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한민국 천재-35화 (35/153)

51-화학 천재, 주식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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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김태풍은 6억 원의 현금을 가지고서.

현보컴퓨터 주식 매수에 들어갔다.

아직 현보컴퓨터의 빅히트 컴퓨터, 체인지업 시리즈 출시가 되지 않은 시점이라.

이곳 주가는 거의 헐값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그래서 주당 평균 1,250원 선에서, 매수가 마무리될 수 있었는데.

그 결과, 대략 현보컴퓨터 주식 48만 주를 확보하게 되었다.

특히, 자신의 집중매수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주가 급등을 피하려고.

대략 3주간에 걸쳐서, 아주 끈질기게 매수를 마무리했는데.

이 작업을 끝내자마자, 김태풍은 대략적인 셈을 해 보았다.

아마 앞으로 현보컴퓨터 주가는 정말 무진장 오르게 될 것이다.

사실, 이 시대 데스크탑 컴퓨터 가격은 보통 150만 원대부터 시작해서, 대체로 200만 원선을 훌쩍 넘어서고 있는데.

이 무렵, 컴퓨터의 발전 속도는 너무나도 빨라, 컴퓨터를 사는 순간, 구닥다리 모델로 전락된다는 문제가 있다.

그런데 현보컴퓨터는 구매 일자로부터 2년 뒤, 미래 최신 사양의 CPU와 메인보드를 무상 업그레이드해 준다는 전략을 들고 나왔고.

이런 무상 업그레이드 전략을 통해서, 일반인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이다.

이것은 바로 폭발적인 매출 급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1998년 12월이 되면, 8만5천 원 선이 될 것이고.

다시, 1999년 11월이 되면, 대략 12만 원 선까지 치솟아 오르게 될 것이다.

‘진짜, 주식 투자는 이렇게 해야 하는데…. 옛날엔 날마다 이것저것 갈아타다가, 결국, 쉴 새 없이 손절만 했단 말이야.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고. 결국, 쫄딱 망했단 말이야. 휴!’

물론, 훗날, 이 현보컴퓨터 주식은 상폐(상장폐지)까지 가게 된다.

또한, 무려 3만 대 1의 감자까지 진행되어, 그냥 휴짓조각이 되어 사라지는데.

그러나 이런 모습을 미리 알고 있기에, 김태풍은 적절한 타이밍에 주식을 팔고 빠져나올 생각이다.

특히, 현재 시점에서, 현보컴퓨터 주가는 정말 저평가되어 있는 상태.

더군다나 자신은 IMF가 오기 전, 다시 말해서 좀 이른 시기에 주식 매수를 진행한 터라.

더 큰 이익이 기대되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앞으로 예상되는 주가 고점인 대략 12만 원 선에서 이익을 계산하게 되면.

대략 9,600%, 즉 96배의 이익을 예상할 수 있는데.

다시 말해서, 불과 6억 원에 불과한 초창기 투자로.

무려 576억 원의 돈을 벌어들이게 된다는 의미였다.

‘근데, 현재로서는 더 이상 무리야. 장내 매도 물량이 거의 다 소진된 거라서….’

현보컴퓨터 주식을 팔고 싶은 사람들은 거의 다 팔았고.

일부 매도 잔량이 남아 있긴 하지만.

특별히 사려고 하는 사람들도 거의 사라진 상태다.

특히, 대다수 물량을 소화하고 있었던 김태풍이 관망 모드에 들어가자.

잠깐의 반짝 효과로 주가가 소폭 상승했던 것도 금세 조정을 받아, 원래대로 내려앉는 모습이다.

즉,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거의 외면받고 있는.

원래의 장중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분위기.

‘음. 다시 매수 주문을 좀 튕겨 넣어 볼까?’

그러나 김태풍은 고민 끝에, 그 일을 잠시 보류하기로 한다.

