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994년도 이상한 천재들 10-바보 괴짜 소동
<10> 바보 괴짜 대소동
1994년 4월 하순.
어느덧 꽃샘추위가 사라지면서.
4월 중간고사 시험 기간도 끝이 났다.
그리고 이 무렵, 전국 규모의 학회가 전라도 광주 지역에서 개최되게 되었는데.
이때, 포스터 발표를 하는 학생들 외에도, 신입생들까지 학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거기서 공부 좀 하고 오라는 교수들의 지시까지 떨어진 터라.
대다수 대학원생들은 학회장으로 가야 한다.
그래서 김태풍과 실험실 동기들 역시 화학 관련 학회가 열리는 광주 전남대로 가고자 새벽부터 서둘렀다.
즉, 아침 일찍 터미널에 모여, 함께 고속버스를 타기로 약속한 것이다.
“야. 현상이랑 현중이, 현현이 이 두 녀석은, 대체 왜 이렇게 안 와?”
다들 모인 자리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박사 과정 3년차 강민수 선배.
그가 기다리고 있는 두 사람은 이른바 현현 커플로 불리는 두 대학원생들이었다.
박사과정 1년차인 조현상과 석사과정 2년차인 조현중.
현현커플이란 말은 바로 이들을 가리키는 말인데.
그들은 항상 붙어 다니고 있는 순 괴짜들이었다.
학부가 둘 다 한국대였는데.
국내 최고 대학인 한국대에서 학부를 마치고, 여기 대학원으로 넘어온 케이스였다.
그들은 대학 동문이다 보니, 서로를 잘 챙겨줬는데.
그런데 두 사람은 아주 특이했다.
집중력이 너무 높아서, 한군데 몰두하면 다른 데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는 식이다.
밤새워 실험을 하는 일도 부지기수였고.
또, 어떤 날은 며칠간 실험실에 나오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너무 졸려서, 계속 며칠간 기숙사에서 잠만 잤다는 것이다.
놀라울 정도로 서로의 생체 리듬이 비슷해서.
그래서 더더욱 현현 커플로 불릴 수밖에 없는 두 사람.
그런데 지금 그들이 오늘 만나기로 한 이곳에 도무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야. 시간 얼마나 남았어?”
“형. 곧 출발해요. 우리도 지금 안 타면, 학회 시간에 늦을 수도 있어요.”
“근데 이 자식들. 대체 왜 안 오는 거야? 너희들, 어서 삐삐라도 쳐.”
“형. 지금 삐삐치러 갔다간, 우리도 지금 차 놓친다니까요.”
“알았다. 그냥 타자. 다음 버스가 40분 뒤에 출발한다고 했지? 그 자식들, 그래도 그거라도 타고 오겠지. 근데, 그 두 자식들, 오늘 포스터 발표하는 거 맞지?”
“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박사과정 3년차 강민수는 더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후배들을 이끌고 고속버스에 탑승했다.
그리고 곧이어 버스는 출발했는데.
그럼에도 현현 커플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가 않았다.
- 설마 괜찮겠지?
- 혹시 둘 다, 기차 타고 오는 거 아닐까요?
- 맞다. 그럴 수도 있겠다. 한데, 어젯밤 우리가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했잖아. 버스 타고 가기로?
- 그렇긴 한데. 워낙 좀 이상해서.
- 몰라. 그냥 가자. 니들도 그냥 입 닥치고 그냥 가자. 알아서 오겠지.
그러고는 시간은 유유히 흘러갔고.
어느덧 광주 터미널에 도착했다.
랩 선후배들은 차례로 버스에서 내렸고.
특히, 이들 중에 가장 고참인 강민수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후배들에게 말했다.
“그럼 버스 탈 사람은 저기서 버스 타고 가. 그리고 택시 탈 사람들은 나랑 같이 움직이고. 여기서부턴 서로 찢어지니까, 어쨌든 다들 시간 잘 맞춰서 오도록 해.”
“네. 그럴게요. 형.”
같이 움직이는 인원이 좀 많아서, 우선 여기서 흩어져서 따로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물론 다 같이 택시를 타고 갈 수도 있겠지만.
돈 없는 선배들은 괜히 그 비용을 내기가 싫었고.
즉, 후배는 알아서 버스를 타고 오라는 눈치였다.
물론 돈이 있다면, 택시를 타면 되고.
그게 아니면, 버스를 타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그룹들이 나누어지자, 김태풍은 이제 같은 연차의 동기들에게 입을 열었다.
