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화 〉 야외 활동 (2)
* * *
“정말 기대되지 않아요? 존 씨.”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오늘은 애슐리 씨와 함께 메트로타운에 왔다.
주말에 있을 캠핑.
그래서 그때를 대비해 미리미리 음식을 준비해둘 생각이었다.
“그나저나 메트로타운은 언제나 사람들도 붐비네요.”
귀를 쫑긋 세우며 주변을 둘러보는 애슐리 씨.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거대 쇼핑몰이 있는 메트로타운 역.
이 역사 내에 리얼 캐나다 마켓과 중국 마트가 함께 있어 필요한 걸 사기에 좋았다.
더불어 가을 캠핑용 옷을 사기에도 적합한 이곳.
한국으로 치면…음…요즘 인기가 많다는 하남의 그 마트 느낌이었다.
“쇼핑하기 전에 먼저 옷 사는 거 잊지 마세요.”
“아 그렇죠!”
환한 미소를 짓는 애슐리 씨.
그것도 그럴 것이 이제 완연한 가을이었기에 가을 캠핑용 옷을 몇 벌 더 사야만 했다.
다운타운 내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아무래도 캠핑장은 외곽에 있고 무엇보다 추운 곳에 위치하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일단 가까운 곳부터 가 볼까요?”
“좋아요!”
그렇게 우리가 먼저 간 곳은 뿌리들이라는 옷 가게.
캐나다 브랜드로 유명한 곳으로 캐나다 여행을 온 사람들이라면,
흔하게 볼 수 있는 그 개구리가 그려진 옷들을 파는 곳이었다.
질 좋은 재질로 만들고 기본적으로 캐나다 브랜드다 보니 포근한 느낌이 좋았다.
그렇게 도착한 장소.
점원으로 보이는 분이 다가오자 우리는 괜찮다고 양해를 구하고 내부를 둘러보았다.
“와 이 순록 그려진 울 후드 집업 예쁜 거 같아요.”
“한 번 입어볼래요?”
“좋아요!”
애슐리 씨의 선택받은 포근한 느낌의 후드 집업.
이 귀여운 토끼 아가씨는 후드가 달린 옷들을 좋아했다.
바로 옷을 입어보는 애슐리 씨.
밝은 챠콜 색상의 후드 집업과 잘 어울리는 애슐리 씨.
포근포근한 느낌이 드는 옷과 애슐리 씨가 정말 잘 어울렸다.
“가슴이 조금 끼긴 하지만…편한 거 같아요.”
“한 사이즈 더 큰 걸로 할래요?”
“음…고민 좀 해 봐야겠어요.”
지금 입은 집업의 딱 떨어지는 핏의 느낌을 좋아하는 애슐리 씨.
하지만 가슴이 꽤 크신 편인 애슐리 씨다 보니 조금 끼는 느낌이 드시는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XL를 한 번 입어봐야겠어요.”
“잠시만요…”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이 색상의 XL.
나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직원분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혹시 이 옷 XL 사이즈가 있을까요?”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금방 찾아봐 드릴게요.”
그렇게 사라진 직원분.
이내 돌아와 봉지를 뜯지 않는 신상을 내게 건네주셨다.
“혹시 더 필요한 거 있으시면 괘념치 말고 말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포장을 뜯고 애슐리 씨에게 건네준 상태.
애슐리 씨는 살짝 고개를 숙여 감사함을 표시한 뒤 바로 착용을 해 보셨다.
“이것도 나쁘지 않네요.”
사이즈가 커지다 보니 손을 덮어 버린 소매.
하지만 귀여움이 배가 되어 버렸다.
귀여운 토끼 인형 같은 느낌.
나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 애슐리 씨에게 말했다.
“제 눈에는 정말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그래요?”
귀를 쫑긋 세우며 한 바퀴 돌아보는 애슐리 씨.
그녀도 나름 마음에 드셨는지 이내 미소를 지으셨다.
“이걸로 할게요.”
“좋아요.”
이후 이어지는 쇼핑.
여기에 추가로 체크 무늬의 담요와 혹시 모를 추위에 대비해 양털 느낌의 양말을 구매했다.
한국의 수면 양말 같은 느낌.
도톰한 이 느낌이 포근해서 기분이 좋았다.
“다음은 기본 티셔츠를 사러 가 볼까요?”
“왠지 신나는데요!”
오늘은 쇼핑의 날.
그래서 필요한 것을 잔뜩 사는 날이었다.
다음 목적지는 튼튼한 재질의 에센셜 아이템들을 파는 곳.
