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화_우리 집 >
1.
“강해서 선수!!! 최두호 선수를 이기고 타이틀 샷을 거머쥡니다!!!”
“이미 2라운드 후반에 격차가 많이 벌어졌었습니다. 상대적으로 그래플링이 강한 최두호 선수가 계속 타격 포지션을 고집했다는 건 그만큼 체력에 문제가 생겼다. 그렇게 볼 수가 있거든요.”
김국현 해설위원은 캐스터의 열렬한 승리 환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이라이트 영상을 분석하며 최두호와 강해서의 시합을 분석했다.
“2라운드 초중반에 백스핀 블로우가 들어갔을 때 테이크다운이 아니라 타격으로 조금 더 공략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마도 최두호 선수는 그라운드가 상대적으로 강하니 강해서 선수를 확실히 잡기 위해 테이크 다운을 들어간 것 같은데. 두 선수간의 체력과 힘 차이가 이번 시합의 승패를 판가름했다고 봅니다.”
보통의 중계에서는 양 선수 중 ‘우리 편’인 한국 선수 위주로 해설을 하게 되고, 한국인 선수가 승리 하면 그것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며 캐스터와 함께 승리에 관한 이야기로 오디오를 채웠던 김국현.
“강해서 선수는 전형적인 하드펀쳐입니다. 타격 피니쉬율만 봐도 알 수 있죠. 3라운드까지 버틴 것도. 케이지에 기대어 선채로 의식을 잃은 것도. 저는 강해서 선수도 대단하지만 우리 최두호 선수에게도 너무 대단하다고 박수쳐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오늘만은 달랐다.
최두호도 강해서도 모두 한국 선수였으니까. 모두가 환호하는 강해서보다는 멋진 경기를 만들어준 최두호에게도 박수를 보내며 그 의지와 투지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와... 솔찌 2라운드에서 끝날 거라 생각했던적이 몇 번인데. 그걸 저렇게 버티네
┕하이라이트 봤음? 심판이 스탑 사인을 줬는데 강해서도 관중들도 어리둥절잼ㅋㅋㅋ
┕ㄹㅇ... 상황파악 안돼서 잠깐 정적 옴ㅋㅋㅋ 최두호가 서서 기절했을거라곤 아무도 생각 못함
┕아... 보는 내내 뭔가 가슴이 먹먹했음. 시합 시작전에는 아무나 이겨라 이랬는데. 2라운드부터는 최두호 응원했음
┕22222 나도임. 뭔가 최두호가 러키펀치라도 하나 꽂아줬으면 하는 마음이었음.
┕두호형 존나 멋있다ㅜㅜㅜㅜ 케이지에서는 쓰러지지 않겠다. 뭐 이런 거 아니었을까ㅜㅜㅜ
┕아... 최두호가 이겼으면 아시안 최초 WFC 2계급 챔피언의 탄생도 노려볼 수 있었는데 개아깝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두호든 강해서든 절대 미첼 못이김ㅋㅋㅋㅋ 미첼이 괜히 인간계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붙은게 아님ㅋㅋㅋ
┕뭔 개솔? 미첼이 브라이언 무서워서 도망다닌거 유명한데 ㅋㅋ 텔론 회장도 미첼이 브라이언한테 안될거 알고 브라이언 계속 내팽개쳤고
┕22222 브라이언>미첼>>>>>>>>>>>>>>>>>>>>>>>>>>강해서 최두호
┕아 ㅅㅂ 오늘같은 시합 보고도 외국놈들 빠는 새끼들은 한국새끼들 아님 진짜
그런 김국현의 해설 때문이었을까.
스포츠온 TV의 실시간 채팅창뿐만 아니라 격투기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최두호의 투지에 대한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아! 말씀드리는 순간. 강해서 선수의 승리 인터뷰가 진행됩니다. 방금 들려온 소식입니다. 최두호 선수는 현재 의식을 차렸고 큰 이상 없이 닥터 체크를 마무리했다고 합니다. 강해서 선수의 승리 인터뷰 보고 오겠습니다.”
스포츠온 TV의 캐스터는 화면에 티셔츠를 입고 외양을 꽤나 말끔하게 정돈한 강해서의 모습이 잡히자 해설 방송을 잠시 끊고는 승리 인터뷰 영상으로 화면을 넘겼다.
