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딱대격투천재의 탄생-127화 (127/203)

< 127화_내일은 안되는데요 >

1.

“...”

-꾹

헨더슨은 조용히 영상의 종료 버튼을 눌렀다.

“... 이제 어쩔 거야. 헨더슨?”

낭패라는 얼굴로 헨더슨을 돌아보는 매니저.

헨더슨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패를 까보니 최악의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어차피 최악이었어.”

1년의 출전 정지라니.

챔피언이라는 커리어에서 내려와 1년간의 시합 공백은 헨더슨의 나이를 생각하면 결코 간단한 징계가 아니었다.

또한, 그걸 순순히 받아들인다는 것 자체가 이전까지 있었던 모든 의혹을 인정하는 꼴이었다.

한마디로 ‘죽더라도 달릴 수밖에 없는 레이스’였다고 헨더슨은 생각했다.

“일단... 텔론 쪽으로 접촉을 시도해봐. WFC에서의 활동은 어렵더라도 소송은 피해야지. 그거야말로 최악이니까.”

“이미 해봤지. 이빨도 안 들어가. 타협은 없다는 태도야.”

“... 후우.”

미국은 흔히들 소송의 나라라고 불리는 나라였다.

만약 이번 소송이 끝까지 진행되었을 때 패소하게 된다면 헨더슨은 말 그대로 길거리로 나앉을지도 몰랐다.

“다른 단체 쪽은?”

“브로일러는 여지없음. FFC도 썩 긍정적이지는 않아. 그다음으로는 유럽 쪽이나 일본 쪽 지역 리그에 가까운 단체들인데. 괜찮겠어?”

“... 하. 참 웃기는군.”

“그래도 한국과 일본 쪽에서는 러브콜이 들어온 곳도 있어.”

“됐다 그래. 뭐? 그것도 한국? 한국?”

꽤나 담담한 얼굴이던 헨더슨이 처음으로 그 표정에 균열을 만들어냈다.

“됐어. 이참에 조금 쉬지. WFC에서는 계약 해지를 요청해왔을 테고.”

“그렇지. 징계 수준이 아니니.”

“오스만을 한번 찾아가 봐야겠군. 어쨌든 그는 텔론의 대척점에 서 있으니까.”

최악의 상황에도 어떻게든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고 궁리하는 헨더슨.

그런 그를 내려다보던 매니저는 조금 머뭇거리더니 이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헨더슨. 이거.”

“... 이게 뭐지?”

“계약 해지 관련 문서.”

“WFC?”

“아니. 우리들의.”

“...”

매니저가 건넨 서류는 매니지와 헨더슨의 계약에 관련된 문건이었다.

“우리도 계약 연장에 관한 이야기를 할 타이밍이 한참 지났지. 사실 계약 만료는 이미 작년 5월이었어.”

“이게 뭐 하자는 짓이지? TWF 수익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은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나?”

“우리 계약은 헨더슨 자네의 경기력 향상 및 머천다이징. 방송 수익 등에 관한 계약이었지. 작년 5월부로 끝난 계약이니 6월부터 진행된 자네 방송 수익을 우리가 터치할 부분이 아니었어.”

“그래서 이번 타이틀 방어전의 파이트 머니에도 손을 대지 않은 거고?”

“타이틀전에 들어간 비용은 우리 쪽에서 부담하는 거로 하지. 오랜 파트너에 대한 성의라고 봐줘.”

“지금 이런 행동이 오랜 파트너에 어울리는 태도인 건가?”

“뭐. 어쩔 수 없잖아.”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하는 헨더슨의 매니저.

“회사에서도 여러모로 방법을 찾아봤지만. 지난 타이틀 방어전의 손실을 안고 가더라도 작년 5월부로 계약을 끝내는 게 현명하다는 판단이야.”

“...텔론의 소송 때문인가?”

“그건 작년 6월 이후의 자네 과실에 대한 소송이지. 우리와는 관련이 없어.”

“이봐. 자네가 나와 함께한 시간이 5년이야.”

“내가 회사에서 보낸 시간은 11년이지. 두 배가 넘는군.”

“내가 이대로 무너질 것 같나?”

“글쎄? 매니지에서도 후환을 남기지 않기 위해 꽤나 신경 쓸 것 같은데. 만약 술 한잔할 돈도 없어지면 연락해. 술 한잔 정도는 살 테니까.”

말을 내뱉기 전까지의 주저함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어느새 깔끔하고 냉철하게 헨더슨을 손절하는 매니저였다.

“헨더슨 자네와 함께한 5년. 그간의 기록들이 나와 회사에 있다는 것도 잊으면 안 돼. 텔론과 WFC만으로 소송은 충분하잖아?”

