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정을 지켜라 마법소녀-101화 (101/113)

[TS] 동정을 지켜라! 마.. 101편

<-- 언, ????, 수면, 그룹 -->

드디어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사공언 20년 인생, 남들에 비해 지극히 짧은 인생이지만 그 굴곡은 그 누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자부할만큼 힘들게 지냈다.

그리고 그는 마법소녀로서의 활동을 '합법적'인 이유로 그만두게 되었다.

군대.

만약 사공언이 자신이 사도닉스=블랙이라고 밝히고, 군 문제로 마법소녀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알리면 전 세계가 그의 입대를 막을 것이다.

하지만 사공언은 그런 전세계적 수치 플레이를 즐길 사람도 아니었고,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그냥 순순히 논산으로 향하는 길을 선택했다.

"아, 아쉽다."

[뭐가?]

언은 두피가 훤히 보일 정도로 짧아진 머리칼에 쓰게 웃었다.

"마법소녀가 군대라니."

[......불쌍한 녀석.]

쿠롱은 진심으로 애도를 표했다. 그가 입영을 신청한 부대의 기간인 '1년 8개월'동안, 그는 열심히 국가에 충성하는 삶을 살아야 했다.

"하아...."

[그래도 넌 복받은 놈이야. 내가 알아보니까, 군대 가기전에 이런 경험 잘 없다더라?]

"그래. 진짜 고맙지."

언은 동기이자 동갑이자 연인인 여자친구, 백은령이 논산까지 함께 따라오겠다는 말에 너무나도 기뻤다.

"쿠롱. 그럼 가자."

[오냐. 오늘만큼은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언은 호흡을 가다듬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모자를 눌러써 머리를 가리고, 그 모자에 어울리는 코디로 한껏 멋을 낸 그는 지금 SX단의 단장과의 결전보다도 더 긴장하고 있었다.

"......은령아, 기다려!"

그가 향하는 곳은 여자친구, 백은령의 집.

[너 이대로 그냥 가버릴 거야? 가기 전에 나한테 뭐 하나 해주고 가야하는 거 아니야...?]

"아자!"

소년은 동정을 은령에게 바치기 위해, 택시를 잡았다.

* * *

"왔어?"

주황색 가로등이 어둠을 비추는 전신주 아래, 은령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언을 반겼다. 핫팬츠와 하얀 나시티는 보기만 해도 시원해보였고, 그 위에는 언이 생일 선물로 사준 제법 비싼 메이커의 가디건이 걸쳐져 있었다.

언은 자신의 선물을 일부러 걸치고 나온 은령이 기특해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추운데 뭐하러 나와 있었어?"

"오늘 열대야거든?"

"......."

언은 눈길을 흘리며 시선을 피했고, 은령은 풋풋하게 웃으며 손을 뻗었다.

"손."

"응?"

"손 잡아 줘."

은령이 손을 흔들자, 언은 조심스레 손을 붙잡았다. 은령은 언을 잡아당기며 끌어안았고, 키 차이 때문에 언은 고개를 살짝 들어올려야 했다.

"한 학기만 나랑 같이 더 다니면 안 돼…?"

"당장 내일 가야하는 걸."

"연기하면 되잖아…. 응? 이렇게 예쁜 여자친구 두고 군대가는 게 말이나 되냐고."

"......미안해."

은령에게는 정말로 미안했으나, SX단을 궤멸시킨 지금이 사도닉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절호의 기회였다. 언은 은령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그리고 나 기다려줘서 고마워."

"아직 시작도 안 했거든? 내일부터 시작인 거 몰라?"

"훈련소 들어가면 언제 전화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 미리 얘기하는 거야. 나 인편 써줄거지?"

은령이 언의 볼을 잡고 흔들었다.

"하루에 세 통씩 쓸 거야. 꽉꽉 채워서."

"너무 길게 쓰면 짤린다던데."

"그럼 짧은 거 하나 긴 거 하나 여러 개 쓰면 되지. 하나는 들어갈 거 아냐. ...야."

