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한민국 천재-75화 (75/153)

91-세상이 주목하는 신약 개발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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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

초인종을 누르자.

곧 저택 내부에서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관리인이 나타났는데.

그는 자동차가 출입할 수 있는 대형 문이 아니라.

한쪽 작은 문을 손수 열어주었다.

“혹시 명성부동산 컨설팅에서 나오신 거 맞죠? 아, 그럼 어서 들어오세요.”

그렇듯 관리인의 허락이 떨어지자, 드디어 저택 안으로 들어가게 된 김태풍.

그는 이때부터 좀 더 여유롭게 내부를 살필 수 있었는데.

그러나 부동산 중개인의 직접적인 설명이 있기 전, 곧바로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와! 이거 진짜 엄청나구나. 세상에 이런 집이 다 있다니!’

늘 말로만 들었던 대저택의 모습.

이런 저택이 대한민국에도 버젓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푸른 잔디밭.

그리고 녹색의 나무들.

집주인은 살고 있지 않지만.

담당 관리인은 집 관리를 아주 잘하고 있는 듯.

한쪽 편 작은 연못에는 오색의 잉어들이 아주 생동감 있게 이리저리 헤엄치고 있었다.

특히, 녹음이 우거진 풍경 속에서.

고요하게 자리잡고 있는.

백옥의 거대한 저택 건물.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외부 차량이 건물 현관 앞까지 올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는데.

그 너머에는 작은 주차 공간까지 따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건물 한쪽 옆으로 거대한 거실 창문이 보이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거실에서 잔디밭까지 이어지는 넓은 공간 때문에.

마치 아담한 안마당 공간이 있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런 크고 화려한 건물의 모습에 저절로 눈이 커지고.

또한, 감탄을 금할 수 없을 정도였는데.

그런 건물 외부를 빙 돌면서 느낀 점은, 이곳은 완전히 다른 세상 같다는 것이었다.

일반 주택이 아니라.

귀족 공관 같다는 느낌.

“그럼 안으로 들어가실까요?”

이제 건물 내부로 들어가게 된 김태풍.

그런데 그는 더 놀라고 말았다.

최근에 리모델링이 되었다는 말이 확실히 무엇인지 알게 되었는데.

외벽이며 바닥, 그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깔끔했고.

어디 하나 흠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보시면 알겠지만, 이 집은 좀 특이하게, 주방이 2층에 있습니다. 제 말이 맞죠? 최 선생님?”

부동산 중개인이 그 집 관리인에게 바로 묻자.

최씨 성을 가진 그 관리인이 재빨리 설명했다.

“하하. 맞습니다. 근데, 저기, 정 사장님! 혹시 이분은 매매하실 분의 대리인? 아하, 그렇군요! 진짜 대단하시군요! 어떻게 이런 큰 집을 매매하실 생각을 다 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실제 구매 의사가 있는 김태풍이 직접 방문했다고.

부동산 중개인이 이야기하자.

그 말에 두 눈이 동그래지던 50대 초반의 관리인.

그는 얼른 표정이 바꾸고는.

좀 더 환하게 웃으며, 설명을 이어 나갔다.

“아이고. 젊으신 사장님. 정말 잘 오신 겁니다. 사실, 이만큼 좋은 집은 요 주변에서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제가 나름 이 집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는데. 참! 요 동네에서 저만큼 집 관리를 잘 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겁니다. 하하!”

그렇게 은근히 자신을 어필하면서.

그는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이어 나갔다.

“이 집의 1층은, 주로 외부 손님들을 맞이할 수 있는 공간과 잠자리 공간, 거실, 응접실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2층 쪽은, 좀 더 넓은 방들과 서재, 그리고 작은 응접실, 또 주방도 있습니다. 참! 여기서 2층으로 갈 때, 계단도 있지만,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뭐? 엘리베이터가 있는 집이라고?

김태풍의 두 눈은 저절로 커지고 있다.

“그럼 혹시 지하 공간은요?”

“지하는 주로 창고를 겸하고 있는데. 예전 집 주인분은 거기에 헬스기구들을 놔뒀습니다.”

그렇게 집 구조에 대한 상세한 설명들이 이어졌고.

그 이야기들을 들으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중.

다시금 김태풍의 두 눈은 한껏 커지고 있었다.

현관을 지나 통로를 따라, 조금 더 안쪽 공간으로 들어가자.

