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한민국 천재-78화 (78/153)

94-흥분하는 미국인들

<29> 미국 초청

어느덧 여름 장마 기운이 시들해지며, 여름 땡볕 더위가 슬슬 시작되고 있는 1999년 6월 28일 월요일.

이날, 미국 Relian Medical Corporation는 고감도 혈액 분석 장치, 퓨어 센서 R1(Pure Sensor R1)을 드디어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물론, 현 단계의 분석 장치는 아주 단순한 형태다.

혈액 속에 존재하고 있는 트랜스아미나제(transaminase) 효소들인 GOT, GTP 등에 대한 혈중 농도 분석을 통해서 간 기능 검사를 하거나.

또는, 극미량의 세균 혹은 특정 독소(Toxin)들을 감지해서, 혈액 내 유해인자들을 검사하는 방식인데.

현 단계에서는 이런 진단 센서가 좀 조잡한 상태였으나.

그럼에도 초기 모델치고는 분석 성능이 제법 괜찮았다.

그리고 이때부터 Relian Medical Corporation은 좀 더 적극적인 각종 마케팅전략들을 펼쳐나갔고.

특히, CF 광고 등에 힘입어, 점점 더 빠르게 매출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덧 퓨어 센서 R1이 출시된 뒤, 한 달쯤 지났을 때.

갑자기 퓨어 센서 R1 주문들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특히, 실제로 이 무렵부터 시장 반응이 불붙기 시작했는데.

미국 각 지역 약국들마다 퓨어 센서 R1 진단 장치 세팅이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있었고.

더군다나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서 입소문까지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어느 순간 일반 시민들은 각 약국 앞으로 몰려들게 되었다.

그리고 줄까지 서가면서, 혈액 분석 진단을 받기 시작했는데….

“자!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은, 이 테스트를 받는 것은 정말 간단하다는 겁니다! 딱 피 한 방울! 피 한 방울만 따내서, 저희는 딱 3분 이내에, 다양한 질병들을 진단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진단 테스트를 받는 비용은 아주 저렴합니다. 미국 내 어떤 지역이든, 어떤 약국이든 간에, 언제나 딱 10달러! 자, 어떻습니까? 앞으로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은 여러분의 10달러에서부터 결정되게 될 것입니다.”

특히, 이런 CF 광고가 폭발적으로 퍼져나가면서.

이 진단 비용이 고작 10달러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미국 시민들은 이 퓨어 센서 R1에 더욱더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면, 사실상 이런 선풍적인 인기의 비결은 다름이 아니라 미국의 의료 보험 체계 때문이었다.

병원에 가서 미리 진단을 받는 게 무척 힘든 미국의 의료 세태.

그러나 아주 저렴한 진단 기술의 등장은 그 각박한 의료현실 사이를 절묘하게 파고든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현재 미국 정부의 관리를 벗어나, 민영화가 되어있는 미국 의료 보험 제도는 엉망진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상한 미국 의료 보험 방식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눌 수가 있는데.

보통, HMO(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와 PPO(Preferred Provider Organization)로 나눌 수가 있다.

여기서, HMO와 PPO의 차이점은, HMO는 먼저 주치의를 선택해야 하고, 또 진료 전에 보험회사로부터 간혹 사전 승인이 필요한데, 그럼에도 본인 부담감이 비교적인 적은 편이다.

반면, PPO는 좀 더 다양한 범위의 병원들을 선택할 수 있으나, 반면 본인 부담감이 비교적 큰 편이다.

일반적으로 PPO의 1년 의료보험비 총액은 대략 15,000달러에서 20,000달러에 이르게 되는데.

자신한테 직장이 있을 경우, 이 비용의 50~80%는 회사에서 부담해주게 된다.

그럼에도 나머지 보험 비용은 반드시 자신이 내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기적인 개인 부담 비용은 대략 개인당 연간 3,000불에서 10,000불까지 각기 다양한데.

여기에 가족들이 들어간 패밀리 보험으로 바뀌게 된다면, 그 비용은 다시 1.5배에서 2배까지 높아지게 된다.

그렇듯 과다하게 지불해야 하는 의료 보험.

그럼에도 그 옵션에는 치과 치료비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 훗날 이중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국에서 직장을 구할 때.