-우선.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신 텔론 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최두호 선수. 아니. 두호 형. 마지막까지 꺼지지 않는 투혼으로 파이터의 정신에 대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의지. 제가 정확히 넘겨받아서 다음 시합에서 꼭 좋은 성과 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시합이라 함은 타이틀 샷을 말씀하시는건가요?
-이제 다들 아시니 쉬쉬 거릴 필요도 없겠죠. 지금 이 방송을 보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미첼 코너. 그와 싸울 때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격투기 팬 여러분들. 제가 실망시키지 않고 WFC 미들급 벨트를 한국으로 가져오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와아아아아아아아아!!!!
담백하면서도 당당한 강해서의 승리 인터뷰에 방송으로도 확연히 느껴질 만큼 거대한 함성소리가 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정말 가슴이 벅차오르는 승리 인터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어쩌면 우리는 미래의 WFC 미들급 챔피언의 탄생을 조금 일찍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포츠온 TV는 강해서 선수의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애초에 최두호나 강해서 둘 중 누가 이기든 다음 WFC 미들급 타이틀전의 주인공은 한국인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타이틀전에 대한 이야기가, 챔피언의 이름이 강해서의 입에서 나오자 그 여파는 생각보다 컸고 강해서와 최두호의 대국민 인지도는 이날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상승하게 되었다.
*
“쓰읍. 아야야야.”
두호형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꽤나 상처가 있었기에 승리 인터뷰 이후 메디컬 룸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아야했다.
“엄살은. 두호형은 완전 사람의 몰골이 아니던데.”
“... 보고 왔어요?”
“슬쩍 다녀왔지.”
필승 형의 표정을 보니 정말로 그리 심한 부상은 없었나보다. 두호형의 상태가 안좋았다면 조금 더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었을테니까.
“그나저나. 넌 이제 큰일 났다.”
“...저요?”
“그래.”
이번에는 꽤나 심각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필승 형. 큰일이라니 대체 무슨 일이지?
“아까 슬쩍 들었는데. 유안이가 울고불고 난리 났더라.”
“...유안이요?”
“그래. 해서 삼촌 나쁘다고. 밉다고. 완전 넘어가던데?”
“...”
아니. 이렇게 폭력적인 시합에 어린 애를 데리고 오면... 그래... 되겠지. 그것도 아빠 시합인데.
졸지에 유안이 앞에서 아빠를 때린 삼촌으로 기억되겠구나 싶었다.
“다행히 형수가 2라운드 때부터 유안이 데리고 나갔던 모양이다.”
“네?”
“형수님도. 본인이 차마 못 볼 것 같아서 유안이 데리고 시합 다 안보고 나갔었대.”
“...그건 다행이네요.”
그래도 2라운드 때는 내가 많이 맞았으니까. 유안이도 조금은 봐주지 않을까?
“자. 자. 미운 해서 삼촌은 엄살 그만 피우고 바로 닥터 체크 끝났으면 바로 집으로 들어가.”
“어? 짐이랑 정리는...”
“그건 우리가 알아서 다 할 테니까. 나가면 창섭이가 바로 차 준비해뒀을거다.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말고 집에 가서 푹 쉬어.”
평소처럼 시합 후 데미지가 별로 없었다면 나도 함께 정리하고 사람들과 같이 숙소로 이동했을 텐데. 오늘은 나도 꽤 맞기도 했고 한국에서의 시합이라 각자 집으로 해산이었기에 군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은 푹 쉬어. 싸돌아다니지 말고. 월요일엔 집에서 쉬고 있으면 오전에 데리러 갈 테니까 같이 병원가고.”
“넵!”
“그 전에라도 혹시 어디 아프거나 이상증상 있으면 체육관 사람 아무한테나 연락하고.”
“넵!”
WFC271은 토요일 시합이었기에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하려면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했다. 심각한 부상이 있다면 응급실이라도 갈 테지만 내 부상이 그정도는 아니었다.
-부우웅.
까만 밤.
창섭 형의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은 그리 멀지 않았다.
잠실대교를 지나 강변북로를 달리는 차창 밖으로는 익숙한 풍경들이 스쳐지나갔다.
“...”
그런데 문득.
짙은 어둠속 불빛에 일렁이는 한강의 물결이.
까맣기만 하고 별 하나 보기 어려운 서울의 밤하늘이.
낯설게 느껴진 건 무슨 이유였을까.
