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한민국 천재-43화 (43/153)

59-신설 법인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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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새뮤얼 왓슨 교수.

그는 MIT 화학과 박사 출신이면서도 또한 고분자합성 분야의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과거, 미국 듀폰사에 ‘스스로 치유가 가능한 고분자 소재 기술’을 기술 이전하려고 할 때.

이때, 고분자 분야의 전문가인 새뮤얼 왓슨 교수.

그가 이 듀폰의 기술자문역으로서, 이 일에 관여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새뮤얼 왓슨 교수에 대해서.

그의 전문 분야를 단순히 고분자 분야로만 한정하는 것은 무척 어리석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의 연구 범위는 결코 단순하지 않기 때문.

그는 절대 평범한 연구자가 아니었다.

특히, 통화상으로 듣게 된 새뮤얼 왓슨 교수의 설명.

그 내용 중에는 그가 2년 전, 세계적인 학술지 셀(Cell)에 논문을 게재한 사실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고분자 재료 분야의 전문가가, 생명 분야의 최고 학술지 셀(Cell)에 논문을 게재했다는 사실은, 김태풍에게 정말 경이롭게 다가왔다.

그러고 보면, 과거 실제 사례에서도.

그런 학문적 경계를 뛰어넘는.

정말 놀라운 연구자들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사람들 중의 한 명이 과연 새뮤얼 왓슨 교수인지는 확실치가 않았다.

왜냐하면, 김태풍은 유기 합성, 고분자 소재, 합성 신약, 그리고 바이오센서와 같은 의공학 분야 등, 화학 유사 분야까지 넘나들며.

다방면에서 대단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자신이 읽었던 그 수많은 논문들을 발표한 개별 저자들을, 일일이 다 기억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특히, 김태풍은 신약 합성과 관련된 유기합성 분야에 더 집중을 한 터라.

타 분야 대가들을 모조리 다 기억할 수가 없었고.

그러다 보니, 김태풍은 (합성 신약 분야와 좀 거리가 있는) 새뮤얼 왓슨 교수의 이력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그런데 그러고 보면, 김태풍처럼 회귀자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사람인 새뮤얼 왓슨 교수.

하지만 그는 이미 태생적으로 대단한 지적 능력을 갖고 태어난 듯.

고분자합성, 고분자물성, 소재공학, 그리고 유전공학적 지식까지도.

두루 섭렵하고 있었던 것이다.

- 뭐, 궁금하시다면, 제가 좀 이야기를 해 드리지요. 사실, 2년 전, 셀(Cell)에 발표했던 내용은, 일종의 유전자 조작 형태의 연구인데, 유전자의 화학구조를 좀 바꾸어본, 다소 흥미로운 연구였습니다. 뭐, 따지고 보면, 과거 뉴욕대의 나드리안 시먼(Nadrian Seeman) 교수가 1980년대부터, DNA를 가지고 장난질을 좀 많이 하신 것과 비슷하게, 저도 그런 형태라고 볼 수가 있죠.

새뮤얼 왓슨 교수는 이후 설명을 계속 이어 나갔는데.

그러나 김태풍이 듣기에 아주 놀라운 이야기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 아시다시피, 본래 DNA는 두 가닥의 유전자 정보들이 꼬여있는 이중 나선 구조입니다. 과거, 뉴욕대의 시먼 교수는 이런 이중 나선 구조를 완전히 탈피해서, 공학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즉, 유전자 가닥들을 십자가 모양으로 교차시켜 버리거나, 혹은 4가닥, 6가닥, 혹은 8가닥 등의 유전자 정보들을 이리저리 꼬아서, 별의별 희한한 모양들을 만들어내기도 하셨죠.

김태풍은 그의 이 기초 설명에 대해서는 대략 이해가 되었다.

사실, DNA의 이중 나선 구조는 결국 수소결합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래서 뉴욕대 시먼 교수는 이런 수소결합을 이용하되, 즉 기존 DNA의 염기 서열을 바꾸어가면서.

다양한 모양과 구조를 가진 유전자 구조체들을 설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즉, 흔한 DNA 이중 나선 구조가 아니라.