그곳에서 땀에 젖을 걸 대비해 기본 티셔츠를 3 개 정도 더 구비했다.
추가로 구매한 튼튼한 재질의 방수 바지들.
애슐리 씨는 바지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이쪽 바지는 애슐리 씨도 좋아하는 편이었다.
그렇게 옷 쇼핑은 끝난 상황.
나와 애슐리 씨는 지친 몸을 이끌고 이제 최종 목적지인 식료품 점으로 향했다.
큼직하게 써있는 그로서리 스토어(Grocery Store) 안내 간판.
메트로타운 쇼핑몰이 엄청 크다 보니 이렇게 큰 간판을 보고 찾아야만 했다.
“어디부터 갈까요?”
“음…아무래도 대부분을 리얼마트에서 사고 부족한 걸 왈마트와 중국 마트에서 구매해야 할 거 같아요.”
대용량을 파는 리얼 마트.
여기에 고기를 미리 재워두기 위해 필요한 소분된 양념은 왈마트나 중국 마트에서 찾아야 했다.
요즘은 왈마트도 대용량을 팔긴 하지만 우리가 필요한 건 진짜 대용량이라 어쩔 수 없이 리얼 마트 부터 향했다.
이런 면에서는 우리 집 근처에 있는 마트가 더 나은 편이지만…
그 근처에는 옷과 캠핑에 필요한 걸 팔지 않으니 어쩔 수 없었다.
“애슐리 씨는 이번 바베큐에서 어떤 걸 드셔 보시고 싶으세요?”
“저번 캠핑에서는 브리스킷을 하셨죠?”
“네, 맞아요. 그리고 풀드 포크도 했었던 거 같아요.”
조금 가물가물한 기억.
하지만 이걸 또 이야기할 경우 블루베리만 먹을 거 같으니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럼 이번에는 스큐어(skewer) 어떠세요?”
“꼬치 요리 좋죠.”
꼬치 요리를 뜻하는 스큐어.
보통은 그냥 꼬치 요리를 뜻하긴 하는데 이게 아시아식 꼬치 요리와 서양식, 그리고 중동식이 겹쳐서 그런지 표현이 조금씩 달랐다.
애슐리 씨가 의미한 꼬치 요리는 서양식.
두툼한 고기와 사이사이에 파프리카, 양파 같은 야채를 끼워 넣기도하고,
야채만 끼워 넣어 베지터리안 용 바베큐 꼬치도 만들 수 있었다.
이번 일행 중 채식을 선호하는 인원 인 애슐리 씨와 바네사 씨.
애슐리 씨는 개인적인 소화의 이유로 채식을 선호하셨고,
바네사 씨는 종교적인 이유로 채식을 선호하셨다.
두 분에게 적합한 꼬치 요리.
여기에 고기를 대체해 두부를 끼워 넣어도 꽤 맛있었다.
“그럼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이렇게 할까요?”
“양고기는 어때요?”
“양고기도 좋죠.”
조금 손이 가지만 나름 괜찮은 선택.
특유의 냄새가 나지만 그 맛이 정말 맛있었다.
여기서 종교적인 이유로 육류를 드시지 않는 바네사 씨.
대신 그녀는 양고기를 드실수 있어서 그녀를 배려하는 애슐리 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파는 중국식 양꼬치나 몽골식 양꼬치가 아닌 무슬림 식 양꼬치.
소고기처럼 두툼하게 꽂아 구워 먹으면 이것도 나름 별미였다.
그렇게 구한 네 덩어리의 고기들.
정말 큰 덩이의 고기들을 잔뜩 구매했다.
“음…빵도 좀 필요하겠죠?”
“저번에 만들어 주신 풀드 포크 햄버거 정말 맛있었어요.”
눈을 반짝이며 말씀하시는 애슐리 씨.
나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남은 고기를 오랜 시간 훈제를 시켜 만든 풀드 포크.
살짝 만져도 부서지는, 촉촉한 돼지고기와 햄버거는 완벽한 조합이었다.
그걸 기억하고 계시는 애슐리 씨.
그녀는 벌써 기대되는 듯 기쁜 표정을 지으셨다.
“그러면 이번에는 홀 그레인 머스타드랑 딜 피클로 더 맛있게 만들어 볼게요.”
육즙이 흘러 내리는 고기.
그렇다 보니 빵이 금방 눅눅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걸 방지 하기 위해 빵 사이에 미리 바르는 홀 그레인 머스타드.