은령이 얼굴을 붉히며 언을 잡아당겼다.

"너 진짜 그냥 갈 거야?"

"...어?"

모른 척. 어수룩한 척. 촉은 금방 은령의 속내를 읽었지만, 언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몸을 살짝 떨어뜨렸다.

"...하아, 덥다."

은령은 결국 한숨을 내쉬며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우리 잠깐 들어가서 쉬자. 어차피 너 기차타야하잖아."

"...응."

언은 침을 꿀꺽 삼키며, 은령과 손을 잡고 결전의 장소로 향했다.

모텔로.

드디어, 역사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 * *

짝!

언의 고개에 붉은 손자국이 새겨졌다. 언은 어안이 벙벙했지만, 자신의 아래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은령의 모습에 아픈 것도 잊어버렸다.

"흐아앙, 흐어어!"

은령은 서럽게 울고 있었다. 음부를 두 손으로 잡고 몸을 옆으로 뉘인 채, 소중한 것을 잃은 것 마냥 울었다.

"미, 미안...."

언은 당황해 어쩔 줄 몰랐다. 실제로 은령은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 음부를 덮은 손가락 사이로 붉은 피가 새어나왔고, 언은 허겁지겁 물티슈를 들고와 피를 닦으려 했다.

"건드리지 마, 이 개새끼야!"

"흡...!"

표독스럽기 까지 한 은령의 비명에 언은 굳어버렸다. 은령은 눈빛만으로 언을 죽일 기세로 노려보며 쌍욕을 퍼부었다.

"개새끼, 존나 아파, 씨발...!"

"으, 은령아?"

항상 순한 말만 하던 여자친구의 입에서 쌍욕이 흘러나오는 것도 놀랍고, 그게 자신과 성기를 향하는 게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씹새끼...! 커도 정도가 있지! 흐아앙, 어떡해...! 내 보지 찢어진 것 같아, 흐어엉."

"자, 잠깐만. 내가 방법을-"

"119불러 이 개새끼야!"

"아, 알았어!"

피는 멈추지 않았다. 언은 급히 스마트폰을 들고 119를 불렀다.

"네, 네! 여기 사랑모텔인데요...!"

언은 위급 상황을 알렸고, 곧 의사 가운을 입은 마법소녀가 '뿅'하고 나타나 환자의 상태를 살폈다.

"도대체 뭘로 했...헙."

마법소녀는 언의 빳빳한 성기를 보고 숨이 멎었다.

"아아악!"

"이, 일단 환자분을 응급실로!"

은령의 비명에 마법소녀는 은령을 조심스레 들어올렸다.

"보호자분은 좀있다 사랑 병원 응급실로 오세요!"

"아, 네!"

마법소녀가 함께 순간이동을 할 수 있는 정원은 1인이었다. 마법소녀가 환자가 된 은령과 함께 병원 응급실로 순간이동 한 뒤, 언은 재빨리 옷을 대충 걸쳐 모텔을 나섰다.

"미안, 미안해...!"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바람에 오판했다.

마법소녀가 느끼는 파과의 고통과 일반인이 느끼는 파과의 고통은 확연이 다르다는 것을.

"진짜 미안...!"

언은 뒤따라 나타난 수습 마법소녀와 함께,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 * *

"위험한 고비는 넘겼고, 입원 치료가 필요합니다. 보호자분?"

마법소녀는 한심하고도 두려운 얼굴로 언의 위아래를 훑었다. 슬리퍼를 신은 자신보다 키가 작은 남자였지만, 모텔에서 피가 묻어 있었던 그 거근은 레이퍼가 아닐까 순간 의심될 정도였다.

"그, 지금 혹시 얼굴이라도 볼 수 있을까요...?"

"아뇨. 절대적으로 안정이 필요합니다. 육체적 고통도 고통이지만, 정신적으로 너무 큰 충격을 입으셨어요."

"네...."

