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한민국 천재-40화 (40/153)

56-어쩌면 재벌이 될 수도 있는 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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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어서 오세요.”

포시즌 호텔 내,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이곳에서 오늘 만찬이 진행되게 되는데.

이미 호텔 요리사들은 직접 나와, 대기하고 있었고.

한쪽에는 각종 와인, 꼬냑, 위스키 등, 각자의 취향에 맞춘 듯, 다양한 술들이 준비되어 있다.

한편,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거실 중앙.

그곳에는 거대한 식탁이 세팅되어 있는데.

아마도 호텔에서 임의적으로 이런 준비를 한 모양이다.

이런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으로 들어서자마자, MIT 새뮤얼 왓슨 교수와 먼저 인사를 나눴는데.

그리고 그의 안내를 받아.

먼저 와서 한창 대화 중인 다른 사람들과도, 김태풍은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반갑습니다. 숀이라고 합니다.”

가장 먼저, 애거트 레버러 토리즈(Aggott Laboratories)의 숀 스키퍼 회장과 인사를 하게 된 김태풍.

잿빛 눈썹을 가진 60대 중반의 숀 스키퍼 회장은 약간 매부리코에 눈빛이 다소 날카로운 모습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인사들.

“하하.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헨리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니녹스 펀드(NeNox Fund) 헨리 왓슨 회장과 인사를 나누게 된 김태풍.

이때, 김태풍은 이내 눈을 반짝이며, 바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왜냐하면, 헨리 왓슨 회장의 용모가 MIT 새뮤얼 왓슨 교수와 상당히 비슷했기 때문.

그러자 옆에 서 있던 새뮤얼 왓슨 교수는 씩 웃으며 입을 열고 있다.

“아, 눈치가 빠르시군요. 맞습니다. 저의 삼촌입니다.”

그 순간, 김태풍은 짧은 탄성을 지르고 만다.

미국 투자시장에서 상당히 큰 규모인 니녹스 펀드(NeNox Fund) 헨리 왓슨 회장의 조카.

그게 바로 MIT 새뮤얼 왓슨 교수의 또 다른 신분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새뮤얼 왓슨 교수가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된 것은, 단순히 MIT 교수 자격만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그에 대한 호기심이 바로 일어났으나.

김태풍은 그 생각을 더 이어갈 수가 없었다.

곧바로 더어크(Derck)사의 안토니오 샌더슨 회장.

그가 만찬 시각에 맞춰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하. 다들 반갑습니다. 하하. 숀! 잘 지냈나? 헨리! 반갑네.”

안토니오 샌더슨 회장은 가장 먼저, 애거트 레버러 토리즈(Aggott Laboratories) 숀 스키퍼 회장과 인사를 나눴고.

또한, 니녹스 펀드(NeNox Fund) 헨리 왓슨 회장과도 반갑게 인사를 하며, 서로 안부를 묻다가.

이때, 잠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새뮤얼 왓슨 교수 등을 뒤늦게 쳐다보며, 이내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다.

“하하. 새뮤얼. 자네도 그동안 잘 지냈나?”

“네. 회장님. 근데 요즘 좋은 일들이 많으시다고 하시던데, 지금 표정이 아주 많이 밝으십니다. 하하.”

“뭐, 회사 하는 사람한테 좋은 일이야 다른 게 있겠나? 요즘 매출도, 주가도 다 오르고 있어서, 그게 즐거운 거지. 특히 오늘은 말이야. 오늘 아침부터 회사 주가가 불붙듯이 오르더군. 하하하!”

옆에서 그 말을 듣게 된 김태풍은 바로 무언가 떠올리며, 두 눈을 반짝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자신이 어제 학회에서 발표한 비마약성 진통제 신약의 연구결과.

어쩌면 그 정보는 아주 빠르게 주식 정보망에 퍼져나갔을 수도 있다.

이건 아주 대단한 호재성 정보라서.

이게 만약 먹혔다면, 오늘 더어크(Derck)의 주식은 아마도 아주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렸을 것이다.

