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한민국 천재-95화 (95/153)

111-신약의, 신약에 의한, 신약을 위한

<34> 신약의, 신약에 의한, 신약을 위한

[경이로운 행진! 일성SD신약, 연일 상한가 행진!]

[일성SD신약 주가, 드디어 120만 원대 돌파, 해외 매수세 폭발적 급증]

[Derck 진통제 신약 임상 2상 통과 소식에, 일성SD신약 덩달아 주가 급등]

[일성SD신약 주가, 대체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가?]

[일성그룹 김신웅 회장, 주가 급등 소식에 일성SD신약 지분 가치, 폭발적 4조 원 돌파]

[믿을 수 없는 진통제 신약의 주인공 박한식 교수, 김태풍 박사]

[창의적 천재의 혁신적 신약개발, 과연 천재란 무엇인가?]

[Derck, 임상 3상 시험 계획 발표!]

[미국 다우존스 지수 3.6% 상승, Derck 무시무시한 폭등세]

[2000년 새해 아침부터 신약주, 제약주 초강세 시작!]

[드디어 시작된 것인가? 코스피 시장, 급격한 부활!]

[놀라운 반전! 코스피 지수, 장 개시와 동시에 1,200포인트 돌파!]

드디어 21세기, 2000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아주 요란하게 기사들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특히, 올해는 코스피 시장이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맛보는 한 해가 될 것인데.

1999년 마지막 날에 터져 나온 진통제 신약의 임상 2상 통과 소식 덕분인지.

새해 벽두부터, 한국증시는 IMF 이후 역대 최고 호황이라는 아주 큰 기쁨을 맛보고 있었다.

물론, 이런 호황 뒤에는.

무시무시한 위기가 도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

왜냐하면, 조만간 시작될 세계적인 IT 버블 붕괴로 인해.

특히 2000년 연말이 되면.

코스피 지수 500선 붕괴라는 충격적 참변이 예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현시점에서 드러난 한국증시의 모습.

그것은 김태풍의 회귀 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특히 해외 매수세가 급증하면서.

외형적인 면이나 질적인 면에서도.

훨씬 더 탄탄해진 모습이다.

그래서 과연 올 연말, 코스피 지수가 500선 붕괴라는 참변을 맞이할 것인지는.

결국, 그것은 현시점에서는 좀 더 두고 볼 일이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덧 2000년 1월 중순이 되면서.

일성SD신약의 주가는 결국 꿈의 150만 원대를 돌파해 버렸다.

- 우와! 이거 진짜 엄청나네. 이런 대박이 또 있냐?

- 야! 일성SD신약! 지금이라도 사야 하는 거 아냐?

- 인마, 요즘 물량이 나오는 줄 알아? 매매체결이 거의 없어.

- 그래도 설마, 이게 언제까지 가겠냐? 폭등하면, 꼭 폭락하잖아.

- 병신, 이거 어제도 떡상인 거 몰라?

- 휴, 이거 사야 돼? 말아야 돼? 자칫 상투잡는 거 아냐?

그렇듯, 개미 투자자들까지 몰리면서.

일성SD신약 주식은 더 큰 인기세를 누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일성그룹 내 계열사간 지분 맞거래.

즉, 주식 스왑(Swap) 가능성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었는데.

그 때문인지 몰라도, 최근 일성SD신약 김선호 대표는 무척 바쁜 모습들이었다.

그리고 한편, 이제 용인 연구소를 떠나, 서울 본사 연구소로 근무지를 옮긴 김태풍.

그는 다시 이전과 동일하게, 혁신신약 연구소를 맡게 되었고.

당시, 김태풍을 담당했던 강지연 비서.

그녀는 김태풍의 본사 복귀를 아주 크게 반겼다.

“와! 소장님. 이렇게 돌아오실 줄은 몰랐는데, 정말 반갑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웃으며, 김태풍을 맞이했는데.

그리고 어느덧 2000년 1월 26일 수요일이 되었을 때.

드디어 대통령의 해외 순방 가능성이 언론에 보도되었고.

그리고 며칠 뒤.

김태풍은 청와대 윤광진 수석으로부터 직접 전화 연락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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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김 소장님. 그래서 VIP의 해외 순방 행사는 언론에 공개된 것처럼, 2월 13일부터 시작해서 2월 22일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즉, 미국 워싱턴을 시작으로 해서, 캐나다, 영국까지 이어지는 3개국 해외 순방 일정인데. 이 순방사절단 참여와 관련된 협조 공문은 저희 관련 부서에서 회사로 보낼 테니까, 그걸 기반으로 향후 스케쥴 조정하시는 데 쓰시면 될 겁니다.”