-해서 : 아름아. 자?
시합이 끝나고 집으로 향하는 지금은 이미 자정에 가까운 시간.
나는 선뜻 전화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조심스러운 톡 하나를 보냈다.
-톡! 톡!
-아름 : 아니!
-아름 : 시합 다 보고 연락 기다리고 있어찌!
별 것 아닌 텍스트 두 줄에 나도 모르게 입 꼬리가 올라갔다.
나는 그녀의 톡에 답장을 하기보다는 다시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내다봤다.
그랬구나.
나는 별 하나 없는 서울의 밤하늘에서 지난여름 해운대에서의 밤하늘을 떠올렸고. 불빛에 일렁이는 한강의 물결에서 그날 밤 해운대의 파도를 떠올렸나보다.
아니. 어쩌면 그날 밤의 아름이를. 별을 박아 넣은 것처럼 빛나던 그녀의 눈을 ㄸ떠올렸을지도 모른다.
익숙한 것의 낯섦. 그 뒷면에는 아름이가 있었던 걸까.
-아름 : ?
-아름 : 읽씹이야?
-해서 : 아아. 아니야. 지금 집 가는 길이어서. 미안
-아름 : 지금 집 가? 시합 끝나고 바로 집 가나보네?
-해서 : ㅇㅇ 그렇지. 푹 쉬어야 하니까.
-아름 : 헤헤. 그렇구나.
뭐랄까.
아름이와의 톡이 불편하진 않았지만 살짝 겉도는 느낌이 들었다.
-해서 : 뭐 할 말 있어?
-아름 : 응? 아니!
-아름 : 많이 피곤하겠구나 싶어서!
-해서 : ㅎㅎ 뭐 그렇지 ㅎㅎ 넌 집이야?
-아름 : 응!
흠.
확실히 뭔가 할 말이 있는데 계속 딴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Rrrrrrr
이럴 땐 톡보단 전화가 속편하지.
-여보...세요?
“여보세요? 어. 아름아.”
-어... 갑자기 왜 전화야?
“그냥. 톡보단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
애가 말이 없네.
톡 하기 답답해서 전화했다고 말 하긴 뭐 해서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다 한 건데.
-어디쯤이야?
“글쎄? 밖이 어두워서. 형. 여기 어디쯤이에요?”
“밤섬 지난다. 곧 도착해.”
“넵. 어. 아름아. 밤섬 지났대. 곧 도착한대.”
-그래? 그럼 바로 집 들어가는 거지?
“어... 그렇겠지? 왜?”
-헤헤. 아니야.
또 뭔가 말을 돌리네.
“아. 뭔데. 말 돌리지 말고.”
-그냥. 예전에 너 시합 끝나고 집 근처에서 우연히 만났던 게 생각나서.
“응?”
그때가 최창우랑 시합 끝났을 때였던가. 박기영 선수랑 시합 끝났을 때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왜. 보자고?”
-너 피곤하잖아.
“뭐. 잠깐 보는 거야 가능하지.”
입술이랑 조금 찢어지긴 했지만 두호형처럼 얼굴 여기자기가 부은 건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돼?
“응. 그럼 간단하게 근처 24시간 카페에서 커피나 한잔 하자. 안 그래도 할 말도 있었고.”
-할 말?
“오픈 워크아웃 때 기사 났던 거. 아직도 뭐 말 많으니까. 우린 상관없는데 너넨 소속사를 끼고 있으니까 말야.”
-아! 응!
그렇게 아름이와의 약속을 잡고난 뒤 다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아름씨냐?”
“네? 아. 네.”
“부러운 새끼.”
“하하. 뭐가 부러워요. 그냥 동네 친구 만나는 건데.”
“암만 데미지 없었어도 오늘은 조심해라. 무리하지 말고.”
“아. 뭘 무리를 해요. 그런 사이 아니라니까?”
“늦게까지 놀지 말라고 새꺄. 하놔 저 새끼 대갈통엔 뭐가 들었지? 뭔 생각을 한 거냐?”
“...일찍 들어갈 거예요.”
흠. 흠.
11월 말인데 왜 이렇게 더워? 차에 히터를 쎄게 틀어놨나...
“아. 형. 저 여기서 내려주시면 돼요.”
뻘쭘함을 숨기고 창밖만 보고있자니 어느새 집 근처에 도착했다.
