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3화_세계최강? >
1.
-레슬링 국대 Vs. WFC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승자는?
-방송가의 뜨는 별! 갓-해서! 이번엔 너튜브 정벌? 그가 너튜브를 나온 이유는?
-태권도 국가대표를 태권도 발차기로 제압하는 종합 격투기 선수가 있다? 강해서의 피지컬을 파헤쳐 보자!
-월드 클래스들의 각축전. 월드 오브 월드클래스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갓해서!
=지잔 수요일 너튜브에는 WFC 현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인 강해서 선수의 영상이 업로드 되었다. 영상은 각각 유나tv와 조선협객tv를 통해 업로드 되었으며 출연자 면면은 강해서 선수를 포함해 국내 전.현직 국가대표급 투기종목 선수들이었다.
(중략)
강해서 선수는 레슬링국가대표(-120kg.자유형)를 상대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며 오히려 초반 기세를 잡는 모습을 보여 줬다. 거기에 더해 태권도 국가대표 서연태 선수와는 호구까지 착용하며 태권도 룰에 입각한 제대로 된 한 판을 벌려 화제가 되었다.
이날 강해서 선수는 뒤후려차기와 돌개차기. 공중 뒤후려차기 등 다양한 태권도 킥 공격을 보여줬고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인 서연태 선수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하략)
┕와. ㄹㅈㄷ는 ㄹㅈㄷ다. 못하는 운동이 없네
┕식스 테이크에서 압도적으로 이길 때부터 알아봤음ㅇㅇ
┕꼭 봐야 아냐 ㅋㅋㅋㅋ WFC 씹어 먹는 거 보면 모름? 유도든 태권도든 레슬링이든. 우리나라 국가대표급 애들 아무나 보내도 WFC 랭킹에도 들기 힘들어. 특히 중량급 이상이면 말 할 것도 없지 ㅋㅋㅋ 그런 WFC를 씹어먹고있는게 갓해서님인데
┕맞말추! 레슬링 국대보다 레슬링 잘하고 복싱 챔피언보다 복싱 잘하고 태권도 국대보다 태권도 잘함ㅋㅋㅋ
┕심지어 태권도는 저 날 촬영하면서 처음 배웠다는게 킬링포인트임ㅋㅋㅋㅋ 현장에서 배워서 바로 국대급 선수 농락하깈ㅋㅋㅋ
┕서연태는 거품이 ㅈㄹ 많음. 태권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워낙 한국이 강해서 메달리스트지 국내 티어로 치면 1티어 선수는 아님
┕ㅇㅇ 저거ㄹㅇ임. 대한 체육회나 한국태권도 연맹이나 비리 많은 건 말할 것도 없지. 실력보다는 인맥 금맥 아니누
┕그래도 서연태면 태권도로 한국 최상위 실력자이긴 함;;; 여기서 서연태 욕하는 애들 서연태 앞에 서면 숨도 제대로 못쉰다는게 팩트
┕서연태 본인 등판! 어서오시고~
┕응~ 그래도 태권도 하루 배운 강해서한테 쪽도 못쓰고 졌음~
“...”
-팡!
체육관 매트에 던져지는 스마트 폰.
서연태는 지난 주말에 촬영했던 너튜브 영상이 올라간 이후부터 계속해서 심기가 좋지 않았다.
“망할. 그래봤자 잃은 점수는 3점뿐이었다고.”
그가 강해서에게 제대로 된 타격을 허용한 건 회축 뒤돌려 차기에서 복부를 맞은 한 대 뿐이었다.
몸통 회전을 이용해 상대방 몸통을 공격하면 얻을 수 있는 3점. 딱 그것뿐이었다. 서연태가 강해서에게 점수를 허용했던 건.
그 한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어떻게든 막아냈던 서연태였다.
다만 중요한 건 태권도 겨루기의 룰을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는 그가 강해서에게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다고 보일만한 상황이었다는 것.
“애초에 겨루기 경기를 하자고 했으니 득점 위주로 가는 게 당연하지!”
