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단풍잎 카페-130화 (130/292)

〈 130화 〉 파티 (4)

* * *

그렇게 초대된 많은 사람들.

파티가 코앞에 다가오자 나와 애슐리 씨그리고 올리비아는 파티 준비로 정신이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오늘 오전은 많은 손님이 오시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여기에 더불어 메간 씨가 오늘 하루 연차를 써서 카페 내 파티 준비를 도와주셨다.

“정말 감사해요. 메간 씨.”

“괜찮단다. 드래곤은 파티에 진심이거든.”

미소를 짓는 메간 씨.

확실히 붉은 용의 날만 보더라도 드래곤들이 얼마나 파티에 진심인지 알 수 있었는데…

물론 최대한 점잖게 파티를 즐기셨지만,

준비한 파티 규모나 꽃 장식 그리고 음식들을 보면 이 점잖음이 사람과 궤를 달리한다는 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파티 준비를 도와주시는 메간 씨.

나와 애슐리 씨 그리고 올리비아는 덕분에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초대한다는 사람들은 다 온다고 하는 게냐?”

“네, 다행히 모두 오실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조금 인원이 더 늘어날 거 같아요.”

메간 씨의 일행으로는 오로토 씨가 오실 예정이고,

그레이스 씨의 경우 과거 배우 시절 인연이 있는 분이 오신다고 했다.

여기에 원래 초대했던 타나야 씨와 라피 씨.

잭 씨와 테일러 씨.

제임스와 베일리 씨.

바네사 씨.

래브 씨와 케빈 씨.

보리스와 그의 아내.

여기에 추가로 더 오실 예정이니 원래 예상했던 15 명을 훌쩍 넘겨 버렸다.

“사람이 많으면 더 좋지 않겠느냐?”

“맞아요.”

가장 기뻐하는 건 역시 올리비아.

가장 바쁜 점심시간을 끝내자마자 바로 의욕 넘치게 파티를 준비하는 그녀였다.

“올리비아가 가장 신난 모양이로구나.”

“헤헤…”

그녀의 성인식을 위한 파티.

당연히 올리비아가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음식도 엄청 준비하셨네요. 저희가 준비해도 되는데…”

원래 피자나 카페에서 따로 준비한 음식을 제공하려고 했었던 파티.

추가로 여기에 제임스가 음식을 가져올 예정이라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메간 씨는 드래곤의 모습을 하는 케이크를 가져오셨다.

“자고로 파티라면 케이크가 있어야지.”

“음…”

딱히 부정할 수 없는 상황.

심지어 애슐리 씨와 그레이스 씨 같은 채식을 선호하는 분들도 즐길 수 있게 만든 케이크였다.

그렇게 카페 가운데에 놓여 진 케이크.

드래곤, 아무래도 메간 씨가 가져오셨으니 레드 드래곤의 모습을 한 케이크가 그 웅장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감사해요. 메간 씨.”

올리비아 대신 감사함을 표하는 애슐리 씨.

그런 애슐리 씨를 보며 메간 씨는 미소를 지었다.

“벌써 파티 준비로 바쁘네.”

“제임스 왔어?”

파티 준비로 열심히인 카페에 온 두 번째 손님.

그 손님은 다름 아닌 제임스였다.

그의 한 손에 들린 커다란 상자.

음식을 가져온다던 제임스가 범상치 않은 음식을 가져올 거라 예상은 했지만,

정말 저렇게 큰 음식을 가져올 줄은 몰랐다.

상자 사이로 김이 나오는 수상한 음식.

나는 파티 준비하던 것을 멈추고 제임스에게 다가 갔다.

“와줘서 고마워. 그런데 음식이…”

“오크 요리인데 일종의 미트 파이야. 나랑 베일리가 만들었지.”

“베일리 씨는 어디에 있는데?”

“조금 있다가 타나야랑 같이 올 거야.”

“아, 그렇구나.”

“음식은 어디에 둘까?”

“일단 카운터 위에 놓아줄래?”

“알겠어.”

카운터 위에 올려 둔 상자.

그 상자를 내려놓을 때 쿵 소리가 나는 걸 보면 확실히 엄청난 크기의 미트 파이임은 분명했다.

자연스럽게 내 옆에 다가온 메간 씨.

우리 카페의 단골이지만 이렇게 제임스와 만난 건 처음인 메간 씨였다.

“이분이 그 드래곤 분 맞지?”

아는 체를 하는 제임스.

나는 그 말에 바로 메간 씨를 소개 했다.

“이쪽은 레드 드래곤인 메간 씨야. 우리 카페의 단골이시지. 이쪽은 제임스. 제 친구이자 카페의 단골이예요.”

