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멩이 마스터-16화 (16/381)

15화 : 계약, 하지만…….

"아 그리고 성진아 계약자가 되면 아르논 협회에서 계약자등록을 해야 되."

"계약자등록?"

성진은 처음 듣는 것이었다. 성진이 모른다는 표정을 짓자 성유진은 의외라는 듯이 성진을 봤다.

"그것도 몰라?"

"어, 나는 몰랐지."

"하아."

성진의 말에 유진은 자신의 동생이지만 한숨이 나왔다. 아니 자신의 동생이라서 한숨이 나왔다.

"계약자등록은

'내가 계약자에요.'

라고 등록하는 건데 뭐 출생신고 같은 건데 그거는 꼭해야 돼."

계약자등록이란 아르논 협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 중 하나였다. 계약자라면 자신이 계약자라는 것을 등록을 해야 하는데 거의 초등학생, 중학생이 각성을 많이 하므로 그런 부분은 아르논 협회가 학교를 찾아가서 등록을 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김영민이나 성진과 같은 경우 성인이 되어서 계약을 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문 사례라서 계약자 협회인 아르논 협회에 가서 직접등록을 해야 했다.

"딱히 별거는 없는데 일단 초기 싱크로율 측정하고, 셀워치라고 하는 뭐 계약자들은 헌터워치라고 하지만 그걸 받게 될 거야. 그게 피부 아래에 최첨단 과학기술을 응용해서 넣는 거야."

"셀? 헌터?"

성진이 의문을 표하자 유진이 예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왼손을 보여줬다.

"백번 말하는 것 보다 한번 보는 게 낫지 자 봐."

유진의 왼쪽 손등에는 무슨 초소형 전구를 달아 놓은 것처럼 불빛이 반짝였다. 거기에는 159%라는 표시와 X 표시가 되어 있었는데 성진은 그것을 보고 놀라워했다.

"일단 159%라는 건 예상했을지 모르지만 내 싱크로율이고, 그 밑에 X라고 써져 있는 건 이 근처 2km 안에 몬스터는 없다는 거야. 나는 A급 계약자라 성능이 좋은걸 쓰는데 처음에는 내 기억으로 아마 100m? 500m? 그쯤 몬스터 탐지가 뜨는 헌터워치를 주는 데 봐 이렇게 여기를 누르면…"

유진은 그렇게 설명을 하다가 X 표시가 되어 있는 곳 옆을 눌렀다. 그러자 X가 사라지고 0-0이라는 표시가 떴다.

"이거는 처음에 0은 이 근처에 몬스터의 수이고, 그 옆에 0은 몬스터의 평균랭크이야."

헌터워치는 자신의 싱크로율을 확인 할 수 있는 장치이며 몬스터를 탐지 할 수 있는 장치라고 했다.

그것을 보니 전에 뉴스에서 도시에 나타난 몬스터를 잡은 계약자가 어떻게 잡은 것인지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평균적인 랭크를 계산한다는 것은 예를 들어 한 마리가 있다면 그 한 마리에 대한 랭크가 나오겠지만 랭크 1과 2 두 마리가 있는 경우에는 둘의 랭크를 더한 뒤 몬스터의 숫자로 나눴다. 보통 몬스터가 다른 랭크끼리 있는 경우가 던전 외에 평범한 필드에서는 없는 일이였다.

처음 받는 헌터워치의 경우는 없는 기능이지만 유진이 가지고 있는 헌터워치에는 그 근방 제일 강한 몬스터의 랭크를 알아내거나 위치가 어디에 있는 지, 지도를 꺼낼 수 있었다.

"처음 지급하는 것도 그럴 텐데 잘 봐. 싱크로율 표시 위에 반짝이는 두 개의 빛 보이지?"

성진은 그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루해서가 아닌 너무 신기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중 첫 번째 빛을 누르면 봐."

"어? 다 사라졌다."

성진의 말대로 유진이 첫 번째 빛을 누르자 싱크로율이 표시가 되었던 것과 몬스터의 여부를 알게 해주는 것도 사라졌다.

"이게 비가시 모드야 이렇게 빛이 있는 버튼을 제외한 모든 게 안보이게 되. 보통 다른 사람이 있을 때 계약자들이 자신의 싱크로율을 밝히는 것을 굉장히 꺼려해 그래서 다른 사람이 있을 때는 보통 이렇게 비가시 모드를 하지 파티원이나 매니저라면 몰라도 남에게 자신의 전력을 공개하는 것이 좋은 건 아니지.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고, 나중에 혹시라도 모르니까 대부분 사람들이 많은 곳에는 꺼놔."

성진이 가만 생각을 해보니 김영민도 손에서 빛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3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성진에게 헌터워치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만 해도 그의 성향을 알 수 있었다.