“우리 10시까지 가면 되잖아? 그럼 잠깐 나는 은행 좀 갔다가 갈게. 니들끼리 먼저 가. 난 뒤따라 갈게.”
“그럼 넌 어떻게 오려고?”
“은행 일 좀 보고, 바로 택시 타려고.”
“야. 근데 네가 무슨 은행갈 일이 있냐?”
“그런 게 좀 있어.”
그렇게 얼버무린 뒤, 태풍은 재빨리 동기들과 헤어졌다.
그러고는 태풍은 얼른 근처 은행으로 뛰어갔고.
거기서 어제 입금된 일성 그룹 산학장학금을 자신의 주식계좌로 이체했다.
그리고 곧바로 증권사까지 들른 태풍.
그런데 아침부터 주식 매매를 하려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다.
김태풍은 잠깐 긴장했다.
줄 서서 기다리려면, 아마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았다.
손목시계를 계속 보면서, 초조해하던 차.
그런데 바로 그때.
마침 옆 창구가 새로 열리는 순간.
재빨리 태풍은 뛰어가, 세 번째 줄에 섰다.
그리고 그 덕분에 조금 일찍 선양텔레콤 매수 주문을 넣을 수 있게 되었다.
“계좌에 있는 돈, 몽땅 시세대로 매수 주문 넣어주세요.”
일전에 과외비 2백만 원으로, 주당 15,300원에 선양텔레콤 주식 130주를 매수했던 김태풍.
그런데 그때와 달리, 현재 선양텔레콤 주가는 조금 더 떨어진 상태였다.
그래서 최고의 매수 타이밍이라고 생각한 그는 잠시 후 매수 계약이 체결되길 초조하게 기다렸는데.
다행히 이번에도 선양텔레콤은 인기가 없는 듯.
곧바로 매수 체결이 이루어졌다.
‘오케이! 그럼 두 건 합쳐서, 평균가가 대략 14,930원 정도 되네. 총 2,200만 원이 들어간 거고. 그래. 얼른 쑥쑥 자라라. 얼렁, 얼렁!’
주가가 서둘러 폭등하길 기원하며, 김태풍은 곧이어 택시를 잡았고.
늦지 않게 학회장에 당도했다.
그런데 학회장 입구에서 만난 동기들.
그들의 표정이 완전히 이상해져 있었다.
“야. 태풍아. 진짜 큰일 났다!”
“큰일? 왜? 대체 무슨 일인데?”
동기들의 표정 때문에 불안하게 묻던 김태풍.
“야. 현현 선배들. 그 인간들이 사고쳤어.”
“뭐?”
어리둥절한 김태풍.
그래서 바로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그 현현 괴짜들이 지금 아주 단단히 사고를 친 것 같았다.
아침 7시쯤, 기숙사에서 일어나, 같이 아침을 먹고서 느긋하게 움직이던 괴짜들.
그러다가 정신이 번쩍 든 그들은 뒤늦게 부랴부랴 움직여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분명히 광주 가는 버스인 줄 알고 먼저 버스에 탑승해 있었던 박사과정 1년차 조현상.
그리고 매점에서 먹을 것을 산 뒤, 조금 늦게 버스에 탑승했던 석사과정 2년차 조현중.
두 사람은 그렇게 나란히 앉은 뒤, 곧이어 버스에서 잠깐 잠이 들었는데.
그러다가 중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한다.
정말 우연찮게 살짝 잠에서 깨어났던 조현상.
그는 주변 손님들이 계속 강릉 이야길 하는 걸 듣던 중.
뒤늦게 뭔가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 자신들이 타고 있는 버스가 광주행 버스가 아니라, 강릉행 버스였던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대체 이런 미친 일이 다 있을까?
알고 보니, 버스에 탑승하기 전, 조현상은 광주갑니까? 하고 버스 기사한테 물어봤는데.
너무 목소리가 작아서, 그 기사는 광주를 강릉을 듣고서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뒤늦게 탑승한 조현중은 분명히 버스 앞쪽에 ‘강릉’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는 것을 봤음에도.
강릉 가는 길에 광주에 들른다고 대충 생각하고서, 그냥 그 버스에 올라탔다고 한다.
“대체 그게 무슨 말이야? 그건 순 말도 안 되잖아?”
“그러니까 태풍아. 현상이 형은 광주행 버스인 줄 알고 탔고, 현중이 형은 강릉 가는 길에 버스가 광주에서 서는 줄 알았다잖아.”
“야. 그게 대체 말이 돼?”
“몰라. 말이 안 되니까 우리가 미치지. 이건 누가 말려도 절대 못할 일이야. 완전 똘아이 형들이잖아.”