언은 두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마법소녀는 헛기침을 하며 그에게 조언했다.

"일반인과 마법소녀의 안은 다릅니다. 마법소녀는 아무리 상처를 입어도 러브 파워가 보정해주지만, 일반인은 안이 찢어지거나 상처를 입을 수 있어요."

"네...."

"맨날 사도닉스=블랙 선배님 영상 보면서 연습했죠? 그 분이 하는 성전은 일반 섹스랑은 달라요. 그건 프로레슬링 같은 거라고요. '리멤버, 돈 트라이 디스'. 몰라요?"

"잘 압니다."

왜냐면 그가 직접 말하는 문구니까. 훈련소 입대 직전 동정을 뗀다는 생각에, 언은 너무나도 초보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다.

"저, 얼굴만이라도 보고 가면 안 될까요?"

"안된다니까요. 도대체 뭐가 그렇게 급한-"

언은 모자를 벗었다. 시각은 새벽 5시. 언은 죄책감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저 좀있다 논산가는 기차타야 된단 말이에요...."

마법소녀는 안타까움에 숨을 삼키며 말했다.

"환자의 안정이 절대적입니다. 죄송합니다."

"진짜, 진짜 얼굴만 보고가면 안 돼요?"

"학생."

마법소녀 구급대원은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환자가 학생을 보면 오히려 더 놀랄 수 있어요. 그...트라우마가 된 것 같으니까. 학생도 우선 집에 다녀와요. ...그러고 훈련소 들어갈 건 아니죠?"

언의 옷은 바닥에 대충 벗어던져 두었던 모텔의 가운이었다.

"...저 그러면 잠깐 집에 다녀오겠습니다."

언은 결국 사과도 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대학 근처에 구해두었던 자취방이 아닌, 그가 유산으로 상속받은 그의 진짜 '본가'에.

* * *

[오지마 이 개새끼야. 오면 좆 터트려 버릴 거야.]

의식을 되찾은 백은령이 남긴 마지막 문자였다. 집에 도착한 언이 옷을 갈아입고 다시 문을 나서려다 그 문자를 받고 그대로 침대로 쓰러졌다.

제법 이른 시간에 기차표를 예매해뒀으니, 이제 병원을 들릴 시간은 없었다. 그렇다고 마법소녀가 되어 순간이동을 할 수도 없는 노릇.

결국 언은 입영날 여자친구에게 큰 상처을 입힌 채, 훈련소로 도망치듯 들어가야했다.

"......."

[야, 그, 너무 실망하지마. 휴가 나와서 인사하면 되잖아.]

"얼굴보고 문자만 달랑 남겨놓으면 개 쓰레기 아니냐?"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걸. 하루 늦게 입대할래? 너 그러다 그 뭐시냐.... 관종병사 돼요.]

"관심병사야, 멍청아."

언은 여전히 빳빳하게 서있는 자신의 성기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 난리를 겪고도 분신은 피냄새를 맡은 야수처럼 천장을 향해 고개를 치켜들고 있었다.

"진짜 싫다."

[너 그래도 그거 아니었으면 SX단 궤멸 못 시켰다?]

"쿠롱아. 그러면 말이야...."

언이 울먹이며 말했다.

"나 평생 평범한 사람이랑은 섹스 못하는 거냐...? 레이퍼들만 상대해야 해?"

[......언젠가 너랑 딱 맞는 여자가 나타나지 않을까?]

"시바...."

절로 욕지기가 튀어나왔다. 삽입과 동시에 뺨을 얻어맞은 것도 아팠지만, 무엇보다도 백은령에 대한 죄책감으로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다.

[너 결국에는 동정 못 떼었네.]

"그게 지금 사람이 병원에 입원했는데 할 소리냐?"

언의 핀잔에 쿠롱은 입이 쏙 들어갔다.

[...동정동정 노래를 부르더니.]

"야, 그래도 정도가 있지. 하여튼 신수들 휴먼감수성 없는 건 진짜, 어휴. 됐어."

