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 동정을 지켜라! 마.. 8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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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위.
남성이 여성의 뒤에 올라타 사정없이 들이박는 이 체위는 흡사 짐승들의 교미와도 같았다.
"흐어, 허어억…!"
같은게 아니다. 이미 투기장 안의 두 남녀는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었다. 도베르만은 앞발을 여인의 어깻죽지에 올려 여인이 꼼짝도 못하게 압박했고, 여인은 대리석으로 된 바닥을 벅벅 긁었다.
까드득!
손톱이 일어나 피가 일 것 처럼 아프다. 하지만 그보다 속을 헤집어 놓는 도베르만의 남근이 더 아프다.
"헉, 헥헥헥."
도베르만은 허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뿌리 끝까지 들어간 좆에 히토미 파워가 쏠리고, 도베르만의 성기는 계속 가운데만 부풀어 올랐다.
꾸득, 꾸득.
"흐으어…. 허억!"
질벽이 밀려나간다. 안에서 풍선처럼 부풀기 시작하는 도베르만의 성기에 여인은 허리가 빠질 것 만 같았다.
"여러분! 그냥 보시기에는 여흥이 부족하지 않습니까?!"
나이트 래빗이 무대 위에 나타나 마이크를 잡고 소리를 질렀다. 여흥이 부족하기는 커녕 여흥을 깨는 난입에 후원자들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흐흐,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여러분! 왼쪽 안구를 시계방향으로 문질러주십시오!"
또 무슨 장난을 치는 걸까. 나이트 래빗의 제안에 따라 안구를 손가락으로 문지른 후원자들은 그들의 왼쪽 시야에 비친 화상에 감탄했다.
우오오오!
이건 진짜인가?!
"예! 무엇을 숨기겠습니까?!"
나이트 래빗은 천장 모니터를 가리키며 환희했다.
"여러분의 후원금으로 제작된 신체 투사 기능! 여러분이 보고계신 장면은 진짜 이 우리에서 교미하고 있는 둘의 속입니다!"
마치 신체 내부의 단면을 잘라내어 촬영하는 듯한 생생함이 후원자들의 왼쪽 시야에 비친다.
"보십시오! 여인의 안에서 봉긋하게 부풀어오른 저 훌륭한 상징을!"
꺄아악!
후원자의 비명이 울렸다. 그 비명은 괴기하고 흉물스러운 것을 본 경악이 아닌, 저 개좆에 의해 박히고 있는 여성에 자신을 이입하며 지른 탄성이었다.
나이트 래빗이 입꼬리를 비틀며 후원자들의 의자를 가리켰다.
"지금부터 직접 체험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메인 이벤트! 역시 보는 것 만으로는 힘들테죠?!"
끼익, 딸칵. 후원자들의 의자 팔걸이에서 장치가 튀어나온다. 비타민제같은 알약의 등장에 남자들이 혀로 침을 삼킨다.
"파트너와 함께 하실 분은 그대로 사용하시고, 혹시 다른 파트너를 원하시는 분은 직원을 불러주시면 됩니다."
끼이익, 철컹!
철창의 천장이 열리고 무대 아래로 사라진다. 무대와 객석을 나누던 경계가 사라지고, 후원자들이 하나 둘 파트너와 함께 무대로 오른다.
"여보. 저 오늘…."
"언제부터 개새끼가 사람 말을 했지?"
"...멍♥"
여자는 개처럼 네발로 엎드렸다. 남자는 직원으로부터 건네받은 목줄을 아내에게 채워 엉덩이를 구둣발로 걷아찬다.
"기어."
"멍!"
반대편. 가면과 나비넥타이만 씌워진 남자 직원 둘의 성기를 발로 가지고 놀며 장난치던 여인이 남자들의 목에 채워진 목줄을 쥐고 몸을 일으켰다.
"뽀삐, 예삐, 산책 갈 시간이야."
"멍…."
남자들은 굴욕을 삼키며 네발로 기었다. 여인은 조금 아직 반항기가 서려있는 예삐의 엉덩이에 구두굽을 찔러넣으며 자극했다.
"대답은?"
"크흑...왈…!"
