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한민국 천재-88화 (88/153)

104-케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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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코니.

그녀와의 관계는 이제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관계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김태풍은 감히 예측할 수도 없었고.

또한, 어떤 돌발적인 변수들이 자신들의 앞에 나타날지.

미리 알 수도 없었다.

왜냐하면, 회귀 전, 김태풍은 그녀와 완전히 무관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회귀 전 그녀가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갔는지, 그에 대한 기억조차 그에겐 없었다.

다시 말해서, 회귀 전 김태풍.

그에게 케이트라는 존재는.

그저 아름다운 할리우드 여배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김태풍은 그녀에게 좀 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케이트. 이거 받아요. 이 휴대폰은 위성통신 휴대폰이라 세계 어디서든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어요. 꼭 가지고 다녀요.”

그러면서 김태풍은 작은 휴대폰을 그녀에게 건네고 있었는데.

이른바 위성통신망을 이용하다 보니, 이 시대 어디서든 국제통화가 가능했다.

물론 요금은 무척 비싼 편이지만.

그러나 그런 요금 따위는 김태풍에게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특히, 이 휴대폰은 TSP(Typhoon-Samuel PharmaChem)를 통해 개통한 것인데.

자신이 받은 두 개의 휴대폰 중 하나를, 그는 그녀에게 건네고 있었다.

“땡큐~ 대니.”

이때, 케이트 코니는 미소를 지으며 그 휴대폰을 받았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쳐다본 뒤, 김태풍은 다시 스푼을 쥐고서 우유에 담긴 시리얼 한 스푼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러다가 이내 고개를 들어, 자신의 바로 앞에 앉아 있는 케이트 코니를 부드러운 시선으로 응시했다.

비벌리힐즈에 위치하고 있는 그녀의 집.

1999년 11월 11일 목요일 아침.

지금 두 사람은.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있는 중이었다.

특히, 큼직한 하얀 티셔츠 하나만을 입고 있는 케이트.

그녀는 긴 머리를 한쪽으로 묶은 상태인데.

그렇게 시리얼을 먹으면서도.

그의 시선 때문인지.

한 번씩 그를 지그시 쳐다보는 중이었다.

한편, 그는 그녀의 그런 시선이 너무나도 귀엽고 너무나도 아름다워.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는데.

이때, 그녀의 발이 자신의 무릎을 가볍게 톡 치자.

그는 더 참지를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한껏 웃으며, 가볍게 두 팔을 벌리는 케이트.

그녀의 품에 꼭 안기자.

산뜻한 향이 사방에 진동했다.

곧 뜨거운 키스로 이어졌고.

이때 늘씬한 체격인 김태풍은 그녀를 단숨에 들어 안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잠시 후, 케이트의 침실.

그곳에서는 아주 격렬하면서도, 또한 아주 야릇한 소리들이 쉴 새 없이 들려왔는데.

그러고는 한참 뒤, 두 사람은 샤워를 하고서 다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거실 소파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케이트 코니는 김태풍의 옆에 거의 밀착된 채로 붙어 있다.

그러다가 그녀는 입을 연다.

“음. 당신 나온 기사들 보니까, 당신한테도 이제 파파라치들이 붙을 것 같은데, 어떻게 대처할지 가르쳐줄까요?”

그 말에 김태풍은 고개를 돌렸고.

그녀를 지그시 쳐다봤다.

조금 전, 샤워를 한 터라, 그녀의 머릿결은 약간 축축한 상태다.

그러나 김태풍은 그 느낌들이 너무나도 좋았고.

특히, 그녀의 머릿결에서 흘러나오는 샴푸 향이 너무나도 좋았다.

무척 아름다운 케이트 코니.

비록 그녀가 아무 말 없이 무표정한 모습일 때는 아주 도도한 면이 없잖아 있지만.

그러면서도 그녀는 때때로 무척 순수하기도 하고.

또한, 노벨상 수상자의 손녀답게 무척 지혜로워.

김태풍이 하고 있는 연구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다만, 김태풍으로서는 지독하게 아쉬운 점이 있다.

자신은 이틀 뒤.

이곳 LA를 떠나, 덴마크행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것이다.

“음. 저번 산책 때 보니까, 당신 보디가드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던 것 같던데, 그거 말하는 건가요?”

김태풍이 그렇게 말하자.

