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딱대격투천재의 탄생-108화 (108/203)

< 108화_돌아온다 >

1.

“오늘 소개해드릴 인물은 지난 주말 아메리카 전역을 뜨겁게 달군 선수입니다.”

미국 최대 규모의 스포츠 채널 ESN.

한 주간 있었던 스포츠 경기나 이슈 중 가장 핫한 클립들만 모아서 전달하는 최신 스포츠 뉴스. 그곳에서 한국인들에게 낯익은 사람을 소개하고 있었다.

“현 WFC 미들급 챔피언이자 전 브로일러 미들급 챔피언. 그리고 지난 주말 WBC의 프로복서 블레이크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미스터 강. 강해서 선수입니다. 영상 보고오시죠.”

진행자의 리드미컬한 내용 전달과 함께 송출되는 강해서 Vs. 블레이크 의 이벤트 매치.

┕이거 나는 실시간으로 봤어! 아주 경기 내용이 아주 미쳤었지!

┕뭐야? 3라운드 KO면 별거 아니잖아?

┕너 방송 안 봤구나? 1라운드는 공격 안하고 피하기만 했고 2라운드는 완전 농락이었지. 3라운드는 시작하자마자 끝이 났다고!

┕오! 맙소사! 이 시합을 유료로 시청한 게 내가 올해 한 일 중 가장 잘 한 일이었다고!

┕이런. 나도 시청 신청을 할 걸 그랬나?

┕실력은 좋지만 그의 스포츠맨십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그는 상대를 존중하지 않았다고.

┕그건 블레이크가 먼저 그의 피앙세에게 껄떡거렸으니까 그렇지! 오히려 MMA에서의 미스터 강은 아주 신사적인 선수라고. (영상링크)

ESN의 최대 뉴스 프로그램에서 단독으로 다룰 만큼 파급력이 컸던 이번 복싱 경기였기에 미국 내 복싱 커뮤니티 뿐 아니라 격투기 커뮤니티에서도 강해서에 대한 이야기가 쉬지 않고 올라왔다.

-블레이크는 MMA 선수지 복싱 선수가 아니다. 그의 커리어는 99프로가 종합격투기이고 복싱 경력은 단 1전밖에 되지 않는다.

-미스터 강의 승리가 복싱에 대한 종합 격투기에 대한 승리라고 볼 수 없다. 복싱으로 제대로 붙고 싶으면 내가 언제든 붙어주겠다.

-블레이크? WBC 복서 경력 12년 동안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그는 복싱에 대한 잣대가 될 수 없다. 제대로 된 선수와 겨루어 이기고 나서 이야기 해야 할 것.

또한 이번 이슈에 편승하려는 복싱 선수들의 발언 또한 연일 화제가 되고 있었다.

블레이크는 제대로 된 복싱 선수가 아닌데 그를 이겨놓고 복싱을 이겼다는 식의 기사가 나는 것 자체가 불쾌하고 모욕적이라며 언제든 강해서의 도전을 받아주겠다고 발언한 복싱 4대 단체의 유명 선수들만 하더라도 손가락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미스터 강. 이 친구 얼마 전에 레이첼 네가 메세나 한다고 했던 친구 아니니?”

그리고 그 파급력은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가문. 멜린 가에 까지 흘러들어갔다.

“맞아요.”

“종합격투기 선수라고 들었는데. 복싱에도 조예가 깊나보구나.”

“그건 저도 놀랐어요. 아무리 결이 비슷하다지만 복싱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줄은.”

레이첼은 오랜만에 아버지와의 티타임에서 그녀가 메세나 중인 선수의 이름을 듣게 되었다.

“결이 비슷하다지만 종합격투기와 복싱은 엄연히 다르지.”

젊었을 적 복싱을 꽤나 열심히 수련한 바 있는 그녀의 아버지는 입 꼬리를 슬쩍 끌어올리며 말을 이었다.

“그의 메세나는 종합격투기에 한정된 것이지?”

“네. 그렇게 가문에 보고되어 있어요.”

“그의 의중을 물어보고. 복싱도 메세나 목록에 올려보는 건 어떻겠니?”

“그래도... 괜찮을까요?”

“이례적이긴 하지만. 어쨌든 발군의 재능을 보인다면 그만큼 지원을 해줘야지. 우선 우리 가문의 메세나를 받은 이후 WFC에서 미들급 챔피언을 획득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낸 사람이니 말이야.”

“고마워요. 아버지.”

