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단풍잎 카페-32화 (32/292)

〈 32화 〉 딥 코브 (3)

* * *

그렇게 도착한 딥코브.

아침에 일찍 도착했음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우와 사람들 정말 많은데요?"

"맞아요. 주말에는 더욱 그렇죠."

"이곳에 오면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어요."

내가 모두 앞에 서서 이야기하자 모두 날 바라보았다.

"뭐죠?"

"뭔가요?"

"무엇이더냐."

세 명의 여인들.

모두 공통적으로 맛있는 디저트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내가 해야 하는 일.

이들에게 맛있는 디저트를 먹여줄 생각이다.

"여기에 정말 유명한 카페가 하나 있어요. 거기서 파는 도넛도 정말 맛있구요."

"처음 듣는 구나. 그치만 흥미로운데?"

"저두요."

바네사 씨의 대답.

그렇다 보니 조금 설명이 필요했다.

작은 마을인 딥 코브.

이쪽에 작은 피자가게와 기념품 가게 그리고 카페가 하나 있는 거리가 있다.

그 거리에 위치한 아담한 카페.

현장에서 바로 튀겨 주는 도넛에 슈가 파우더만 올려서 파는데 정말 맛있었다.

뉴올리언스에 가 본 적은 없지만,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생애 처음 먹어보는 베녜의 맛에 비견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다들 꼭 먹어봐야 해요. 그리고... 다행히 시간 맞춰서 잘 온 거 같구요."

오전 10시.

한 시간 반 정도 마다 새로 튀겨내는 시간이 있다.

이전의 도넛들은 위에 크림이나 초콜렛등을 발라 가대로 올라가고,

다음 도넛들이 새로 튀겨지는 시간.

갓 구운 도넛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었다.

"음...이 냄새. 그렇군요."

후각이 좋은 두 명의 이종족들.

특히 후각이 뛰어난 메간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정말 맛있는 냄새로구나."

"어서 가보죠."

그렇게 도착한 카페.

사람들이 모이기 전에 중간 정도에 줄을 설 수 있었다.

우리 뒤로 수 많은 사람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조금만 늦었으면 못 먹을 뻔했겠네요."

"그러게요."

우리보다 늦게 도착한 사람들.

그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갓 구운 도넛을 먹을 기회를 잃고 말았다.

곳곳에 보이는 아이들은 안타깝다는 표정을 한 껏 지었다.

"저기 저 아이 너무 귀엽지 않아요?"

애슐리 씨의 말.

그 말에 구석에 앉아 있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부모로 보이는 이들은 리저드 종족으로 보였다.

아이는 도넛을 못 먹은 게 영 아쉬운지 카페를 부릅뜨고 노려보았다.

"맞아요. 정말귀엽네요."

오크와 고블린 다음으로 많은 이 종족인 리저드.

이들은 조금 배타적인 면이 있어서 인간보다는 같은 리저드끼리 결혼하는 성향이 짙었다.

그렇게 우리 차례가 다가왔고,

애슐리 씨와 메간 씨 그리고 바네사 씨가 모두 도넛을 구매하고 밖에서 기다렸다.

마지막인 내 차례.

직원분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어서 오세요. 주문하시겠어요?"

"네, 혹시 갓 구운 도넛을 인당 몇 개씩 구매할 수 있나요?"

"2 개까지 가능합니다."

"그럼 두 개 주시겠어요?"

"음료는 어떻게 해드릴까요?"

"도넛만 부탁할게요."

"슈가파우더는 어떻게 해드릴까요?"

"둘 다 해주세요."

"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갓 튀겨진 도넛.

기름을 빼놓기 위해 올려 둔 두 개의 도넛을 집어 든 직원분은 그 위에 슈가파우더만 살짝 뿌려 내게 건네 주셨다.

"5.25 불입니다."

"감사합니다."

5 불 짜리 지폐 한 장과 2 불 짜리 동전을 건네 주었다.

"잔돈은 괜찮습니다. 팁이예요."

"감사합니다."

보통 테이크 아웃의 경우 팁을 주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런 가게들은 팁을 모으는 작은 통을 앞에 두어 잔돈들을 팁으로 받곤 했다.

1.75 불이면 조금 많은 팁이지만 괜찮았다.

보통 팁은 15 % ~ 20 % 정도.

두 개를 살 수 있게 된 행운에 비견하면 나쁘지 않은 팁이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분들.

그분들은 내가 양손에 도넛을 들고 나오는 걸 보고 놀라워 했다.

"배고팠느냐?"

"아침을 너무 적게 먹었나요?"

"말씀하시지..."

"이유가 있어서요. 죄송한데 잠시만 기다려 주실래요?"