남자, 아니 수컷 개 두 마리는 무대 위로 기었다. 수많은 커플들이 누군가는 견주가 되고 누군가는 애완견이 되는 가운데, 후원자들의 가면에 비친 시야는 서서히 보라색 안개로 꿈틀대기 시작했다.
오오, 증강 현실은 대단하군.
이건 환각인가? 아니면 진짜?
어느쪽이든 놀랍네요…. 개판인 건 아쉽지만.
치와와, 불독, 요크셔테리어가 넘쳐나는 가운데 일부 셰퍼드나 사모예드들이 파트너의 위에 올라탄다. 값비싼 목걸이와 반지로 치창한 부인들이 가면을 쓴 채 엉덩이를 흔들며 유혹하고, 그들의 애완견들은 예시 견본에 따라 앞발을 허리에 올린다.
"흐, 흐어억! 다들 미쳤어! 미쳤다고!"
견본이 된 여인은 자신을 따라하는 여인들을 보며 저주하고 절규했다. 도저히 인간의 상식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광기의 온상이었으며, 인간 스스로 존엄성을 내버리는 장면이었다.
"저런. 일부러 안 씌워드린 건데."
나이트 래빗이 여인의 옆에 다가와 가면을 흔들었다.
"도베르만. 잠시."
"헥헥."
도베르만은 여인의 어깨 위로 발을 뻗으며 휴식을 취했다. 잔뜩 성이 나있던 성기는 혈기왕성한 상태 그대로 여인의 질속에서 맥동했고, 여인은 이를 깨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살려주세요…. 제발요…."
"죽이지도 않는데 무슨."
나이트 래빗은 여인의 얼굴에 아이마스크를 손수 씌웠다.
"눈 떠 보실래요?"
"......어?"
여인은 어쩔 수 없이 눈을 떴다. 그리고 눈앞에서 손을 장난스레 흔들고 있는 정장 입은 토끼 인간에 숨이 멎었다.
"이상한 나라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앨리스."
"히, 히익?!"
나이트 래빗은 여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어 고개를 강제로 세웠다.
"아아악!"
머리카락이 뜯겨나가는 고통에 여인은 비명을 질렀으나, 곧 그 비명은 멎고 말았다.
찌걱!
나이트 래빗이 성기를 여인의 입에 박아넣었다. 도베르만의 흉측한 거물에 비해 크기는 비록 작았으나, 유독 하얀 그의 성기는 여인의 입을 막기에는 충분했다.
"크, 커흑!"
"혹시나 다른 후원자 분들이 궁금해 하실까봐 변명합니다."
딸칵. 나이트 래빗이 가면의 스위치를 누르자, 그가 여인의 입을 능욕하는 체내 단면이 영상으로 나타났다.
"보시다시피 저는 여러분과는 훨씬 작고 앙증맞은 사이즈지요."
나이트 래빗의 자조에 남자 후원자들이 광소하며 자신의 것과 비교했다. 여자 후원자들은 목젖에도 닿지 못하는 나이트 래빗의 작은 물건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그런 제가 왜 토끼냐! 바로!"
백문이 불여일견. 나이트 래빗은 두손으로 여인의 머리를 붙잡았다.
파바바바밧-!
"우우웁?!"
전광석화라는 표현이 이보다 더 어울릴까. 나이트 래빗은 '토끼'라는 이명에 걸맞게, 도베르만보다 세 배 빠른 스피드로 여인의 입안에 성기를 넣었다 뺐다.
"크르륵!"
"이길 수 있다고요? 하, 그럼 어디 한 번 해보세요!"
자극을 받은 도베르만이 다시 허리를 흔들기 시작하고, 나이트 래빗도 그에 맞춰 더 빠르게 흔들기 시작했다.
퍽퍽퍽!
파바바바바박!
도베르만이 한 번 성기를 찔러넣을 때마다, 나이트 래빗은 무려 서너번을 찔러넣었다. 크기와 힘으로 승부하는 검은 흉물과 오직 속도로만 승부하는 하얗고 작은 물건의 줄다리기는 길항을 이루었다.
"으으읍, 흐으윽!"
여인은 눈물을 흘리며 앞뒤로 박아대는 두 짐승에 결국 반항을 포기하고 말았다. 자신의 몸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두 남자의 사소한 대결에 결국 다치는 사람은 여인 본인이었다.
"오빠, 나 저거 하고 싶어."
