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한민국 천재-153화 (153/153)

[마지막 EP에피소드] <2> 김태풍 회장님(2)(에피소드편 완결)

<2> 2008년 김태풍의 두근거림

거실 벽난로 속 통나무는 미세한 소리를 내며 타들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 벽난로에서 전해져 오는 따사로운 열기.

한쪽에는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장식되어 있는데.

포근한 양탄자 위에 누운 두 사람.

서로 사랑스럽게 쳐다보다가, 케이트가 갑자기 웃으며 몸을 튼다.

“이러다간 늦겠어요.”

아주 재빠른 케이트.

그녀는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었고.

가볍게 자신의 머리를 숙여, 그에게 키스하고는 일어섰다.

그러자 김태풍도 벌떡 일어난다.

“참! 내 바지 어디 갔지? 아까 저기에 벗어놨는데?”

“풉. 당신 바지 저기 있잖아요.”

“하하. 언제 저기까지 날아갔지? 하하하.”

그리고 그때부터 서둘러 움직이고 있는 두 사람.

2003년 크리스마스 파티.

이 날 파티는 뉴욕 햄프리 빌딩 45층에 살고 있는 다른 이웃의 집에서 열리게 된다.

그리고 잠시 후.

우아한 원피스 차림의 케이트.

그리고 깔끔한 정장 차림인 김태풍.

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서 긴 복도를 걸었고.

곧이어 옆집 초인종 버튼을 눌렀다.

띵동!

그리고 그 소리가 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문을 연다.

인상 좋게 생긴 50대 후반의 흑인 집사.

그가 가장 앞에 서 있었고.

그 뒤에.

메이드 복장을 한 여직원들과 덩치 좋은 백인 보디가드들이 대기 중이다.

“김태풍 회장님. 어서 오십시오.”

“케이트 코니씨. 반갑습니다.”

집사 매슈는 느긋한 목소리로 차례로 인사를 했고.

곧이어 김태풍 내외를 집안으로 안내했다.

그야말로 작은 왕국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는 화려한 스위트 룸!

화사한 양탄자 위로 펼쳐져 있는 그 화려함 때문에.

흡사 유럽 왕가의 저택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특히, 그런 클래식함 외에도 현대적 모던 분위기가 또한 어우러져 있어, 젊은 사람들의 취향에도 얼추 맞는 분위기였다.

“이쪽으로 오시죠.”

그리고 집사 매슈가 정중하게 몸을 숙이며 가리킨 곳에는.

화사한 차림새를 한 미국 최상류층 인사들과 그들의 가족들 모습이 보였다.

“어머! 케이트!”

“오! 저들 부부는?”

“하하. 오셨군요. 김 회장님!”

“하하하! 어서 오게. 김 회장!”

각기 다른 반가움과 놀람이 섞인 목소리들이 들려왔고.

김태풍과 케이트는 웃으며 그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이때, 김태풍은 이 집의 주인이자, 파란 눈을 가진 중년 영국인 재벌 아담스 애던버그와 악수를 나눴다.

“하하하. 빌딩 오너께서 오셨군요. 젊고 아름다운 당신들의 등장에, 하하하! 이곳이 더욱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아, 별말씀을요.”

“참, 이럴 게 아니라, 응접실로 가서 잠깐 그 이야기부터 하도록 하죠. 아, 숙녀분들, 신사분들! 하하하! 죄송하지만 저희는 잠시만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그는 먼저 주변에 양해를 구했고.

이때 김태풍은 고개를 돌려 보니.

이미 케이트 코니는 미세스 애던버그 외에도 여러 상류층 여성들과 어울려,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네. 가시죠. 애던버그 회장님.”

김태풍이 동의하자.

두 사람은 이내 아주 넓은 응접실로 들어갔고.

그리고 거기서 몇 가지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었다.

“…그러니까 일본 대형 제약사 하나를 손에 넣고 싶다고요?”

“네. 하지만 무척 까다로운 물건이라서, 회장님의 도움이 좀 필요합니다. 만약 이번 일에 힘을 써 주신다면, 일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 TPI신약 지분 10%를 인수할 수 있을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하하하, 하하하! 그건 아주 좋은 제안인 게 사실입니다.”