4중, 6중, 8중 등, 다양한 교차 구조체들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 하하! 뭐, 저도 이런 점에서 착안해서… DNA를 한낱 물질로만, 즉 고분자 소재와 같은 물질로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아주 다양한 유전자 구조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는데, 물론 시먼 교수와 같이 큰 변화가 아닌, 아주 미세한 변화를 넣어 봤습니다. 그리고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재조합 단백질 생성 원리도 확인해 봤는데. 이때, 아주 흥미로운 결과를 보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여러 아이디어들을 도출할 수 있었죠.

그러니까, 새뮤얼 왓슨 교수는 새로운 유전자 변형체를 만들었고.

특히, 단백질 생성과 관련하여, 전사(transcription)와 번역(translation).

이런 진행들이 전혀 불가능한 시먼 교수의 DNA 복합 구조와 전혀 다르게.

그는 새로운 형태의 유전자 반응을 유도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즉, 새로운 형태의 재조합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데도 성공했다는 의미.

“근데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그런 이야기를 아직 들은 적도 없는데. 그리고 유전자를 다루는 일은 너무 복잡해서, 자칫 괴상망측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을 텐데요?”

김태풍은 혹시 모를 돌연변이에 대해서 묻자.

새뮤얼 왓슨 교수는 곧바로 대답했다.

- 맞습니다! 그런 부분은 저도 무척 고민이 되는 부분입니다. 하하. 하지만 염려하실 부분이 전혀 없는 게 사실입니다. 실제로, 저는 대부분 시도에서 대부분 다 실험에 실패했지만, 극히 일부분! 아주 극히 일부분! 이 일부분에 대해서만, 아주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죠. 물론, 제가 셀(Cell)에 발표한 내용은 그 전부가 아니라, 아주 사소한 유전자 조작에 불과하고요.

그러니까 학술지에 모든 결과를 다 발표한 게 아니다?

- 물론 여기에 고분자 구조와 관련된 아이디어들이 포함되면서, 유전자 구조와 형태 전환에 아주 획기적인 전기를 이룰 수 있었는데. 뭐, 이런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저는 더욱더 새로운 형태의 재조합 단백질 합성이 가능할 거라고 확신하게 됐습니다.

그러고는 새뮤얼 왓슨 교수는 자신의 목표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 물론, 제가 앞으로 괴상한 생물체를 만들겠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대신에 저는 그저 새로운 유전자, 단백질 신약 개발 가능성을 엿본 터라, 앞으로 이쪽 부분에 특히 집중할 생각입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이 연구와 별개로 진행 중인, 초고강도 고분자 복합소재 합성 연구 쪽. 뭐, 이쪽은 차세대 전투기나 우주선 쪽에 쓰일 재료인데, 이 연구 역시 너무 재미가 있어서, 앞으로 이 연구들을 계속 병행할 생각입니다. 하하하.

그렇게 새뮤얼 왓슨 교수는 차분하게 설명을 마쳤는데.

그러나 그의 이야기를 다 듣게 된 김태풍.

그는 정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이제 겨우, 올해 30살이 된 새뮤얼 왓슨 교수!

그런데 그가 어떻게 저 나이에 저런 다양한 연구들을 할 수 있는지.

김태풍은 너무나도 궁금했다.

그러나 아직 인터넷 홈페이지가 많이 발달되지 않은 시대.

그래서 그의 경력을 바로 확인할 길이 없었고.

김태풍은 직접 그에게 그의 경력에 대해서 물어보기로 했다.

마치 코니 교수가 학회장에서, 김태풍에게 연구 경력을 직접 물어보듯이 말이다.

- 아! 제 경력 말입니까? 하하. 뭐, 나중에 제 파트너가 될 수도 있으니까, 뭐, 좋습니다! 알려드리죠!

그러고는 이어지는 그의 경력 소개.

- 원래 저는 대학에서 수학 외에도 물리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리고 아마 19살 때쯤인가? 그때, 화학과에서 고분자합성 쪽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그 후 5년간, 박사후연구원(포닥)을 하면서, 하버드의대와 MIT 공대를 여러 번 오갔습니다. 특히 그쪽 시스템! 즉, 트레이닝 과정이 워낙 좋아서, 그때 세포공학, 분자생물학에 대해서 제대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까, 하하! 제가 좀 많이 혼종인 편이죠?

새뮤얼 왓슨 교수의 자기소개를 듣게 된 김태풍.

그리고 이내 진짜 놀라고 말았다.

보통 사람들은 정말 한 가지 학문조차 제대로 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이미 학문적 경계를 넘어서,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버린 새뮤얼 왓슨 교수!