추가적인 소송을 당하기 싫으면 순순히 물러나라는 매니저의 협박.

헨더슨은 입을 꾹 닫은 채 그를 노려볼 뿐이었다.

*

“강해서 이 새끼!”

“이 부러운 새끼!”

“여긴 별로 맛있는 게 없네. A 코스로 네 개 시킬까?”

차례로 기태와 재현이. 준현이었다.

작년 늦봄. 라스베이거스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보고 거의 반년 만에 마주하는 얼굴들.

하지만 바로 어제 얼굴 본 사이처럼 어색함이라든지 위화감은 전혀 없었다.

“하하. 야. 어쩔 수 없었다니까. 나라고 오죽 입이 근질거렸겠냐.”

“오늘 제대로 한턱 쏴.”

“근데 여기 별로 먹을 게 없다니까? 간단하게 먹고 2차로 옮길까?”

“무슨 술 마시냐? 밥을 1차 2차 먹게?”

“쯧쯧. 이런 프레임에 갇힌 새끼. 밥도 두 끼 세끼 먹는 거지 새끼야.”

올. 준현이 라임 쩔었다.

역시 사람이 연애를 하면 달라지는구나 싶었다.

“그래. 여기선 간단히 먹고 나가서 또 맛있는 거 먹으면 되지.”

확실히 우리가 앉아있는 곳이 친구들과 같이 올만 한 분위기의 식당은 아니었다.

가성비보다는 감성비가 높은 양식 레스토랑.

평소라면 친구 놈들과 절대 같이 왔을 곳이 아니었다.

“아름이 오면 시키자. 곧 올 거야.”

“... 아름 씨?”

“아름느님?”

“올. 그럼 B 코스 시켜도 됨? 많이 비싼데?”

... 그래. C 코스 시켜도 되니 제발 그만 좀. 준현아.

“너네한테는 정식으로 소개하고 싶어서. 사정이 있어서 숨기긴 했지만 밝힌 이상 제대로 소개는 해야지.”

“당연하지. 암. 암.”

“아름 씨 혼자 와? 다른 친구분은?”

“C 세트는 너무 비싸겠지?”

“... 당연히 아름이 혼자 오지. 무슨 미팅 하냐? 친구 데리고 오게? B를 시키든 C를 시키든 맘대로 해 인마.”

“오예.”

연애하면 사람이 달라진다는 말 취소.

준현이는 그냥 준현이었다. 영은 씨랑 데이트할 땐 대체 어떻게 행동하나 궁금하네.

“해서야!”

그때 레스토랑 서버의 안내로 우리 테이블에 당도한 아름이가 반갑게 내 이름을 불렀다.

“어. 아름아.”

“어. 아름아? 이 자식이 어디서 우리 아름느님 이름을 함부로!”

“아름 씨. C 코스 괜찮아요?”

차례로 재현이와 준현이.

정말 징하다 너네도.

“네? 아. 네. 저는 아무거나... 안녕하세요? 재현 씨. 기태 씨. 말씀 많이 들었어요.”

준현이는 아름이를 몇 번 본 적 있었지만, 기태나 재현이는 제대로 아름이를 보는 게 처음이었다.

“저희 이름을 알고 계시다니... 박재현입니다!”

“안녕하세요. 해서 친구 박기태입니다.”

아름이와 친구 놈들 3인방.

도저히 한자리에 모인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는데 이렇게 모이고 보니 썩 나쁘지 않았다.

친구 놈들은 짓궂지만 선을 지켰고, 아름이는 오랜만에 또래와의 평범한 대화에 즐거워하는 게 눈에 보였다.

“그래서. 그때 해서 저놈이 어떻게 했냐면...”

“아! 좀 조용히 해 박재현!”

“야. 사이드 하나 더 시킬까?”

“아! 그만 좀 먹어! 살 안 빼냐?”

“재현아. 그만하라잖아. 그래서 그때 해서가 어떻게 했냐면...”

“기태 너도 조용히 해 인마!”

비록 친구 놈들의 입을 단속하고 지갑을 여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지만.

어쨌든 즐겁고 힐링 되는 순간들이었다.

“헤에. 해서가 그랬었구나아. 발랑 까졌었구나아.”

“아! 아니라니까? 저놈들이 거짓말 하는 거야!”

두 번 다시 이런 자리를 가질 생각은 없었지만 말이다.

2.

-스릉

“반갑습니다!”

스무스하게 열리는 자동문.

쾌적한 실내공기와 아직도 조금 뻣뻣한 느낌의 바닥 쿠션.