파란 눈의 아담스 애던버그.

50대 초반의 나이인 그는 현재 영국 세인트런던 캐피탈의 CEO이자 세계적 헤지펀드 퀀텀펀드의 일원이기도 했다.

특히, 백작 작위를 가진 집안 출신이라.

이른바 영국 귀족 출신인데.

김태풍은 그런 그를 주목하며, 다시 입을 열고 있다.

“딱 지분 20%. 이 정도만 확보해주십시오.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음. 20%라… 하지만 그 지분율은, 회사 인수를 하기에는 무척 부족한 수치가 아닙니까?”

“물론, 도날드 카츠 회장님께서도 도와주시기로 했습니다.”

“아! 그래요?”

그러자 입가에 미소가 더 진해지고 있는 아담스 애던버그.

“좋습니다. 다만, 제가 인수한 일본 제약사 지분 20%. 이건 반드시 김 회장님께서 인수하셔야 합니다. 제가 투자한 비용, 그리고 약간의 수고비를 더해서 청구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물론입니다! 애던버그 회장님.”

“하하하. 그럼?”

이때, 서로 눈이 마주쳤고.

곧이어 두 사람은 가볍게 잔을 부딪쳤다.

곧 감미로운 코냑의 향이 김태풍의 입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

그리고 그로부터 시간은 유유히 흘러가.

어느덧 2006월 1월 중순.

하얀 눈이 밤새 쏟아져.

서울 전역이 온통 하얗게 변한 그 날.

한편, 이 날, 일본 닛케이제약은 역류성 식도염 치료 신약을 전격적으로 아시아권에서 출시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신약에 대한 미국, 유럽 쪽 임상 3상 시험도 조기에 마무리될 거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었는데.

그런데 바로 이 무렵.

미국 뉴욕 소재 대학병원에서.

김태풍은 잔뜩 긴장된 모습을 하고서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와우! 비우티풀!!”

여자 의사가 갑자기 외쳤고.

그 여자 의사 손에는 아주 작은 아기가 바둥거리고 있었다.

“킴! 여기에요. 여길 자르세요.”

미국 병원 특징상, 분만 과정에 남편이 직접 옆에서 돕게 되는데.

지금 의사는 아기 탯줄 자르는 일을 남편에게 직접 맡기는 것이다.

이때, 김태풍은 떨리는 손으로 탯줄을 잘랐고.

잠시 기다렸다.

그러나 아직 울지 않고 있는 아기.

그때 의사가 살짝 토닥거리자.

바로 응에에! 응에에에! 하며 요란한 울음을 터트리고 있는 갓난아기.

“어머! 너무 귀여워. 공주님!”

중년의 여자 의사는 환하게 웃으며, 갓난아기를 간호사에게 맡겼고.

자신은 분만 마무리 작업을 시작했다.

이때, 간호사는 작은 아기를 한쪽으로 데려가.

조심스레 몸을 씻었고.

부드러운 천으로, 작은 아기의 몸을 감쌌다.

그리고 그 아기를 김태풍에게 먼저 보여주는데.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김태풍의 두 눈은 찢어질 듯 커지고 있다.

“그럼 조심해서 안아보세요. 어떻게 아기를 안는지 먼저 보여드릴게요. 이렇게 해서, 이렇게….”

여자 간호사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김태풍은 아주 많이 떨리는 손으로.

너무나도 작은 아기를 품에 안았다.

“아….”

떨리는 두 손.

떨리는 두 눈.

그러나 그것도 잠시.

김태풍의 입가에는 진한 미소가 피어오르고 있다.

“잠깐만요.”

이때, 간호사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아기를 받아 안았고.

그 아이를 안고서, 케이트에게 다가갔다.

이미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 케이트.

그녀는 바로 환하게 웃으며.

아기를 받아, 부드럽게 감싸 안았고.

곧 그녀는 김태풍을 응시하며 입을 연다.

“눈은 꼭 날 닮은 것 같고. 코는 꼭 당신 닮은 것 같은데?”

그제야 정신을 차린 김태풍.

얼른 그녀들에게 다가갔고.

바로 옆에서 너무 신기해하며, 정신없이 아이를 쳐다봤다.

그리고 잠시 후.