연봉 외에도, 직장에서 지원하게 될 의료 보험 조건이 상당히 중요한 항목이 될 수밖에 없는데.

그런데 이렇게 힘들게 확보한 의료 보험이지만.

실질적인 보장 효과가 좋은 것도 아니다.

즉,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총 금액 중의 일정 비용(예를 들어, 100달러, 500달러, 1,000달러 등등)까지는 의료 보험사의 도움 없이, 개인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것이 바로 이른바 본인 부담감(Coinsurance)이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병원 방문 시, 당일 바로 지급해야 하는 일정 금액, Co-Pay라는 것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 병원 진료를 받을 때마다, 민간 의료 보험 약관까지 다시 뒤져봐야 할 정도로, 그 시스템이 무척 복잡한 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HMO 네트워크에 가입되어 있는 병원들과 PPO 네트워크에 가입되어 있는 병원들이 각기 따로 존재하고 있다 보니.

아무 생각 없이 아무 병원에 갔다가는.

어마어마한 의료비를 개인이 몽땅 뒤집어쓰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민간 의료 보험 없이, 만약 미국 병원을 찾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일례로, 아이를 출산할 때.

출산 후 병원에서 청구하는 비용은 최대 2만 달러, 3만 달러에 이르게 된다.

또한, 요리 중에 손이 베여서 병원 응급실을 찾게 될 때도, 병원 청구 비용이 대략 1천 달러(원화 120만 원 내외)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상처가 조금 심해 반나절 이상 응급실에 머물게 된다면, 최대 1만 달러(원화 1,200만 원 내외) 이상의 비용이 청구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래서 의료보험 없이 이걸 개인이 몽땅 지불하려고 한다면, 이거야말로 정말 미치고 팔짝 뛸 일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결국, 이런저런 상황들을 고려해서.

대다수 미국 시민들은 병원 가는 걸 꺼릴 수밖에 없는데.

이런 와중에.

갑자기 세상에 튀어나온, 단돈 10달러짜리 질병 진단 방법!

무엇보다도 진단 가격이 너무나도 저렴하다 보니, 모두가 열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건강에 대한 욕심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들 중의 하나가 아닌가.

결국, 대다수 미국 시민들은 이 퓨어 센서 R1에 큰 관심과 호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고.

이 혁신적인 진단 장치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날씨가 점점 더 쌀쌀해지던 9월 중순이 되었을 때.

Relian Medical Corporation은 앞서 출시한 퓨어 센서 R1에 이어서, 좀 더 파격적인 형태인 퓨어 센서 R2를 전격적으로 출시하게 되었다.

특히, 퓨어 센서 R2는 퓨어 센서 R1과 달랐는데.

즉, 퓨어 센서 R2는 개인이 직접 휴대할 수 있다는 기기였다.

이른바, 소형 전자기기 형태.

다시 말해서, 질병 진단 영역을 의료인의 전문 영역이라는 인식에서 완전히 탈피해서.

누구나 쉽게!

자신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그런 휴대용 기기가 마침내 출시된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퓨어 센서 R2의 형태는 아주 조잡하기 이를 데 없었다.

진단기기의 크기가 성인 남자 팔뚝만 할 정도로 아주 컸고.

그 가격도 무려 5,000달러나 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질병 진단 범위를 향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인지.

이 퓨어 센서 R2는 출시와 동시에 아주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자! 이걸 보십시오! 이게 바로 Relian Medical Corporation에서 나온 퓨어 센서 R2입니다. 이 소형 진단 장비는 결국 누구도 아직 하지 못했던, 질병 예방·진단 영역을… 드디어 일반 가정집으로 넘어오게 한, 아주 기념비적인 기기입니다. 향후, 전산 분야, 네트워크 기술이 더 발달하게 된다면, 퍼스널 유비쿼터스 헬스케어 영역이, 여러분의 눈앞에 열릴 것으로 저는 자평합니다. 자, 여러분! 지금 여러분들은, 의료 분야의 가장 획기적인 전환점을 보고 있는 겁니다.”

그렇듯 미국 방송 매체에서는 이 퓨어 센서 R2 출시에 대해서 연일 떠들어대며, 아주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이런 엄청난 관심들 때문인지.