‘휴! 세상엔 숨어있는 천재들이 한 둘이 아니구나. 라비 라마누잔도 그렇고. 그러고 보면, 여기 과학계는 진짜 괴물들이 곳곳에 득실거리고 있어. 뭐, 수학적으로 평범한 사람이라도, 전혀 뜻밖의 창의력을 발휘하면, 곧 괴물이 되는 게 이런 과학계니까.’

사실, 따지고 보면, 과학 분야의 천재들은 그들이 노벨상급 이슈를 터트리기 전까지.

일반인들에게 확 드러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뭐, 어릴 적에, 수학 계산 능력으로 두각을 드러내어 언론에 등장하는 일부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단순한 수학 영재가 아니라.

새뮤얼 왓슨 교수와도 같은 그런 진짜 천재들!

그런 사람들은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곳에서 조용히 땀을 흘리고 있고.

또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새로운 사실과 개념을 찾아가고 있는 중인 것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일반인들이 그런 천재의 영역에 자신이 들어갈 수 없다며, 스스로를 비관할 필요도 없다.

비록 수학적 계산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남들이 하지 못하는 그런 창의력 혹은 창조력!

그걸 발휘하는 순간.

수학적 둔재마저도 결국 천재의 부류에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 분류를 해 보면.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들 중에는 어릴 적 수재로 불리지 못한 사람들이 더러 있다.

‘흠. 아무튼, 새뮤얼 왓슨 교수가 저런 능력자니까, 코니 교수도 그를 인정했던 거야.’

이제야 제대로 알 것 같은 새뮤얼 왓슨 교수의 능력.

그리고 이때 김태풍은 자신의 선택이 무척 현명했다고 확신했다.

저 정도 인물과의 동업이라?

이건 세상에 다시 얻을 수 없는.

정말 최고의 파트너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근데 참 희한한 일이네. 저런 대단한 사람을 부른 자리에 코니 교수는 왜 날 불렀지?’

김태풍은 잠깐 이해를 못 해,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저 새뮤얼 왓슨 교수의 현재 대표 논문은 고작 셀(Cell) 논문 1편.

그러나 김태풍은 그 이상이 아닌가.

셀(Cell) 잡지에 버금가는 네이처(Nature) 잡지 논문이 무려 2편.

거기다가 출판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사이언스(Science) 논문 1편.

하물며, 1억 8천만 달러짜리 대단한 기술이전까지 해낸 김태풍.

비록 김태풍은 선천적인 천재가 아니긴 하지만.

이미 놀라운 창의력을 발휘하면서.

세계적 탑 클래스의 연구를 스스로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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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날 아침.

김태풍은 어제 급하게 바뀐 비행기 스케줄에 따라.

이제 LA로 날아가게 되었다.

한편, 시애틀 학회를 마친 뒤, 잠시 LA에 체류 중이던 새뮤얼 왓슨 교수.

그래서 그를 LA에서 만나게 된 김태풍은 그때부터 긴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그로부터 근 이틀간에 걸쳐서, 긴밀한 논의가 이루어진 끝에.

뜻밖에도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좀 더 상세한 회사 설립안을 세우게 되었다.

즉, 바이오 신약과 합성 신약을 모두 표방하는 새로운 회사!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신설 회사의 목표와 방향성도 설정할 수 있었는데.

특히, 향후 목표 기술들에 대한 대략적인 논의도.

그 미팅 과정 중에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긴 논의를 마친 뒤.

드디어 김태풍은 한국행 비행기에 타게 되었다.

그리고 그 후.

무척 바쁜 시간들이 유유히 흘러갔는데.

어느덧 1997년 11월 16일이 되었을 때.

이날, 김태풍은 박사과정 학생이라는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새뮤얼 왓슨 교수와 공동명의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지에 신설 법인을 설립하게 되었다.

즉, 김태풍은 평생 처음으로, 사업가의 대열에 올라서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며칠 뒤!

갑자기 터져 나온 언론 보도.

대한민국 경제부총리는 특별 기자회견에서.

치명적인 국가 부도 사태를 막기 위해서.

국제통화기금(IMF)에 자금을 긴급 요청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위험천만한 IMF 시대.

이런 급격한 변화 속에서.

이제 김태풍은 좀 더 발 빠르게 다음 행보를 이어 나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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