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한민국 천재-41화 (41/153)

57-이제는 더 도약할 시기

<18> 이제는 더 도약할 시기

시애틀 학회의 마지막 날.

김태풍은 니녹스 펀드(NeNox Fund) 헨리 왓슨 회장과 개인적으로 만나, 2시간 남짓 이야기를 더 나눴다.

특히, 투자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었고.

니녹스 펀드(NeNox Fund)가 어떤 조건을 내세우는지도 미리 확인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음. 그러니까 5억 달러 투자에 지분 33%. 처음 기업을 설립할 때, 1,000만 달러 지원부터 시작해서, IND(임상시험승인)를 받게 되면… 그때부터 1억 달러 투자씩 단계별로 투자를 해 주겠다? 이걸 확실히 보장받게 된다면, 정말 임상시험 3상까지도 노려볼 수 있겠어.’

그러나 여기서도 아주 조심스러운 조건이 성립되어야 한다.

만약 임상시험 중간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 임상시험을 처음부터 다시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경우!

투자금 5억 달러만으로는 도무지 임상시험을 마칠 수 없게 된다.

‘하긴, 보통의 경우도 신약 승인 받기까지, 대략 10억 달러 정도 들어가니까. 어쩌면, 임상 2상, 3상쯤 해서, 추가 투자가 필요할지도 몰라. 그래도 운 좋게 잘 되면, 최소 비용으로 신약 승인까지 갈 수도 있는 거고. 뭐, 어쨌든 지금은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자.’

정말 신약 개발은 ‘모’ 아니면 ‘도’라서.

만약 실패하게 되면, 그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홀라당 날리게 된다.

그래서 이 위험한 도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간에 반드시 기업공개(IPO)와 주식상장이 필요한데.

즉, 그 위험을 사방으로 분산시키기 위한 목적인 셈이다.

헨리 왓슨 회장의 의견도, 임상 2상이 들어갈 때, 주식상장을 하자는 의견이었고.

그리고 아마 그때가 되면.

헨리 왓슨 회장은 자신의 모험에 대해 첫 결단을 내리게 될 것이다.

투자의 대가로 받게 된 지분을.

몽땅 털고 나갈 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김태풍과 같이 가게 될 것인지….

‘그래도 현재로서는 너무 조건이 좋아. 지분 33%의 대가가 5억 달러. 이걸 기준으로 회사 시총 규모를 추산한다면, 대략 15억 달러! 휴! 15억 달러(현재 환율 기준 1.3조 원)짜리 회사. 그걸 내가 갖게 된다고?’

특히, 미국 나스닥에 주식상장을 하게 된다면.

아마 주식상장 당일.

어쩌면 회사 시총 규모가 그것의 몇 배로 커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정도 규모라면, 이것만으로도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즉, 니녹스 펀드와 투자유치 협약을 맺는 순간.

김태풍이 만들 새로운 회사는.

신약 개발 업계에서.

이미 혜성 같은 존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가 아닌가.

그걸 알기에, 김태풍은 다시금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미국 투자업계의 저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하긴 이러니까, 미국에서는 정말 수많은 성공적인 벤처 사업가들이 세상에 나오게 되는 것이 아닐까.

특히, 이곳 투자자들은 늘 새로운 기술에, 또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데 목말라 있었고.

그래서 새로운 기술이 요람에서 꿈틀거리기 시작되면.

그들은 곧바로 과감한 투자까지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이런 지원을 받은 새로운 기술들은 훗날 사회적 큰 변화를 만들어내고.

또한, 인간의 문화와 문명을 새롭게 가꾸어나가게 되는 것이다.

한편, 그 회사 역시, 이런 탄탄한 지원 덕분에.

향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데.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회적 선순환까지 창출되는 것이다.

새로운 기업적 문화의 생성.

새로운 고용 창출.

새로운 시장의 형성 및 진입, 그리고 확대.

또,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 향상까지.

‘음. 근데 더 생각해야 할 문제는, 결국 이 투자금 5억 달러를, 어떻게 지분 33% 선으로 맞출 수 있냐, 이것도 가장 중요한 현안인데….’

그러니까 니녹스 펀드에서 초기 투자를 크게 해 주면, 초기 회사 운영에 큰 도움을 받겠지만.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큰 부담감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즉, 지분율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김태풍도 그 투자에 상응하기 위해서.

