 그게 하필이면 겁화의 마녀의 친 남동생인 성진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왜 이제는 남매로 나를 힘들게 하냐고.'

그렇게 속으로 푸념하는 강철은이 순간적으로 불안해지는 느낌이 들어 성진에게 물었다.

"성진 씨 혹시 다른 형제가 있습니까?"

"예? 누나말고는 여동생이 있기는 한데…, 그건 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다른 형제가 있었다. 이제 강철은은 그러려니 하며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아, 예."

성진은 그냥 궁금해서 물었나 보다 하고 넘어갔다. 그러자 이제 제대로 된 이야기를 꺼낼 건지 강철은이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성진에게 물었다.

"일단, 성진 씨. 혹시 다중계약을 하셨습니까?"

"예?"

성진은 강철은의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었다. 성진의 기억으로는 다중계약을 하지 않았다. 그런 성진을 보며 그럴 줄 알았다며 강철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성진 씨의 싱크로율은 8.7%였으나 다중계약으로 3.5%와 5.2%로 나눠진 상태입니다."

성진은 8.7%면 높은 것인가 생각을 하다가 다중계약이라는 말에 성진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저는 다중계약이라는 것을 하지 않았는데……."

"가끔 가다가. 계약을 했음에도 계약자가 어떤 자인지 살펴보며 자신을 들어내지 않는 계약영혼들이 있는데 성진 씨의 계약영혼 중 그런 류의 영혼 같습니다."

"아."

강철은의 말에 성진은 납득을 했다. 레아와의 계약을 할 때도 딱히 한 것이 없었으니 계약을 했음에도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진이 납득을 한 것으로 보이자 강철은이 계속해서 설명을 이었다.

"지금 성진 씨와 동조, 그러니까 성진 씨가 실제로 능력을 쓸 수 있는 싱크로율은 5.2%라고 보시면 됩니다."

강철은의 표정이 조금 안 좋아보이자 성진도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는지 강철은에게 물었다.

"낮은 건가요?"

강철은은 굳이 수긍을 하지 않고 돌려서 말을 했다.

"계약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계약자들의 경우 제일 낮은 사람이 13%입니다. 평균적

으로는 15%~20%사이고요."

"……"

차라리 없는 것보다 못한 수치라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성진의 경우는 거기에 반을 더 나눠서 5.2%라니 남들에 3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 수치였다.

"보통 계약자들이 처음에 느끼는 힘의 증폭도 못 느끼셨죠?"

"……"

성진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했다.

강철은도 성진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는지 아니면 그냥 겁화의 마녀인 그의 누나를 신경 쓴 것인지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말했다.

"보통 그렇게 힘의 증폭을 받는 이유는 갑작스럽게 힘이 증가해서 인데 성진 씨의 경우 초기 싱크로율이 8.7%인데다가 성진 씨의 누님이신 겁화의 마, 아니 유진님의 말을 들어보면 초기 계약을 하고 얼마 뒤에 계약을 한 것 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힘이 증폭이 되려는 것을 모르고 그냥 있다 다시 계약을 통해서 다시 싱크로율이 나눠져 힘을 느낄 세도 없던 것 같습니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성진도 그 의견에 동의를 했다. 다만 레아와 계약을 한 이후에 다시 계약을 한 것인지, 레아와 계약을 하기 전에 계약을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성진은 지금 무슨 물건과 계약을 한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언제 계약을 한 것인지도 모르는데 계약물건이 문제인가?

성진이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강철은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리고 지금 동조화 되어 있는 것이 5.2%인데 그것이 아마 성진님도 알고 있는 계약물건과의 계약일 겁니다."

그렇다면 3.5%가 다른 계약이라는 소리인데 뭐가 뭔지 모르겠는 눈치였다.

'내가 언제 계약을 한 거지? 아니야. 일단 그것보다는 내 힘이 어떤 상황인지가 더 중요해.'

성진도 언제 계약을 했는지 궁금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성진의 능력이 무엇인지가 중요했다.