물론 그런 내부 정보를 잘 알고 있는 김태풍으로서는 법적으로 더어크(Derck)사 주식을 살 수가 없어, 그게 좀 아쉽지만 말이다.

“참! 그럼 이 친구가 바로?”

“네. 회장님. 태풍 킴! 회장님께서 잘 아시는, 진통제 신약 개발자입니다.”

새뮤얼 왓슨 교수의 소개가 이어지자.

바로 눈매가 즐거운 호선을 그리며 휘어지고 있는 안토니오 샌더슨 회장.

“반갑습니다. 안토니오라고 합니다.”

“네. 처음 뵙겠습니다. 김태풍입니다.”

그렇게 김태풍은 공손하게 악수를 하며, 자신을 다시 소개했다.

그러자 이어지는 안토니오 샌더슨 회장의 말.

“하하! 사실, 나중에라도 꼭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돼서 정말 반갑군요. 비록 오늘 이 자리를 만든 분이 코니 교수지만, 이런 자리에 우리 회사를 위해 일해주시는 분을 만나게 되어, 더욱 기쁩니다.”

안토니오 샌더슨 회장의 그 언급에 김태풍은 바로 두 눈을 반짝이게 된다.

이제야 대략적인 흐름을 알 것 같기 때문이다.

즉, 이 자리는 노벨화학상 수상자 코니 교수가 마련한 자리인 것이다.

그가 즉, 호스트라는 말.

그래서 그의 뜻에 따라, 김태풍이 이 자리에 끼게 될 수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이 만찬의 주인공인, 호스트, 코니 교수는?

아직 코니 교수가 보이지 않아, 잠시 좌우를 두리번거리던 김태풍.

이때, 때마침 안쪽 응접실 쪽에서 여러 명의 노학자들이 걸어나오고 있었는데.

그들 중에서 코니 교수의 모습도 볼 수 있게 되었다.

“아! 안토니오! 오셨군요!”

상대를 확인하자마자 표정이 무척 밝아지고 있는 코니 교수.

그는 안토니오 샌더슨 회장에게 바로 다가가 악수를 나눴고.

안토니오 샌더슨 회장은 한껏 웃으며, 그와 잠깐 안부 인사를 나눴다.

그렇게 오늘 만찬 초대를 받은 사람이 모두 모였는데.

MIT 코니 교수, MIT 새뮤얼 왓슨 교수, 예일대 제임스 굿맨 교수, 프린스턴대 클라크 세인필드 교수 등, 저명한 학자들.

그리고 더어크(Derck)사의 안토니오 샌더슨 회장.

애거트 레버러 토리즈(Aggott Laboratories)의 숀 스키퍼 회장.

니녹스 펀드(NeNox Fund)의 헨리 왓슨 회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태풍까지

이렇게 총 8명이 모였고.

안토니오 샌더슨 회장 등의 비서진들이 한쪽으로 조용히 물러나자.

드디어 이 8명은 거실 한복판에 위치한 식탁에 차례로 앉게 되었다.

이미 식탁 자리 앞쪽에는 각자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이른바 지정석.

그래서 김태풍은 가장 좌측 끄트머리 좌석에 앉았는데.

김태풍의 앞쪽에 MIT 새뮤얼 왓슨 교수가 앉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중앙에 앉은, 이번 만찬의 호스트 코니 교수는.

이내 껄껄 웃으며 공식적인 인사말을 꺼냈다.

“하하! 오늘 이 작은(?) 만찬 자리에 모든 분들이 기꺼이 응해주셔서, 정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개별적인 인사말.

“하하! 안토니오! 정말 멀리서 오느라 고생이 많았네. 숀, 자네는 늘 날카롭군. 이제 좀 여유를 가지는 건 어떤가? 하하! 헨리, 큰 투자를 성공한 걸 진심으로 축하하네. 그리고 제임스, 클라크, 새뮤얼, 모두 다 고맙네. 아! 그리고 킴! 이렇게 저의 초대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하하.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서두를 끝낸 그는 가볍게 건배 제의를 했고.

