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딱대격투천재의 탄생-125화 (125/203)

< 125화_핸콕 >

1.

-헨더슨 억울하다? 텔론이 가지고 있다는 증거가 궁금하다. 그는 단순히 승자의 손을 들어줬을 뿐?

-USADA의 발표. 강해서 불법약물 투여 정황은 없지만 비정상적인 헤모글로빈 수치? 라스베이거스의 의료센터를 찾는 사람들.

-전 WFC 웰터급 챔피언 학센. 미들급 탑 컨텐더 자리를 차지하고 타이틀 샷을 부르짓다? 날 밀쳤던 애송이는 당장 내 앞으로 튀어와!

-미첼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강해서의 기량. 블레이크와 헨더슨 전에서 달라진 그의 모습은?

-유사 도핑 의혹을 받고 있는 강해서? 브라이언과의 챔피언전은 어떻게?

-WFC의 텔론 회장. 승자의 손을 들어준 게 아니라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기에 징계를 내렸을 뿐. 더 이상 지저분한 싸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WFC의 파이트머니부터 부당했던 대우에 대해 드디어 입을 연 헨더슨. 정당한 이유로 받는 징계라면 얼마든 수용하겠지만 이런 식의 부당한 권력 남용은 MMA계를 비웃음거리로 만들 뿐?

-동양태평양 챔프 조던 리. 복싱계와 종합격투기계 부딪침의 시발점이었던 강해서와 싸우고 싶다? 블레이크는 아마추어 선수 수준. 격이 다르다는게 무엇인지 보여줄 것.

┕역대급으로 시끄럽네ㅋㅋㅋㅋㅋ 헨더슨은 텔론을 물고 늘어지네? 브로일러에서 러브콜 왔나?ㅋㅋㅋㅋ

┕브로일러에는 브라이언 있어서 넘어가봤자 빡셀텐데ㅋㅋㅋㅋ

┕중요한건 진실이 뭐냐는 거지. 솔찌 헨더슨 말도 일리가 있음. 텔론이 정치질 잘하고 비즈니스 마인드로 승자 우대해주는건 하루이틀이 아니니까.

┕ㅇㅇ맞음. 우리야 그 우대 대상이 갓해서니까 그냥 넘어가는 건데. 미국쪽에서는 벌써 말 많은 듯. 헨더슨 이미지가 워낙 좋으니까.

┕헨더슨 정도면 젠틀하지. 트래쉬토크도 안하고. 알고지내는 파이터들도 많은 것 같고 ㅋㅋㅋ 갓해서한테 발려서 그렇지. TWF나 타이틀전이나 ㅋㅋㅋ

┕근데 중요한건 갓해서 도핑 의혹 아니냐?

┕정확히 말하면 도핑은 아니지. 애초에 불법약물검사는 다 통과했으니까. 다만 헤모글로빈 수치가 높다는 건데...

┕EPO맞았거나 자가 수혈 했으면 난리남;; WFC는 자가 수혈도 금지거든. 커리어 한방에 날아갈수있담

┕근데 미첼전이랑 기량차이 너무 나서 킹리적 갓심이 들기도 함ㅋㅋㅋ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한국 사람들이 강해서 지켜야지! 이상한 루머 퍼뜨리지 맙시다!

┕선비 나셨네. 애국지사야 아주. 잘못했으면 잘못한걸 바로잡아주는게 애국이나 인마. 더 큰 망신 당하지 말고

┕그래서 강해서랑 손아름은 사귄지 얼마 됐음? 연예부 기사엔 댓글이 안 달려서 이쪽으로 놀러옴ㅋㅋ

┕아. ㅅㅂ ㅈㄴ좋겠다. 손아름이랑 사귀면 내일 당장 은퇴해도 여한이 없겠네

┕딱 봐도 자가 수혈임 ㅋㅋ 데뷔 3년 만에 WFC2개 체급 제패? 지금이야 약물 다 빠졌다 해도 그 전에 약을 얼마나 빨았는지는 모르지 ㅋㅋㅋ 시합 전엔 자가수혈하고. 아주 영악한 새끼임 강해서ㅋㅋㅋ

┕솔직히 강해서가 대단한건 맞고 국뽕 차오르게 해주긴 하는데.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도핑의혹은 벗어나기 어려울 듯. 너무 말도 안 되는 커리어야. 그것도 데뷔 초반 시합 텀 생각하면 사람이 아님ㅋㅋ

┕격알못들 강해서 쉴드치는거 보면 역겨움ㅋㅋㅋ 절대 내추럴 아님 ㅋㅋ 운동 한 번도 안 해본 서른 살이 3년 만에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다? 뿌슝빠슝?ㅋㅋㅋㅋ

“쩝.”