매도 물량이 거의 소진된 상태에서, 만약 매수 주문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 원칙에 따라.

곧바로 주가는 급등세, 즉 상한가를 칠 수도 있는 일이다.

‘음. 이건 할 수 없지. 아직 내 실력에 큰 덩어리를 먹을 수는 없으니까, 좀 더 눈치를 보면서 움직이자.’

그렇다고 장외에서 대량의 주식을 살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고.

개인 자격으로 대주주나 기관들과 협상을 하는 것도 좀 이상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조금 조금씩 매수를 진행하는 수밖에 없는 상태였고.

그래서 그는 이제, 다른 투자 종목 쪽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덧, 봄의 따뜻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는 5월 초순.

이 무렵, 김태풍은 한성정보네트워크 주식 매수를 의욕적으로 시작했는데.

며칠 전, 코스닥 상장이 된 이 회사는 주로 카드단말기 제작과 판매, 금융 관련 네트워크 설비 구축 쪽 전문회사였다.

그런데 이 회사는 향후 IMF 시기에, 한국형 IT 버블, 즉 주가폭등을 주도하는 주요 IT 회사였고.

특히, 이 회사의 주가는 1999년 하반기, 40만 원대를 훌쩍 넘어서게 된다.

결국, 최고가 45만 원까지 비약적으로 상승하게 되는데.

그런데 최근 상장된 이 회사의 주식 공모가는 고작 10,500원.

물론, 상장 당일,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긴 했으나.

이 회사에 투자한 벤처캐피탈(VC)들이 자신들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매도 물량을 초반에 쏟아내면서, 이때부터 2주간 주가가 계속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됐어! 이제 타이밍을 잘 재서, 최저점으로 들어가면….’

그래서 김태풍은 주가 동향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마침내 주가 조정기간에 들어가, 주가 급락이 시작되자.

곧바로 주식 매수에 들어갔는데.

어느덧 6월 초순쯤 되었을 때.

김태풍은 평균 매수가 5,750원에 무려 56만4천532 주를 싹 쓸어 담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평균 매수가가 고작 5,750원이라서.

앞으로 1999년 하반기가 되면.

무려 78배의 이익을 기대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휴! 정말 기막히게 매수했어. 미래를 모르고서는, 이런 도박을 하긴 힘든데….’

어쨌든 저가에 확보한 터라, 김태풍은 이 투자가 아주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곧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현재 그가 가지고 있는 현금은 무려 135억 원.

그런데 거기서 33억 원의 돈을 썼다고 해도.

여전히 102억 원의 돈이 남아 있는 것이다.

흔히, 개미가 하는 식의 투자 방법으로는.

무려 100억 원이 넘는 돈을 다 소진하는 게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계속 의지를 불사르며.

김태풍은 주식 매수에 나섰는데.

특히, 저번에 중단했던 현보컴퓨터 종목을 다시 주목한 뒤.

현보컴퓨터 주식 매수에도 다시 나서게 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1주일 뒤.

평균 매수가 2,050원.

현보컴퓨터 24만3천 주를 더 확보할 수 있게 된 김태풍.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97억 원의 돈이 남아 있는 상태다.

‘음. 더 들어갈 수 없을까?’

그러나 상당히 상황이 애매해진 모습.

왜냐하면, 주가가 싸다고 해서, 마구 투자에 들어갈 수도 없기 때문이다.

즉, 코스닥에 풀려 있는, 해당 종목들의 주식 수는 한정되어 있었고.

그래서 비록 이익이 담보된다고 해도, 무한정 자금을 넣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한 종목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게 된다면.

나중에 주식을 털고 나올 때도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는 일.

즉, 주식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매도 물량이 터지게 된다면.

결국, 하한가를 연거푸 맞게 되는 아주 암담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고 보면, 현재의 국내 증시는 너무나도 영세하지 않은가.

최근 들어, 코스피 종합주가지수가 호전되고 있으나.