이때, 깔끔한 정장 차림의 호텔 웨이트리스들이 다가와.

각자가 마실 음료와 술에 대해서 의향을 물어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각 술잔에 각기 다른 술들이 채워지자.

코니 교수는 즐거운 건배사를 했고.

모두들 일제히 자신의 술을 마셨다.

“하하. 좋군요. 오늘 아주 좋은 사람들을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이 술맛에 더 진한 풍미가 남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호텔 웨이트리스가 가져온, 이쁜 엽서 같은 메뉴판을 보자.

거기에는 이번 만찬 요리에 대한 소개들이 적혀 있었다.

특히, 북서태평양 요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해산물 요리가 중심이 되고 있었고.

송어 버터와 파르메산 치즈 등이 곁들어진 파스타 요리 등등.

다양한 요리들과 디저트들의 소개가 줄이어 적혀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드디어 애피타이저가 나오면서 진짜 시작된 만찬.

다들 식사를 시작하면서, 아주 즐겁게 웃으며 한담을 나눴는데….

이때, 김태풍은 자신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새뮤얼 왓슨 교수와 먼저 이야기를 나눴고.

그리고 잠시 뒤.

그 옆쪽에 앉은 니녹스 펀드(NeNox Fund) 헨리 왓슨 회장과도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안토니오 샌더슨 회장은 아주 요란하게 자신의 유럽 여행 경험담을 이야기했고.

한편, 헨리 왓슨 회장은 최근에 20억 달러의 돈을 번 투자 성공담에 대해서, 아주 거창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사이, 시간은 흘러.

어느덧 메인 요리들을 다 즐긴 뒤.

이제 디저트 요리 쪽으로 넘어가게 되자.

비로소 코니 교수는 이번 만찬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하하. 아주 좋습니다. 하하하! 그리고 이 기분을 살려, 오늘 제가 이렇게 바쁘신 분들을 모시게 된, 진짜 이유도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운을 떼고 있는 코니 교수.

“우선, 그 전에 이런 말을 한번 꺼내고 싶습니다. 하하. 사람의 인생 말입니다. 이 인생이라는 걸 생각해 보면, 실로 뭐 별다를 게 없다는 게… 참 안타깝기도 하고, 또는 숙연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먹고 떠들고 이야기하다가, 언젠가 한 인간의 삶은 조용히 끝이 나게 되지 않습니까? 하하! 이런! 제가 갑자기 이런 우울한 이야기를 하게 되어서, 정말 죄송하게 되었군요. 하지만, 저는 이제, 제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놓고서… 아주 큰 일을 한번 벌이고 싶습니다.”

코니 교수는 그렇게 차분하게 말을 하면서, 좌우를 살피고 있다.

그리고 다시 말을 잇는 코니 교수.

“음. 이미 저한테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들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이번에… 학문 후속 세대를 위한, 일종의 과학 재단을 설립하고자, 준비 중에 있습니다. 뭐, 저의 재산 대다수를 이 새로운 재단에 기증할 생각이고요.”

거기까지 말을 하고 잠시 말을 멈추고 있는 코니 교수.

그러자 예일대 제임스 굿맨 교수, 그리고 프린스턴대 클라크 세인필드 교수 등 노학자들이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사실, 저희들도 저 코니 교수의 뜻을 적극적으로 따를 생각입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생각하는 기부가 큰 보탬까지 되지는 못할 겁니다. 그럼에도, 이런 뜻깊은 일에 저희들이 동참할 수 있어서, 저희들로서는 무척 뿌듯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김태풍은 묘한 눈빛을 반짝이게 된다.

이른바, 미국식 기부 문화가 이야기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서양인들은 참 기부를 많이 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떨까?

최근, 그런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긴 하지만.

가장 부유한 계층, 즉 대한민국 기업 총수들은 이런 식의 사회 환원보다는, 자신의 아들들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고.

또한, 그 부와 명예를 항상 자손 대대 대물림을 하려고, 무척이나 노력하고 있다.

다만,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때면, 간간이 작은 기부를 하기도 하지만.