간호사가 아이를 데리고 나가자.

그제야 김태풍은 케이트를 부드럽게 포옹한다.

“케이트. 고마워!”

“사랑해. 허니.”

##

그리고 다시 시간은 흘러.

어느덧 2006년 5월로 넘어가면서.

국제 금융계 쪽에서.

이런저런 변화들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특히, 2006년도 미국 주택시장 거품은 거의 최고조로 달해가고 있었는데.

이 기점을 놓치지 않고.

김태풍은 자신의 법적 대리인인 이헌영 사장을 뉴욕으로 보내.

미국 월스트릿 대형 투자은행 쪽을 돌아다니며.

미국 주택시장이 폭락하는데 베팅하는, 즉 신용부도스와프(CDS) 상품들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편, 이 무렵.

일본 닛케이제약 쪽에서도 심상치 않은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로 이 시점에서야, 비로소 펑펑! 터져버린 대규모 부작용 사태!

즉, 역류성 식도염 신약의 부작용 사례들이 아시아권 전역에서 들끓기 시작했던 것이다.

특히, 가장 피해가 심한 쪽은 기름진 음식 섭취가 잦은 중국과 한국 쪽!

어느 순간, 약물 부작용 클레임 관련 인터넷 사이트들이 우후죽순 오픈을 했고.

피해자들의 단체 행동과 더불어.

대규모 집단 소송전도 예고되기 시작했다.

[일본 닛케이제약 신약, 큐판도라 부작용 심각 수준!!]

[대규모 집단 소송전 발생 예고!! 도대체 문제가 무엇인가?]

[미국 유럽 임상3상시험 삐걱!! 위기의 큐판도라!!]

[일본 닛케이제약 긴급 기자회견! 서둘러 진화에 나서…]

[일본 닛케이제약! 허위 사실 유포자 엄중 고발 경고!]

[일본 닛케이제약 적극적 대응에도 미친 듯이 주가 추락!!]

[중국 학회 참석 중인 닛케이제약 하시모토 박사! 성난 군중들로부터 격렬한 항의 받아…]

[급반전!! TPI신약으로 쏠린 관심!!]

[TPI신약 연일 상한가 행진!! 주가 폭등세 지속!!]

그리고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김태풍은 말없이 미소를 지었고.

또한, 다른 기사들도 유심히 보게 되었다.

[일성섬유 김재호 사장! 분식회계 혐의 검찰 조사 임박!]

[여배우 추문설 김재호 사장, 마약 투약 혐의 추가!!]

[망가진 일성그룹 장남 김재호 사장, 그는 누구인가?]

그러고 보면, 과거와는 너무나도 많이 바뀐 미래의 모습이었다.

“회장님! 상해연구소에서 방금 긴급 전화가 왔습니다. 라비 라마누잔 박사님께서 합성한 항바이러스 신약 물질. 이것의 효능이 검증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추가로, 최정욱 박사님께서는 항체 백신 제작에 쓸 수 있는 핵심 기술을….”

“하하. 알겠습니다. 서둘러 내일 비행기부터 알아보십시오. 상해연구소로 가서 라마누잔 박사님을 만나봐야겠습니다. 스케쥴 조정 부탁드립니다.”

“네. 회장님.”

공손하게 머리를 숙이며 나가는 비서실장.

그의 뒷모습을 잠시 쳐다보다가.

이내 김태풍은 웃으며 컴퓨터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는 계속해서 이것저것 인터넷 기사들을 검색하다가.

이내 웃으며.

누군가에 관한 기사들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

그리고 다시 시간은 유유히 흘러갔고….

어느덧 2008년 12월 중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면서, 전세계 경제가 휘청거릴 때.

반면, 김태풍은 미국 주택신용부도스와프(CDS) 상품들을 통해서, 총 100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두게 되었다.

더군다나 이 시점에서 TPI그룹의 전체 시총 규모는 200조 원을 돌파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김태풍의 하루하루는 더욱더 바빠지고 있었다.

그리고 며칠 뒤.

2008년 12월 22일 월요일!

이날 김태풍은 박한식 교수의 칠순 행사에 참석할 예정인데.

특히, 이 날 저녁.

이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서울소재 특급 호텔 연회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될 예정이었다.