아직 800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국내 증시를 겨냥하여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비록 IMF라는 전대미문의 불상사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상당히 위험한 게 사실이었다.

특히나, IMF 위기를 알고 있는 김태풍은 향후 무섭게 추락할, 대기업 주식 종목들을 미리 살 생각이 전혀 없었고.

그렇다고 해서, IMF 직후, 무서운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부동산 투자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음. 할 수 없겠다. 그럼 다시 미국 투자로….’

결국, 어쩔 수 없이, 다시 미국 투자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된 김태풍.

사실, 국내 주식 투자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세금 쪽이 아닐까.

너무나도 저렴한 세금!

그러나 미국 주식 투자를 하게 된다면.

주식 투자로 얻게 되는 이익금에 대한 세금이 따로 책정되므로.

결국, 상당한 액수의 돈을 세금으로 토해내야 한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 김태풍.

그래서 그는 미국 주식 투자를 하기로 하되.

대신에 투자 종목들을 놓고서 한동안 고심했다.

특히, 김태풍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월마트 주식.

이 월마트 주식은 1997년 초반, 주당 10달러 선에 불과한데.

이게 1999년 상반기가 되면, 주당 70달러 선까지 오르게 된다.

대략 7배의 이익!

그러나 이 종목 역시 야후 종목에 비한다면, 다소 모자란 감이 있었다.

‘휴! 할 수 없지. 이번에도 또!’

결국, 이번에도 또다시 야후 주식을 사기로 결정한 김태풍.

그래서 그는 97억 원 전부를 야후 주식 매수에 넣었고.

그리고 어느덧 6월 중순이 되었을 때.

평균 매수가 주당 43달러 선에서, 야후 주식 매수를 모두 마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투자들을 통해서.

현보컴퓨터 주식 72만3천 주.

한성정보네트워크 주식 56만4천 532주.

그리고 야후 주식 25만3천 주를 매수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각 언론매체에서는 대한민국 증시가 다시 연중 최고치인 종합주가지수 790선을 돌파했다며.

강력한 기대감을 전했는데.

실제로 이런 증시 상승세에 흥분한 대다수 전문가들.

그들은 대한민국 증시가 이제 새로운 대호황의 길로 나아갈 거라며.

한껏 기대감에 가득 찬 목소리를 터트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예측들은 정말 어리석은 것이 아닌가.

현재, 국내 모 자동차 회사의 부도유예 사태는 장기화가 되는 국면이었고.

금융권의 부실여신은 점점 더 심각해져.

이제 폭발하기 일보 직전인 상태로 치닫고 있는 중이다.

한편, 이런 복잡한 시국에서.

김태풍은 과감한 주식 투자들 외에도, 여러 건의 추가 이익을 짭짤하게 챙겨 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특히, TeraTorus(테라토러스)와의 기술이전 계약 추진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

곧 다가오는 7월 초순.

TeraTorus(테라토러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진행하기로 드디어 합의한 것이다.

한편, Relian Medical Corporation의 CTO 송정민 박사.

그는 5월 중순, 김태풍에게 이메일을 보내왔는데.

스톡옵션 50만 주 계약을 체결하고 싶다는 의사를 드디어 공식화한 것이다.

즉, 자신의 파트너이자 Relian Medical Corporation의 CEO 존 러쉬 박사도 이 계약에 동의했다고 한다.

물론, 이 스톡옵션을 받기 위해서, 김태풍은 솔트레이크시티에 직접 들러야 했고.

그래서 7월 중순, 미국 화학 학회 참석을 겸해서.

솔트레이크시티를 다시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여하튼, 이런 좋은 일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아주 흥분할 만할 소식도 김태풍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4달 전, 호킨스 교수의 주도로 사이언스지에 투고했던 공동 논문.

이 논문의 1차 심사 결과가.

드디어 호킨스 교수를 경유하여, 김태풍에게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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