새롭게 이전한 체육관으로 출근 도장을 찍는 첫날이었다.

“어. 해서 왔냐?”

“웰컴.”

꽤나 욕먹을 각오를 하고 우렁차게 인사를 박았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시원찮았다.

창섭 형과 필승 형 모두 예상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다니. 이건 뭔가 있는 게 분명했다.

몰래카메란가? 방심시켜두고 뭔가 함정을 파 뒀나?

“해서 왔냐?”

“넵! 두호 형!”

체육관 한편에서 한창 운동 중이던 두호 형이 땀을 닦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저 두 사람. 혹시 뭔가 함정을 팠나요?”

“무슨 말이야?”

“예상했던 반응이랑 너무 달라서. 얼굴 보자마자 득달같이 달려들 줄 알았는데.”

“뭐?”

내 말이 꽤나 재미있었는지 큰 소리로 웃어대는 두호 형.

“아마 그럴 정신 없을 거다. 둘 다 바쁘거든.”

“네?”

“이번에 필승이가 스트리트 파이트 시즌 5 메인 코치로 나가거든. 창섭이도 서포트할거고.”

“아...”

스트리트 파이트도 벌써 시즌 5가 되었구나.

내가 시즌2에 나갔었고 햇수로 벌써 4년째니 시즌 5차례가 맞았다.

시즌 3 때 해운대에서 잠깐 까메오 출연도 했었지.

“2월부터 촬영 시작한다고 두 사람 다 정신없다.”

“그렇네요. 새 시즌은 항상 연초부터 시작했으니. 필승 형이면 커리어도 현재 지도자들 중에선 최상위권이고.”

두호 형과 내가 워낙 대단한 커리어를 쌓고있어서 그렇지 필승 형이면 국내 종합격투기 선수 중에서는 레전드라 불려도 손색없을 경력을 가진 지도자였다.

애초에 미들급 이상에서 WFC에 진출한 선수가 거의 없었으니까.

“해서 너는 오는 대로 사무실로 오라더라. 형석이 형이. 사무실은 저기 코너 돌면 있어.”

“넵! 형도 이제 얼마 안 남았죠?”

“그래. 3월이다.”

두호 형은 미들급에서 내게 한번 미끄러진 후 지금은 웰터급 타이틀 방어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종합격투기는 복싱처럼 의무방어 기간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너무 장기간 방어전을 치르지 않으면 여러 문제들이 생긴다. 잠정 챔피언이라든지 챔피언 타이틀 박탈이라든지.

“스파링 필요하면 언제든 말하세요!”

“너 지금 라헤 아니냐? 평체는 헤비급이고.”

“하하하...”

스파링 뛰기에는 체급 차이가 너무 많이 나나?

두호 형은 웰터급에 맞게 또 감량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을 테니 나와 중량 차이가 거의 20킬로는 넘게 날 것 같았다.

“그리고. 나 아직 미들급 포기 안 했다.”

“어... 음. 넵.”

“어차피 해서 넌 헤비급으로 올라갈 거 아냐?”

“네. 그래도 미들급 방어전 한 번 정도는 뛰고 올릴까 싶어요. 헤비급으로 올리면 미들급은 도저히 무리니까.”

체급이 17개로 세분화 되어있는 복싱의 경우는 체급과 체급 간의 몸무게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니 3개 4개 체급 통합 챔피언이 심심찮게 보이곤 했다.

하지만 종합격투기는 겨우 8개의 체급이 있을 뿐이었고 헤비급과 미들급은 고작 두 개 체급 차이였지만 최대 체중으로 보면 거의 40킬로 가까이 차이가 났다.

헤비급에 도전하면서 미들급까지 커버하기에는 몸에 무리도 가거니와 나 스스로 그걸 조절해낼 자신이 없었다.

그러니 헤비급으로 체급을 올리기 전에 미들급에서 한 번 정도는 방어를 성공하고 싶었다.

“아직도 미첼이나 제이크 같은 탑 컨텐더들이 있지만. 너보단 훨씬 해볼 만하지. 아. 학센도 이번에 미들급으로 올렸더라. 알지?”

“네. 안 그래도 타이틀 샷 달라고 엄청 징징거리더라구요.”

워낙 어그로나 트래쉬 토크 쪽으로는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다 보니 학센의 기사들은 언제나 MMA 관련 기사 상위권에 있었다.

학센이 비록 두호 형에게 타이틀을 내주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WFC PPV 수익 1위를 달리고 있는 흥행성과 실력을 겸비한 선수였다. 당연히 그 동향은 보기 싫어도 눈에 들어올 수밖에.