말년에 자신의 재산 대다수를 내놓고 큰 자선사업을 하고 있는 대기업 총수들은, 국내에서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다.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잠시 뒤.

안토니오 샌더슨 회장도 입을 열었다.

“음. 사실, 저도 그 이야기를 듣고서, 한참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한 한편으로 무척 감명을 받았습니다. 뭐, 저는 아직 회사 일에 더 신경을 써야 해서, 현재 제가 기부할 수 있는 금액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허나, 저도 작은 보탬이 되고자, 제 개인적으로, 2천만 달러를 그 재단에 기부하겠습니다.”

지금 작은 보탬이라고 이야기했지만, 결코 작지 않은 금액이다.

무려 2천만 달러!

그 제안을 과감하게 하고 있는 안토니오 샌더슨 회장.

그리고 숀 스키퍼 회장도 비슷한 말을 하며, 2천만 달러 기부를 약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에게 시선이 쏠리자, 니녹스 펀드(NeNox Fund)의 헨리 왓슨 회장.

그는 씩 웃으며 대꾸하고 있다.

“하하. 저는 그 재단에 50억 달러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뭐, 직접적으로 재단에 투자되는 것은 아니고, 이건 재단에서 선정한 신진 연구자들에게… 엔젤 펀드 식으로 제공될 투자금이 될 겁니다.”

그런 헨리 왓슨 회장의 말에 김태풍은 곧 의아해졌는데.

이때, 코니 교수는 비로소 자신이 설립하고자 하는 재단에 대해서 좀 더 상세한 설명을 시작했다.

즉, 그러니까, 이 재단은 비영리재단이면서도.

일종의 딜소싱(Deal sourcing, 투자 대상 발굴)을 겸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학문 후속 세대에게 장학금과 연구비를 지급하는 비영리적 기능 외에도.

우수한 학문 후속 세대에게 사업 펀드 기반을 제공하는 앤젤 투자자적인 역할을 겸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비영리재단이 직접적인 매칭투자를 할 수가 없어.

즉, 니녹스 펀드(NeNox Fund)와 같은 벤처 캐피탈(VC)들이 이 재단에 협력업체로 끼어 들어와, 이 VC들을 매개로, 투자 알선을 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 재단은 일종의 중간자 위치에서 학문적으로 우수한 신인들에게,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그런 목표까지 세운 것이다.

“뭐, 그래서, 오늘 제가, 이 두 젊은 연구자를 이 자리에 모시게 되었는데, 다 그런 이유입니다. 하하! 보십시오. 이 두 젊은 인재들! 왓슨 교수, 그리고 킴! 물론 이 한국인 청년은 제가 하버드대 호킨스 교수한테서 직접 추천을 받긴 했으나… 이런 과학 인재들이 결국 사회를 발전시키고, 또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제 우리 나잇대의 사람들은 더는 이 세상을 넘어서기가 힘드나, 이 학문 후속 세대들이야말로, 더 발전된 세계 속에서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될 겁니다. 즉, 새로운 세상은 새로운 후속 세대가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겁니다.”

이때, 김태풍은 코니 교수의 저 말에 갑자기 가슴이 떨리기 시작했다.

학회 때부터 코니 교수의 언변이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듣게 되니, 참으로 놀라운 발상이 아닌가.

그는 과학을 귀족적 독점물로 생각하지 않고, 사회적 환원 기능으로써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그런 생각에 김태풍은 본능적으로 큰 감명을 받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자신은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속내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자신은 그런 억만장자 급이 아니었고.

현재로서는 더 큰 돈을 벌고 싶은 욕심이 있으며.

더 큰 명예를 얻고 싶은 열망도 간절하기 때문이다.

한편, 코니 교수는 이런 젊은 연구자들의 속내를 대충 이해한 듯, 이런 말도 했다.

“더불어, 저는 이 학문 후속 세대가 훗날 큰 성공을 거두고, 아주 큰 부자가 된다면, 더욱더 만족할 겁니다. 그건 다시 말해서, 우리의 과학 후속 세대가 사회를 위해서 아주 큰 변화를 이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제가 이 재단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그저 단순한 자비와 선심이 아닙니다. 세상의 발전, 과학 문명의 성장입니다.”