특히, 박한식 교수의 실험실 출신 전체가 오늘 한자리에 모이게 될 예정인데.

동기 안성훈, 배진수, 최기호 외에도.

조현중, 조현상, 김창민, 최형수, 배준희, 장공석, 강민수, 송아란, 최소연 등등.

선배들, 후배들도 모처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마침 저녁이 되면서.

새하얀 눈송이들이 흩날리기 시작했는데.

자신의 차량으로 타고서 목적지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김태풍의 가슴은 뛰기 시작했다.

마치 1994년도!

그 첫 시작점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그런 두근거림이.

가슴 가득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에피소드 편 완결)

(완결 인사)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완결 인사드립니다.

이 소설에서, 쉽지 않은 전공 지식들을 웹소설로 바꾸는 과정에서 여러모로 어려운 점들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여기서 다뤄진 전공지식들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그런 괴상한 지식들이 아니라 실제 논문 등을 통해서 공부하고 실제로 연구했던 부분들 외에도, 제 개인적인 아이디어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래 전 카이스트에서 학위를 할 때도 힘들었지만, 이걸 소설로 바꾸는 것은 더 많이 힘든 것 같습니다.

끝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글쓰는레옹 배상!!!

(등장인물)

김태풍

김태풍의 아내:

케이트 코니

노벨상 수상자:

닥터 코니

지도교수:

박한식

실험실 학생:

김태풍

배진수

안성훈

최기호

한진우

최홍석

유경원

김경태

차경석

최형수

김창민

조현중

최문호

조현상

배준희

홍병호

장공석

강민수

김철중

박정식

최상준

강길남

실험실 테크니션:

김민영

장혜주

실험실 포닥:

강신혜

장태일

김태풍 동기:

서희선

한선영

김민국

김혜정

최성근

타 랩:

장남기

하버드대:

데릭 호킨스 교수

라비 나라얀 라마누잔

머크(Merck):

존 헨드릭 이사

유타대:

데이비드 브룩하이머 교수

이시하라 카스미 박사.

샤토 류노스케 박사.

롭 에링턴

박형준

잭 커비

레이첼

송지희

TeraTorus(테라토러스):

로건 램버트 박사

정치인 및 공무원:

김동걸

윤광진

강순도

조문식

노관범

김시현

차현식

배승정

최경훈

박성태

김태식

일성그룹:

김신웅 회장

김인철 부회장

최혁수 실장

김선호

김재호

배창훈

배정현

Relian Medical Corp:

송정민 박사

존 러쉬 박사

더어크(Derck):

안토니오 샌더슨 회장

애거트 레버러토리즈(Aggott Laboratories):

숀 스키퍼 회장

니녹스 펀드(NeNox Fund):

헨리 왓슨 회장

예일대:

제임스 굿맨 교수

프린스턴대:

클라크 세인필드 교수

한국대:

박길선 교수

전수영 교수

박길남 교수

최정식 교수

UC버클리:

마이클 코헨 교수

한성그룹:

최진태 사장

최상기 부회장

듀폰:

제퍼슨 칼 리

MIT:

새뮤얼 주니어 왓슨 교수

과외:

박유정

한국대 여대생:

최하영

정민지

송아란

최소연

신화캐피탈:

서인겸 사장

메드TX:

서정철 사장

UC버클리:

마이클 코헨 교수

일성SD신약:

최경도

강재현

장태윤

장준혁

최현지

김준영

전병준

배상일

한상희

석진욱

백진우

김 비서

강 비서

메드TX:

서정철

남상훈

최윤영

TPI홀딩스:

강길남

김병철

이헌영

최경진

레이 킴

전기영

리칸 홍

김의준

클레벌리 이사.

시타라만 이사.

김재균 이사.

퀀텀펀드:

제임스 소로스

데이빗 로저스.

도날드 카츠

아담스 애던버그

RIKEN:

이토 요시히데

이시하라 카스미

샤토 류노스케

일본 내각정보조사실:

미조하타 히로시 본부장

기타무라 시즈키 과장

구마모토 과장

미국:

앨 고어

고든 머레츠

닛케이제약:

가토 시게루

가쓰무라

고니시

하시모토 다로

안면도:

할머니

아줌마

(총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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