"그럼 제 능력은 뭐죠?"

"그게…"

실장이 말끝을 흐리다가 성진을 보고는 한숨을 쉬며 말을 했다.

"하아, 저희 아르논도 처음 안 사실입니다만 알아본 결과 5%때 재생력을 가지고 10% 때 육체적으로 강력해 지고 11% 이상부터 쓸 수 있는 능력이 발현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말은…"

성진이 말을 잇지 못하자 강철은이 대신 이어줬다.

"예, 성진 씨는 현재로써는 다중계약자도 아니고, 계약자도 아닌 계약자의 재생력만 가진 일반인입니다."

계약자가 된 성진은 이제 순항으로 생각했는데 그의 앞날은 그다지 평탄해보이지 않았다.

어찌 보면 운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 작품 후기

==성진이의 인생은 항상 꼬이네요 ;ㅁ;추천, 쿠폰, 코멘, 선작!!!!!! 감사합니다!!

연참 달립니다!!!!! 슈슉!

==성진이의 인생은 항상 꼬이네요 ;ㅁ;============================ 작품 후기

성진의 예상대로였다. 성진은 암담했다. 싱크로율을 빠르게 올리는 법은 능력을 쓰는 것인데. 성진이 가진 능력이라고는 재생력뿐. 한마디로 몬스터에게 많이 맞을수록 싱크로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면 전이랑 다른 게 뭐냐고.'

성진은 그렇게 속으로 투덜거렸지만 싱크로율이 낮은 것을 누구에게 탓하겠는가. 그리고 전과 다른 게 있다면 전에는 살려고 도망쳤지만 지금은 맞으려고 몬스터에게 가야했다.

정말로 아이러니했다.

그때 성진이 너무 쳐져 있자 강철은이 말했다.

"일반인은 원래 몬스터를 사냥할 수 없지만 재생력이라도 있는 성진 씨는 무기만 구입하신다면야 사냥은 문제가 없으실 것 같습니다."

"예? 무기요?"

'남매가 단체로 조울증에 걸렸나.'

강철은의 말에 성진은 고개를 들며 그를 봤다. 그는 성진의 갑작스런 모습에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대답을 했다.

"예, 계약자가 능력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능력보다 강한 몬스터를 잡기위해 계약자들이 많이 이용하시는 아르논 상점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무기와 방어구등 다양한 물품을 판매를 해서 구입을 하신다면 계약자지만 재생력밖에 없는 성진 씨라도 사냥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다만,"

강철은이 말끝을 흐리자 성진은 불안해졌다.

"설마 엄청 비싼가요?"

"예, 엄청 비쌉니다."

성진은 너무나도 슬펐다. 그러다 문득 자신의 누나가 떠올라서 강철은에게 물어보려고 했으나 강철은이 선수를 쳤다.

"무기도 헌터워치처럼 본인이 부담하셔야 합니다. 남이 돈을 지불하시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이유는 마구잡이로 무기나 셀워치를 초보계약자들이 남에게 부담을 하면 사냥의 능력을 떨어트린다고 본인이 사냥을 하고 직접 벌라는 아르논의 철칙입니다. 셀워치를 거부를 하셔도 되지만 보통 셀워치가 없으면 몬스터 사냥을 금하고 이를 어

길 시에는 상당한 처벌이 내려집니다."

"……"

강철은은 성진이

'그런 법이 어디 있죠?'

라고 물을 것을 대비해서 미리 말해두었다. 14년 전

"유진도 그런 법이 어디 있냐."

고 따져서 혹시나 해서 말해 둔 것인데 그러려고 했던 모양이다.

두 눈을 감은 성진은 무기만 있으면 사냥을 못할 이유가 어디 있냐며 자신을 설득(?)하고는 심호흡을 한 뒤에 입을 열었다.

"그, 그럼 무기의 가격은 얼마죠?"

엄청 비싸다니 방어구는 살 엄두가 나지 않았고, 무기는 없어서는 안 돼는 것이니 가격을 알아야 했다.