코네티컷에 도착해서 픽업차량이 오는 동안 잠시 인터넷 서핑을 즐겼지만 딱히 특별할 건 없었다.

익명의 뒤에 숨은 사람들은 저마다 보고 싶은 걸 보고 말하고 싶은 걸 말하고 있었다.

이쪽저쪽의 사정이야 어떻든 자신의 통찰력과 예리함을 자랑하며 다수의 몰지각과 우매함을 조롱하는 글들.

“그나저나 헨더슨과 텔론 회장은 꽤나 시끄럽네. 진짜 증거 영상이 있는 걸까.”

헨더슨이 저렇게 나오니 나도 살짝 헷갈리긴 했다.

텔론 회장은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그저 영상이 있다고만 했으니까.

내 입장에서야 굳이 저 사이에 낄 필요도 없는 일이었지만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헤이! 미스터 원더보이!”

그렇게 공항에 도착해 아주 잠시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자니 꽤나 낯설어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 벤슨! 직접 나온 거야?”

“2개 체급 챔피언이 오셨는데 당연하지.”

“벤슨 너도 잘 나가면서 왜 이래? 이번에 WFC로 이적했다는 소식 들었어. 축하해.”

내가 처음 코네티컷을 찾았을 때만 해도 우리는 둘 다 브로일러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었다.

벤슨은 브로일러에서 한창 활약하던 루키. 그리고 나는 갓 브로일러와 계약한 신인이었지.

지금은 둘 다 WFC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되었다. 나는 챔피언으로 벤슨은 갓 WFC 데뷔를 마친 선수로서.

“안 그래도 고민이 많지. 음. 음. 매머드가 하도 겁을 줘서 말이지.”

“응? 무슨 말이야?”

“미스터 최 말이야. 내 체급의 최강자.”

“아...”

그러고 보니 벤슨의 체급은 웰터급이었다.

빠른 몸놀림과 테크닉을 무기로 싸우는 기교파 파이터.

그리고 지금 WFC 웰터급 정상에 서 있는 사내는 두호 형이었고.

“어... 힘내라. 파이팅.”

둘 다 친분이 있다 보니 뭐라 말을 하기가 애매했다.

물론 친하기는 두호 형이 더 친했지만 그렇다고 벤슨에게 부정적인 말을 할 수는 없었으니까.

“하하. 각오하고 있어. 그래도 난 아직 젊고 미스터 최는 나이가 있으니까. 얼마든지 기회가 있겠지.”

“음. 그건 그렇지.”

해가 바뀌면서 내 나이가 벌써 서른 세 살이었다.

두호 형의 나이도 벌써 40대 중반에 걸쳐진 만큼 오래지않아 은퇴를 생각할지도 몰랐다.

‘은퇴라...’

사람의 육체엔 한계가 있고, 두호형 정도 되면 커리어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라는 게 있을테니 은퇴는 어쩔수 없는 순리일터였다.

다만 아쉬운 건 함께 운동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거겠지.

격투기라는 운동을 늦게 접한 것에 대해 후회한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후회 비슷한 감정이 들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격투기를 접했다면 두호 형과 더 오래 같이 운동할 수 있었을 테니까.

“빨리 가자. 매머드가 기다린다고.”

“아. 쏘리.”

혼자 상념이 너무 길었나보다.

벤슨의 재촉에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일단 중요한 건 내 일이겠지. 헨더슨이나 텔론. 두호 형의 일보다는 말이야.

*

“여어. 미스터 강. 여기서 또 보네?”

벤슨의 차를 타고 한참을 달려 도착한 낯익은 체육관.

그곳에는 전혀 예기치 못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핸콕? 네가 여기는 어쩐 일이야?”

“어쩐 일은. 내가 먼저 와 있었고 네가 늦게 왔으면 그 질문은 내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음.

그렇지. 핸콕은 그리 협조적이거나 친근한 캐릭터가 아니었지.

TWF가 끝나고 몇 달 만에 보는거다보니 잠시 깜빡했다.

“나야 뭐. 여기 체육관에서 자주 신세를 졌거든. 코네티컷에 볼 일이 있어서 온 김에. 그나저나. 핸콕 네 차례야. 무슨 일이야?”

“나도 볼 일이 있어서 왔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젓는 핸콕.

아주그냥 한 대 후드려패고싶은 얼굴이었다.

“미스터 강은 내 손님이야. 그런 태도는 곤란하다고.”

그때 체육관 안쪽에서 나오는 거대한 체구의 흑인.

“맘모스!”

“오랜만에 듣는군. 그 별명도.”

맘모스 코치였다.