"안 돼. 그럼 다른 사람이 너한테 박잖아."
"히잉...."
한 후원자 커플은 서로 애교를 부리며 느긋한 후배위로 여인을 구경했다.
"흐억, 허어, 허어억!"
"이 개는 쓸모가 없네. 좀 더 제대로 못 해?"
한 여성 후원자는 등 뒤에 올라탄 치와와의 견종을 품평하며 혀를 찼다.
후원자의 가면 아래 눈동자는 보라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그 보라색 하트 무늬가 박힌 눈동자는 한창 무대 가운데에서 검은 근육을 뽐내는 도베르만에게 박혀있었다.
"후, 후우! 이거 어렵군!"
"아이, 사장님...! 벌써 지치시면 안 돼죠. 여기 약이요."
사장이라고 불린 한 남자 후원자는 직원을 개처럼 깔고 파티를 즐기다가 그대로 직원의 등에 고개를 묻었다.
"많은 분들이 즐겨주시는 군요. 그럼 오늘의 하이라이트!"
나이트 래빗이 여인의 입에서 성기를 빼냈다. 여인은 고개를 푹 떨구며, 입안에 고인 침과 쿠퍼액을 줄줄 흘렸다.
"케륵, 쿠헉."
한쪽 팔은 팔꿈치를 대고, 다른 팔은 손바닥을 바닥에 짚은 채 바닥에 고개를 처박고 헛구역질 한다. 입안을 사정없이 당한 여인은 제 음부 안에 터질듯이 자리잡은 개좆의 감각에 계속 토악질을 했다.
"우으, 으으어."
쾌감보다 굴욕감이 더 컸다.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졌으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끝까지 남아 있었다.
"흐으, 흐으으...!"
"헤에엑, 헥헥!"
도베르만의 눈이 빛을 뿜었다. 나이트 래빗이 손뼉을 치며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쓰리, 투, 원!"
"아, 안 돼! 안에는, 안에는 싫어----?!"
뷰르르륵!
질속을 투사하는 영상이 누렇게 물든다. 한계까지 질을 확장시킨 개자지의 요도에서 막대한 양의 정이 질속을 가득 메운다.
"헥, 헥헥."
꾸륵, 꾸륵.
세 차례. 네 차례. 도베르만은 끊임없이 자신의 정을 여인의 질속에 토해놓았고, 그 부풀어오른 성기는 마개가 되어 여인의 질 안을 채웠다.
"흐어, 허어엉."
안 그래도 거대한 성기에 늘어진 질이 정액으로 더 벌어진다. 이이상은 무리라고 판단한 질이 근육을 꿈틀거리며 도베르만을 밖으로 빼내려 했지만, 도베르만의 부푼 남근은 동굴 속에서 빠져나오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찌걱, 찌걱.
남성기와 여성기의 줄다리기에서 결국 여인은 먼저 포기하고 말았다.
"흐아아아...."
치욕과 굴종 아래에 갇혀있던 아주 미약한 쾌감. 그리고 자신이 이 상황에서 그 약간의 쾌감을 느꼈다는 것에 여인은 자존심이 풀리고 말았다.
쯔그억.
여인의 마지막 자존심의 문이 열렸다. 결국 한계치에 다다른 질은 최후의 수단으로 자궁구를 개방하는 선택을 했고, 도베르만의 성기에 갈 길을 잃었던 누런 정액이 자궁구를 타고 여인의 안으로 스며들어갔다.
아하하! 저거 봐! 안에 들어갔어!
저러고 애 낳으면 어떻게 되려나? 하하하!
어후, 후원한 값이 아깝지 않네.
"흐으윽, 허어어...."
여인은 눈물을 흘리며 바닥에 엎어졌다. 여인을 굴복시켰음을 성기로 직감한 도베르만이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성기를 빼냈다.
"헉, 헉헉."
여전히 그의 성기는 살짝 부풀어있었다. 나이트 래빗이 그 성기를 보고 게슴츠레 눈을 뜨며 웃었다.
"자, 그러면 후원자 여러분께 마지막으로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나이트 래빗이 이전보다 더 큰 목소리로 다시 이목을 끌었다. 무대 위에 올라 한창 달아오르던 후원자들 조차도 인상을 찌푸릴 정도로, 나이트 래빗은 호들갑을 떨었다.