"일단 가시면 되겠지만 최소 10억부터 합니다."

"……"

비싸다.

진짜 엄청 비싸다. 성진은 지금 얼빠진 표정이 되었다. 능력이 없다는 것은 매우 서러웠다. 그것보다 헌터워치도 있었다. 강철은도 잊지 않았는지 스티커같이 생긴 것을 성진의 앞에 내려놓았다.

"이게 헌터워치입니다. 유진님께서 부탁으로 A급 헌터워치로 준비를 했습니다. 이것도 물론 본인 부담입니다."

"윽. 이, 이건 어, 얼마?"

"2억입니다."

엄청난 과학 기술이 들어가고 이렇게 초소형으로 만들어 냈다는 것도 2억이면 싼 것이었지만 성진은 그것 따위를 신경 쓸 수가 없었다.

무기가 최소 10억이니 12억의 빚이 생기는 것이었다. 2억에서 벗어났더니 이제 12억이 성진을 반겨주었다. 20살 이후에 학자금 대출로 시작해서 26이 되고 나서 빚도 되게 많이 스케일이 커졌

다. 학자금 대출 4천만 원에서 그 대출금을 갚으려다 사고로 생긴 빚이 2억. 이제 계약자가 돼서 팔자가 좀 피나 했더니 빚이 12억이 된단다.

성진은 빚하고 땔 수 없는 인연인가 보다.

"유진님을 봐서 이자는 받지 않겠습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자조 어린 웃음을 내며 성진이 강철은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정말로 눈물 나게 고마웠다.

"우선 셀워치는 어디에 붙여도 상관은 없지만 보통 오른손잡이는 왼쪽 손등에 붙이고, 왼손잡이들은 오른손에 붙입니다."

강철은에 말에 강철은이 자신의 앞 책상위에 놓은 손바닥 만 한 스티커를 봤다.

이렇게 작은데 2억이라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대로 붙이고자 하는 곳에 붙이고 문지르면 됩니다."

성진은 강철은의 말에 자신의 왼쪽 손등에 헌터워치를 붙이고 문질렀다. 그러자

"아! 아아!"

엄청나게 화끈거리는 통증이 느끼면서 헌터워치가 성진의 피부로 스며들었다. 그 순간 성진은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언제도 이렇게 뭔가가 스며들어갔었는데 기억이 잘나지 않았다.

그렇게 헌터워치가 성진의 살에 스며들더니 피부 밑에 이식이 되었는지 빛을 반짝였다. 딱히 거슬리는 정도가 아닌 희미하게 빛이 나는 정도였다. ◎  ◎

성진의 왼쪽 손등에서 저렇게 빛났다. 싱크로율에 괄호가 있는 것은 지금은 능력을 쓰지 않는 계약영혼의 싱크로율 같았다. 그때 싱크로율이 변한 것을 보고 성진이 말했다.

"이거 수치가 좀 올랐는데요?"

"네?"

성진의 말에 강철은도 성진의 싱크로율을 봤는데 0.1% 높아져 있었다. 그것을 본 강철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셀워치를 착용하면서 피부에 상처를 주고 그것으로 흘러들어가 인공피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그때 재생력을 사용해서 살짝 오른 것 같네요."

성진에게 그나마 희망이 생겼다. 방금 그 따끔한 고통으로 0.1%가 올랐다면 나중에 얼마나 빠르게 오르겠는가. 그렇게 희망을 가지고 있는 성진에게 강철은이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아마 10%까지는 쉽게 오를 것 같군요. 근데 그 이후는 힘들 수도 있겠는데요?"

"……"

성진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남에게 들으니 희망이 뭔가 맥 빠지는 기분이었다.

자신의 실수를 눈치 챘는지 강철은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그럼 상점으로 갈까요?"

그렇게 말한 강철은은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성진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강철은의 말대로 무기는 골라야 했으니 강철은을 따라 나갔다. 밖으로 나가니 유진이 미소를 지으며 성진의 헌터워치를 봤다.