“매머드는 뭔가 입에 안 달라붙는단 말이지. 발음도 착 감기지 않고.”

“마음대로 해. 그리고 핸콕은... 말해도 되나?”

내 말에 가볍게 웃으며 핸콕의 의사를 물어보는 맘모스 코치.

“뭐. 상관없어. 내가 이 시기에 매머드를 찾은 이유는 타격 훈련밖에 더 있나.”

맘모스 코치가 말하기도 전에 본인 입으로 다 털어놓는 핸콕.

그러고 보니 맘모스 코치는 초일류 타격 코치였었지.

이곳 체육관에서는 주짓수와 그래플링 위주의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었기에 잠시 잊고 있었다.

“매머드의 타격은 정말 일품이지. 입식격투기 시장이 갑자기 쪼그라들지만 않았어도 그는 엄청난 유명세를 누렸을 거야.”

저 핸콕이 저렇게 극찬을 할 정도라니.

한국에서 두호 형의 타격을 코칭할 때 나도 곁다리로 조금 배우긴 했었지만 그때는 맘모스 코치의 대단함을 알기에는 너무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었다.

갓 종합격투기에 입문한 초짜였기에 정말 기초적인 부분만 배웠으니까.

“라이트헤비급의 웬만한 베태랑들은 다들 알고 있지. 그의 본명보다도 매머드라는 별칭이 더 유명할 정도니까. 오죽하면 매머드는 쓰러지지만 않으면 이긴다는 말이 있었어.”

“그만큼 그라운드가 약하다는 소리였지. 이미 은퇴한 사람 띄우지 말고. 둘 다 안으로 들어와.”

핸콕의 띄우기가 낯간지러웠는지 적당히 끊어내고는 사무실로 들어가는 맘모스 코치.

그러고 보니 맘모스 코치 이름이 뭔지도 몰랐네. 처음부터 맘모스 맘모스 불러서. 어쨌든 현역 때 정말 유명했나보구나. 나야 격투기 경력이 짧다보니 몰랐는데 나중에 한번 검색해봐야겠다.

“일단 미스터 강. 예일대측에는 미리 연락을 해뒀으니 내일 나와 같이 가면 된다.”

“넵!”

“지난번처럼 기초적인 테스트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능력 테스트를 모두 체크해보자는 안 코치의 의견이 있었는데. 어떻게 할래?”

“뭐. 저야 좋죠. 남들보다 조금 뛰어나다고 막 잡혀가거나 실험체로 쓰이거나 하진 않겠죠?”

“...”

“풉! 푸하하하하하!”

나름 진지하게 물었는데 맘모스 코치는 대답을 하지 않았고 핸콕은 뭐가 그리 웃긴지 아주 대놓고 폭소를 터뜨렸다.

너넨 웃길지 몰라도 나는 심각하다고. 이제는 어렴풋이. 아니 어쩌면 꽤나 진지하게 내 몸이 보통의 사람들과는 조금 많이 다르다는 걸 느끼고 있으니까.

근력. 순발력. 체력과 회복력. 그 외에도 집중력이나 이것저것.

무슨 히어로 영화에 나오는 슈퍼솔저급은 아니더라도 일반인의 범주는 훨씬 뛰어넘는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수치화 되었을 때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몰라서 그런다니까.

“전 세계에서 가장 육체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어디인줄 아나?”

“...글쎄?”

“뭐.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피지컬들은 모두 미국의 4대 스포츠 리그에 모여 있어. MLB. NBA. NFL. NHL. 이 네곳이지.”

메이저리그와 엔비에이. 그리고 미식축구와 하키.

미국의 4대 스포츠라 불리는 운동 종목들이었다.

복싱도 레슬링도 종합격투기도. 아직 저들의 아성엔 미치지 못했다.

“포브스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스포츠 팀 50개 중 축구팀이 8개인가 포함되어있지만. 그 외의 42개 스포츠 팀은 모두 미국 내 4대 스포츠 구단으로 채워졌지. 그게 무슨 말이냐면. 저 네 개 스포츠에 집중되는 돈이 어마어마하다는 소리야. 시장의 규모자체가 다르지.”

왠지 씁쓸하게 말을 잇는 핸콕.

꽤나 즉흥적이고 다혈질적인 성격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 싶었다.

“한마디로 전 세계의 재능 있는 인간들은 모두 저 4대 스포츠로 진로를 정한다는 거야. 10살짜리 애가 운동신경이 좋다? 뭔가 될 것 같은 재능을 가졌다? 복싱이나 격투기를 시키겠나 아니면 야구나 농구. 미식축구를 시키겠나.”

“...당연히 후자겠지.”