항상 붙어 다니던 그 괴짜들.
그들이 그런 식으로 사고를 칠 줄은.
아마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 그 선배들은?”
“야. 지금부터가 진짜다. 그 다음에 어떻게 된 줄 알아? 그 바보형들이 뒤늦게 알고서, 부랴부랴 중간에 휴게소에서 내렸대. 거기서 시간도 잊고 정신없이 대책을 궁리하다가, 그 와중에 강릉행 버스도 놓쳐 버렸대. 타고 갔던 버스는 그냥 떠나 버렸고. 그래서 그 두 사람! 지금 휴게소에 있대. 오도 가도 못하고, 완전히 바보 꼴이 되어 버렸다네.”
“풉! 푸하하하하!”
그리고 이 순간, 김태풍은 참지를 못하고 웃고 말았다.
나란히 앉아, 강릉행 버스를 타고 가던 두 사람.
그리고 낯선 휴게소에서 버려진 두 사람.
이런 모습들이 갑자기 상상되자,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 이런 슬픈 영혼들이여!
세상 물정 모르는 두 바보 천재들이여!
지금 거기서 그들은 완전히 두뇌 회전이 멈춰버렸을 것이다
물론 휴게소에 중간중간 버스들이 도착하겠지만.
거긴 새로 버스를 탑승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래서 겨우 구걸해서 버스를 탄다고 해도, 그 방향은 무조건 강릉 방향이었다.
광주로 돌아올 수 없는 길에, 그렇게 서 있는 두 사람.
이를 어째.
“그럼 포스터 발표는?”
“아. 그래서 실험실에 남아 있는 상준이 형한테 부탁했는데. 공용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그 형들 발표 파일들 말이야.”
“아. 그게 있겠구나.”
“그걸 상준이 형이 곧 PC통신 계정으로 보내줄 거래.”
“그럼 그걸로?”
“그래. 우리더러 프린터해서 포스터 게시판에 그냥 붙여 놓으라고 하네. 그리고 너랑 성훈(안성훈)이가 대신 발표를 하라고 하더라. 너, 괜찮겠어?”
그게 그런 식으로 정리가 된 모양이었다.
갓 신입생에 불과한 두 사람이 발표를?
그러나 뭐 어쩔 수가 없다.
“나는 괜찮아.”
“오케이! 그럼 내가 형들한테 그렇게 말하고 올게.”
배진수는 서둘러 어디론가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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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 물질은 펜타-에리쓰리톨(penta-erythritol)이라는 시약을 이용해서 RAFT 중합을 통해 합성한 겁니다. star-like(별 모양) 고분자입니다.”
*RAFT 중합: 1970년대에 처음 보고된 이후, 분자량 제어가 용이한 라디컬 고분자 합성법의 일종임. 여기서, 라디컬 고분자 합성법은 C=C 같은 탄소이중결합에서 라디컬(전자) 하나가 떨어져 나가면, 그때마다 서로 다른 C=C가 계속 연결되어 –C-C-C-C- 이런 식으로 계속 연결이 되는 구조임*
“오! 국내에서도 이런 중합법을 벌써 하고 있었군요? 그럼 반응 조건은 뭐고, 촉매는 뭘 썼죠?”
“전구체에 해당되는 모노머 물질을 여기 화학식에 따라 먼저 합성한 뒤, 추가적으로 스티렌 등을 함께 넣고, AIBN를 촉매로 이용해서 반응을 진행했습니다.”
“그럼 향후에 어떻게 응용할 생각인가요?”
“아직 거기까지 실험은 진행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폐수 내에 존재하는 중금속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 필터 멤버레인(membrane)으로 활용하고자, 향후 표면 코팅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네! 분자량 제어도 아주 잘 됐고, NMR, FT-IR, GPC 분석 등도 아주 깔끔하게 잘했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학회 포스터 발표장.
지금 김태풍은 박사과정 1년차 조현상 선배를 대신해서.
그의 실험 결과를 발표하고 있었다.
물론 포스터 발표는 학회 강의실 연단에 올라가 발표를 하는 구두발표 형식이 아니다.
그냥 큼직한 간이 게시판에 실험 결과들을 더덕더덕 붙여 놓고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기 관심 분야라고 생각되면.
바로 다가와.
게시판에 붙어 있는 실험 결과를 한번 쓱 살펴본 뒤.
포스터 발표자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는 형식이었다.
이런 포스터 발표 숫자는 무려 이백 개에 달한다.
개중에는 인기가 있어.
사람들이 잔뜩 몰리는 곳도 있었고.