따로 거대한 자금을 마련해야 할 경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인데.

특히, 초창기 기술은 그 기술적 가치를 아무리 높게 잡는다고 해도, 그건 한계가 있는 법이다.

그러나 니녹스 펀드가 적절한 투자 계획을 세워서, 투자를 해 줄 경우.

그 상황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즉, 향후 기술적 가치 상승에 맞춰.

니녹스 펀드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준다면.

김태풍은 점점 상승할 기술적 가치(즉, 미래수익 가치)를 이 지분율에 대입시킬 수 있어.

자신의 사비를 많이 넣지 않더라도.

자기 지분율을 효율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되는 방식인 셈이다.

그럼에도, 좀 더 상세한 운영 방식은, 향후 협상을 통해서.

좀 더 기술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였고.

그래서 김태풍은 앞으로 이 일에 좀 더 신경을 쓸 생각이었다.

‘음. 한데, 그러고 보면, 강길남 선배의 말이 딱 맞단 말이야.’

김태풍의 학교 선배이자, 현재 벤처캐피탈(VC) 쪽에서 일을 하고 있는 강길남.

그는 처음 김태풍을 만났을 때, 자신의 업무 경력을 살려,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 …음. 이건 업계의 공공연한 룰인데, 아무리 어떤 회사가 좋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그 회사 설립자에 대한 능력 검증을 아주 냉정하게 해요. 우선 의심부터 하니까요. 즉, 이런 벤처 쪽에서는 뛰어난 기술적 가치도 아주 중요하겠지만, 그것보다도 설립자의 개인적 이력과 명성이, 이 단계에서는 더욱더 중요하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어쨌든, 자신의 능력을 믿고서.

과감한 투자를 해 주겠다는 니녹스 펀드(NeNox Fund)의 헨리 왓슨 회장!

그의 그런 제안을 받게 되자, 김태풍은 무척 들떴지만.

한편으로는 여러 실질적인 문제들도 생각해야 했다.

병역특례 문제.

그리고 미국 거주 문제 등등.

그래서 머릿속이 점점 더 복잡해지는 가운데.

김태풍은 어느덧 학회 일정을 모두 마치게 되었고.

어느덧 시애틀 타코마 공항에서 강신혜 박사와 헤어진 뒤.

김태풍은 곧장 미국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서.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로 날아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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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어서 오십시오! 이렇게 오시느라, 정말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두꺼운 검정 안경테 너머로, 부드럽게 휘어져 있는 눈매.

50대 중반의 송정민 박사.

그는 지금 환하게 웃으며 김태풍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그는 솔트레이크 공항으로 직접 라이딩(riding)을 나왔는데.

그 바람에, 김태풍은 좀 더 편안하게 Relian Medical Corporation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이번 1박 2일간의 일정은, 세부적 업무 논의 외에도 계약 체결과 관련된 것인데.

결국, Relian Medical Corporation은 김태풍이 제안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로 결정했고.

또한, 김태풍의 요구 사항도 전격적으로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래서, 이제 양쪽은 고감도 혈액(특히, 단백질) 분석 센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인데.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쓸 수 있는 고감도 센서 개발 외에도.

혈액 분석과정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다시 말해서, 누구나 간편하게 쓸 수 있는 분석·통계 소프트웨어 개발도 동시에 진행될 예정에 있다.

그리고 잠시 뒤.

Relian Medical Corporation 솔트레이크 연구소에 도착한 김태풍.

그는 송정민 박사의 오피스로 들어갔고.

거기서 간단히 차를 마시며, 한담을 잠깐 나눈 뒤.

이제 드디어 실무업무를 진행하게 되었다.

“하하! 다행히 기초 실험 과정에서, 아주 현저한 결과들을 얻게 되어, 지금 저희는 무척 고무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더 궁금합니다. 저번에 보내주신 샘플 고분자 물질 외에도, 다른 9종의 물질합성은 대체 언제까지 완료가 될 수 있는지, 자! 어떻습니까? 저희는 정말 급합니다! 바로 의견을 주십시오!”

“아, 네? 송 박사님? 지금 급하시다고요?”

“네! 그게, 그 일이 좀 그렇게 됐습니다. LA 본사에 있는 제 파트너가 지금 난리입니다. 그래서 저희 연구 계획도 아주 빡빡하게 짜인 상태입니다.”