“그래. 그리고 그중에서도 나는 NFL이야말로 괴물들이 모인 리그라고 생각해. 최고의 재능을 가지고 최고의 환경에서 갈고닦아진 선수들. 걔네들도 모두 신체 데이터를 기록하는데 여념이 없는데. 뭐? 미스터 강 신체능력 수치로 어딜 잡혀가? 이것 참 올해 들은 이야기 중 가장 웃긴 이야기였어.”

...올해 시작한지 며칠 안됐거든? 이제 연초거든?

“조금 사견이 진하긴 했지만. 핸콕의 말이 맞다. 미국 명문대학에서는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자신의 신체적 능력을 수치로 남기곤 해. 물론 미스터 강 네가 뒤떨어진다는 게 아니라. 세상은 넓고 괴물은 많다는거야.”

맘모스 코치까지 저렇게 나오니 조금 안심이 되긴 했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있다는 말에 발끈하거나 ‘내가 더 대단해!’ 라는 느낌보다는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있으면 내 운동능력 수치로 호들갑을 떨 일은 없겠네’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니까.

“어쨌든 미스터 강. 네 이야기는 이쯤 하고. 다음은 핸콕.”

이번에는 핸콕 족으로 시선을 돌리는 맘모스 코치.

“지난번에 이야기 했던 것. 가능할까?”

“흐음...”

굳이 나와 같이 불러서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를 질문을 던지는 맘모스 코치.

“뭐. 나야 손해 볼 것 없지. 이참에 하나라도 더 떨어뜨려버리면 좋으니까. 애초에 헨더슨과 사이가 좋았던 것도 아니고.”

“그게 무슨 말이야?”

“아아. 지난번에 훈련하면서 텔론과 헨더슨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때 내가 헨더슨의 이야기를 조금 한 적이 있거든. 매머드는 너와 헨더슨의 문제를 알고 있다보니 꽤나 신경쓰는 모양이더라고.”

그러면서 핸콕은 애초에 TWF31에 자신과 빌리를 불러들인 이유나 프로그램 촬영 중에 그들에게 어떤 지시들을 했는지 등을 꽤나 상세하게 말해주었다.

“... 별로인 건 알고 있었지만 알면 알수록 더 별로네. 헨더슨은.”

“사실 프로로서 자기한테 유리하게 판을 짜고 처신하는 건 현명한거지. 그런 의미에서 헨더슨은 꽤나 대단하고 말이야. 만약 브라이언이 내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헨더슨은 손 안대고 코를 풀 수 있었을 거야.”

“그래도 도전자들의 도시락에 손을 댄 건 선을 넘었어.”

“그래. 그게 문제지. 이제껏 헨더슨의 수작질은 아슬아슬한 선을 지켰는데. 이번에는 살짝 그 선을 넘었거든. 평소 같으면 그래도 잘 넘어갔을텐데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안좋지.”

헨더슨이 이번 타이틀 방어전에서 승리했다면 이번 일 또한 수면 아래로 묻힐 뻔 했다. 다행히 내가 타이틀전에서 승리했기에 이번 일이 불거진거지.

“어쨌든. 미스터 강 너랑은 별 상관없지만. 헨더슨의 퇴장에는 내가 한 손 거들어볼까 싶거든. 나도 나름대로 증거를 모아둔 게 있으니까.”

“... 증거?”

“애초에 나는 헨더슨과 한 편이 아닌데. 당연히 증거정도는 남겨둬야지.”

그러면서 평범해 보이는 펜 하나를 까딱거리는 핸콕.

어디서 많이 보던 펜인데...

“TWF 내내 도전자들 평가할 때 썼던 펜이야. 헨더슨은 코치 회의 할 때는 모두 폰을 두고 오게 했으니까.”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팀 헨더슨은 꽤나 살얼음 같은 환경을 버티고 있었구나.

“어쨌든. 이 펜 안에 있는 녹취록은 이미 클라우드로 옮겨놨거든. 원래는 조금 빨리 터뜨리려 했는데 헨더슨이 자기무덤을 계속 파더라고. 폭탄은 결정적일 때. 콰-앙. 알지?”

뭔가 터지는 듯 한 제스처를 취하며 웃어대는 핸콕.

저기도 꽤나 시궁창 싸움이구나 싶었다.

브라이언과 텔론. 거기에 핸콕까지. 한 손으로 열손 감당하지 못한다고 헨더슨의 대처가 궁금해지는 구도였다.

“이왕 할 거라면. 다시는 이 바닥에 발 못 붙이게 해야지. 그래야 후환이 안 남는다고.”

꽤나 살벌하게 번뜩이는 핸콕의 눈빛.

다행이도 그 눈빛은 내가 아닌 헨더슨을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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