그렇게 간략하게 서로를 소개한 나.

이후 제임스와 메간 씨는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반갑구나. 제임스.”

“안녕하세요? 제임스라고 합니다.”

제임스와 비교해서는 한참 나이가 많으신 메간 씨.

제임스는 예전에 그레이스 씨와도 이런 경험이 있다 보니 메간 씨의 말투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표정이었다.

“듣자 하니 존의 절친한 친구라던데?”

“맞아요. 정확하게는 심장을 나눈 친구죠.”

오크식 표현 중 하나인 심장을 나눈 친구.

진짜로 심장을 나눈 건 아니지만 생명을 나눌 정도로 친한 사이를 뜻한다고 제임스가 설명한 적이 있었다.

“심장을 나눈 친구?”

“아, 죄송해요. 오크식 표현인데 그만큼 친하다는 뜻이예요.”

“신기한 표현이로군. 재밌구나.”

미소를 짓는 메간 씨.

나는 제임스와 메간 씨가 이야기하도록 잠시 놔두었다.

카페 창문 너머 보이는 사람들.

이제 슬슬 파티 준비를 마치고 손님을 맞이할 준비해야 했다.

“곧 손님들 오시니까. 빨리 움직여야 할 거 같아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애슐리 씨와 올리비아.

세 명은 모두 빠르게 파티 준비를 마감하고 뒷정리했다.

딸랑.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

이번에는 오랜만에 찾아온 래브 씨와 케빈 씨가 카페를 찾아 와 주셨다.

“어서 오세요. 래브 씨 그리고 케빈 씨. 파티에 참가 해주셔서 감사해요.”

“아니예요. 오히려 저희를 잊지 않고 파티에 초대 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애슐리 씨를 만나기 전 카페에 손님으로 오신 적이 있는 래브 씨.

공교롭게도 그녀는 제임스의 직장 동료였다.

그렇게 이어져 온 인연.

나중에는 파트너인 케빈 씨와 함께 카페를 찾아와 주셨다.

이 두 분은 워낙 바쁘셔서 직접 파티에 참여해 달라는 말하지 못하고 이메일을 보냈는데 다행히 금요일 날 참여해 주실수 있다는 답장을 보내 주셨다.

그 덕분에 이렇게 오랜만에 볼 수 있게 된 상황.

나는 반가움을 숨기지 않았다.

“잘 지내셨어요?”

내게 악수를 건네는 케빈 씨.

나는 그의 손을 맞잡으며 미소를 지었다.

“케빈 씨는 못 보던 사이에 더 근육질이 되셨는데요?”

“하하. 아무래도 일이 그렇다 보니까요.”

수의사인 케빈 씨.

5 년 전의 수의사라고 생각하면 외형적으로 보통의 의사를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은 수많은 수인들 덕분에 수의사들은 외과 의사에 버금가는 고된 일하고 있었다.

사람보다 더 다루기 어려운 수인들.

그렇기에 수의사들은 케빈 씨처럼 근육질을 가진 분들이 많았다.

물론 제임스 만큼은 아니지만,

케빈 씨도 눈에 띄게 몸이 좋아진 게 느껴졌다.

“존 씨도 행복한 생활을 하고 계신 거 같아 다행이예요.”

“하하…하.”

어색한 웃음.

확실히 케빈 씨는 수의사였기에 나와 애슐리 씨의 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계셨다.

어떻게 보면 파트너가 수인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있는 케빈 씨.

그렇다 보니 그와 자주 만나지는 않았지만 누구보다 친밀하게 느껴졌다.

“그리고…선물을 가져 왔는데 혹시 오늘의 주인공이…”

“올리비아. 잠시만 이리로 와 줄 수 있니?”

내 말에 내게 다가온 올리비아.

그녀에게 케빈 씨를 소개했다.

“래브 씨의 파트너 분이셔.”

과거 제임스의 단체 손님 당시 래브 씨를 만난 적이 있는 올리비아.

케빈 씨 옆에 있는 래브 씨를 보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올리비아 씨. 성인이 되는 거 축하해요.”

“이렇게 축하해 주시러 와 주셔서 감사해요.”

의젓하게 축하를 받는 올리비아.

이걸 바로 옆에서 보니 내가 올리비아를 키운 것 같은 뿌듯함이 느껴졌다.

“약소하지만 이건 선물이예요.”

“그냥 와 주시기만 해도 감사한데…”

올리비아에게 선물을 건네주시는 케빈 씨.

포장이 된 선물을 본 올리비아는 미소를 지었다.

작은 상자.

