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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잎 카페-292화 (외전 완결) (292/292)

〈 292화 〉 외전_애슐리

* * *

애슐리 씨와 지내는 시간.

어떻게 보면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여보.”

날 부르는 애슐리 씨.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

“괜찮아요.”

“여보.”

다시 날 부르는 애슐리 씨의 목소리.

나는 몸을 일으키기 어려워 눈만 깜빡거릴 뿐이었다.

무언가 무거운 것에 깔린 느낌.

눈앞에 잘 보이지 않지만,

아마 이대로 흐릿한 상태로 죽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때 무언가 얼굴에 짓눌리는 느낌.

그 느낌에 나는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어 허둥지둥하게 된 상황.

나는 그대로 벌떡 하고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아빠 일어났다!”

“아빠아빠!”

“엄마 내가 깨웠어요. 잘했죠?”

“으으…”

부스스한 느낌으로 일어난 상태.

나는 몸을 일으킨 뒤 주변을 살폈다.

그러자 내 옆으로 옹기종기 모이는 아이들.

민우와 재현이 그리고 지아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아빠 기다리고 있었어요.”

“놀아요!”

“놀아줘요.”

내게 달라붙는 아이들.

나는 아이들을 한 명씩 꼬옥 안아 준 채 둥가둥가를 했다.

그 옆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애슐리 씨.

그녀는 흡족한 미소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깨워서 미안 해요.”

미안한 표정을 짓는 애슐리 씨.

나는 손을 휘저으며 괜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 몸을 사다리 오르듯 오르는 아이들.

어느새 내 등에 지아와 재현이가 올라타 있었고 내 품에는 민우가 안겨 있었다.

아이들의 체온이 느껴지자 진정이 되는 느낌.

꿈이었지만 정말로 내가 죽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실사 같은 느낌의 꿈.

꿈에서는 내가 늙은 모습이었고 그 옆에는 애슐리 씨가 날 부르고 있었으니 그대로 죽는 구나 싶었다.

그런 날 물끄러미 바라보는 애슐리 씨.

그녀는 손을 뻗어 내 이마를 살짝 닦아 내더니 의아한 표정을 지으셨다.

“악몽을 꾸셨나요?”

“하하…비슷한 꿈이었어요.”

내가 늙어서 죽는 꿈.

다행히 급사로 죽는 꿈이 아니라서 다행이란 생각이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일찍 죽는 게 아니라 제 나이가 되어 죽는다는 느낌.

그게 완벽한 죽음이라 할 수는 없지만 내가 바라는 죽음이기도 했다.

그렇게 아이들과 놀아 주는 사이 안방에 들어온 메간 씨와 그레이스 씨.

두 분은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을 부르셨다.

“다들 아빠 그만 괴롭히고 수영장 갈 준비해야지.”

“다들 준비는 했느냐?”

오늘은 메간 씨와 그레이스 씨가 아이들을 돌봐 주기로 하신 상태.

두 분의 도움으로 오랜만에 애슐리 씨와 단둘이 있게 되었다.

“네, 전 준비 다 했어요!”

당당하게 말하는 민우.

귀여운 티셔츠와 바지 그리고 가방을 메고 있는 민우의 귀여움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저두요!”

그 뒤를 따르는 지아.

지아 역시 귀엽게 묶은 머리를 자랑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다 했어요.”

마지막으로 대답하는 재현이.

마지막까지 확인한 그레이스 씨와 메간 씨는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의 손을 잡아 주었다.

“수영할 준비는 됐지?”

그레이스 씨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들.

나는 몸을 일으켜 애슐리 씨와 함께 아이들을 배웅했다.

“조심히 다녀와.”

“대모 님들 말씀 잘 듣고.”

“네에!”

우리에게 손을 흔들며 말하는 아이들.

그 옆으로 서 있는 메간 씨와 그레이스 씨에게 살짝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오늘 나와 애슐리 씨 단둘이 있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두 분.

두 분의 도움이 없다면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게 아이들과 메간 씨 그리고 그레이스 씨가 나간 상태.

이제집에는 나와 애슐리 단둘이 남아 있었다.

둘 만 남은 집.

그러자 애슐리 씨는 미소를 지으며 날 바라보셨다.

“히히.”

반짝이는 애슐리 씨의 눈동자.