지금 성유진은 너무 기분이 좋았다. 이제야 자신이 동생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꼭 참았다.

이렇게 좋은 날에 성진의 앞에서 우는 것이 꼴불견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유진은 다시 가시 모드로 활성화 시킨 뒤에 성진을 봤다. 그리고 유진은 기분 좋다는 듯이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그리고 그 옆에 버튼을 누르면 따란!"

유진이 마치 마술을 보여주듯이 손동작을 하며 자신의 입으로 효과음을 냈다. 그 모습이 마냥 귀엽다고 할 수 있었지만 성진은 누나의 그런 모습에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유진이 버튼을 누르자 왼쪽 손등에서 마치 홀로그램처럼 빛이 튀어 나와서 이 주변의 지도를 입체화 시켜주었다. 성진이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한 유진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건 지도 기능인데 처음 지급을 하는 건 이렇게 입체가 되지는 않고, 그냥 내비게이션처럼 표시가 될 거야. 만일 몬스터가 있다면 빨간 점으로 표시가 되고 자신은 하얀 점, 다른 계약자는 파란 점으로 표시가 되고 파티원은 보라색 점으로 표시가 되."

유진의 말처럼 유진의 지도에는 하얀 점과 그 앞에 파란 점 하나 있었다. 아마 성진이리라.

"와."

성진은 지금 감탄사 외에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이름이 워치이지만 시간표시는 되지 않는 듯 유진의 기능 설명은 끝난 듯했다.

그냥 손목이나 손등에 장착을 해서 워치라고 부르는 듯하다. 마냥 신기해하는 성진을 보며 유진은 헌터워치를 비가시 모드로 설정했다. 그러고는 옛날 생각이 났는지 매우 기분이 좋을 때만 나오는 묘한 미소가 지어졌다.

아마도 헌터워치를 보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성진을 보며 성진이 어렸을 적 생각을 하는 모양이었다.

그런 유진을 보고 눈치 챘는지 민망해진 성진이 헛기침을 했다.

"험험."

"후훗. 아! 그리고 성진아."

"응?"

유진이 갑자기 떠올랐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 김영민이란 놈의 빚은 누나가 갚아줄 수 있는데 헌터워치의 돈은 자신이 사냥을 해서 직접 갚아야 돼. 남의 돈으로 갚으면 안 된다는 아르논의 방침이야."

"흠. 그 정도야. 어, 얼만데?"

성진은 자신했지만 조금 떨렸다. 빚에서 해방되는 순간 다시 빚에 옭매이는 기분이었다.

유진은 성진의 물음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도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최소 몇 천에서 몇 억은 할 거 같아."

"어, 어, 억!?"

"응, 내가 전에 쓰던 거는 내가 싱크로율이 100%가 되면서 눈동자가 빨게 진 것처럼 몸에도 그런 각성이 되나봐. 그때의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고장 났거든 그래서 2억 정도 주고 다시 샀지."

"……"

2억의 빚을 없애고 다시 빚이 생기는 것이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계약자가 되기 위해서 지출하는 빚이니 그다지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래 투자라고 생각하자.'

그렇게 다짐을 한 성진을 보며 유진은 뿌듯해 했다.

'마냥 어린 아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다 컸구나.'

엄마의 마음이 이러할까? 유진은 콧잔등이 시큰거리는 것을 느끼며 테이블에 차려진 음식을 봤다.

"이런, 얘기 하다 보니 음식 다 식었다."

"아, 그러네."

얘기를 한지 벌써 2~3시간이 지나가다 보니 음식이 식지 않고는 배기지 않았다.

성진은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비싼 음식이니 식어도 맛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유진은 벨을 눌렀다.

벨을 누르고 얼마 안 있어서 바로 웨이트리스가 와서 노크를 했다. 바로 대기를 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유진이 사장이라 긴장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는 잘 몰라도 빠르기는 엄청 빨랐다.

똑똑.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허리를 45도 각도로 숙여서 인사를 하는 웨이트리스가 말했다.

"필요하신 것이 있으십니까?"

"이거 음식 다 버리고 다시 다해와."

"예, 알겠습니다."

웨이트리스는 별말을 하지 않고, 잠시 밖에 나가더니 두 명의 웨이트리스가 카트를 끌고 와서 음식을 다시 카트로 옮겼다.

아까 성진을 안내하고 겁화의 마녀라고 말한 웨이트리스는 보이지 않았다.

지금 지배인에게 엄청 혼나고 있었다. 그들로써는 막내가 엄청난 사고를 쳤다. 아니 사고를 친 것이 아니라 폭탄을 터트리는 격이었다. 그것도 핵을 말이다.

막내가 항상 열심히는 하는데 조금 허당과 같은 구석이 있었는데 이런 엄청난 사건을 일으켰다. 처음 유진은 진경을 엄청 혼내려고 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그것에 고마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진의 마음을 모르는 지배인은 그저 진경을 혼내고 있었다.