올리비아가 케빈 씨를 바라보자 케빈 씨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스럽게 포장을 뜯는 올리비아.

그렇게 드러난 상자 속에는 향수와 목걸이가 들어가 있었다.

“아무래도 성인식에 초대 받은 게 처음이다 보니 리투아니아에서 주로 하는 선물로 준비했어요.”

리투아니아 출신 이민자인 케빈 씨.

발트해 국가에서는 성인식에 이런 선물을 준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정말 감사해요. 목걸이는 바로 착용해 봐도 될까요?”

정말 기뻐하는 올리비아.

케빈 씨는 자기 선물을 기쁘게 받아 준 올리비아에게 오히려 감사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바로 목걸이를 착용한 올리비아.

하얀 피부의 올리비아와 로즈골드 색상의 목걸이가 꽤 잘 어울렸다.

“잘 어울리는데?”

“헤헤…감사해요.”

“아니예요. 저랑 래브가 준비한 선물을 받아 줘서 고마워요.”

여전히 신사적인 케빈 씨.

나는 그에게 다시 악수를 건네며 감사함을 숨기지 않았다.

“먼저 온 손님들이 있는데 소개해 드려도 될까요?”

“물론이죠. 존 씨의 지인 분들을 어서 만나 보고 싶네요.”

“그중에는 제임스도 있으니까 너무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걸.”

장난스럽게 말하는 래브 씨.

그녀의 말로 유추해 봤을 때 이미 케빈 씨와 제임스는 구면인 걸 알 수 있었다.

한 참 이야기 중인 메간 씨와 제임스.

나는 그들에게 래브 씨와 케빈 씨를 소개했다.

“어서 와. 래브. 케빈 씨도 오랜만이예요.”

“잘 지냈어요? 제임스 씨?”

그렇게 악수를 하는 제임스 씨와 케빈 씨.

래브 씨와 제임스는 직장 동료였기에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이쪽은 저희 카페 단골이신 메간 씨예요. 레드 드래곤이시죠.”

그 말에 놀란 표정을 짓는 케빈 씨.

그는 그대로 반가움과 놀라움을 섞은 표정으로 메간 씨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케빈이라고 합니다. 초면에 무례해서 죄송합니다. 레드 드래곤을 본 건 처음이라서요...”

“괜찮단다.”

괜찮다는 듯 미소를 짓는 메간 씨.

그녀는 이어서 래브 씨와도 인사를 나누었다.

이렇게 서로를 소개시켜 주는 동안에도 계속 오는 파티 손님들.

나는 올리비아에게 메간 씨와 제임스, 래브 씨 그리고 케빈 씨를 맡겼다.

“미안한데 이쪽 좀 맡아 줄 수 있니?”

“물론이죠.”

파티의 주인공은 올리비아지만,

파티의 개최자는 나와 애슐리 씨였기에 손님을 계속 맞이해야 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올리비아에게 부탁하는 사이 애슐리씨가 베일리 씨와 타나야 씨 그리고 라피 씨를 맞이하고 계셨다.

그렇게 셋을 홀로 맡고 있는 애슐리 씨 옆에 서서 라피 씨에게 인사를 건넸다.

“결혼 준비 때문에 바쁘실 텐데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해요.”

“저희야말로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예요.”

내게 악수를 건네는 라피 씨.

나는 그의 눈을 마주 보며 악수를 받았다.

“타나야 씨도 와 주셔서 감사해요. 잘 지내셨어요?”

“물론이죠. 잘 지내고 있어요. 혹시 파티에 저희가 늦은 건 아니죠? 벌써 사람들이 많아 보이는데.”

너스레를 떠는 타나야 씨.

확실히 그녀와의 인연이 많다 보니 어느새 이런 간단한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하하. 아직 다 오시려면 멀었어요.”

“이런 좋은 자리에 초대해 줘서 고마워요.”

내게 감사를 표하는 타나야 씨.

나는 아니라는 듯 손사래를 쳤다.

이제 베일리 씨 차례.

나는 그녀와 악수하며 미소를 지었다.

“어서 오세요. 베일리 씨.”

“벌써 사람들이 많네요. 혹시 제임스가 어디에 있는지 아세요?”

“제임스라면 저쪽에서 래브 씨랑 같이 있어요.”

“래브 씨랑요? 아, 찾았다. 말할 게 있어서 실례할게요.”

베일리 씨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시고는 제임스에게 다가 갔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있는 쪽으로 향하는 라피 씨와 타나야 씨.

나는 애슐리 씨를 바라보며 감사함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 절반 정도 오신 거 같은데 맞죠?”

애슐리 씨의 질문.

나는 손가락으로 숫자를 세면서 재차 확인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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