호구를 차고 제대로 된 경기를 하기로 했었다.
올림픽 국가대표인만큼 서연태는 누구보다 겨루기에 익숙했고 강해서의 돌발적인 공격타이밍과 움직임에도 최선의 선택지로 방어하며 실점을 최소화 했었다.
분명 조금만 더 강해서의 움직임이 눈에 익고 리듬을 알게 되면 다시 승기는 돌아온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태권도 겨루기에서 3점은 그리 큰 점수가 아니었으니까.
“무슨 소리야. 태권도 국가대표가 태권도 발차기로 비전문가에게 다운을 당한 순간 진거나 마찬가지지.”
그때 서연태의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뭐? 누구... 아. 최, 최대호 선배님!”
태권도 국가대표 강화훈련 코치인 최대호였다.
“지금 위쪽은 난리가 났다. 연태 너 때문에.”
“...네?”
“이거 봐라.”
영문 모를 소리와 함께 건네지는 최대호의 스마트 폰.
-태권도 국가대표. 이대로 괜찮나? 내년 올림픽 메달 일정 적신호?
-인맥 스포츠의 한계? 대한민국의 국기. 태권도의 몰락?
┕이쯤 되면 대한 태권도 협회도 한번 털어봐야 하는 거 아님?
┕서연태가 못하지는 않는데 국대 실력은 아니지. 요즘 폼도 많이 떨어졌고
┕국대 선발전을 KTA에서 하지 말고 다른 외부 업체에서 객관적으로 하는 게 맞지 않음?
┕태권도가 원래 학연지연이 ㅈㄹ 쎔. 예전에 실력 있는데 편파 판정으로 우승 못하고 은퇴한 선수들도 ㅈㄹ 많음
┕국가대표 선발전도 심판 편파판정 오짐ㅋㅋㅋ 어차피 우리나라 태권도 선수 상위권 실력이면 누가 나가든 메달은 따오니까 그 중에서 말 잘 듣는 놈 보내주는거임ㅋㅋ
┕진짜 체육협회들 비리 한번 털었으면 소원이 없겠다.
“이, 이게...”
“여론이 별로 안 좋아. 이 기회를 노렸는지 익명의 내부 고발도 있었다. 다행히 아는 기자가 먼저 연락이 와서 그건 무마하긴 했는데. 어쨌든 협회 쪽에서는 영 불편한 기색이야.”
“...”
“내년 올림픽은. 한번만 쉬자 연태야.”
별 대수롭지 않은 듯 연태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뱉는 최대호.
“저 올해 서른셋입니다! 내년 올림픽 제끼면 다음 아시안 게임 때 제 나이가 서른여섯이에요!”
그리고 최대호와는 달리 격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서연태.
“어쩔 수 없잖아. 위에서 그렇게 말 하는데. 그러게 잘 좀 하지 그랬어.”
“...형이 나가자고 했잖아요! 안 나가면 내년 국가대표 선발전에...”
“야. 서연태. 뒷말 잘 골라서 해라. 내가 뭐? 내년 국가대표 선발에서 너 떨어뜨린다는 말이라도 했어? 지금 우리 태권도 협회가 그런 협잡질이나 하는 곳이라는 거야?”
“...”
서연태는 억울한 감이 많았지만 최대호의 정색한 얼굴을 보고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야.”
“...넵.”
“너 뭐 할 줄 아는 거 있냐? 태권도 말고?”
“...”
“제태크 좀 했냐? 부동산 좀 쥐고 있어?”
“...”
“미친놈이 어디서 목소리를 높여? 너 이 바닥에서 내 얼굴 안보고 붙어있을 수 있을 것 같아?”
“죄송합니다.”
연금점수 제도가 바뀌면서 국가대표 선수들의 연금 수령액은 예전보다 많이 낮아졌다.
선수 한명이 받을 수 있는 연금은 최대 백만원.
물론 추가적인 연금 포인트는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다지만 서연태는 이미 포상금과 일시금을 자동차와 명품 쇼핑 등으로 탕진한 바 있었다.