여기에 살짝 마요네즈를 섞어 주면 맛도 좋고 방수 효과도 생겼다.
한국에서 참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때 배워둔 방법이었다.
* * *
“휴우…정말 많이도 샀네요.”
“제가 도와 드릴게요!”
양팔을 걷고 내게 다가오는 애슐리 씨.
나는 그녀의 모습에 감사함을 숨기지 않았다.
“고마워요. 애슐리 씨.”
집에 도착한 나와 애슐리 씨.
식탁 가득 채운 수많은 재료들을 이제 소분할 시간이었다.
“야채들을 미리 빼서 팩에 넣어 주실래요? 씻지 말구요.”
대부분의 야채는 필요할 때 씻어야 상하지 않았다.
미리 씻은 뒤 넣어 두면 물이 생겨 상하는 문제가 생기는 야채들.
그래서 최소한의 부패를 막기 위해 팩에 소분 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동안 저는 꼬치를 준비할 게요.”
“알겠어요.”
꼬치용 고기들.
이걸 한 번에 자를 경우 교차 감염 문제가 있으니 따로따로 도마를 준비했다.
가장 먼저 준비한 건 역시 소고기.
가장 자르기 편하고 다루기도 쉬웠다.
두툼하게 잘라둔 상태.
이후로 모든 고기들을 하나씩 소분해 나갔다.
모두 준비된 상황.
그사이 야채 소분이 끝난 애슐리 씨가 벌써 파프리카와 양파를 먹음직스럽게 잘라 주셨다.
“고마워요 애슐리 씨.”
“헤헤 아니예요.”
그녀 덕분에 더 쉬워진 작업.
먼저 쇠로 된 꼬치에 미리 올리브 기름을 바르고 야채 먼저 꽂았다.
고기를 먼저 넣을 경우 아래로 흘러 내릴 수도 있기에 야채 먼저 꽂는 걸 선호하는 나.
이후 고기, 야채, 고기, 야채를 반복해 큼직한 고기 꼬치를 하나 만들어 냈다.
이렇게 하나하나 쌓여 가는 꼬치들.
각 꼬치들이 대략 8 개 쯤 나오는 걸 보면 정말 고기를 많이 샀구나 싶었다.
“생각보다 양이 많은데요?”
“고기를 큼직하게 썰었는데도 꽤 나오네요.”
4 개 종류의 꼬치.
거기에 종류 당 8 개니 5 명이 먹고도 충분히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추가로 먹을 빵들과 샐러드까지 생각하면…
조금 과한 느낌이 없잖아 있었다.
“보리스 씨도 같이 드시면 좋죠.”
“그럼 좋을 거 같아요.”
졸지에 우리 캠핑에 참여하게 된 보리스.
그는 전혀 모르겠지만 일단 가서 보리스에게 음식을 줄 생각이었으니 그걸 생각하면 나름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그럼 이제 양념을 하고 랩으로 포장하죠.”
“제가 랩을 씌우는 거 담당할게요.”
“고마워요. 애슐리 씨.”
내가 이제부터 할 일.
꼬치를 잔뜩 만들었으니 이제 양념을 해둘 시간이었다.
캠핑장에 도착해서 바로 굽기 전까지의 단계를 미리 해둘 생각.
나는 먼저 소고기부터 할 생각이었다.
8 개의 꼬치.
여기서 4 개는 기본으로 가고 나머지는 바베큐 소스를 바를 생각이었다.
기본은 당연히 소금 후추 타임 오레가노 같은 시즈닝.
이걸 그냥 바르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꿀이나 머스타드를 살짝 바른 뒤 시즈닝을 뿌리면 잘 붙었다.
여기서 개인적으로 머스타드를 선호하는 데…
꿀의 경우 이게 금방 타버리는 경우가 있어 가끔 탄 맛이 나서 개인적으로 머스타드를 선호했다.
“다 됐어요 애슐리 씨.”
그녀에게 건네진 꼬치 들.
애슐리 씨는 그걸 바로 하나씩 랩으로 둘둘 마셨다.
그렇게 착착 진행되는 작업.
캠핑에 쓸 요리를 만들며 나와 애슐리 씨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음식이 너무 많은 거 같긴 하네요.”
“저희가 바베큐를 담당하고…바네사 씨가 과일을 담당하셨고 메간 씨가 디저트를 담당하셨으니까요.”
거의 먹기 위해 가는 여행.
나름 대식가인 애슐리 씨가 걱정할 정도면…
내 차에 그 음식들이 다 들어갈 수 있을까 걱정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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