언은 은령의 폰에 문자를 보냈다. 미안함, 사랑, 죄책감, 아쉬움 등을 구구절절 토로한 장문의 문자는 스마트폰 화면을 세로로 꽉 채우고도 훨씬 남았다.

[ㅗㅗ]

단답이었다. 언은 스마트폰을 움켜쥐며 한숨을 내쉬었다.

"훈련소 들어가기 전에 한 번 더 전화해야겠다."

[......너 있잖아. 만약에 백은령이 너무 아파서 헤어지자고 하면-]

쿵!

언은 바로 스마트폰을 벽에 집어던졌다. 러브 파워 덕분에 깨지지는 않았지만, 충격은 고스란히 전해졌다.

[너 이-]

"해도 될 말이 있고 안 될 말이 있지."

꼬르륵! 벽에 부딪힌 스마트폰이 어항속에 빠졌다. 쿠롱은 스마트폰에 스며드는 물에 숨이 막혀 괴로워했다.

[$%$#@^%@#[email protected]!!]

"실제로 죽는 것도 아니면서 엄살은."

언은 탁자에 놓아둔 예비용 폰을 꺼내 알람을 맞췄다. 은령이 걱정되는 것도 있지만, 밤새 한숨도 잠을 자지 못해 너무나도 피곤했다.

"쿠롱아. 나 20분만 잘게. 깨워주라."

[푸하악, 허억, 허억. 이 나쁜 놈...!]

스마트폰은 스스로 물속에서 튀어나와 침대로 날아갔다. 침대 끄터머리가 축축히 젖었고, 쿠롱은 스마트폰 속 물을 러브 파워로 증발시키며 이를 갈았다.

[군대 가는 날만 아니었어도...!]

"......."

언은 기절하듯 잠에 빠져들었다. 은령을 걱정하느라 심력이 너무나도 많이 소모되어, 언의 체력과 정신력은 이미 방전되어 버렸다.

[.......]

쿠롱은 수그러든 언의 성기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불쌍하니까 이 정도는 해줘야겠지?]

스마트폰이 검은 안개를 뿜어냈다.

* * *

눈을 뜨니 검은 안개가 자욱하다. 시야가 깜깜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뭐지. 이건 내 남은 전역날을 의미하는 건가. 언은 눈을 깜빡여봤지만, 여전히 검은 안개만 눈앞을 가렸다. 의식을 잃은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부터 꿈을 꾸는 건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하아."

우울하고 피곤했다. 그리고 동시에 아쉬웠다.

"다이아 누나한테도 미안하네."

자신의 정체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마법소녀. 다이아는 언이 군대에 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성역으로 오라고 제안했다. 언이 바라기만 한다면 결혼을 전제하에 본체로 동정을 떼어주겠다 선언했고, 언은 백은령에 대한 죄책감과 다이아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 제안을 거절했다.

그리고 백은령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내가 큰게 잘못이야?"

그저 남들보다 조금 크고 길 뿐이었다. 백은령의 속도 남들보다 좁았다.

"이제 어떻게 보냐."

제발 화를 가라앉혀 주기를. 아직도 언의 눈에는 백은령이 피를 흘리던 모습이 선했다.

"......."

여전히 검은 안개가 눈을 가리고 있었다. 입대 직전이라 그럴까, 20분 정도 자겠다고 했음에도 숙면을 취하는 것 같았다.

조금 과장된 표현으로 요람에 누워 어머니의 품 안에서 잠든 것 같은 그런 기분. 언은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의식의 끈을 놓았다.

그래서 언은 전혀 보지 못했다.

자신과 똑같은 키의 검은 여인들이 제 얼굴에 안개를 씌운 채 희희덕거리고 있는 것을.

========== 작품 후기 ==========

쇼타언이 누님들에게 당하는 게 보고싶다고 하셔서.

바리에이션은 다양하니까 다른 버젼은 추후를 기대해주셔요.

지금은 검은 머리 무서운 누나들 턴입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