“야. 네 말대로 너 벌써 서른셋이야. 언제까지 현역할래?”
“...”
“지도자 안 나갈 거야? 초등학교 중학교 가서 애들 가르칠래? 동네 체육관 오픈할거야?”
“... 아닙니다.”
“협회 들어오려면 눈치 좀 키워 새꺄. 얼마 전에 예능 나가서도 욕만 쳐먹고. 이번에 너튜브에서도 태권도로 쳐 발리고. 그러니까 협회 어른들이 좋게 보겠냐고. 발악하지 말고 좀 자중해.”
“...넵.”
“그리고. 내가 너튜브 나가자고는 했지만 안 나가면 불이익 준다고 협박했냐? 너 말 똑바로 하고 다녀. 알겠어?”
“...넵.”
“나갔으면 잘 좀 하던가. 태권도 처음 배운 사람한테 당황해서 쳐 맞기나 하고. 쯧.”
최대호는 서연태의 어깨를 두드리던 손을 떼고는 날카로운 말 한마디와 함께 체육관을 벗어났다.
“으으... 으흐흐...”
등 뒤로 서연태의 울음을 참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만 최대호에게는 별 상관없는 일일 뿐이었다.
*
-뻐엉! 뻥!
“다시!”
-뻥! 뻐어엉!
“한 번 더!”
-뻥! 퍼엉 뻥!
미트가 터질 듯 한 소리와 함께 체육관을 가득 메우는 열기.
최근 한 달 가까이가 꿈이었다는 듯 다시 시작된 훈련의 일상 속에서 체육관은 근래 들어 가장 바쁘고 활기찼다.
“딴 데 보지 말고. 다 쉬었으면 다시 준비해.”
“넵!”
웨이트를 하던 도중 잠시 쉬는 시간에 두호 형의 패드워크를 보고 있었는데 어느새 휴식시간이 끝났나보다.
“움직이다 힘든 부분이 있거나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바로바로 말해줘야한다. 알겠지?”
“넵!”
지금 내가 밟고 있는 땅은 어떤 의미에서는 미개척지였다.
헤비급의 전장.
93키로 이상 120키로 이하의 거인들이 움직이는 곳.
지난번 너튜브 촬영 때 박건후 선수가 이야기 했듯이 국내에는 헤비급 선수를 위한 제대로 된 트레이닝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나마 나는 멜린 가의 메세나 덕분에 돈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 전문적인 피지컬 트레이너와 스트렝스 코치를 둘 수 있었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게 오케이 되는 상황도 아니었다.
“지금 몇키로지?”
“방금 물 먹을 때 107키로였어요.”
“이 괴물 새끼. 120키로도 넘기는 건 아니지?”
“에이. 설마요.”
분명 라이트 헤비급일 때도 체급을 위해 체중 조절과 근육량 조절을 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93키로와 120키로는 차원이 달랐다.
내가 아무리 근육을 더 붙인다고 하더라도 120키로를 달성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테니까.
“라이트 헤비급에서도 느꼈겠지만. 헤비급 쯤 되면 펀치 한방 한방이 살인무기야. 사람이 체중이 늘면서 맷집이 느는 건 미약하지만 타격력은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지니까.”
“넵...”
필승 형의 말대로 중량급 이상으로 올라가면 KO율이 급격히 올라간다.
경량급에서는 정타로 몇 대를 맞더라도 버티는 선수들이 있다면 헤비급 정도 되면 제대로 된 정타 한방에 누구든 쓰러질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었으니까.
“페드릭. 알겠지만 이 놈도 난 놈이야. 태양이처럼 선천적으로 재능과 피지컬을 타고 난 놈이지.”
“그러게요.”
페드릭 선수의 영상은 매일 보고 있었다.
현재 WFC에서 유일하게 타도 라무차를 외치고 있는 루키.
종합격투기 입문 4년차 만에 WFC 랭커를 달고 타이틀 샷을 기다리고 있으니 얼마나 괴물인지는 더 설명안해도 충분했다.