드디어 나타난 거대한 거실.

그런데 이 거실은 보통 화려한 게 아니었다.

특히, 유럽 귀족 저택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화려한 샹들리에.

그게 천장 높이 매달려 있는데.

정말 대단한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이 거실 구조를 보고서 바로 알 수 있는 점은, 건물 전체 구조가 좀 특이하다는 것이다.

워낙 거실 천장의 높이가 높아서, 거실은 2층 일부 공간까지 다 차지하고 있는 모습인데.

거기다가 기존 거실 소파들과 주변 장식품들이 그대로 놓여있어, 외관상 거실의 모습은 한층 더 화려하기만 했다.

“저 소파들은 제가 알기로, 프랑스제 최고급 명품 소파들입니다. 그리고 저 그림들은 개중에 가품들도 섞여 있지만, 얼핏 듣기로 가격만 해도 대략 20억, 30억 원 정도는 될 거라고 합니다.”

“음. 그럼 제가 여기로 이사를 오게 되면, 저것들은 다 거둬 가시는 겁니까?”

“하하. 그건 아닐 겁니다.”

“네? 그 말씀은?”

“원래 이 집 주인이셨던 강 회장님이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이 집을 채권자분한테 넘긴 겁니다. 근데 채권자 박 회장님 말씀이, 이것저것 조각내서 팔지 않고, 누구든 원한다면 한꺼번에 다 팔겠다고 하셨습니다.”

집 관리인 최씨의 그런 설명에.

이때 옆에 있던 부동산 중개인이 바로 추가 설명을 했다.

“사장님! 물론 원치 않는다면, 저걸 뺄 수도 있습니다. 뭐, 매물로 나올 때 조건을 단 게 있는데, 저걸 원치 않으면, 240억 원에서 대략 20억 원 정도 빼서, 최초 220억 원에서부터 매매 협상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김태풍은 잠시 생각해 봤다.

그러고 보면, 이런 거대한 거실의 인테리어를 다시 세팅하려고 한다면, 아마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이것저것 생각할 일들도 많아질 터.

그러나 또 생각해 보면.

집 전체가 이미 새집 같은데.

괜히 앞 주인의 취향을 자신이 따라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흠. 그래.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했어. 이런 건 새로 하는 게 맞아.’

물론, 그럼에도 이 거실 인테리어가 탐이 나긴 했다.

그러나 결국 김태풍은 거실 인테리어를 새로 하는 쪽으로.

그렇게 우선 마음을 정했다.

“자! 그럼 이제, 2층으로 가보시겠습니까?”

그로부터 대략 30분가량.

이곳저곳 꼼꼼하게 다 둘러본 뒤.

김태풍은 기분 좋게 이 집에서 나왔고.

그러고는 다시 부동산 중개업체로 돌아갔다.

“하하. 어떻습니까? 집이 아주 좋죠? 저렇게 리모델링이 잘 되어있으면, 바로 입주하기도 좋고. 하하. 참! 아니면, 혹시 다른 집들도 보시겠습니까? 뭐, 다른 집들은 이 저택만큼 화려하지는 않겠지만….”

그러고는 부동산 중개인은 아주 친절하게 이것저것 매물들을 가져왔는데.

그리고 각 매물들에 대해서도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그의 말을 유심히 듣던 김태풍.

그리고 그때, 그나마 좀 괜찮아 보이는 매물 하나를 김태풍은 지목했고.

그래서 그들은 그 집에 직접 가서 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잠시 뒤.

용산구 한남동 쪽.

정확히는 유엔빌리지 쪽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그리고 그곳에서 대략 30분가량.

김태풍은 다시 집 구경을 하게 되었다.

‘휴! 역시 돈값을 하긴 하는구나.’

김태풍이 보게 된 한남동 집.

이 집도 IMF 전에는 대략 200억 원을 넘어서는 최고급 주택이 아닌가.

그래서 그 화려함은 일반 주택에 비할 수가 없는 모습이었다.

“하하. 어떻습니까? 사장님! 또 다른 것들도 보시겠습니까?”

“아니요. 잠깐만요. 음. 그러니까 딱 30분 정도만. 제가 생각을 좀 정리하겠습니다.”

그러고는 김태풍은 유엔빌리지 인근 커피숍에서 잠시 생각을 정리했는데.

