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2화 (83/111)

엠페러 엔터테이먼트 - 01 -

글보기 화면설정

댓글 부분으로

고치기

지우기

"후우, 피곤하군." 

지훈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차 시트에 등을 기댔다. 

"초선이라...." 

방금 전 있었던 일들이 떠오른다. 

차가 막혀 러시아워가 일어났던 것이 정말 천우신조였다. 약속장소로가며 무료한 마음에 창밖을 바라보던 지훈은 골목길 틈에서 발생한 소란을 목격하게 되었고 그 즉시 차문을 박차고 나와 그 장소로 향했다.  

"매니저가 고생이 컸겠군. 타국에서도 그럴 정도면...후우, 못말릴 아가씨야." 

지훈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피식웃었다.  

그러고보니 그런 성격의 여자가 한국에도 있었던 것이다.  

"혜정이 누나..." 

종종 집에 찾아와 자신을 돌보아 주려고 하던 형, 수호의 동급생.  

자신이 온 것을 비밀로 해달라며 그녀는 종종 스케쥴을 떼먹고 도망와 매니저들을 곤란하게 하곤 했었다.  

"그러고 보면 형도 참 인기가 많았어. 후훗." 

그날의 비극 이후. 

수호는 자신의 모든 시간을 지훈에게 쏟아부었다. 

비록 자신이 욕을 먹고 못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도 자신에 대한 칭찬의 소리를 들으면 세상 다 살았다는 듯 행복한 모습을 보였고, 모든 사고방식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갔었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자신이 인기 많은 것을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결국 질적인 면에서만 따지면 여자 복은 지훈보다는 수호가 압승이라 볼 수 있었다.  

아리나의 리드보컬 김혜정. 

그녀는 지금 보았던 아시아의 별, 초선 만큼이나 국외 쪽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구사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에 비하면 자신은 지극히 평범하다랄 수 있는 동급생들 뿐이었다. 

'형....' 

떠오르는 얼굴. 

바보 같이 자신의 앞에서는 웃기만 했고 자신은 아무래도 좋다는 듯, 모든 것을 자신을 위해 헌신했었다. 

'바보같이...' 

처음 미국에와 깨어났을 때, 자신의 앞에 김음인이라는...어렸을 적, 친 형만큼이나 따랐던 그가 앞에 있었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간의 모든 사정을 듣게 되었을 때. 지훈은 정말 몇 날 몇일을 펑펑 울었다.  

정말 자신을 배려하여 입원실을 VIP실로 해줬기에 망정이지...그렇지 않았으면 정말 나중에 정신차렸을 때 엄청 무안했을 터였다. 

바보. 

지훈이 생각하는 수호는 그 단어로 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었다. 

너무도 보고싶은....그리고 너무도 사랑하는 대왕 바보. 

'뭐하고 있을까...' 

형에 대한 소식을 들었었다.  

프론티어라는 이름으로...그 짧은 시간에 한국과 아시아를 뒤흔들었을 정도로..아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을 정도로 슈퍼 스타가 되었다는 것을. 지훈은 그 사실을 알게 된후, 메일같이 인터넷에 떠도는 모든 동영상들을 긁어모아 형의 활약...그리고 노래들을 빠짐없이 보고 또 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드디어...드디어 형이 자신이라는 짐에서 벗어나 꿈을 위해 걷기 시작했다는 것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것은 지훈이 제일 기다리고 있던 것이기도 했다.  

비록 지금은 이렇게 해어졌지만... 

'이번 프로젝트만 해결 되면...그 때는 반드시...' 

자신이 받았던 수많은 사랑, 그리고 헌신을...반드시 형에게 되돌려 줄 것이라 지훈은 다짐했다. 

"노래좀 틀어주세요." 

조용히 말하는 지훈.  

그러자 선탑을 하고 있던 보디가드 겸 제 1비서인 조던이 말했다. 

"항상 듣던 것으로 틀어드릴까요?" 

"당연하죠." 

"정말 이사님도 어지간하십니다." 

사내는 예의 매력적인 미소를 지어보인다면 카오디오를 조작했다. 그러자 잠시 후. 

우우웅 -  

조용한 효과음과 함께 너무도 익숙한 노래 소리가 흘러나왔다. 

언제들어도 매력적이고 좋은 목소리... 

그리고...너무도 낯설면서도 익숙한 목소리.. 

"제가 이러니까....다른 노래를 못 들어요." 

"후훗. 저도 그런 것 같습니다. 형..이라고 했던가요?" 

"네. 제 형이에요." 

그렇게 말하는 지훈의 얼굴엔 일말의 자부심이 드러나 있었다. 조던과 보디가드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일에 있어서 그렇게 냉철하고 철저한 저 엔터테이먼트 계의 마이다스는, 형에 관하여 만큼은 이렇게 귀엽고 어린, 작은 사자가 되는 것이다. 너무도 상반되는 모습이었지만 오히려 그 모습에 큰 매력을 느낀 것일지도 몰랐다. 

"도착했습니다." 

묵묵한 음성.  

그제야 상념에서 깨어난 지훈은 슬쩍 눈을 뜨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거대한 빌당과 함께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또 전쟁시작인가..." 

점점 젖어드는 음성. 

그 목소리엔 승부사로서의 기질이 담겨 있었고, 다가올 신경전에 관한 즐거움 또한 담겨 있었다. 

이번에는 어떻게 상대를 요리해 줄까. 

어떤 결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회의를 진행할까. 

수십 가지의 노선이 머리속에 복잡하게 떠올랐다. 

이런 상황이 가장 즐겁다. 

이익을 위한 신경 전, 그리고 싸움. 

그것을 비롯한 그 모든 것들이... 

딸각. 

문여는 소리. 

지훈은 보디가드들의 보호를 받으며 레드 카펫을 밟았고,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음. 일일 연재 하니 불안하시죠? 

여러분의 기대  

절대 실망 안시켜 드립니다. 

조만간 잠수 탈지도...ㅋㅋㅋ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