“네. 그렇군요. 송 박사님. 저는 이게, 갑자기 이렇게 빨리 진행될 줄은 몰랐는데…. 하하. 뭐, 저야 뭐, 이번 계약만 잘 된다면, 최대한 빨리! 정말 빨리! 물질 배송과 물질합성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아! 그거! 정말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요! 그럼 저희는 물질을 받는 즉시, 바로 분석에 들어갈 겁니다. 혹시 아실지 모르겠지만, 전기화학적 분석 실험, 즉 Potentiostat/Galvanostat 기기를 썼을 때, 분석 시간은 별로 걸리지도 않습니다. 보통 데이터가 초 단위 분석이라, 일주일이면 수십 개의 데이터가 바로바로 나오기도 하죠. 또한, 초소형 센서 외형 제작과 자체 전자 분석 장치(박스) 설계. 이런 작업들도 필요한데, 이런 외적 부분은 아마 1년 이내에 순차적으로 마무리될 겁니다.”

그 말에 김태풍은 살짝 입꼬리를 올리고 있다.

송정민 박사는 저렇듯 겸손하게 말하고 있지만.

만약 충분한 실험 세팅과 실험 노하우, 그리고 전자 장치 설계 기술이 없다면.

이런 센서 개발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이 회사는 이미 여러 종의 분석 키트(Kit)와 전자 장비들을 상용화한 적이 있어.

그런 노하우들을 앞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이번 센서 아이디어를 좀 더 빨리 상용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김태풍은 좀 더 세세한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그리고 잠시 뒤, 송정민 박사가 가져온 서류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사실, 이 서류는 지난 5월, 김태풍이 이메일을 통해서 이미 확인해 본 계약서였고.

서울 소재, 전문 변호사 사무실에 직접 의뢰까지 해서.

법적 조항까지 자세히 확인해 본 계약서였다.

그리고 그 계약서와 전혀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김태풍은 곧바로 펜을 들었다.

그리고

쓱쓱!

아주 시원하게 사인을 마치고 있는 김태풍.

그 모습에 송정민 박사도 펜을 들고서, 곧바로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그리고 이제 각자 한 부씩 계약서를 갖게 된 두 사람.

“하하! 정말 좋은 아이디어를 저희 회사에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일이 정말 잘 되어, 서로에게 큰 이익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하하하.”

그렇게 웃으며 서로 악수를 했고.

이제 이것으로 김태풍은 스톡옵션 50만 주를 챙기게 되었다.

또한, 그는 Relian Medical Corporation의 비상근 사외이사 겸, 기술자문 직책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스톡옵션!

이것은 앞으로 대략 2년 뒤, 즉 1999년 8월 1일부터 행사가 가능한데.

행사할 수 있는 기간도 2002년 7월 31일까지다.

그리고 스톡옵션 실행시, 이것의 행사가는 현재 주가를 고려해서.

주당 2달러 수준.

이걸 현재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고작 100만 달러짜리 스톡옵션에 불과하지만.

그러나 이것의 값어치는 고작 100만 달러짜리 수준이 아니다.

즉, 장외 시장에서도 구하기 힘든 그런 귀한 비상장 주식을.

김태풍은 무려 50만 주나 확보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 회사는 주가는.

1999년 상반기, 회사의 주식상장 이후.

이 무렵, 미국증시의 엄청난 호황 효과를 덤으로 받아.

그때부터 주가가 무섭게 치솟아 오르게 되는데.

2000년 초반, 주당 180달러 선까지 치솟게 된다.

그리고 이런 여파는, Relian Medical Corporation의 한국 지사 쪽에도 영향을 주어.

한국릴리언메디컬의 주가는 8천 원대에서 갑자기 20만 원대까지 치솟게 되는 것이다.

‘음. 50만 주 곱하기 180달러, 대략 9천만 달러. 이땐 달러 환율도 아주 높을 테니까, 엄청난 수익이 나오겠는데.’

그래서 김태풍은 조용히 웃고 있다.

거기다가 향후 센서 기술이 상용화가 되면.

김태풍은 자신의 역할 분에 맞춘 현실적인 로얄티인, 판매이익의 5%를 로얄티로 챙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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