“그래도 네가 백배는 더 괴물이야. 알지?”
“네?”
“태양이처럼 많은 걸 타고난 놈이긴 한데. 해서 너한테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봤을 땐. 네가 가진 재능이 세계 최고다.”
엄지를 척 세우며 날 향해 씩 웃는 필승 형.
이 형이 갑자기 왜 이러지.
“시합은 일단 부딪쳐 봐야 알죠. 뭐. 그래도 질 거라는 생각은 안들지만.”
이러든 저러든 나 또한 필승 형의 말에는 동의했다.
페드릭은 어린 나이에 단기간에 높은 위치에 오를 만큼 재능이 충만했지만, 아직 나한테 비빌 정도는 못된다. 그게 내가 요 며칠 그의 영상을 보며 느낀 바였다.
“더 위를 봐야죠. 지금은 페드릭보다는 라무차가 목표니까요.”
그러니까. 지금 내 목표는 완벽하게 헤비급에 맞는 몸을 만들고 라무차를 상대하는 것. 그것뿐이었다.
**
-강해서. ‘인류 최강’이 꿈이다?
-영장류 최강을 꿈꾸는 파이터 강해서. 그의 인터뷰를 들어보자!
-복싱의 카이서스. MMA의 라무차. 그들을 뛰어넘는 위대한 선수에 도전하는 파이터! 강해서의 말 말 말
-일차 목표는 라무차. 하지만 최종 목표는 세계 최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해서 경기 보면 국뽕 지리긴 한데. 얘 만화를 너무 많이 본 거 아님?ㅋㅋㅋㅋㅋ 인류 최강이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 : 강해서의 전직은 웹소설 작가였다. 웹소 세계관에서 저 정도는 먼치킨 축에도 못끼짘ㅋㅋㅋㅋㅋㅋ
┕레알ㅋㅋㅋㅋ 그런데 다른 사람이 저런 말 했으면 현생 좀 살라고 말 했을 텐데 강해서가 말 하니까 중립기어 박게되넼ㅋㅋㅋ
┕일단 데뷔 이후 무패니까ㅇㅇ 한번이라도 지면 또 모르겠는데 지금 당장은 성적으로 깔 수가 없지. 시합 KO률 봐라. 판정승 단 하나도 없음. 괴물임 괴물
┕그런데 강해서 다음 선수 페드릭 아님? 페드릭 이야기는 1도 없네?ㅋㅋㅋㅋ
┕강해서한테는 지금 라무차밖에 안보임 ㅋㅋㅋ
┕헤비급 먹고 복싱 헤비급에도 도전해줬으면 좋겠다. 카이서스랑 시합하면 ㅈㄴ 가슴이 웅장해질 것 같은데ㅋㅋㅋㅋㅋ
지난 너튜브 촬영 때 찍었던 2부 인터뷰 영상.
그게 너튜브에 올라간 이후 인터넷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온라인뿐만 아니라 그의 인터뷰를 본 사람들은 현실에서도 제각각의 반응들을 보였는데.
“내가 일차 목표? 텔론 영감만 아니었으면 페드릭과의 경기도 필요 없이 이 녀석의 턱을 돌려줬을텐데 말이야.”
지난 TWF31의 앙금을 아직고 가지고 있는 라무차와.
“이거. 나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네요? 내가 그렇게 안중에도 없나? 우리도 뭐 기사라도 하나 내줘야 하나?”
8월 달 강해서와 경기를 준비 중인 페드릭까지.
전 세계의 ‘정상’을 노리고 있는 ‘최정상급’ 투기종목의 선수들 모두가 강해서의 ‘세계 최강의 사나이’ 라는 인터뷰발언에 자극을 받고 있었다.
“인류 최강이라. 하하. 역시 재미있어 이 친구는. 생각보다 빠르게 만나게 될 것 같군.”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자신의 체육관에서 한창 땀 흘리며 훈련에 매진중이던 카이서스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