Relian Medical Corporation의 CEO 존 러쉬 박사는 각종 미국 토크쇼에 초대되었고.

Relian Medical Corporation의 CTO 송정민 박사 역시 수많은 언론매체들과 인터뷰를 해야 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 와중에.

그들의 입에서 흘러나온 아주 놀라운 이야기들.

그건 바로, 퓨어 센서 시리즈의 핵심 진단 기술을 개발한 과학자가.

바로 한국인 김태풍 박사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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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거 진짜 엄청나네. Relian Medical Corporation! 여기 주가 상승세가 진짜 엄청난데?’

어느덧 날씨가 점점 더 쌀쌀해지고 있는 10월 중순.

그런 한가을의 감성에 푹 빠져들면서도.

김태풍은 한동안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현재, 국내 언론매체에서도 쉴 새 없이 등장하고 있는 Relian Medical Corporation의 주가 폭등 사태.

그러고 보면, 작년 연말, Relian Medical Corporation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나스닥에 상장했는데.

최근, 퓨어 센서 R1과 퓨어 센서 R2의 잇따른 성공에 힘입어.

Relian Medical Corporation의 주가는 현재 미친 듯이 치솟고 있는 중이었다.

더군다나 현시점은 미국 IT 광풍이 최고조인 상황!

그러다 보니,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투자자들의 돈이 일제히 Relian Medical Corporation 주식으로 몰리고 있었고.

작년 연말, 나스닥 상장시 공모가 15달러 선이었던 Relian Medical Corporation의 주가는 1999년 9월 초순이 되자 180달러 선으로 뛰더니, 어느덧 10월 중순이 되자 역사적인 300달러 선을 넘어서게 되었다.

한편, 김태풍은 지난 8월 1일, Relian Medical Corporation 주식 50만 주를.

행사가 2달러, 즉 총액 100만 달러를 지급하면서, 이 회사 주식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이날, 김태풍은 스톡옵션 행사와 동시에 3천만 달러대의 시세 차익을 챙길 수 있었는데.

그런데 그건 그냥 시작에 불과했다.

어느덧 Relian Medical Corporation 주가가 역사적인 주당 300달러를 기록하게 되자.

김태풍이 보유하고 있던 Relian Medical Corporation의 주식 가치는 무섭게 급등하여.

무려 1억5천만 달러(환율 기준, 대략 1,800억 원)에 달하게 되었던 것이다.

‘와! 여기서도 진짜 엄청난 대박이 터지네.’

그런데 이번 일은 그냥 대박 수준에서 끝나는 게 아니었다.

열악한 미국 의료 시스템.

이런 시스템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Relian Medical Corporation의 제품들.

결국, Relian Medical Corporation은 혁신적인 미래 기업으로써의 이미지를 갖게 되었고.

전세계적인 관심과 함께, 곧이어 핵심 진단 기술을 개발한 김태풍, 그에게도 어마어마한 관심들이 쏠리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이런 형태의 진단 기술들이 아주 큰 반향을 일으킬 거라고 김태풍은 예측하긴 했으나.

자신은 단지, 단순 기초 물질 기술만을 제공했던 게 전부였다.

다시 말해서, Relian Medical Corporation은 김태풍으로부터 핵심 물질 기술들을 받아서, 아주 끈질기게 연구들을 수행했고.

그 결과, 최적의 산물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전자 분석 장비 기술들과 결합시켜.

마침내 퓨어 센서 R1과 퓨어 센서 R2를 탄생시켰던 것이다.

그래서 김태풍은 (전자 장비 기술 없이는 불가능한 제품 개발 건이라) 자신의 공헌도가 대략 10% 내외라고 봤지만.

그러나 퓨어 센서 R1과 퓨어 센서 R2의 엄청난 성공 덕분인지, 김태풍의 존재는 더욱더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느덧 1999년 10월 22일 금요일.

이날, 외신 기자들을 포함하여.

국내 기자들은 일제히 용인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지난 7월 중순쯤, 일성SD신약과 합병이 되면서, 이제는 일성SD신약 용인 연구소가 되어버린 과거의 메드TX 연구소.

이곳으로 수많은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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