"네?"

그렇게 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리저드 부부에게 다가갔다.

"저..."

"네?"

놀란 표정의 두 명의 리저드 부부.

한 분은 완전히 리저드, 그러니까 온몸이 비늘로 덮인 정말 다른 모습을 하신 분이었고,

아내로 보이는 분은 얼굴 부분은 사람처럼 피부가 있지만 팔다리는 비늘로 덮여진 분이었다.

"정말 죄송한데 멀리서 아이를 보았거든요."

"아...네. 하하. 제 아이가 조금 고집불통이라서요."

"이게 조금 좋은 대화 수단이 될 거 같은데 받아주실래요?"

오른손에 들린 도넛을 남편으로 보이는 분에게 건네 드렸다.

"괜찮은데...하하... 감사합니다. 정말 고마워요."

미안 하면서도 고마운 듯 미소 짓는 남자분.

옆에 있던 여성분도 감사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숙여 보이셨다.

그렇게 리저드 부부에게 건넨 도넛.

그걸 보고는 바로 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갔다.

"감동적이구나."

"존 씨..."

"메간 씨가 왜 존 씨를 그렇게 자주 말했는지 알겠네요."

"과찬이세요. 그저 저 아이가 저처럼 고집이 있어 보이니 부모들이 고생하는 게 보였거든요."

어릴 적 한 고집 했던 나.

그러다 보니 먹고 싶은 것은 꼭 먹고야 말겠다는 뚝심이 있었다.

하지만 어릴 때 돈이 부족하다 보니 그냥 무작정 앉아서 기다렸는데 보다 못한 사장님이 조금 내주셨던 기억이 났다.

어릴 적 했던 행동.

그런 것이 생각나 그냥 즉흥적으로 한 행동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저도 하나 더 구매할걸 그랬어요."

아쉬워하는 애슐리 씨.

다들 갓 튀긴 도넛을 베어 물며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도넛을 다 먹어 치우고우리는 낚시 상점으로 향했다.

호수와 같은 풍경의 딥코브.

정확하게는 바다와 연결되어 있어서 조금만 더 나아가면 바닷물을 즐길 수 있는 해안도 있었다.

해안 끝에 있는 낚시 상점.

그곳에는 사람들이 몰려 있어서 시간이 조금 걸렸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서 상점 주인 분을 만날 수 있었다.

밀짚 모자에 살짝 불그스름한 얼굴.

흰 수염과 흰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노인분이셨다.

"어서 오세요. 무엇이 필요하시나요?"

"안녕하세요? 낚시 라이센스를 구매하고 싶은데요. 가능할까요?"

"일행분이신가요?"

"네, 총 4 명이예요."

고개를 끄덕인 상점 주인분.

카운터 밑 서랍장에서 서류 몇 장을 꺼내 우리에게 건네 주셨다.

"서류 작성만 해주시면 바로 라이센스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혹시 펜을 빌릴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그렇게 작성한 서류.

내용은 간단한 개인정보와 BC주 거류자인지에 대해 묻고 있었다.

"저...존 씨?"

"아, 애슐리 씨도 거류자로 하셔도 돼요."

6 개월 이상 체류한 애슐리 씨는 영주권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여기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끝난 서류 작업.

그리고 종이로 된 라이센스를 받을 수 있었다.

"인당 10 불 입니다."

연간 라이센스가 아닌 일일 라이센스.

거류자라 총 4 명이 40 불 거기에 BC주 세금을 포함해 46불이 되었다.

"이건 내가 내겠다."

"아니예요. 각자 계산을..."

이미 계산해 버린 메간 씨.

그녀의 행동에 모두 감사를 표했다.

"더 필요한 것은 없으신가요?"

"미끼가 좀 필요해요."

"미끼라... 좋은 놈들이 있죠."

파란색 통에 담겨져 있는 꿈틀거리는 것들.

바다 근쳐다보니 갯지렁이로 보였다.

"얼마나 드릴까요?"

"네 명이 하기에 얼마나 필요할까요?"

"음...저는 한 18 oz 이상을 추천 드립니다."

17.5 oz가 대략 500g 정도.

그래도 네 명 정도이다 보니 500g 이상을 추천해 주셨다.

"그러면 20 oz 구매할게요."

"알겠습니다."

삽 같은 것으로 갯지렁이를 퍼서 담아주셨다.

검은 상자에 담긴 갯지렁이들.

조금 징그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가급적 잘 안 보이게 포장을 해주셨다.

계산하기 전,

지금 뭐가 잡히는 지 대략 알고 싶었다.

"요즘 딥코브에 잡히는 어종이 뭐가 있을까요?"