좁은 국가관이 아니라.

세계적 관점에서 생각하고 있는 코니 교수의 말들.

그리고 그의 끈질긴 주장은, 결국 과학 후속 세대에 대한 더 강력한 지원에 관한 것이다.

물론, 이런 지원을 하더라도, 약간의 조건이 있긴 했다.

그건 바로, 이런 지원을 받은 수혜자가 나중에 자신의 재산 1%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조건.

그러나 이 재단으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는 것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약속할 만한 조건이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 대화가 오가다가.

어느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새뮤얼 왓슨 교수와 김태풍에게 쏠리게 되었는데.

그리고 잠시 후, 코니 교수는 웃으며 말을 했다.

“우선, 이 두 분의 이력에 대해서, 저희 내부에서 아주 다각도로 검토를 했습니다. 제 인맥까지 동원하여 여러 학자들과 비공개적으로 인터뷰들을 진행했고, 또한 아주 정밀하게 여러 측면에서 수십 번 검토를 했습니다. 물론, 이런 결례를 하게 되어서 두 분께는 아주 죄송하지만, 그러나 저희의 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두 분께 제안합니다.”

김태풍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혹시 이게 바로, 세상 사람들은 도저히 알 수 없는.

즉, 세상을 바꿀 천재들을 위한, 아주 은밀한 투자의 일종일까.

“우선, 저는 첫 수혜자로서 두 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두 분이 독립적인 연구에 필요한 연구비를 원하신다면, 향후 10년간 총액 천만 달러를 지원해 드릴 수 있습니다. 만약, 사업을 하시길 원하신다면, 니녹스 펀드(NeNox Fund)를 통해서, 개인당 5억 달러까지 투자해드리겠습니다. 물론 이 투자계약은 니녹스 펀드와 맺게 될 거고, 또한 일정량의 지분을 니녹스 펀드에 제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과에 따른 단계별 투자 계획이 진행되겠지만, 그럼에도 스타트업을 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제시된 제안.

김태풍은 입이 약간 벌어질 정도로, 깜짝 놀라고 말았다.

무려 5억 달러 투자!

이런 어마어마한 돈이라면.

자신이 직접 회사를 세우고, 또 직접 신약 개발에 나서도 될만한.

그런 상황이 아닌가.

“음. 그리고 저희는 곧 정부에 공식적으로 알려, 이 재단을 서둘러 출범시킬 생각입니다. 일부 유럽 학자들도 이 일에 동참하기로 결정했고…. 앞으로 이 일은, 아주 멋진 일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그러고는 환하게 웃고 있는 코니 교수.

그리고 김태풍은 두 눈에 힘이 점점 더 들어가고 있었다.

이런 제안을 받은 것만 해도.

이미 자신은 진짜 큰 인정을 받고 있다는 말과 다름없다.

그러고 보면, 호킨스 교수 외에도, 혹시 유타대 브룩하이머 교수도 자신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코니 교수에게 했던 것일까.

그래서 자신이 이 자리에 오게 된 것이고?

‘음. 이거 갑자기 일이 뭔가 확 달라지는데? 그렇다면 내가 앞으로, 새로운 신약 개발 회사를 내 이름으로 직접 세울 수도 있게 되는 거고…. 음!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일성그룹에서 실패했던 그 연구도, 내가 직접 해볼 수도 있다는 말인데? 5억 달러? 이런 돈이면, 내 손으로 임상시험까지 노려볼 수도 있어.’

그 순간, 김태풍은 자신도 모르게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말았다.

과거 실패했던 그 신약 개발이 만약 성공하게 된다면.

그건 확실히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약품이 되는 것은 당연했다.

거기다가 자신의 머릿속에 떠돌고 있는 여러 신약 아이디어들.

어쩌면, 자신이 만들게 될 회사는 어마어마한 세계적 대기업으로 성장하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그런 상상까지 하게 되자.

김태풍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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