메세나는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는 일방적인 후원에 가깝기 때문에 가문 내에서도 그 기준이나 요건이 까다로운 사업 중 하나였다.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해당 예술의 명맥을 이어나가기 위해 무조건적인 후원이 들어가는 곳이 있다면, 강해서처럼 재능이 있기에 후원만 있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에게 조건적으로 후원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서 조건이란 ‘성과’ 였으며 강해서는 WFC 미들급 챔피언 달성이라는 성과로 이미 메세나의 조건을 달성한 바 있었다.

“거기다. 하하. 알지 않니? 듀픈 녀석들이 메세나 이야기나 복싱 이야기만 나오면 어깨가 으쓱하는 걸.”

미국의 4대 가문이라고 불리는 집안은. 아니, 그 외에도 많은 상류층 가문에서는 알게 모르게 세계 각지의 인재들에게 조건없는 후원. 메세나를 시행했다.

그 중 멜린 가와 교류가 깊은 듀픈 가에서는 벌써 십년도 전에 한 복싱 유망주에게 메세나를 했고, 그 복싱 유망주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복싱 선수가 되었다.

“그가... 카이서스에 비할 만큼 빛나는 재능이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그거야 모르지. 꼭 카이서스에 비할 만큼 빛나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말이야.”

-후릅.

사랑스런 외동딸과의 티타임도 슬슬 끝을 향하는 시점.

그녀의 아버지는 시종일관 사람 좋은 표정으로 온화하게 대화를 나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번뜩이는 눈빛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카이서스에 못지않은 위대한 선수가 될 거라고. 내 감이 그렇게 말 하고 있구나.”

레이첼의 아버지이자 현 멜린가의 가주.

승부사 기질이 넘치며 감이 좋기로 유명한 그의 말이었기에 레이첼은 놀랐을지언정 더 이상 무어라 반론할 수가 없었다.

“텔론. 그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봐야겠어.”

또한, 오랜만에 그의 오랜 친구를 방문할 생각까지 갖고 있었다.

*

-쾅!!

거칠게 문을 닫고 차에 올라타는 남성.

“퍼킹! 내가 있을 곳이 여기밖에 없을 줄 알아?”

블레이크는 거친 소리와 함께 차에 시동을 걸었다.

-쾅! 쾅! 쾅!

사납게 핸들을 내려쳐도 풀리지 않는 울분.

“큭...”

하지만 이내 오른쪽 갈비뼈를 부여잡으며 신음을 내뱉었다.

“망할. 망할... 망할!!!!”

지난 강해서와의 시합에서 마지막에 맞았던 바디블로우 때문에 그의 오른쪽 갈비뼈는 한 대가 금이 가고 한 대가 부러져 있었다. 거기다 그의 펀치를 블로킹 했던 양 팔은 아직까지도 퍼렇게 부어있었다.

“후우... 그래. 처음으로 돌아가자. 처음 복싱을 배웠던 그 곳으로.”

WFC를 떠나 복싱계로 넘어올 때만 해도 그에게 두팔 벌려 환영하는 체육관은 넘쳐났었다.

그에겐 화제성이 있었고 실력도 나쁘지 않았으니까.

이번 강해서와의 이벤트 매치가 잡힐 때만 하더라도 그가 몸담고 있던 체육관에서 블레이크의 위치는 최고의 자리였다. 어마어마한 파이트머니를 물고 온 복덩이였으니까.

그 유명한 카이서스의 프로모터 켄달이 직접 메이드하고 WFC 회장 텔론이 PPV를 팔아넘기며 올해 최대의 수익을 기대할만하다고 평가 받았던 이벤트 매치.

거기에 더해 계체량에서 상대 선수의 선 넘는 도발에서 이어진 시합 계약서의 특약 사항은 블레이크뿐만 아니라 체육관 사람 모두가 흥분할법한 내용이었다.

단 한 번의 시합. 3분 3라운드라는 10분도 되지 않는 경기 타임으로 최소 100만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

하지만 정작 시합에 들어가고 1라운드가 지나자 분위기는 완벽히 반전될 수밖에 없었다.

1라운드 내 유효타격 실패.

그로 인해 블레이크는 이번 시합의 모든 수익을 상대방에게 넘겨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시합이 치러진 게 미국만 아니었다면 어떻게든 잡아떼 보겠는데 미국에서는 모든 시합의 수익을 투명하게 공개해야했고 블레이크와 그의 체육관은 정말 단 한 푼의 파이트 머니도 챙기지 못한채 돌아와야 했다.

“망할 녀석들. 그래도 나 때문에 번 돈이 얼마인데.”