"지금은 볼락이 제철입니다. 바위 근처에 많아서 잡기도 쉽구요. 무엇보다 손맛이 좋습니다. 하지만 어종보호 개체군이라 한 마리만 잡으실수 있습니다."

어종보호 개체군.

자연을 아끼는 BC주다 보니 매년 이런 부분이 갱신되었다.

올해에는 볼락에 문제가 있는 모양이었다.

"잡고 풀어 주는 건 괜찮나요?"

"물론입니다. 그리고 치어들도 잡고 풀어 주는 건 괜찮습니다."

치어도 낚을 경우 풀어줘야 했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이 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물론 BC주 정부에서 모두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인근 해안 경비분들이 가끔 찾아와 포획한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다른 건...음 넙치와 퍼치 정도 되겠군요. 둘 다 많이 낚으셔도 되고 특히 넙치는 최근 개체수가 급증해 손 쉽게 잡으실수 있을 겁니다. 해안 근처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낚시 되세요."

상점 주인분의 조언을 통해 대략 파악한 딥 코브의 여름 낚시.

이 해변 근처에는 모래사장이 많고 언급하신 넙치의 수가 많아 초보자인 우리가 낚기에도 적합해 보였다.

"와아. 이제 낚시 시작이네요!"

"맞아요. 저기에 낚시 포인트 보이세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그곳 근처에 자리를 잡을 생각이었다.

"저기에 잠시만 기다려 주실래요? 낚싯대를 가져올게요."

"네, 자리 잡고 있을게요."

애슐리 씨와 메간 씨가 자리를 잡기로 했고,

슬라임인 바네사 씨가 나를 도와주기로 했다.

낚싯대 뿐만 아니라 낚시 의자랑 낚아 올린 물고기를 담을 통도 필요해서 손이 필요했다.

다시 도착한 주차장.

벌써 가득 찬 공간을 보면서 우리가 정말 일찍 온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바네사 씨. 이 통들을 잠시만 들어 주실수 있어요?"

"네, 괜찮아요."

"잠시만 들어 주세요. 금방 웨건을 꺼낼께요."

그녀에게 물고기를 담을 통들을 건네 주었고,

나는 의자와 낚싯대 그리고 낚시줄을 챙겼다.

원래라면 더 장비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레크레이션 성향이 강하니 이 정도면 충분했다.

"안 무거우세요?"

바네사 씨와 다시 바다 쪽으로 돌아가는 길.

그녀는 낚싯대와 의자들 그리고 물고기를 담을 통이 실려 있는 웨건을 끌고 가는 나를 걱정했다.

성인 네 명을 위한 낚싯대.

좋은 낚싯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무게가 조금 있었지만 웨건에 실어서 불편함은 없었다.

"괜찮아요. 웨건이라서 걱정 안하셔도 돼요."

"다행이네요. 저는 슬라임이라 이런 게 걱정이 돼서요."

"슬라임이면 무거운 것을 잘못드나요?"

처음 듣는 이야기.

바네사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보통은 그래요. 그래서 슬라임인지 사람인지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가 무거운 것을 들게 하는 것이죠."

"아아..."

완벽히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하는 슬라임들.

그렇다 보니 이런 방법을 통해 사람과 슬라임을 구분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저는 무거운 걸 잘 안 들려고 해요...미안 해요."

"아니예요. 괜찮아요. 모두 각자 다르니까요."

"이해해주셔서 감사해요."

인간 사회에 적응하려 노력하는 슬라임들.

그들은 누구보다 인간 사회에 빠르게 적응한 이들이지만 이런 고충들이 있었다.

다른 이 종족에 비해 평범한 고충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일 전에 있었던 테네시의 사건처럼 범죄에 노출되기도 쉬운 이들이라 자신이 슬라임인 걸 가급적 노출하고 싶어 하지 않아 하는 이들이 많았다.

"제게는 말씀해 주셔서 감사해요."

"아니예요. 일 전에 만난 적도 있었고 무엇보다 메간 씨 지인분이시잖아요. 거기다 일 전에 사건도 있었구요."

"그건 정말 애슐리 씨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거예요."

"그래도 존 씨가 나서서 해결한 문제니까요. 우리에게 이렇게 호의적인 분들을 보면 감사드리고 싶을 뿐이예요."

빙긋 웃는 바네사 씨.

그녀의 진심 어린 감사에 살짝 들뜨면서도 부끄러웠다.

"슬라임에 대해 더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무엇이든지 답해드릴 수 있어요. 낚시하면서 이야기하죠."

이런저런 이야기하다보니 도착한 해변.

나는 바네사 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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