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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자가 회귀함-13화 (1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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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군과의 첫 전투

“크와아악!!”

슈카캉!

발린을 향해 오는 강력한 참격.

어지간한 기사라도 당황해할 속도와 힘이었다.

그러나, 발린에게 있어서 그 정도는 별 것 아니었다.

카카캉!!

몇 겹의 투명한 방패가 참격을 모조리 튕겨낸다.

그 뒤에 선 발린은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손을 움직이며 말했다.

“역시 네 녀석도 정체를 숨긴 마족이었군. 하기야 마왕군의 천인장이나 되는 놈이 인간일 리 없지.”

“네 놈,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게냐!”

으르렁거리며 나타나는 카스트로의 모습.

그것은 마치 사자와 인간을 섞어놓은 듯한 괴물이었다.

붉은 기운이 도는 전갈의 꼬리가 특이하다면 특이한 점.

전신을 엄청나게 진한 어둠의 마나로 감쌌기에.

방금 전과 같은 융합마법 공격도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허나 발린은 여전히 여유로운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네 종족이...키마이라..였나?”

“이놈!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기서 죽인다!”

자신의 종족을 밝히는 말에 카스트로가 분개하며 팔을 휘둘렀다.

풍차처럼 움직이는 양 팔에서 연달아 나오는 참격.

그 뒤를 이어 도깨비불의 형상을 한 어둠의 마나가 포탄처럼 내쏘아져 왔다.

방금처럼 실드만 쳐서는 도저히 막기 힘든 공격.

발린은 유연하게 몸을 놀려 참격을 피했다.

두 달 동안 배워온 검술의 영향일까.

거리를 벌리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카스트로의 공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 으르렁!! ”

마법사라고는 믿을 수 없는 재빠른 몸놀림.

그대로 참격을 따라온 카스트로가 어느새 발린의 곁으로 붙었다.

그는 그대로 몸을 한 바퀴 회전하였다.

빙글!

풍차처럼 뻗는 참격 사이로, 전갈의 꼬리가 독방울을 떨어뜨리며 발린을 노렸다.

키마이라의 독.

접촉은 물론, 냄새를 맡는 것마저도 피해야 하는 위험한 물질이었다.

저것에 스치기라도 하면 그 순간 전투는 카스트로의 승리로 돌아간다.

기껏 얻은 제 2의 기회, 그딴 식으로 날리기엔 너무 아까웠다.

“흡!”

정신을 집중하여 파이어 볼트와 아이스 볼트를 같은 장소에 만들어낸다.

다가오던 카스트로의 꼬리가 노리는 바로 그 지점에.

콰아아앙!!

본래의 마법보다 대여섯 배는 강한 폭발력.

그것이 꼬리를 휩쓸며 카스트로의 공격에 제동을 건다.

온 몸을 둘러싼 어둠의 마나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는 입히지 못한다.

그러나 공격의 방향을 트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했다.

지금 하고 있는 것도 그것의 일환.

그렇게 천천히 발린은 카스트로를 깊은 숲 속으로 유인해 갔다.

“ 크허허헝!! ”

계속해서 다람쥐처럼 공격을 빠져나가는 발린.

그럴수록 카스트로의 분노는 거세져만 갔다.

그것이 발린의 의도라는 걸 아는 사람은 오직 도망치고 있는 발린 혼자뿐이었다.

놈에게서 마법사의 이성을 뺏고, 괴물의 본능만을 남겨두는 것이다.

길게도 필요 없다. 단 한 순간이라도 충분하다.

무영창으로 쏟아내는 4서클의 마법은 충분히 녀석의 약점을 칠 수 있을 테니까.

“이리 오너라!! 체이스 싸이더!”

쿵쿵거리며 쫓아오던 카스트로가 손을 뻗는다.

그 끝에서 나온 어둠의 마나가 형태를 갖춰 발린에게 뻗어왔다.

끝에 낫을 단 사슬 형태의 촉수들.

화살만큼 빠르게 날아오는 그것이 대여섯 개나 된다.

즉시 실드를 켜 쳐내지 않았더라면.

저 날카로운 손톱에 잡혀 산산이 조각났을 것이다.

‘ 이런. ’

조금만 더 마법에 집중할걸 하는 때늦은 후회.

만약 5서클의 마법을 무영창으로 쏟아낼 수 있다면.

저 두터운 어둠의 마나를 뚫을만한 위력을 가진.

그런 공격을 몇 번이고 퍼부어댈 수 있었을 것이다.

“저 놈의 마법은 언제 봐도 성가시군! 놓치지 않는다!크허엉!”

으르렁댄 카스트로가 한 번 더 포효한다.

주변의 마나 흐름을 뒤틀어버리는 키마이라의 사자후!

놈의 종족과 대적하는 자들이 항상 경계해야 하는 것 중 하나다.

“ 커헉!? ”

안정적으로 거리를 벌리던 발린이 사자후를 듣자마자 대번에 비틀거렸다.

한순간에 요동치는 마나의 흐름.