윤광진 수석은 그렇게 설명해줬고.

김태풍은 그때부터 부랴부랴 일정 조정에 들어갔다.

물론,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일본이화학 연구소(RIKEN) 이시하라 카스미 박사에게 전화를 거는 일이다.

“음. 카스미. 이거 정말 미안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운을 떼며, 김태풍은 사정 설명을 했다.

“사실, 갑자기 중요한 일정들이 겹치기도 힘든데.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이 갑자기 2월 중순으로 잡혔습니다. 흠. 이 부분은 한국 정부에서 전격적으로 진행하는 일이라, 정말 죄송합니다. 카스미.”

그렇듯 김태풍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자신이 대통령 순방사절단 일행으로 참여한다는 사정까지 이야기하자.

그 말에 깜짝 놀라던 이시하라 카스미 박사.

그러나 그녀는 눈치 빠르게, 다음 세미나 일정을 잡고자 했다.

- 김상! 그럼 언제쯤 RIKEN을 방문하실 수 있을까요? 꼭 저희 RIKEN으로 모시고 싶어요.

“음. 우선 확답은 못 드리고. 대신에 대통령 순방 일정이 끝나게 되면, 그때 제가 다시 연락을 드릴게요. 꼭 연락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카스미.”

김태풍은 우선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 보면, 자신은 일본과 관련된 위험한 일들로부터 우선 시간을 번 것이나 다름없다.

참 공교롭게도.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과 RIKEN 방문일정.

이것이 이렇게 겹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여하튼, 그런 일들이 생겨.

김태풍에게는 결코 나쁘지 않은 상황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통화를 마친 뒤.

곧바로 그는 최근 자신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정원 소속 국내정보 부문 정일국 과장에게 전화를 했다.

“네. 정 과장님. 우선 그렇게 처리했습니다. 네. 네. 근데 제가 갑자기 궁금한 점이 하나 있는데… 혹시 제가 앞으로 따로 사설 보안회사나 사설 보디가드들을 운용해도 문제가 없겠습니까?”

그러자 국정원 정일국 과장은 밝은 목소리로 대꾸했다.

- 하하. 문제 될 거야 없죠. 뭐, 이번 일만 진정된다면야, 김 박사님이 개인적으로 그런 팀을 운용하는 것에, 저는 적극 찬성합니다. 국정원 인력이 한쪽으로 쏠리게 되면, 다른 쪽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김 박사님이 그런 식으로 진행해 주신다면야, 저희들로서는 아주 감사한 일이죠. 대신에 저한테 연락을 주시면, 그쪽 경호 회사와 사설 경호원들의 이력에 대해서, 저희 내부에서 아주 정밀하게 체크해 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정 과장님.”

그러고 보면, 자신의 회사 TPI홀딩스가 앞으로 더 커지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각종 보안 문제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부분을 이대로 마냥 두고 볼 수도 없는 일이고.

그래서 김태풍은 곧바로 TPI홀딩스 김의준 전무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전무님. 그게 다름이 아니라, 제가 며칠 전 잠깐 이야기했던… 네. 네. 맞습니다. 그렇다면, 인수합병이 가능한 경호·보안업체들을 물색한 뒤, 정밀검토를 해 주시겠습니까? 네. 네.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난 김태풍은 자신의 휴대폰을 한쪽 옆으로 내려놨다.

요즘 중요한 전화는 유선 라인이 아니라 꼭 휴대폰으로 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이 휴대폰은 국정원에서 몇 번이고 점검한 상태.

더군다나 연구소장 사무실 역시 김태풍의 손님으로 가장한 국정원 요원들이 조용히 들어와, 사흘에 한 번씩 꼭 도청 장치를 확인하고 가는 중이다.

문제는 컴퓨터 해킹 부분인데.

일본 쪽 해킹 전문가들이 움직인다면.

아무 흔적도 없이, 자신의 컴퓨터에 침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현재 김태풍은 노트북 세 대를 추가 구매하여.

이 세 대를 번갈아 가면서 활용하는 중이다.

특히, 회사 내 연구 데이터와 자신의 고유 실험 데이터들이 저장된 노트북은 현재 인터넷 랜선을 꽂지도 않은 상태다.