고혹적인 그녀의 눈빛이 이미 그녀가 뭘 원하는지 내게 알려주고 있었다.

마침 우리가 애용했었던 장소인 신발장 앞인 상황.

애슐리 씨는 바로 옷을 벗으시기 시작했다.

“저 정말 오랫동안 참았어요. 여보.”

“정말요?”

“여보는 안 그랬어요?”

“나도 그랬어요.”

자연스럽게 내 얼굴을 잡아당기시는 애슐리 씨.

그녀의 손에 이끌린 내 얼굴은 그대로 애슐리 씨의 입술에 닿았다.

따듯한 애슐리 씨의 혀.

나와 애슐리 씨 사이를 오가는 이 혀가 뒤엉키고 풀리는 걸 반복하자 자연스럽게 나와 애슐리 씨는 흥분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내 손을 잡아당기는 애슐리 씨.

그녀 역시 아이들을 출산한 이후 가슴이 조금 더 커진 상태였다.

그녀의 가슴이 있는 쪽으로 내 손을 잡아당기는 애슐리 씨.

나는 키스를 이어 나가며 그곳에 조심스럽게 손을 댔다.

이내 키스를 끝내고 서로를 바라보는 상황.

애슐리 씨와의 키스의 흔적이 허공에 이어져 야릇한 느낌이 들었다.

“여보.”

“자기.”

“여기서 하면 바로 눈치채겠죠?”

장난스럽게 미소를 짓는 애슐리 씨.

그녀의 짓궂은 질물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좋아하는 공주님 안기를 할 시간.

나와 애슐리 씨가 애용하는 소파로 이동하기 위해 그녀를 꼬옥 껴안아 들어 올렸다.

“안 무거우세요?”

내 품에 안겨 날 올려다보는 애슐리 씨.

그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괜찮아요. 아직도 튼튼하거든요.”

“출산 이후 살이 많이 쪄서 걱정이 많았는데…”

세 아이를 출산한 이후 살짝 살집이 생긴 애슐리 씨.

원래는 탄탄한 느낌의 애슐리 씨였지만 지금은 뱃살이 살짝 있으셨다.

그런 부분이 더 귀여운 느낌.

나는 내 품에 안겨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는 애슐리 씨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그래도 자기는 사랑스러워요.”

“헤헤…그렇게 말해 주시니까 더…참을 수 없는걸요.”

사랑스러운 그녀의 표정.

애슐리 씨는 자기 귀를 통해 자기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그렇게 애슐리 씨를 안고 소파로 이동한 상태.

조심스럽게 그녀를 내려 놓자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 * *

소파에 기대 누워 있는 상태.

내 몸에 살짝 기대 숨을 몰아쉬는 애슐리 씨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애슐리 씨.”

“히히. 저도 고마워요.”

소파 앞 작은 곳에 올려져 있는 흔적들을 바라보며 말씀하시는 애슐리 씨.

그녀는 충분히 만족하신 듯 미소를 지으셨다.

“정말 오랜만에 해서 더 하고 싶은데…더 하면 아이들 동생이 태어날 거 같아서 걱정이 들어요.”

애슐리 씨의 돌직구.

그녀의 말에 나는 어색하게 웃음을 지었다.

“하하…하.”

“토끼 수인들은 출산 후 바로 임신할 수 있거든요.”

“정말요?”

“네. 그래서 공동 육아가 꼭 필요해요.”

공동 육아를 하는 토끼 수인 분들.

그 이유를 알게 되니 왜 공동 육아가 필요한지 알 수 있었다.

계속 임신이 가능하신 토끼 수인.

그렇다 보니 출산 후 바로 임신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 모양이었다.

이런 생각하는 사이 날 물끄러미 바라보는 애슐리 씨.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내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셨다.

“항상 고마워요. 여보.”

“나도 고마워요. 자기.”

“히히. 공동 육아 부분도 이해해 주시고 메간 씨랑 그레이스 씨도 받아 주셔서 감사해요.”

“하하…받았다는 것보다는 두 분이 항상 도움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예요. 되려 제가 감사하죠.”

“그래도 여보는 사람이니까 받아들이기 어려웠잖아요.”

“하하…하.”

솔직히 이런 삶을 살게 될 줄은 몰랐던 내 인생.