검술로 다져진 신체가 아니었다면 몸도 가누지 못했을 것이다.

간신히 쓰러지진 않았으나 그것뿐.

이미 카스트로가 거리를 좁히기 충분한 시간을 내주고 말았다.

“ 크와아악!! ”

손톱을 들어 참격을 뻗어내는 카스트로.

눈 위로 득의양양한 미소가 떠오른다. 손톱 끝이 발린의 옷자락 위에 닿았다.

찰나의 순간, 발린을 잡았다는 확신에 카스트로는 완전히 마법사에서 마수가 되었다.

이성을 잃고, 본능과 살육의 욕구에 온 몸을 맡긴 모습.

‘됐다.’

그걸 확인한 발린의 얼굴에 쾌재가 돌았다. 전생에서 겪은 수많은 경험 덕에 사자후 정도야 이미 예측해둔 바.

그럼에도 내상을 입은 척을 한 것은 바로 이 순간을 잡아내기 위해서였다.

상대가 이성을 잃고 본능에 몸을 맡기는 아주 짧은 순간.

정확히 그 시점을 잡아낸 발린의 손이 양옆으로 뻗었다.

쭈욱 빨아들인 마나가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다.

검은 손톱이 내려오려는 순간, 발린의 몸 속에 있던 다섯 서클이 힘차게 돌기 시작했다.

위이이잉!!

차고 넘치는 마나가 발린의 머리카락을 펄럭이게 만들었다.

어떤 마법이든 사용가능할 것만 같은 지금.

발린이 쓴 것은 실로 간단하기 그지없는 공용 마법이었다.

“ 캬아아아아흥! 으헝! 크허엉!! ”

막 손톱을 내리꽂던 카스트로가 당황했다.

방금 전까지 발을 받치고 있던 땅이 순식간에 몇 번이고 파여버린 것.

비틀거리면서도 참격을 쏟아냈지만.

이미 그 자리에 발린은 더 이상 없다.

공용 4서클 마법인 블링크.

그것으로 몸을 피해낸 지 오래인 그.

카스트로는 허우적대며 구덩이를 빠져나오려 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깊이를 벌리는 구덩이.

무한히 계속되는 디그 마법 덕분에 어느덧 지상은 십 미터 가까이 멀어져 있었다.

“ 이 시건방진 꼬맹이가, 감히 이 몸을!! ”

끓어오르는 분노에 카스트로는 눈을 붉게 물들이며 말을 꺼냈다.

치밀어오르는 화가 잠시나마 이성을 되찾게 해 준 것.

그는 다리에 힘을 주어 한 번에 뛰어오르려 했다.

십 미터에 가깝게 깊은 구덩이.

하지만 자신의 점프력이라면 충분히 뛰어 올라갈 수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땅을 박차던 카스트로의 몸이 강력한 반발력에 아래로 밀려났다.

“ 컥!? ”

아래로 떨어지던 그의 시선이 무언가를 잡아냈다.

구덩이 위에서 씨익 웃고 있는 발린과.

그의 손에 들린 불의 창을.

“ 파, 파이어 랜스! ”

해당 속성의 구체를 만드는 파이어 볼.

그것보다 한 단계 강한 파괴력과 관통력을 갖춘 게 바로 저 랜스 계열의 마법이다.

그 중에서도 어둠의 마나에 대해 높은 효율을 보이는 것이 불 계열의 마법.

어린아이답지 않게도 집요하게 약점만을 공략하는 셈이다.

카스트로는 정신이 덜컥 들었다.

분노가 씻은 듯이 사라진 지금.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당했다는 낭패감.

그리고 마법사로서 갖춰야 할 냉철한 이성이었다.

“ 이 개 같은 자식! ”

그는 재빨리 어둠의 마나를 한데 모아 보호막을 만들었다.

기다렸다는 듯 내리꽂히는 파이어 랜스.

저걸 쳐낼 만큼 강한 마법은 시전을 위해 캐스팅이 필요했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기본적인 보호 마법뿐.

“ 크흑!! ”

불의 창이 내리꽂히자 순간 카스트로의 신형이 휘청였다.

급히 모은 마나로 만든 보호막.

당연히 여러모로 허술한 점이 많다.

그러나 그만큼 많은 마나를 모아서일까.

어둠의 마나로 만든 보호막은 파이어 랜스의 폭발이 가시고서도 형체를 유지하고 있었다.

“ 크아아앙!! ”

공격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터뜨리는 사자후.

구덩이 위에 있던 발린에게도 똑똑히 들릴 만큼 컸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한 번 위기를 겪은 발린이기에, 이번에는 철저히 대비하고 있었던 것.

“ 구덩이 입구에 바로 실드를 쳐 두길 잘했군. 내 승리다. 씹어죽일 놈아! ”

한 번 공격을 넘긴 발린은 그대로 새 랜스를 만들어 아래로 떨어뜨렸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랜스를 만들려던 순간 구덩이 안이 크게 뒤흔들렸다.