대체 뭐야? 이제와서.
저 녀석은 글렀군.
오늘부로 은퇴해야겠어.
"흐흐흐, 은퇴요? 예! 은퇴지요!"
짝!
조명이 꺼진다. 무대와 객실 전체가 암전되고, 스포트라이트가 오로지 나이트 래빗만을 비춘다.
파스스.
나이트 래빗에게서 백색의 기운이 넘실거리고, 백식의 '러브 파워'는 빛가루가 되어 나이트 래을 한 꺼풀 벗겨냈다.
"은퇴 전에 실적 크게 쌓고 가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후원자 여러분들."
나이트 래빗-으로 변장했던 마법소녀, 펄=화이트가 어둠 속의 이들을 향해 정중히 인사했다.
"놀라실까봐 미리 말씀드리자면, 나이트 래빗은 이미 검거되었습니다. 저는 그로 변신한 거고요. 아, 왜 이렇게 굳이 떠벌이냐면요."
펄이 상큼하게 미소를 지으며 가면을 흔들었다.
"이미 여러분들의 구속은 완료되었기 때문입니다?"
파사삭!
가면에서 튀어나온 붕대가 후원자들의 머리를 휘감았다. 졸지에 머리만 붕대로 감은 미라가 된 이들은 시야가 하얗게 차단당해 혼란에 빠졌다.
"으아악!"
"누가, 누가 신고한 거야! 이 미친!"
"100억 클럽. 후원금을 100억 이상 넣어야만 회원권을 얻고, 한번 입장할 때 10억 현금이 필요한 미친 파티죠. 누가 신고했는지는 당연히 비밀이지만...."
펄이 러브 파워를 일으켜 지하 바닥을 들어올렸다.
콰드득!
대리석 바닥이 들어올려지고, 아래에서 급히 현금을 가방에 넣던 직원들이 붕대에 휘감겨 객석 위로 던져졌다. 펄은 산더미처럼 쌓인 현금의 산 위에서 두 팔을 활짝 뻗으며 통쾌하게 소리질렀다.
"마법소녀 펄=화이트! 퇴직금 700억원 들고 은퇴! 꺄하하하하!"
"바보같은 년! 우리가 그냥 현금을 가져온 줄 아느냐!"
아직 붕대로 입이 막히기 전인 후원자 하나가 펄을 비웃었다.
"일련번호가 다 기록되어있는 돈이다! 우리는 너처럼 허술하지 않아!"
"어디 한 장이라도 써봐! 바로 추적해서 네 정체를 전 세계에 까발-"
화륵.
현금 다발에 검은 불길이 스쳤다. 지폐가 타들어가는 냄새에 직원과 후원자들, 그리고 펄=화이트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불에 타들어가는 돈을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
"구속되서 혹시나 살아남으면, 가서 SX 재단의 이사장한테 전하세요."
어느새 도베르만을 제압한 여인이 목을 꺾으며 지폐 위에 올라섰다. 불길 속에서 검은 코트를 펄럭이며 두 팔을 벌린 여인, 사도닉스=블랙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SX 재단의 관계자들을 비웃었다.
"이제 제가 당신을 따먹으러 간다고."
지긋지긋한 악연의 끝을 알리는 선전포고였다.
〈후일담〉
"야 이 나쁜 년아! 어떻게 그걸 한 푼도 안 남기고 태워먹을 수 있어!"
"선배. 중요한 건 메세지에요."
펄이 사도닉스의 멱살을 쥐고 눈물을 흘렸다. 퇴직금으로 생각하던 700억원 가량의 현금은 모조리 재가 되어 증발했고, 그 막대한 돈을 태워버린 사도닉스는 반항 없이 펄에게 잡혀 흔들렸다.
"어차피 일확천금은 다 개꿈이에요. 그거 썼으면 정체가 탄로나서 조리돌림 당할 걸요? 그럴 시간에 가서 마법소녀 상태로 상하차 뛰어서 돈이나 모으세요."
"어떻게 그런 심한 말을 할 수가 있어! 으허헝, 내 돈...."
펄이 바닥에 주저앉으며 땅을 치고 후회했다. 호텔 내부의 직원들을 제압한 다이아, 호텔 외부에서 도망치는 이들을 제압한 페리도트가 펄을 위로하며 다독였다.