"헤헤, 이제 누나랑 같은 거네."

이미 나가면서 비가시 모드로 설정을 한 성진의 손등을 보며 말했다.

그러나 성진은 빚이 많아진다고 생각을 하니 생각도 많아졌다. 그래서 유진에게 대답을 하지 못했다.

"성유진님도 상점으로 가시겠습니까?"

"상점? 왜요?"

유진은 상점에 왜 가냐는 듯이 말하니까 강철은이 대답을 했다.

"유진님도 알다시피 성진님의 능력이 재생력뿐이니 무기가 없이는 몬스터를 사냥할 수 없죠. 몬스터를 사냥하지 않으면 싱크로율은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을 것 같으니 사냥을 하는 편이 좋으신데 그러려면 무기를 구입하시는 것이 효율적이라 성진 씨의 무기를 고르러 가려고 합니다."

강철은의 대답에 유진도 그렇군! 하는 표정으로 성진을 보며 말했다.

"오호라! 진아 누나가 좋은 무기로 추천해줄게."

"어? 응."

누나가 어떤 무기를 고를지 몰라 성진은 불안하기만 했다. 비싸면 안 되는데…….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다시 세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탔다.

"상점은 3층에 있습니다."

현재 2층에 있었는데 1층을 올라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웃기고 좀 답답했지만 엘리베이터 없이는 올라갈 방도가 없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게 엘리베이터에 탄지 몇 초 만에 올라온 3층은 전체가 상점이었다. 무기류, 방어구류, 잡화류.

이렇게 크게 세 가지로 구분이 되었는데 대형 백화점을 방불케 했다. 세 분류 중 무기와 방어구류가 있는 곳이 상당히 컸다. 무기나 방어구가 부피가 크니 당연한 것이지만 말이다.

"와."

성진은 감탄에 찬 표정이 되었지만 이것을 빚이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한숨이 나왔다.

마치 중년의 가장의 무게가 느껴지는 한숨이었다.

"진아 저쪽으로 가보자."

유진이 기운이 없어 보이는 성진을 끌고 무기류 쪽으로 향했다. 여자는 쇼핑이라면 어떤 쇼핑이건 간에 기운이 넘치는 것 같았다.

무기류 쪽으로 가니 여러 가지의 무기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유리관 안에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만져 볼 수 있게끔 해놓았다.

"어서 오십시오. 겁화의 마녀님."

직원들은 유진을 알아보고 인사를 했지만 유진은 성진에게 어울릴 만한 무기를 찾는 중이라 신경 쓰지 않았다. 굳이 신경 쓸 필요도 없었고 말이다.

"진아 너는 어떤 무기가 좋아? 검? 창? 도끼? 메이스?"

처음에 기운이 없던 성진도 멋있는 무기들을 보니 기운이 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남자다 보니 이런 멋있는 무기들을 보고 힘이 나지 않을 리가 없었다. 남자아이들은 어릴 때나 심지어 중학교 때 멋있는 검을 들고 다니면서 싸우는 용사들이 나오는 판타지 소설들의 주인공을 동경한다.

성진도 그런 주인공들을 동경하던 때가 있었으니 검 같은 무기에 동할 수밖에 없었다. 검이 제일 무난했다. 다른 무기들은 애초에 다루기가 서툴렀고, 검도 서투르기는 마찬가지지만 다른 무기들 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나는 검이 나은 것 같은데?"

성진의 말에 유진은 뭔가 떠올랐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유진이 그런 표정을 짓자 자연스럽게 강철은은 불안한 표정이 되었다.

"검? 아아! 마침 '그게' 있었지!"

"그거라니?"

"실장님 '그거' 아직 있죠?"

성진이 묻는 말에도 유진은 답해주지 않고 강철은 실장에게 물어봤다. 강철은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있기는 합니다만…."

"됐고, 가져와요."

"하아, 알겠습니다."