“ 으읏! ”

발린은 급히 중심을 잡으며 마나를 끌어들였다. 정신을 수습한 카스트로가 흑마법을 쏘아보내고 있었다.

한 차례 투덜거린 발린은 방금 만들어낸 다섯 번째 파이어 랜스를 구덩이 안에 꽂아넣었다.

“ 디스트로이어 토네이도!! ”

한 데 모인 어둠의 마나가 회전하며 불의 창을 집어삼켰다.

순간 일어나는 막대한 폭발.

그것을 뚫고 날아오르며, 카스트로가 이를 드러냈다.

5클래스의 마스터만이 쓸 수 있는 이 흑마법.

4클래스 마법인 파이어 랜스로는 집어삼켜지는 게 맞다.

당연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발린이 쓰는 건 아무리 변칙적이더라도 결국 4클래스.

본질적인 파괴력에서 한계가 있을밖에 없다.

반면 자신는 5클래스의 마스터에, 마족의 육신까지 받쳐주고 있다.

어딜 봐도 내가 유리한 게 당연.

그러니, 이제부터 저 발린이 찢겨나가는 것도.

앞으로 일어날 평범한 일 중 하나다.

그렇게 생각하며 구덩이 밖으로 머리를 내밀던 카스트로의 머리.

그 위로 빛을 닮은 무언가가 떨어졌다.

“ 커헉!! ”

전신을 타고 흐르는 강력한 떨림.

그걸 맞자마자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기껏 꼭대기까지 오른 게 무색하게도.

카스트로는 십여 미터의 높이에서 바닥까지 추락했다.

마수의 몸이고, 디스트로이어 토네이도를 통해 막았기에 그나마 이 정도.

만약 맨 몸으로 맞았다면 틀림없이 단숨에 절명할 정도의 위력이었다.

“ 이, 이게 뭐...크아아악!! ”

급히 태세를 정비하던 위로, 한 번 더 방금의 번개가 내리꽂힌다.

4서클의 번개 마법. 라이트닝 샤워.

하늘에 번개의 구 여러 개를 만들어내, 거기서 일제히 목표를 향해 뇌전을 쏘는 강력한 공격마법이다.

전기의 특성인 본질 타격과 어우러져.

더욱 강력한 위력으로 작용하는 번개 마법.

불과 얼음에 이어 이것까지 다룬다는 사실에.

카스트로는 진심으로 놀라며 검은피 한 줌을 토했다.

“ 크르르릉. 이 개자식이..! ”

라이트닝 샤워를 두 번 맞은 데다, 십 미터에 가까운 높이에서 떨어지기까지.

이미 카스트로의 내상은 상당히 깊은 수준이었다.

방금의 으르렁거림은 그걸 감추기 위한 허세.

물론, 발린이 그걸 신경쓸 리 없었다.

어차피 그의 목표는 마왕군의 궤멸.

그 첫걸음부터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그건 전생에서 죽어간 영웅들에 대한 배신이었다.

“ 아직 살아있다 그 말이지?? ”

발린은 말을 마친 뒤 계속해서 라이트닝 샤워를 시전했다.

무영창 덕에 거의 즉시 만들어지다시피 하는 뇌전.

카스트로가 주문을 외울 틈마저도 주지 않으며.

십여 줄기의 번개가 계속해서 구덩이 안을 때렸다.

“ 끄으, 으아아아악!! ”

애써 어둠의 마나를 끌어모아 보호막을 만들어도.

그 아래서 없던 속가죽까지 드러내어 펼쳐도.

저 번개의 공격은 그 안편까지 들어와 온 몸을 휘저었다.

겉과 속을 똑같이 구워 버리는 듯한 고통.

그런 게 몇 번이고 계속해서 이어진다.

어떻게든 어둠의 마나로 반격하려 해도.

이젠 마법 주문의 첫 단어조차 외울 수 없었다.

“ 그, 그만둬! 그만두란 말이다!! "

점점 어둠의 마나가 줄어들수록 더욱 많은 뇌전이 직접 몸에 닿는다.

몇 번이고 반복되는 악순환의 과정.

그 끝에서 결국 카스트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 했다.

“ 커, 커헉. ”

이미 안팎의 구별조차 없이 타 버린 그.

키마이라라는 종족이 아니었다면 절명했을 극심한 상처가 온 몸에 가득했다.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려 해도, 이미 근육이 전부 타 버렸다.

방금 같은 번개가 또 내려친다면 고작해야 한두 번.

그것이 카스트로가 버틸 수 있는 한계였다.

“ 꺼...끄으..끄어어... ”

다 죽어가는 신음소리가 나오자, 구덩이 위에서 누군가가 머리를 내밀었다.

“ ...이제 됐군. ”

그 정체는 카스트로를 지금까지 몰아붙인 발린이었다.

마나를 한번에 많이 쓴 탓에 창백해진 얼굴표정.

겉으로는 탈진한 것처럼 보이나 직접적인 부상은 단 한 번도 입지 않았다.

어느 모로 보나 발린의 완전한 압승이었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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