물론 파이트머니를 전혀 받지 못했을 뿐, 이번 시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받은 스폰과 후원. 각종 광고 효과까지 생각하면 결코 손해만 본 것은 아니었다.

다만 손에 들어왔다 생각했던 거액의 돈이 한순간 연기처럼 사라지자 그 원흉인 블레이크에게 모든 원망의 화살이 쏟아졌을 뿐.

-덜덜덜. 푸쉬이익.

“이건 또 왜 이래!”

차 하나에 달랑 가방 하나의 짐만 챙겨서 길을 떠났던 블레이크.

하지만 차량까지도 그를 도와주지 않으며 황량한 텍사스 고속도로 한복판에 퍼져버렸다.

“으아아악!! 씨바아알!!”

2.

“반갑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팀 피스트’의 체육관 문을 열고 익숙한 인사를 내뱉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어. 왔냐?”

“해서 왔어?”

체육관에서 운동 중이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밝은 표정으로 반겨줬다.

“이 자식. 왔냐!”

“켁. 켁. 넵.”

“형석이 형이 너 오는 대로 사무실로 오라더라. 들어가 봐.”

“넵!”

필승 형은 내 목을 조르며 반가움을 표현하더니 이내 팔을 풀고는 사무실을 가리키며 안 코치님의 말을 전했다.

“아. 손님... 아니지. 뭐. 반가운 얼굴 있을 거다. 사무실 들어가면.”

“네?”

“들어가 봐.”

반가운 얼굴이라. 누구지?

-똑똑

“코치님. 저 해섭니다.”

-들어와.

-끼익

이제 화장실 문도 소리가 안 나는데 우리 체육관에서 유일하게 방문을 열 때 소리가 나는 곳이 여기 사무실이었다.

그래도 체육관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인데 손 좀 보라고 말씀을 드려야 하나?

“해서 왔냐?”

“어? 두호 형!”

“하하하. 뭘 그렇게 놀란 표정이야?”

“형 미국 나가신 거 아니에요?”

“얼마 전에 들어왔다.”

필승 형이 말한 반가운 얼굴이라는 건 두호 형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해서 너도 앉아라.”

“넵!”

안 코치님의 말에 군말 없이 두호 형의 옆자리에 앉았다.

“우선. 해서 네 이야기부터 하자.”

우선이라고 서두를 까시는 걸 보면 꽤나 할 이야기가 많으신 듯 했다.

“체급. 올릴 거지?”

“... 넵.”

이건 예전부터 여러 번 이야기가 나왔었기 때문에 별다른 고민 없이 바로 대답할 수 있었다.

“그럼 다음 시합부터는 라이트 헤비급 제안을 받는 걸로 WFC측에 전달을 해두마. 미들급 타이틀은...”

“일단 가지고는 있어보죠 뭐. 방어전을 안 치러서 박탈당하면 어쩔수 없고.”

“그래. 그리고 다음.”

혼자 보는 서류를 넘겨가며 다음 주제로 넘어가는 안 코치님.

“WFC에서 계약 연장에 관한 건이다.”

“계약 연장이요?”

벌써 그렇게 됐나?

4경기 계약을 했으니... 제이크. 두호 형. 미첼까지. 벌써 3경기나 뛰었구나.

“기본적으로 WFC는 챔피언에 대한 자동계약연장 조항이 있어. 미들급 챔피언을 유지하는 동안은 재협상을 위한 테이블에 앉을 기회가 없긴 하지.”

“아. 그런가요?”

“하지만. 다른 체급의 시합은 이야기가 다르지. 비벼볼 여지가 있어.”

말을 마치면서 두호 형을 바라보는 안 코치님.

“맞아. 나도 웰터급 계약 조건과 미들급 시합 조건은 조금이지만 다르게 진행되었으니까.”

그러네. 두호 형이야 말로 살아있는 표본이었다.

웰터급 챔피언 타이틀을 유지하면서 미들급에 도전했었으니까.

“라이트헤비급으로 확실히 체급을 올릴 거라면.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WFC 측에 내가 따로 이야기를 해보마.”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 장 넘어가는 종이.

“그리고 이번엔... 시합에 관련된 건 아니고. 체육관에 관련된 일이다. 두호는 이미 알고 있을 테고...”

체육관에 관련된 일이라? 두호 형은 알고 난 모르는 체육관 일이 뭐가 있을까?

“이번에 체육관을 확장이전하려고 한다. 아무래도 지금 체육관은 아무리 시설 투자를 해도 공간 자체가 너무 좁아서 효율이 안 나와.”

“이전이요?”