파리만 날리는 곳도 더러 있었다.
그런데 김태풍이 서 있는 포스터 앞은 생각보다 인기가 있다.
- 야. 저기 좀 봐. 저 녀석, 엔간히 좀 하네?
- 그러게요. 그냥 입 똑똑인 줄 알았는데, 한번 훑어보고서 어떻게 저걸 다 이해했을까요?
- 그럼 확실히 1년차에도 에이스가 한 명 더 늘어난 건가?
- 그런데 형! 저기 성훈이는 오늘따라 영 부실해 보이는데요?
- 야! 부실하긴? 저게 더 정상적인 모습 아니냐?
그럼 김태풍은 비정상인가?
어쨌든, 졸지에 석사과정 2년차 조현중의 포스터 발표를 대리하게 된 안성훈.
그는 전혀 모르는 내용을 설명하자니, 완전 죽을 맛이었다.
누군가 꼬치꼬치 물어보기라도 하면.
금방 얼굴이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에 반해, 김태풍은 싱글싱글 웃으며, 잘도 대답하고 있다.
특히, 무척 여유롭게 설명과 대답을 하는 김태풍의 좋은 매너.
그 때문에 관심 없이 지나치려던 사람들도 하나둘 김태풍 주변에서 발걸음을 멈췄고.
김태풍이 하는 설명들을 마냥 귀 기울이며 듣기까지 했다.
입 수완이 좋은 장사꾼한테 손님들이 몰리듯.
사람들이 하나둘 몰려들자.
김태풍은 그렇게 두각을 나타냈다.
- 이봐. 김 선생. 저기 저 친구 말이야. 꽤 열심히 하는데, 어느 학교, 누구 제자래?
- 아. 정 교수님. 저도 잠깐 저 친구한테 들렀다가 왔는데, 꽤 똑똑한 친구더라고요. 한국연구기술원 박한식 교수 랩 출신이라고 하던데요.
- 뭐? 박한식 교수?
- 네.
- 으으으! 쯧쯧. 젠장! 그 양반은 어째 복도 많아. 뭔 제자들이 다들 똑똑해?
- 그게 학교가 좋아서 제자들도 다 똑똑할 수밖에요. 저한테 그런 제자들이 있다면, 제 연구결과가 훨씬 더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그러면 정 교수님. 저 친구를 수상자 명단에 올릴까요?
- 아니. 그러지 말자고. 내가 다른 건 몰라도, 그것만은 도저히 안 되겠어. 우리끼리 있으니까 하는 말이지만… 박한식 교수 애들은 무조건 아웃이야. 그냥 빼고 다른 학생들 넣자고.
- 아… 네. 알겠습니다. 교수님.
포스터 발표장 한쪽 구석.
젊은 교수와 중진급 교수가 그렇듯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은 포스터 발표에 대한 심사위원들이다.
학회 포스터 발표장을 돌아다니다가.
괜찮은 포스터가 눈에 들어오거나, 아주 열심히 질의응답을 하는 발표자가 있으면.
우선, 메모해 뒀다가.
학회 학술위원회를 거친 뒤.
수상자로 지정하게 된다.
그리고 학회가 끝날 때, 학생 수상자들은 최우수상, 우수상 등과 같은 등급별 상패와 소정의 상금까지 지급받게 된다.
그런데 이 수상자 결정은 대체로 나눠 먹기 식이다.
이것저것 할 일들이 무척 많은 학회.
그 학회 일에 아주 열정적으로 참여한 교수들마다 일종의 TO를 나눠 주게 되는데.
즉, 수상 인원도 그런 식으로 나누는 방식이었다.
그럼에도 몇몇 경우는, 정말 잘하는 친구들을 뽑기도 하는데.
조금 전, 김태풍은 그런 아주 희귀한 케이스에 들어갈 뻔 했던 것이다.
그러나 행운은 금방 사라졌다.
학회에서도 악명이 자자한 박한식 교수.
그의 제자라는 사실 때문에.
두 심사위원들은 기겁을 하고서, 애써 모른 척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김태풍의 입장에서는 그런 수상은 별로 의미가 없었다.
왜냐하면, 설령 수상자로 결정이 되더라도.
자신이 받는 게 아니라.
박사과정 1년차 조현상이 받게 되기 때문이었다.
“야. 김태풍, 안성훈. 너희들, 진짜 수고 많았다. 오전 포스터 발표는 이제 끝났으니까. 그럼 강의실로 이동해서, 다른 교수님들 발표하는 거, 좀 듣고. 그런 뒤에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
“네. 그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