바로 씩 웃는 케이트.

이때, 그녀의 하얀 치아가 너무나도 보기 좋아.

들끓는 젊음의 김태풍.

그는 다시금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

“STOP. 대니.”

너무 오래 키스가 이어지자.

케이트는 잠깐 그를 제지했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여는 그녀.

“이것 봐요. 대니. 당신 사진. 정말 그럴싸하게 나왔어요. 제 친구들은 아시아 남자들에 대해서 좀 편견이 있는 편인데. 그치만, 당신의 얼굴과 눈. 너무 매력적으로 나왔어요.”

그러고 보면, 체격적인 면이나 외모적인 면 때문에, 서양인 여자들은 동양인 남자들을 이성으로써 받아들이는 게 힘들어지는 경우가 무척 많다.

훗날 아주 대단한 한국인 남자 아이돌 그룹이 등장한 뒤, 그런 편견들이 조금씩 희석되긴 하겠지만.

그런데 눈앞의 케이트.

그녀가 자신의 신문사진을 보면서 그런 말을 해주자.

김태풍으로서는 좀 놀랍기도 했고.

또한, 무척 기분이 좋기도 했다.

“제가 가르쳐줄게요. 제 친구들이 어떻게 파파라치들을 피하고 있는지.”

그러고는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또 어디론가 걸어갔는데.

큼직한 티셔츠 하나만을 입은 그녀.

그런 그녀의 뒷모습에 김태풍은 다시금 뭔가가 불끈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채 얼마 지나지 않아, 눈앞에 나타난 케이트.

그녀가 가져온 것은 두 개의 구멍이 있는 큼직한 쇼핑백이다.

그리고 그걸 곧바로 얼굴에 쓰고 있는 케이트.

뻥 뚫린 작은 구멍들을 통해 두 개의 눈만 보이고, 반면 얼굴은 쇼핑백에 완전히 가려진 모습.

김태풍은 참지를 못하고 요란하게 웃고 말았다.

“어때요? 대니~ 제가 안 보이죠?”

그러니까 저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비애.

다시 말해서, 사방에서 사진을 찍어대는 파파라치들을 피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는 말이었다.

“어떤 친구들은 큰 우산을 쓰고 다니기도 하고. 또, 어떤 친구들은 큰 모자를 쓰고 다니기도 하고. 다만, 저는 머리를 좀 써서, 좀 다르게 피해요.”

그러고는 그녀는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했는데.

즉, 평상복을 입은 보디가드들이 미리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파파라치들의 흔적을 미리 확인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물론,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곳에서는 별 효과가 없지만.

종종 사람들이 뜸한 곳에서는 이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고 한다.

“그럼 파티에 갈 때나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상식 같은 데 갈 때는요? 그리고 보통 셀럽들은 집에서 나올 때, 또는 쇼핑하러 갈 때, 그때 많이 찍힌다고 하던데?”

“그래서 밖에 나갈 땐 항상 조심해야 돼요. 물론, 이런 곳에서는 절대 그럴 필요가 없지만.”

그렇게 말하며, 케이트는 입을 쭉 내밀었고.

김태풍은 바로 그녀와 키스를 했다.

그리고 잠시 후.

짙은 선글라스를 낀 두 사람은 붉은 스포츠카에 탑승했는데.

곧이어 요란한 엔진 소리를 내며, 빠르게 비벌리힐즈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때, 김태풍은 뒤늦게 한 가지 사실을 알아차렸는데.

어떻게 알고서 움직이는지 몰라도.

케이트는 정지신호를 단 한 번도 받지 않고서, 곧장 대로로 접어들고 있었다.

아마 중간에 멈춰 서게 된다면, 곧바로 파파라치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정확히 예측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즉, 도로 신호 체계까지도 잘 파악한 뒤, 너무나도 잘 활용하고 있는 그녀.

확실히 그녀는 똑똑한 여자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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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1월 12일 금요일, 아침 6시.

아주 이른 아침.

김태풍은 일찍 잠에서 깨어났다.

그러고 보면, 며칠 전 케이트의 집으로 옮겨온 뒤.

김태풍은 여느 미국 커플들처럼 한껏 젊음(?)을 즐기고 있었는데….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긴 금발 머리의 아름다운 케이트를 잠시 내려다보다가.

그는 그녀의 부드러운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고.