“그래. 바로 길 건너편에 좋은 매물이 나와서 그쪽으로 이전할까 생각중이다. 지금은 등록 선수들도 많아졌고 일반 취미운동부 관원들도 많아졌으니까 현 체육관에서는 조금 무리가 있어.”

“이전 기간은요?”

“텀은 없을 거다. 지금 체육관을 유지하면서 이전 준비를 할 거고, 새로운 체육관 오픈 이후에 현 체육관을 폐쇄할거니까.”

“음...”

폐쇄라.

약 2년. 어떻게 보면 집에서 지낸 시간보다 여기서 지낸 시간이 더 많았을지도 모를 정도로 익숙해진 이곳 체육관이 없어진다고 하니 뭔가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그리고. 체육관을 이전하면 두호도 다시 돌아올 거다.”

“네?”

두호 형이 다시 돌아온 다구요?

“유안이가 올해 벌써 학교 들어갔다. 저 놈도 애비 노릇은 해야지.”

“아...”

벌써 유안이가 초등학생이구나.

처음 봤을 때는 완전 꼬꼬마 6살이었는데.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왜? 내가 돌아오는 게 싫냐?”

“아, 아뇨! 완전 좋죠!”

다시 두호 형이랑 운동 할 수 있다니. 싫을 리가 있나!

“유안이는 너 싫어하던데.”

“아... 형!”

“왜 나한테 그래? 애가 싫어하는 걸 어떡하라고. 이제 체육관에서 자주 볼 텐데 어쩌냐?”

“아...”

유안이가 뭘 좋아하려나... 조공을 준비해야겠다. 조공을!

“어쨌든. 대충 이 정도다. 해서는 라이트 헤비급에 맞춰서 몸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체육관 이전은 이미 준비중이니 오래걸리지 않을 거다. 두호는 휴식기라도 가끔 얼굴 비춰서 새로운 사람들이랑 좀 친해지고.”

“네.”

“넵!”

“그리고. 고맙다 강해서.”

“네?”

“이게 다 네 덕분이야. 이번 이벤트 매치에서 들어온 수익금이 컸다.”

“아...”

이번 블레이크와의 이벤트 매치는 파이트머니만 50만 달러. 한화로 약 5억 6천정 도였다. 거기에 블레이크의 파이트머니까지 엎고 승리수당에 PPV 수당까지 합치니 그 금액은 세금을 떼고도 10억을 훌쩍 넘어갔다.

“아. 마지막으로 하나 전달을 안했네.”

“네?”

“너. 벤츠 고르러 오라더라. 전국 어느 매장을 가도 된대.”

“어? 아싸!”

거기에 벤츠까지.

드디어 나도 마이카가 생기는 순간이었다.

*

-꽈앙! 꽝!

“... 라이트 헤비급으로 올린다는 거지?”

“오피셜이야. 기사도 났어.”

“...그래.”

귀신같은 얼굴을 하고 있던 빌리는 존의 말에 입 꼬리를 말아올리며 웃음지었다.

“잘됐어. 정말 잘 됐어.”

빌리는 그의 형 클락의 복수를 위해 강해서와의 시합을 원했지만 WFC에서 매칭시켜주지 않아 그 기회가 날아갔었다.

그 이후 강해서는 타이틀 샷까지 단번에 따내며 미들급 챔피언에 올랐고 타이틀 샷과는 거리가 멀었던 빌리에게 강해서는 닿을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적극적으로 어필해줘. 그자식과의 시합.”

“당연하지. 걱정하지 말라고.”

빌리는 그 이후 체급을 올려 라이트헤비급으로 전향했다.

애초에 빌리의 몸은 미들급에 맞지 않을 정도의 근육을 가진 거구의 파이터였다.

다만 그의 친형 클락이 WFC 라이트 헤비급에서 활약 중이었기에 그를 피해 미들급에 있었을 뿐.

강해서와의 길거리 시비로 수감된 클락을 대신해 라이트 헤비급으로 체급을 올린 빌리는 그 데뷔전을 화려한 1라운드 KO로 장식했고 WFC 전적 9전 6승 6KO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꿈틀. 꿈틀.

내추럴이라고 보기에는 과할정도로 크고 두꺼운 근육들.

복싱 글러브로 샌드백을 쳐도 주먹에서 피가 날 정도의 하드펀쳐인 빌리는 미들급보다 라이트헤비급에서 오히려 좋은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였다.

“형. 드디어 기회가 왔어. 내가 반드시 복수해줄게.”

표출되지 못한 채 쌓이고만 있었던 빌리의 삐뚤어진 분노가 드디어 분출구를 찾았다는 듯 맹렬히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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