“여기? 흐음. 그래.”
-탁!
“오늘 내일 푹 쉬고. 월요일 보자.”
차에 내려서 차 문을 닫으니 창섭 형이 창문을 내리며 인사를 했다.
“넵!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너무 무리하지 말고.”
“아놔. 가요 빨리!”
날 놀리는 게 재밌는지 낄낄거리며 인사를 하고는 멀어지는 창섭 형.
-호오.
초겨울의 밤공기는 꽤나 차가웠다.
입 밖으로 뜨거운 숨을 내뱉으니 까만 밤하늘로 하얀 입김이 부서져 흩어졌다.
-톡 톡.
아름이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몇 번인가 입김을 내뱉으며 멍하니 시간을 죽이고 있자니 뒤에서 내 어깨를 톡톡치는 손길이 느껴졌다.
“해서야!”
꽤나 편하게 입고 나온 아름이.
얼굴을 가릴 정도로 창이 큰 야구모자에 뿔테 안경과 마스크까지 쓰고있어 길가다 봐도 아름이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거기다 품이 넓은 롱패딩까지 입고 있으니 더더욱.
“어. 아름아.”
그래도 목소리를 꽤나 낮춰서 대답했다.
밤에는 목소리가 더 잘 들리니까.
그나저나. 생각해보니 얘랑 나랑 기사 터졌는데 카페 같은데 가도 되나?
흐음.
어떡하지 싶은 생각으로 아름이를 내려다 봤는데, 이정도면 사람들도 진짜 못 알아 볼 것 같았다. 나는 원래도 못알아봤으니 별 문제 없겠지.
“왜?”
“아. 아니야. 혹시 우리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괜찮겠다 싶어서.”
“히히.”
내 대답에 말없이 웃으며 팔짱을 끼는 아름이.
어. 음.
보통 여자애들이 별 생각 없이 팔짱을 잘 끼는 건 알았는데. 그게 진짜 별 생각 없는 게 맞나? 아름이도 별 생각 없는건가? 왜 나 혼자만 별 생각이 많이 생기는거지?
별 말 없이 카페를 향해 불빛이 점점 많아지는 거리로 향하는데 나 혼자 아름이가 팔짱 낀 왼팔에 집중하고 있었다. 사실. 왼팔과 옆구리 쪽이 불난 것처럼 뜨거운 느낌이었다.
-어! 저 사람 아까 티비에서 본 사람 아냐?
-맞네? 강해서 선수네?
-헐. 강해서 이쪽 살아?
-강해서다! 근데 옆엔 누구야?
카페로 향하는 길.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겼다.
아름이는 아무도 못 알아 보는데 예상외로 사람들이 날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다.
“...어쩌지?”
지금이야 멀리서 날 알아보고 웅성거리는 걸로 그치고 있는데, 당장이라도 아는 척하며 말을 걸 것 같은 분위기였다.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던 아름이의 팔이 굳어 가는 게 느껴진달까.
“일단. 태연하게 뒤돌아가자.”
“...응.”
나는 아직 사람들이 멀리서 보고만 있을 때 자연스럽게 되돌아 번화가 족이 아닌 주택가 쪽으로 향하는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이제 해서 너도 유명인이네 진짜. 우와.”
“하하. 그러게.”
최근 몇 개의 예능에도 출연하고 했지만 이런 시간에 번화가에 나올 일이 없어서 사람들이 날 알아볼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아름이와 함께 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어쩌지. 그냥 다음에 볼까?”
“...”
대답이 없는 아름이.
말없이 골목을 걷다보니 어느새 익숙한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름이의 집 앞이었다.
“밖에서 이야기하기엔 날이 너무 춥다. 일단 들어가. 나 내일도 쉬니까 내일 낮에 이야기하던지 하자.”
“...내일 쉬어?”
“어. 일요일은 병원 안하니까. 내일 쉬고 월요일에 병원 가야지.”
“아... 그러고 보니 입술...”
“하하.”
그제야 내 입술의 상처가 보였는지 밑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아름이.
어. 음. 입술을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면 민망한데요.
“들어가. 들어가.”
나는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 아름이를 얼른 들여보내려 떠밀었고.
“저... 추워서 밖에서 이야기하기 그러면. 잠깐 우리 집에 들어가서 이야기 좀 할래?”
자정이 넘은 시간.
아름이의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