“어쨌든. 들어가 봐. 형석이 형 기다리겠다.”

“넵!”

나는 꽤나 낯선 체육관을 둘러보며 반가운 얼굴들에게 하나하나 인사를 건넨 후 체육관 안쪽 코너를 돌아 새로운 사무실의 방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안 코치님의 목소리와 함께 열고 들어선 사무실.

전 체육관의 낡은 방문 소리와는 달리 너무나도 부드럽고, 소음하나 없는 것이 조금은 낯설었다.

하지만.

“어?”

“어 는 무슨 어 야? 자리에 앉지 않고.”

소음 하나 없는 방문과는 달리 사무실 내부의 모습은 이전 체육관에서의 모습과 달라진 게 별로 없었다.

그나마 달라진 거라면 쿠션이 푹 꺼졌었던 소파와는 달리 푹신한 쿠션감이 살아있는 새 소파 정도랄까. 그 외의 사무집기나 벽에 걸린 트로피와 상패의 위치 등 대부분이 원래의 구도 그대로였다.

“나이가 들면 뭔가 크게 변하는 게 불편한 법이야. 어차피 여기 사무실은 너희들 아니면 찾는 사람도 없는데. 상담실은 바깥에 따로 있다.”

“아...!”

체육관 수강생이나 여타 업무로 오는 방문자들을 위한 상담실은 따로 마련되어 있나 보다.

“어쨌든. 맘모스가 보내준 결과지는 잘 받았다. 언론에도 전달했고. 아마 며칠 내로 대대적으로 기사가 나갈 거야. WFC 측을 통해서도 대대적으로 나갈 테고.”

“넵.”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억측을 내놓던 사람들도 이젠 좀 조용해지겠구나 싶었다.

나는 별 상관없었지만, 아름이와의 공개 연애 이후 아무래도 네티즌들의 악플이나 억측에 조금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게 되었다. 내 실수나 잘못하나가 아름이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텔론 회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텔론한테서요?”

“그래. 브라이언과의 이벤트 매치. 그리고 미들급 타이틀 방어전. 두 가지 용건이더구나.”

브라이언과의 챔피언전은 충분히 예상하였는데 미들급 방어전이라. 이건 예상 못 했는데.

“아직 자세한 이야기가 나온건 아니야. 미들급 방어전을 최대한 올해 안에는 해줬으면 한다는 말이었어. 만약 헤비급으로 체급을 올릴 거라 방어전을 치르지 못할 것 같으면 미리 말해달라는 내용이었어. 잠정 타이틀을 두고 토너먼트를 기획할 예정이라고.”

“아아. 미들급 방어전. 한번은 하고 싶어요.”

“그래? 흐음. 그래. 그건 좀 생각해보자. 일단은 이벤트 매치가 더 급하니.”

안 그래도 지금 인터넷은 ‘WFC Vs. 브로일러’라는 떡밥으로 한창 뜨거웠다.

텔론 사장이 이런 호재를 놓칠 인물이 아니지. 게다가 지금은 종합격투기계와 복싱계의 대립이 한창인 상황이라 종합격투기 단체들의 단합이 여러모로 대외적 마케팅에도 잘 먹히고 있었으니까.

“시합 조건과 일정 등. 여러 가지 고려할 게 많아. WFC와 브로일러의 성격이 너무 다르니까.”

“아시잖아요. 저는 조건은 최대한 맞춰줘도 돼요. WFC에는 그렇게만 전달해주세요. 저는 그냥 브라이언과의 시합 하나면 족하다고.”

“... 똑같은 말을 하는구나.”

“네?”

똑같은 말이라니. 무슨 말이신지...

“브라이언과 넌 참 다른듯하면서도 비슷하단 말이야. 브라이언도 똑같이 말했다고 하더구나. 조건은 따지지 않으니 매치만 성사시켜달라고. 당장 내일이라도 좋으니 준비되어있다고.”

엄... 저는 내일은 안되는데요. 아직 준비가 하나도 안 됐는데...

작가의말

브라이언은 TWF 촬영 종료부터 열심히 훈련중입니다.

타도 강해서를 외치며!

미들급의 한계 체중은 83.9 헤비급의 한계 체중은 120킬로 입니다. 36킬로의 차이...

복싱 미들급과 헤비급이 약 20키로 차이정도에 그 사이 슈퍼미들 / 라이트헤비 / 크루저급 등 3개의 체급이 더 있는 걸 생각하면 복싱과 종합격투기의 여러 체급 제패의 의미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ㅎㅎㅎ(물론 복싱 헤비급은 거의 무제한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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