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한민국 천재-105화 (105/153)

121-FBI 조사 착수

“하하. 본부장님. 본래, 소란이 일어나면, 누구나 의심을 하는 법입니다.”

“음. 그러니까 그걸 좀 더 키워, 강력한 음해 공작을 하자는 건가?”

“하이! 본부장님.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계획서를 올리겠습니다. 향후 승인해 주시면, 저희 팀은 적극적으로 이 공작에 임하겠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현재 저희가 예상하고 있는 공작금은, 대략 30억 엔 정도입니다.”

“그럼 확실히 노벨상 수상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인가?”

“하이!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겁니다!”

“흠. 그건 나쁘지 않군. 기타무라! 이번 일은 대일본의 국익을 위한 일이다! 명심하라! 그리고 절대 드러나서도 안 되고, 또한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

“하이!!”

그렇듯 일본 내각정보 조사실을 중심으로, 일본 측의 은밀한 공작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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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편, 어느덧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를 육박하며.

점점 더 무더워지기 시작하는 2000년 5월 25일.

이날부터 양일간에 걸쳐.

TPI홀딩스 신입·경력사원 지원자들에 대한 심층 면접이 이루어지게 되었는데.

물론, 일성SD신약 연구소장 신분인 김태풍.

그는 낮 동안 일성SD신약에서 일을 해야 해서 이 면접 과정에 참여할 수 없었지만.

이날 저녁 시간.

면접 결과들을 집중적으로 검토했고.

그리고 며칠 뒤.

그는 TPI홀딩스에 입사할 52명에 대해서 최종 승인을 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김태풍은 HK투자파트너스 김의준 대표의 도움을 받아, 국내 보안업체 ‘이글스 원’을 80억 원에 인수하게 되었다.

이 보안·경호업체 이글스 원은 전직 경찰들과 청와대 경호원들, 그리고 일부 전직 국정원 요원들과 기무사 요원들이 참여해서 만든 업체인데.

김태풍이 원했던 기본 조건에.

딱 맞아떨어지는 그런 업체였다.

그리고 그로부터 다시 시간은 유유히 흘러가.

어느덧 6월 초순이 되자.

작년 연말에 투자했던 금 풋옵션 상품들, 그것들을 회사 차원에서 드디어 정리하게 되었는데.

이날 저녁.

TPI홀딩스에 저녁 출근(?)을 한 김태풍.

그를 맞이하던 강길남 부장의 얼굴은.

이내 웃음꽃이 환하게 만발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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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3조 원대.

물론 이 수익 이전에 정확하게는, 뉴욕 거래소와 런던 거래소를 통해 금 풋옵션 상품들을 구매하는데, 총액 4,980억 원이 지출된 바가 있다.

현 시점에서 김태풍이 원했던 온스당 260달러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현재 금 시세는 온스당 265달러!

‘어쨌든 하방 전략은 성공한 거니까.’

그리고 그 사실만으로도.

워낙 큰 투자금이 들어간 터라.

김태풍은 다시금 천문학적인 투자 수익을 거두게 된 것이다.

“그럼 투자 수익 비율. 그건 어느 정도가 됩니까?”

“뭐, 작년 연말, 평균 금 시세 기준은 온스당 312달러였습니다. 현재 온스당 265달러 선이니까, 즉, 47달러 정도의 마진이 생긴 꼴입니다. 풋옵션 상품은 최저 271달러부터 평균 최대 1달러씩 이익이 생겨, 그래서 총 6달러 이익! 즉, 원금까지 포함하면, 투자금은 기존 대비 6배가 된 겁니다.”

즉, 4,980억 원의 6배, 대략 3조 원대.

정확하게는 2조 9천 880억 원으로 무섭게 불어난 것이다.

물론, 여기에 당시와 지금의 환율 차이를 고려해야 하고.

또한, 각국 세금들을 제외하다 보면.

좀 액수가 많이 줄어들게 된다.

그럼에도 대략 1조 7천억 원 정도.

그런 큰돈이.

김태풍의 손에 곧 들어오게 될 거라고 한다.