강철은의 말을 끊고 유진이 말하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강철은은 무기류에 있는 직원들에게 뭐라고 하더니 남자직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어딘가로 갔다.

강철은 실장은 다시 와서 유진에게 말했다.

"그런데 정말……."

"아니, 해보고 안 되면 안사도 되는 거잖아요."

"그래도 되긴 하지만…."

강철은은 난처한 표정이었다. 무기류 상점에 골칫덩이기는 하지만 성진에게 넘기기에는 좀 아까운 감이 있긴 했다.

'뭐 성진군이 검의 주인이 된다는 보장도 없기는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니 그나마 마음이 편해지는 강철은이었다.

성진은 누나와 강철은 실장만 말하자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유진에게 물었다.

"그게 뭔데?"

"후후, 기다려 봐."

유진은 그렇게만 말할 뿐 알려주지는 않았다. 너무나도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을 한 성진이 뭐라고 하려고 할 때 천장에서 기계음이 들렸다.

위이이잉.

마치 뭔가가 내려오는 듯한 소리였는데 무기류 상점 가운데에서 천장이 열리더니 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판 하나가 내려왔다.

대리석은 2m정도 길이에 20cm도 안 되는 좁은 폭이었는데 사람들의 눈높이를 맞출 때까지 내려왔다.

"와."

대리석 판 위에는 초록색 검집 안에 들어가 있는 고급스러운 검 하나가 보였다. 검은 한국의 전통 검들과 같이 외날 검으로 보였다. 검병(검을 손잡이 부분.)에 있는 격(格, 검의 손잡이와 칼날이 이어져 있는 부분.)에 문양에 용이 그려져 있었다.

성진이 자연스럽게 그 검의 앞에 다가갔다. 그것을 보고 마음에 들은 성진을 보며 유진은 설명을 했다.

"이건 랭크 6 몬스터인 어스드래곤의 뼈를 녹여서 만든 검인데 S급 계약자 2명과 A급 계약자 10명이 협공해서 겨우 죽인 그런 강력한 몬스터인데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자가 만지면 일반인은 돌처럼 굳어서 죽고, 계약자도 한동안 돌처럼 굳어서 마검이라고 불리는 검이야."

"유진님."

강철은이 중간에 유진을 불렀지만 유진은 설명을 한다고 강철은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설명을 이었다.

"그런데 주인으로 인정한 자만이 그 검을 만질 수 있데. 여기 해독제가 있으니까 한 번 도전해봐 이거……"

유진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자, 강철은이 큰소리로 말했다.

"유진님 성진 씨를 보세요!"

"응?"

강철은의 말에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은 유진은 성진을 보니 성진은 유진의 말을 듣지 않고, 검을 만지작거리면서 검집에서 뽑아도 보며 이리저리 검을 둘러봤다.

그러고는 엄청 마음에 들었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누나 이 검 진짜 가벼워……, 왜 그래?"

"……"

"……"

유진도 마찬가지였고, 강철은도 마찬가지로 할 말을 잃었다. 저 검으로 죽은 직원이 두 자리에 근접했고, 계약자들조차 주인으로 인정을 받지 못해서 죽을 뻔 했던 계약자들도 많았다. 심지어 S급 계약자나 A급 계약자들도 주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잠시 돌처럼 굳는 치욕을 보기도 했다. 괜히 마검이라고 불리는 물건이 아니었다.

우우우웅.

그러나 성진의 손에서 기분 좋은 울림을 내는 검은 이미 성진을 주인으로 생각하기로 했나 보다.

============================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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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진 형님 설마 그것으로 저를 때리시려고요?"

"왜 시벌롬아."

"아 성진 형님 찌질함 어디 갔습니까!?"

"닥치고 목씻고 기다려라 시벌롬아. 내가 니때문에 브론즈 5티어 같다는 소리까지 들었어."

"Aㅏ..."

하 복수은 언제 해도 달콤한 법이죠!!!!

그리고 지적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선작, 추천, 코멘, 쿠폰! 감사합니다.

< --  김영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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