물론 메간 씨와 그레이스 씨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고 정말 감사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내가 가지고 있었던 관념 속에서 처음으로 애슐리 씨의 요청을 받았을 때 고민이 많았었다.

캐나다에서는 종종 있는 모습이기도하고,

심지어 공중파 채널에서 소개된 적이 있어 캐나다에서는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했다.

조금 많이 독특한 사랑의 형태이지만 애슐리 씨는 이 부분에 대해 내게 사실대로 말했고,

나는 그녀의 그런 부분도 사랑했기에 받아들이는 쪽으로 선택했다.

물론 애슐리 씨나 그레이스 씨의 경우 이걸 알고 내게 요청하신 것이 아닌,

두 분이 사셨던 세계의 관습적인 형태로 내게 공동 육아에 대해 말씀하셨었다.

그렇기에 어떤 의도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상황.

이런 부분들과 평소 그레이스 씨와 메간 씨를 정말 가족처럼 여기게 된 것들이 맞물려 현재까지 이어진 것 같았다.

“그래서 항상 고마워요.”

“저도 고마워요. 자기.”

가족의 형태가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내가 애슐리 씨를 사랑하는 건 변함이 없었고 그녀 역시 날 사랑하는 건 변함이 없었다.

날 지그시 바라보며 눈을 반짝이며 사랑을 속삭이는 귀여운 애슐리 씨.

그런 그녀의 거짓 없는 진실된 사랑을 이렇게 말과 행동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내 아래 쪽.

그걸 본 애슐리 씨는 살짝 미소를 지으셨다.

“여보는 더 할 생각이 있으신가 보네요?”

장난스러운 그녀의 질문.

애슐리 씨의 질문에 나는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이건 그러니까…생리적인 현상으로…”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날 바라보는 애슐리 씨.

그녀는 능숙하게 소파 아래에 손을 뻗어 피임 기구를 꺼내 들었다.

“아직 아이들이 오려면 시간이 걸릴 거 같으니까 어때요?”

“하하…하.”

그렇게 다시 애슐리 씨와 뜨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 상황.

나는 얼굴을 붉히며 애슐리 씨의 의도대로 몸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 * *

“그래서?”

“네 생각은 어떻느냐?”

“아무래도 저겠죠?”

날 바라보는 세 명의 여인의 질문.

나는 그 질문에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이 질문의 핵심은 다름 아닌 모유에 대한 이야기.

누구의 모유가 가장 좋냐는 질문에 도달한 이 상황이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메간 씨, 그레이스 씨 그리고 애슐리 씨와 관계를 맺은 상태.

그리고 솔직하게 말해서 세 분의 우유를 모두 맛본 상태였다.

이렇게 말하니 정말 부끄러운 느낌.

나는 어색하게 웃음을 지으며 세 분을 진정시키도록 노력했다.

“하하… 지…진정하시고.”

“이건 자존심이 걸린 문제란다.”

“맞아.”

“질 수 없어요.”

묘한 곳에서 경쟁심을 보이는 세 분.

나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음을 알아차리고 결국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혹시 제가 한 분을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기분 상하지 않으신다고 약속해 주신다면 말씀드릴게요.”

“드래곤의 이름을 걸고 약속하마.”

“세계수의 이름 아래 약속할게.”

“달 님 아래 약속할게요.”

세 분의 약속을 받아 낸 상태.

나는 조심스럽게 세 분을 바라본 뒤 눈을 질끈 감고 말을 건넸다.

“애슐리 씨…가 가장 좋았어요.”

“어째서?”

“왜 애슐리인 것이냐?”

“그럴 줄 알았어요!”

손을 불끈 쥐는 애슐리 씨.

그 모습에 메간 씨와 그레이스 씨는 허탈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셨다.

마치 설명이 필요하신 듯한 두 분의 표정.

그 표정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설명을 할 수밖에 없었다.

“표현이 조금 이상하지만…제가 카페 사장으로 우유를 정말 많이 다루어 봤잖아요.”

내 전문성을 강조하는 부분.

그 모습에 메간 씨와 그레이스 씨는 우리 카페의 단골이시니 금세 납득하시는 표정을 지었다.

“애슐리 씨의 모…그러니까 모유…가 가장 밸런스가 좋았어요.”

내가 말하고도 부끄러운 대답.

이 대답에 애슐리 씨는 미소를 지었고 두 분은 패배한 표정을 지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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