그렇게 세 개의 카트에 음식이 담기고 웨이트리스중 하나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음식 금방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응."

그렇게 문이 닫히자 성진이 누나를 보고 한소리 했다.

"누나 아까운 걸 왜 버리라고 해."

성진이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웠다. 그대로 버리면 정말 천벌 받을 것 같은 표정이었다. 특히 성진은 음식을 좋아했는데 그래서인지 너무나도 아까웠다.

반면 유진은 그저 그런 표정이었다.

"뭐 어때. 그리고 버리라고 해도 하나도 손 안댄 음식이 있으면 대부분 직원끼리 먹어."

"어? 진짜?"

"응, 다른 식당은 몰라도 우리 식당은 음식물쓰레기 배출을 줄이고자 하는 거고 그리고 손 안댄 음식이나 남긴 음식이 맛이 없다면 그걸 분석해서 왜 남겼는지 이유를 알아야하니까."

이렇게 보니 누나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냥 애 같은 누나구나 라고 생각을 했는데 아닌 것 같았다.

왠지 누나가 진짜 사장 같아 보였다.

진짜 사장이지만.

"그럼 성진아 누나가 아르논 협회까지 태워다 줄까?"

"아냐. 밥 먹고 혼자 갈게."

성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유진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성진에게 물었다.

"어제 계약했다고?"

"응."

"근데 몸에 갑자기 힘이 넘쳐서 힘 조절이 안 될 텐데? 보통 성인 때 계약을 하면 갑자기 불어난 힘에 뭐 이것저것 부신다고 하는데. 너는 그런 거 없어?"

"응? 없었는데?"

"이상하다."

"그러게."

그렇게 곰곰이 생각을 해본 유진은 어깨를 으쓱 하면서 말했다.

"뭐 워낙 그런 일이 적으니까 개인차가 있나보네."

"뭐 그렇겠지."

그렇게 그냥 넘어간 성진과 유진은 다른 이야기를 나누면서 남매간의 정을 더 쌓는 계기가 되었다.

한참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얼마 안 있어 문에 노크를 하며 웨이트리스가 인사를 했다.

"음식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하고는 다시 세 대의 카트를 끌고 들어오더니 음식을 테이블 위에 세팅을 했다.

성진은 그 음식들을 아까도 봤었지만 지금이 훨씬 더 맛있어 보였다.

아까는 그냥 그런대로 배가 고팠다면 지금은 몇 시간째 이야기를 해오다 보니 심히 배가 고팠다. 가뜩이나 먹는 것을 좋아하는 성진은 이런 고급음식들이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보였

다.

그렇게 음식이 다 세팅되고 성진은 젓가락을 들었다. 이곳은 한식을 기본베이스로 해서 요리를 했기 때문에 젓가락을 사용하는 음식들이 많았고, 스테이크는 그때 썰어서 먹어도 됐다.

성진의 젓가락질은 쉴 틈 없이 움직였다.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은 성진의 마음이 반영 됐으리라. 그 모습을 보는 유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천천히 먹어 안 뺏어 먹는다."

"아하하, 응."

그렇게 말해도 또 빨리 젓가락을 놀리는 성진이었다. 언제 호출이 떨어질지 모르니 빨리 먹던 것이 습관이 된 것 같았다. '후후, 먹을 때는 완전 애라니까.'

성진은 말 그래도 애처럼 보였는데 이 음식을 한 젓가락 먹어보더니 감동을 받은 표정을 지었고, 다른 것도 먹어보더니 다시 감동을 했는지 감탄을 했다.

그렇게 다양한 리액션을 보며 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그렇고, 정말 힘이 넘치는 것 같지 않네.'

계속 성진의 행동하나 하나를 봐오는 유진은 성진의 젓가락을 유심히 보니 휘어지거나 힘이 가해지는 것은 없었다.

성진의 말대로 힘이 넘치는 것이 없어보였다.

보통의 성인이 되고 계약을 하면 힘이 넘쳐서 주체할 수 없어 여러 물건들을 부신다고 했다. 그런데 성진은 그런 것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아무리 그런 경우가 적다고 해도 여태까지 유진이 알아온 결과 10이면 10 전부 그래서 파괴 현상을 만들고 자신이 계약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성진은 그냥 영혼이 너와 나는 계약을 했다. 라고 말을 해서 계약을 한 것을 알았다. 극히 이상한 일이었다.

일단 유진의 지도에도 성진이 계약자로 나왔기 때문에 계약을 한 것은 맞을 것이다.

'이상해…….'

성진이 아르논 협회는 내일 간다고 했으니 미리 연락을 할 필요가 있었다. 오랜만에 겁화의 마녀의 권리를 쓸 시간이 온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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