“워낙 금액이 크다 보니, 자금 입금까지 대략 3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음. 그렇다면, 중간에 수익금 일부를, 대략 5천억 원 정도를 HK투자파트너스에 넘기도록 하죠. 그건 김병철 전무님과 이헌영 전무님과 상의하시면 될 겁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하.”

무려 조 단위의 천문학적인 수익이다.

그래서 이 선물옵션 거래와 관계된 직원들.

그들은 조만간 받게 될 인센티브 규모를 생각하며.

한껏 기대감이 부푼 모습이기도 했다.

- 하하하, 또 대박이 터졌어.

- 근데 이번에는 좀 많이 위험했잖아. 저번 2월, 고점 찍는 순간, 나는 간이 철렁했다니까.

- 어쨌든 저점이잖아.

- 그러니까 대단하지. 이렇게 출렁이는 금 시세에서 어떻게 저런 저점을 잡아내지? 역시 대단해.

그렇게 또 하나의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김태풍.

그리고 그는 곧 다음 일들을 추진해 나갔다.

‘그럼 다음 타깃은 북미권 사이버 보안업체, 엔드유저 랩이 되겠군.’

앞으로 수익금 5천억 원을 떼서, HK투자파트너스에 집어넣더라도.

여전히 1조 2천억 원 정도의 수익이 남아 있다.

여기에 저번에 인수에 성공한 보안·경호업체 이글스원의 인수대금을 고려하더라도.

기존 현금 자산까지 더한다면, 총액 2조 4천500억 원 정도의 총탄이 준비된 상태.

그래서 더 많은 가능성이 생기는 게 사실이다.

‘음. 엔드유저 랩은 HK투자파트너스에 맡겨두면 잘 될 거고. 지금은 국내 제약회사 인수 건이 가장 중요한데.’

점점 더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이제는 단순한 투자회사 단위를 넘어서야 할 필요성이 더 크게 대두되고 있었다.

TPI홀딩스의 실질적인 국내 산업 기반 확보.

이건 이제 최우선과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듯 김태풍의 모든 일들이 아무런 문제도 없이, 착착 잘 진행되고 있는 듯했으나.

그런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시커먼 어둠이.

조금씩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고.

그 어둠은 김태풍을 향해서 서서히 손길을 뻗어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막 초여름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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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6월 12일 월요일.

초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대한민국 최고 온도가 어느덧 섭씨 32도까지 치솟아 오르던 그 무렵.

그런데 이날.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미국 워싱턴, 뉴욕 등지에서.

아주 이상한 기사들이.

각 신문 한 페이지를 요란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지난 5월 말경.

[21세기 과학 연구 윤리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과학과 연구 윤리, 이제는 엄격하게 생각할 때다]

[연구 진실성이 없는 과학 논문은 모두 허구일 뿐]

[21세기 새로운 과학적 화두, 도덕적 사명감과 학문적 책임감…]

이런 식의 논평 기사들.

즉, 과학자들이 가져야 할 엄격한 연구 윤리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학문적 책임 문제들을.

정말 치열하게 다루는 신문 논평들이 그때 우연처럼 일제히 쏟아졌는데.

그런데 6월 12일, 이날.

각 신문에서 기사화된 내용들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좀 더 구체적이면서도, 또한 아주 자극적인 것들이 담겨있었다.

[믿을 수 없는 과학적 허구, 사실은 무엇인가?]

[오락가락하는 혁신적 촉매 기술, 그 진실은?]

[연구 진실성 문제 제기로 결국 도마 위에 오른, 21세기 촉매 기술]

-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윌리엄 베링턴 교수, 미국 아이오아대학의 찰스 드모인 교수, 일본 게이오 대학의 나이토 쿠조 교수 등은, 지난 6월 9일, 각기 다른 논평 자료를 내면서, 1997년 9월에 발표된 두 건의 미국 화학회지(JACS) 논문과 당해연도 11월에 발표된 2건의 논문에 대하여, 논문 조작 의혹을 구체적으로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고 있는 기사 내용.

그것은 좀 더 구체적이었다.