그런 뒤에야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녀의 서재로 들어갔는데.

이후 자신의 노트북을 켠 뒤.

이때부터 김태풍은 이것저것 문서 작업들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덧 30분쯤 뒤.

그는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곧바로 한국으로 전화를 걸었다.

“네. 강 부장님. 잘 지내십니까? 네. 네. 그럼 다음 주 뉴욕 출장 스케쥴을 잡은 겁니까? 네. 네. 네. 참, 그러면 저번에 제가 이야기했던 주가지수 콜옵션 쪽은 어떻게 됐습니까?”

현재, 미국증시는 초호황기에 접어든 상태다.

그리고 이런 거대한 불꽃이 꺼지기 전까지.

더욱더 빛나고 더 강렬한 열기를 발산하는 법인데.

그래서 김태풍은 이런 막판 시기조차 놓칠 수가 없다.

- 김 박사님. 우선, 제가 나스닥지수 상품,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 관련, 콜옵션 상품들을 정리해 봤는데. 그 내용들은 조금 전 이메일로 보냈습니다. 먼저 확인을 해 보시겠습니까?

강길남 부장의 그 말에 김태풍은 얼른 노트북을 통해서 인터넷 접속을 했다.

현재 미국 대다수 가정에서는 모뎀을 통한 원격접속 방식으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데.

다행히 아침이라서 그런지, 속도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김태풍은 강길남 부장의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 내용을 보고 난 뒤.

곧바로 지시를 진행했다.

“그럼 S&P500 콜옵션 쪽은, weekly 쪽보다는 monthly 쪽 상품으로 해서 계약을 체결해 보세요. 그리고 나스닥지수 콜옵션 쪽은 weekly, monthly 둘 다 공격적으로 진행해 보죠. 그럼 이건 이대로 진행하기로 하고. 참! 추가 IT 종목 투자 건, 그건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네. 김 박사님. 그것도 역시 제가, 지금 막 정리가 끝난 상태인데, 곧바로 이메일을 보내겠습니다.

아마 강길남 부장은 요즘 너무 바빠, 다른 데 신경을 쓸 겨를이 전혀 없을 것이다.

물론 그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연봉에 걸맞은 일을 하려고.

이전 회사 때보다도 훨씬 더 열심히 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김태풍은 미국 IT 종목별 투자 정리 파일을 열어보게 되었는데.

그 내용들을 유심히 쳐다보다가.

곧이어 몇몇 종목들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투자지시를 진행했다.

그런데 이번 결정들을 통해서.

미국증시에 들어갈 투자 금액은 대략 3천만 달러 정도.

이건 자신이 원래 계획했던 1억 달러급 투자에는 많이 미치지 못하는 액수였다.

“음. 그럼 이쪽 미국 투자는 이 정도까지만 우선 하고, 차라리 국내 투자 쪽도 함께 진행하도록 하죠. 이건 제가 따로 알아본 종목들인데… 가장 먼저 이들 두 개 회사 주식에 대해서 집중 투자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김태풍이 가장 먼저 이야기한 주식 종목은.

즉, 한국 날짜로 1999년 11월 12일에 마침내 주식 상장이 된, 인터넷 포털서비스 업체인 라음 커뮤니케이션이었다.

며칠 전, 강길남 부장이 보내온 최근 상장사 목록 파일을 본 뒤, 김태풍은 그 상장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제 서둘러 투자지시를 하게 되었다.

“한국과 시차가 나서 아까 확인했는데… 이 종목은 첫날, 바로 상한가에 들어갔더군요. 그럼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무조건 매수 전략을 펼쳐, 물량 흡수에 들어가도록 하죠. 그 부분은 다른 직원들한테 지시해 주세요. 투자 금액은 어떤 제한이 없습니다. 최대한 매도 물량을 흡수하는 게 좋겠습니다.”

사실, 김태풍이 얼핏 기억하기로는.

이 라음 커뮤니케이션은 주식 상장 이후.

이십여 일간 연속상한가를 쳤던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번 상황을 보고 나니.

이런 연속상한가 행진은 그 상장 직후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그때 당시 기록했던.

아주 놀라웠던 17배 가까운 주가 폭등.

그게 바로, 라음 커뮤니케이션의 미래 모습이었다.

그리고 김태풍의 다음 말은 계속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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