즉, 주요 정보들은 외장 저장 매체를 통해 옮겨 담는 식으로, 대다수 업무 처리를 하고 있는 중인데.

그러나 이렇듯 자신이 조심한다고 해도.

일본 해커들이 일성SD신약의 전체 인터넷망에 침투한다면, 그건 정말 아찔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김태풍에게서 귀띔을 받은 김선호 대표.

그는 부랴부랴 사내 전산망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그러나 그 실효성이 얼마나 되느냐.

그런 의심과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게 사실이었다.

‘그래. 물리적 보안뿐만이 아니라 사이버 보안. 역시 김의준 전무의 말대로, 좀 더 고심할 필요가 있어.’

특히, 아주 뛰어난 인수합병의 귀재인 김의준 전무.

그는 무조건 인수합병을 통해서, 부족함을 채우자는 식이었고.

그래서 그는 이미 몇 군데 기업체들을 찾아놓은 상태다.

물론, 이들 회사들 중에서, 김태풍의 마음에 드는 업체도 있었다.

북미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엔드유저 랩]이라는 회사인데.

이 회사는 스탠퍼드대, 하버드대, 프린스턴대의 컴퓨터공학 분야 학위자들 외에도, 고교졸업자 출신의 전문 해커들로 구성된 조직으로써, 아직 규모 면에서는 작지만.

현재 다양한 보안 시스템 개발을 통해, 북미권 정보 보안업계에서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회사이기도 했다.

그렇듯 갑작스러운 일본 정보기관 측의 도발로.

김태풍의 일들이 많이 늘어났지만.

그래도 김태풍은 이번 사태가 자신에게 나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봤다.

지금껏 회사 영역 확충에만 신경을 썼지.

그런 보안 영역 쪽에 등한시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편, 김태풍은 몇 주 뒤로 예정된 대통령 해외 순방 참여를 위해.

서둘러 병무청에 관련 서류들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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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참! 이거 웃겨서. 야! 이거 대체 뭐냐? 야! 이 서류 좀 봐.”

“대체 무슨 일입니까?”

이때, 자신이 들고 있던 서류를 휙 던져주는 40대 초반의 공무원.

그 서류를 바로 받던 젊은 남자.

그는 곧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서류를 쳐다봤다.

“아, 박 주사님. 이거 전문연구요원 국외여행허가서 아닙니까?”

병무청 사회복무과.

전문연구요원 등, 병역특례자의 복무 관리를 맡고 있는 부서.

이곳 소속 공무원들은 계속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내가 웃겨서. 거기 해외여행 사유 좀 보라고.”

“네? 풉! 대통령 해외 순방사절단 합류?”

“이거 순 미친놈 아냐? 어디 구라를 쳐도 생구라를 쳐? 전문연구요원 주제에 박사학위를 했다고 쳐도, 새파란 어린놈이 무슨 대통령 순방사절단에 들어가? 야! 그 서류 위조됐는지 바로 확인해 봐!”

“네?”

“거기 공문서 첨부된 거 있잖아!! 그쪽에 연락해서, 위조 사실 확인하고, 곧바로 행정 조치해. 이런 새끼는 호된 맛을 봐야 돼.”

“근데, 으음. 주사님. 여기, 여기 회사가 일성그룹인데요?”

“뭐? 일성그룹?”

그 말에 의아해하며, 바로 그쪽으로 다가오는 박상호 주사.

그러나 곧 박상호 주사의 두 눈은 동그래지고 있었다.

“뭐? 연구소장? 혁신신약 연구소? 연구소장?”

무언가 심상치 않은 반전.

그리고 바로 그때.

병무청 말단직원인 최종호.

그의 두 눈은 박상호 주사보다 더 커지고 있었다.

“아아! 주사님! 저 누군지 알겠습니다! 이 사람! 누군지 알겠습니다! 김태풍 박사라고! 이번에 신약개발로 요란하게….”

그때부터 최종호는 침을 튀기며 설명했고.

그 설명을 가만히 듣던 박상호 주사.

그는 이내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고 있다.

뭐, 이런 희한한 놈이 다 있어?

이런 눈빛까지 보였는데.

이제 병무청, 공식 인정 (전문연구요원) 해외여행 관련 사유에.

해외 국제학회 참석, 해외 공동 연구 등의 사유 외에도.

공무적 목적의 해외 순방사절단 합류!

이런 구체적인 항목까지 포함되게 되는, 아주 묘한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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