- 특히, 혁신적인 촉매 기술로 알려진 이 기술은, 올레핀 메타세시스(Olefin metathesis) 반응을 기반으로 하되, Cis형 올레핀 유기물과 고분자 물질의 선택적 합성에 탁월한 효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Cis형 물질의 합성보다는 정제 및 추출과정에서 일종의 트릭이 들어갔다고 이들 학자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실험 결과에 대해서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는데.

- …(중략) 따라서 결과적으로 보면, 이 효율 수치들은 전적으로 잘못되었으며…(중략)…그래서 이 다목적형 촉매 기술의 학문적 업적은 반드시 원점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고 학자들은 주장했습니다. 특히 ‘매직’이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 이 촉매 기술. 그러나 아직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았을뿐더러, 그 재현성조차도 확신하기 힘든 것이라고 학자들은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이 촉매 기술을 개발한 미국 유타대 브룩하이머 교수는….

처음에는 그 기사들이 나간 뒤, 그 중요도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한 주가 지났을 때.

아주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다.

각 해외 언론에서는.

다시금 불붙듯이.

그런 연구 진실성 관련 기사들을 쏟아내더니.

곧이어 뜻밖의 인물까지 세상에 등장했다.

일본 RIKEN 소속 연구원, 샤토 류노스케 박사!

아주 젊은 일본인 과학자.

그런 그가 양심선언을 하겠다며.

직접 미국 NBC 생방송에 나왔고.

생방송 중에, 그는 브룩하이머-킴 촉매는 거짓이며 날조된 것이라며.

전격적으로 대중을 향한 고발까지 해 버린 것이다.

바야흐로, 과학계에.

아주 큰 핵폭풍이 불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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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우선,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저 브룩하이머-킴 촉매의 화학적 메커니즘은 아주 불분명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연구는 객관적 진실성 측면에서 절대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촉매 효율성 측면에 있어서도, 그들이 기재한 수치들. 이건 전부 쇼에 불과합니다! 이건, 촉매의 우수성이 아니라, 단순한 추출과 정제 과정의 진보. 이런 트릭에 불과합니다.”

“음. 그런데 저희가 듣기로, 당신은 그 기술을 개발한 브룩하이머 교수 연구실에 있었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흠. 사실, 저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무척 큰 결심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쪽 랩에서 연구를 하면서, 특히 지난 1996년도! 그 비슷한 류의 조작 사건이 터졌을 때. 저는 학자적 양심을 걸고서, 당시 학교 측에 정식으로 항의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제 의견. 누군가의 힘에 의해서 바로 묵살당했고, 터무니없게도 저는 내부 고발자라는 낙인만 찍힌 째, 빈손으로 그곳에서 쫓겨나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더듬거리다가.

나중에는 목소리가 아주 거칠어지며 쇳성까지 터져 나오고 있는 샤토 류노스케 박사.

한국에서는 무더위가 점점 짙어지던, 2000년 6월 19일 월요일.

이날, 미국 NBC 브레이킹 뉴스 방송에 전격적으로 나온 일본인 샤토 류노스케 박사.

그는 약간 음침하면서도 예리한 시선을 번득이며.

그렇게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그런 5분짜리 인터뷰가 끝난 뒤.

그 날부터, 그 파문은 더욱더 커져 버렸다.

왜냐하면, 미국 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가 바로 연구 진실성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제, 일반 학교에서도 학생이 레포트를 카피하거나 시험을 컨닝할 경우, 최악의 경우 퇴학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는데.

그런데 교수가 논문 조작을 했다는 것!

이건 심각한 불명예 사유였고.

더군다나 형사·민사상의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

왜냐하면, 이공계 대학 교수들.

그들은 연구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보통 국가연구비를 받아서 연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국가연구비 횡령, 사기 등의 죄목이 붙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 그런 상황이다 보니,

이런 사건들을 주로 주관하고 있는 미국연방수사국, FBI에서, 곧 조사를 착수한다는 언론 보도들까지 줄지어 발표되면서.

브룩하이머 교수와 김태풍은 더욱더 큰 곤경에 빠져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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