"어머니. 돈이란 결국에 돌고 도는 겁니다."
"누가 네 어머니야! 내 신수가 너한테 갔다고 내가 네 어머니인 건 아니라고! 나이들어 보이잖아!"
"펄 언니 솔직히 나이 많-"
"페리도트 선배. 입 꿰메버린다?"
펄이 으르렁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모든 문제의 원흉, 사도닉스는 붕대에 꽁꽁 묶인 도베르만의 목에 발을 올린 채 하품하고 있었다.
"너 이제 어쩔 거야! 내 인생 책임져, 이 망할 년아!"
"선배."
슥!
사도닉스가 펄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얼굴을 가까이했다. 펄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사도닉스의 얼굴에 침을 꿀꺽 삼켰다.
"선배가 내 입에 한 짓을 생각해봐요. 그럼 선배가 제 인생 책임져야 하는 거 아녜요?"
"윽...."
펄은 얼굴을 붉혔다. 자신이 나이트 래빗으로 변신해 희롱하던 석류같은 입술이 자신의 눈앞에서 뻐끔거려, 절로 몸이 달아올랐다.
"선배."
사도닉스가 펄의 귀에 그 누구도 듣지 못할 목소리로 속삭였다.
"책임...져줄까요?"
"흐으윽?!"
펄이 사도닉스의 가슴을 밀치며 거리를 벌렸다. 얼굴이 잔뜩 벌게진 펄은 엉덩방아를 찧고 키득거리는 사도닉스에게 삿대질하며 쌍욕을 퍼부었다.
"난 잘생긴 남편들 삼처 사첩 누리면서 요일별로 돌려박히면서 호화롭게 살 거야, 이 요망한 것아!"
"왜 굳이."
사도닉스는 어깨를 으쓱였다.
"한 명이 일주일 동안 책임질수도 있을텐데."
"......너랑은 말을 말자. 어휴."
펄은 허망하게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탄했다.
"내 퇴직금 시바...."
펄=화이트. 6등급.
SX 재단에 수 천억에 달하는 자금을 후원하던 이들을 일거에 소탕하고 잠적, 은퇴.
퇴직금은 단 한 푼도 없었다.
"민 사장. 그래서 자네 700억 짜리 왕자님은 언제 오시는 거야?"
"그러게요."
앞머리에 하얀 브릿지를 넣은 여인은 퉁명스런 얼굴로 모니터 속 사도닉스=블랙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그 때 확 낚아 챘어야 했는데."
"누굴? 으하하! 민 사장 혼기 다 차기 전에 빨리 선 자리 알아봐야 하는 거 아냐? 내가 좋은 남자 하나 소개시켜 줄까? 애가 튼실하고 좋아."
"사장님 성희롱으로 신고할 거예요."
"......이게 성희롱이라고? 우리 끼리 왜 이래? 자네 지난번에 술자리에서 나보고 대머리에 고자 새끼라고 욕 퍼박은 거 잊었어?"
"흥. 사장님이 술자리에서 '사도닉스한테 개처럼 박고 싶다'느니 뭐니 개소리를 지껄이니까 저도 막말하는 거죠."
여인, 민 사장은 얼굴을 붉히며 의자에 앉아 한탄했다.
"나쁜 년."
"...아무리 고자라도 년이라고 욕하는 건 조금 너무하지 않나?"
"흥. 됐어요."
민 사장은 카디건을 걸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가?"
"이번에 큰 거 하나 잡혀있어서. 돈 벌러 가야죠. 백마 탄 왕자님은 오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어디에?"
"아, 얘기 안 했어요?"
민 사장은 스마트폰을 흔들며 씩 웃었다.
"동정 회장님이 손녀분 집 구해준다고, 저한테 부탁하신 거 잊었어요?"
"그룹 회장님이 그걸 왜 민 사장한테 부탁해?"
"허, 당연한 거 아녜요?"
흰색 머리칼 한 가닥이 잠시 흔들렸다.
"제가 좀 많이 잘나서 그래요."
========== 작품 후기 ==========
수간 아닙니다! 저는 신고가 무서운 사람이라고요.
어디까지나 증강 현실에 의한 환각일 뿐입니다.
# 오늘은 한 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