사실, 그러고 보면, 일 처리가 빠른 것은 김태풍의 특기가 아닌가.

물론 그렇다고 해서, 대충대충 띄엄띄엄하는 법이 없다 보니.

비록 30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김태풍은 아주 많은 생각들을 했고.

그리고 마침내 그는 입을 열게 되었다.

“음. 그럼 거실 인테리어를 빼고 나면, 220억 원이라고 하셨죠?”

“네.”

“그럼 집주인에게 80억 원 오퍼를 넣어주십시오.”

“네? 80억 원이라고요?”

“사실, 그런 초고가 집은 요즘 잘 안 팔리지 않습니까?”

“아, 그렇기야 하지만. 하지만, 제 선에서 140억 원이나 디스카운트를 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 이 말이다.

“대신에 제가 제공할 수 있는 옵션이 있습니다. 이 80억 원 오퍼를 받아들인다면, 계약 즉시! 80억 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하겠습니다.”

“그거 정말입니까?”

자금줄이 얼어붙은 IMF 시대에 현금 80억 원을 일시금으로?

저절로 입이 떡 벌어지고 있는 부동산 중개인.

“네! 하지만, 그 전에 집 자체에 다른 채무 문제들이 없는지, 그 부분 확인은 꼭 필요합니다. 물론, 이중삼중으로 검증이 필요합니다.”

“아이고! 그거야 당연하죠. 하하! 워낙 매매 금액이 크니까, 저희 업체에서도 아주 꼼꼼하게 계약을 준비할 겁니다. 특히, 이런 집 거래 쪽에는 변호사까지 쓰고 있으니까, 전혀 걱정하지 마십시오.”

“음. 그럼 우선 오퍼를 넣어주시고. 그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죠. 참! 이건 제 명함입니다.”

그러고는 김태풍은 자신의 명함을 건넸는데.

메드TX 이노베이션 연구소.

연구소장 김태풍, 이학박사.

이렇게 쓰여진 명함을 유심히 쳐다보던 부동산 중개인.

그는 이내 입꼬리를 씩 올리며 대꾸했다.

“젊은 사장님이 아니라, 젊은 박사님이셨군요! 하하.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확인하고. 또, 그쪽에서 연락받는 대로, 바로 전화드리겠습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일주일 뒤.

집주인이 마침내 계약에 동의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이때, 김태풍은 아주 환하게 웃었다.

아주 싸게 집을 사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집 계약을 할 겸.

자신이 잠깐 봤던, 용산 한남동 대저택은 50억 원에 함께 사기로 결정했는데.

특히, 그 한남동 집은 리모델링을 마친 뒤, 부모님께 증여할 생각이다.

복잡한 증여세 처리도 자신이 할 생각.

그리고 드디어 1999년 5월 29일 토요일!

이날 김태풍은 성북동, 한남동 두 저택들에 대한 계약서를 쓰게 되었고.

“그럼 저희는 앞서 협의했던 대로, 최저치인 딱 0.2%만 받겠습니다.”

이때 김태풍은 준비한 수표를 부동산 중개인에게 내밀었는데.

그 순간, 부동산 중개인의 입은 마치 찢어질 듯 커지고 있었다.

“하하하, 하하하! 너무 감사합니다. 사장님!”

다시 말해서, 단숨에 2천만 원대 중개수수료를 챙긴 부동산 중개인.

“앞으로 더 큰 부자가 되십시오. 하하하!”

그렇듯 부동산 중개인의, 어쩌면 아주 평범할지도 모르는 그런 축복 말을 듣게 된 김태풍.

그런데 김태풍은 좀 더 묘하게 그의 말이 귀에 들려오는 게 사실이었다.

‘음. 나더러 더 큰 부자가 되라고?’

사실, 투자도 투자지만.

신약으로도.

어쩌면 자신은 더 큰 부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어쨌든 김태풍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드디어 집 매매를 마치게 되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며칠 뒤.

한국제약산업 미래와 관련된 민관협 전문가 회의가 열릴 때.

이날, 메드TX 서정철 사장은 아주 엄청난 성명 발표를 하게 되었다.

즉, 이번에 미국 파이자(Pizar)로 기술이전이 확실시되고 있는 당뇨병 신약 기술과 관련하여.

이 신약을 개발한, 한국인 개발자의 이름을 그는 드디어 공개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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