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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을 지켜라 마법소녀-64화 (64/113)

[TS] 동정을 지켜라! 마.. 6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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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의 복수심 때문인지, 아니면 회장이 생각하는 '대의'에 그가 마스터 피스로서 작용하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9등급 레이퍼이며 SX단의 요인이라는 점 만으로도 마스터 텐타클은 1급 경계 대상이었다.

- 꼭 잡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마법소녀 셋의 목표는 '마스터 텐타클 체포'가 되었다. 회장은 그 전폭적인 지원을 위해 청탁의 의미로 그들에게 사랑대학교 인근의 최고급 아파트를 거점으로 제공했다.

"겸사겸사 신혼 살림을 장만하라는 의미도 있지."

"회장님!"

회장의 능청스러운 장난에 가넷이 얼굴을 붉혔다. 소파를 박차고 일어나 회장을 향해 쿵쾅쿵쾅 발소리를 내며 다가간 가넷은 회장의 귀에 기어가는 목소리로 화를 냈다.

"신혼이라는게 무슨 소리에요!"

"......아가, 아니 세아야."

애시가 까치발을 들어 가넷의 귓가에 속삭였다.

"돈, 차, 집, 명예, 권력, 너는 그 모든 걸 가지고 있잖니."

"그래서요?"

"남자는 좆이 갑이야. 느이 할아비도 그랬단다."

"......"

가넷은 얼굴을 붉히며 물러섰다. 이미 부와 명예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약점은 오직 세월의 무상함에서 오는 신체의 노화 뿐.

여성은 마법소녀가 되는 것으로 극복했다. 그건 애시가 몸소 증명해냈다.

"그리고 아가야."

회장은 언을 눈으로 흘기며 가넷의 손을 붙잡았다. 애시는 가넷을 안아 토닥여주고 싶었지만, 멀찍이 서있는 세 남녀의 눈치를 보느라 고개만 끄덕이는 것으로 응원했다.

"우리도 슬슬 증손자가 보고 싶구나."

"......알았어요."

싫다고는 하지 않는 가넷이었다. 회장은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며 이후 일정을 물었다.

"음. 그래. 모처럼이니 다같이 식사라도 하겠나?"

"아. 죄송해요. 저희끼리 이야기할 게 있어서."

"......그래."

가넷이 선수를 쳐서 식사 약속을 원천봉쇄했다. 시무룩한 회장의 모습에 가넷은 마음이 여려졌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회의가 아직 남아있었다.

"다음에 따로 찾아뵐게요. 그...진짜로."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조심히 들어가시게."

회장은 네 남녀에게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가넷과 사파이어가 언의 양쪽으로 팔짱을 끼며 러브 파워를 일으켰다.

위-잉!

러브 파워를 통해 셋은 약속 장소로 사라졌다. 소파에 홀로 남은 토파즈가 회장 부부를 향해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리고 대모님."

"......저, 저 대모 아닙니다."

애시가 눈을 굴리며 자신이 정체를 숨겼다. 토파즈는 다 이해한다는 얼굴로 웃었다.

"주책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괜한 걱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에 나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후후."

"......이거 젊은이들 앞에서 부끄럽게 됐군."

회장이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애시도 더이상은 정체를 숨길 생각이 없는 듯, 신경쓰고 있던 말투를 원래대로 돌렸다.

"다른 아이는 이를 아느냐?"

"언과 사파이어는 모를 겁니다. 저야 뭐...두분이 하도 애틋하게 서로를 쳐다보시길래. 후후."

"......그래도 모른척 해주시게. 아직까지는 비밀로 하고 싶다네."

"어머. 닷새간은 힘드실 걸요?"

토파즈가 전이의 준비를 위해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씨익 웃었다.

"처음인 것 같아서 잘 모르시나본데, 마법소녀는 임신하면 출산하기 전까지 변신 해제 안 된답니다?"

"......?"

"후후. 축하드려요."

토파즈의 몸이 금빛에 휩싸여 사라졌다. 회장 부부는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토파즈의 말에 담긴 의미를 깨닫고 곧장 검증에 나섰다.

"벼, [변신 해제]."

변신은 해제되지 않았다. 회장 부부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흐어, 흐어어엉!! 회장님...!"

"...고생했소. 부인."

그 날.

회장실에서 소녀의 헐떡이는 울음 소리가 들렸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 역시 동정왕.... 마법소녀 비서도 울게 만드는 정력가....

- 사모님만 불쌍하시지. 어휴. 다 늙은 노인네가 서기는 또 엄청 잘 서나보네.

아주 사소한 오해와 함께.

* * *

"왜 늦게 왔어?"

"잠깐 어디 들렸다왔어요."

적당히 거짓말을 한 토파즈는 의자에 걸터 앉았다. 가넷은 책상 위에, 사파이어는 침대에, 언은 벽에 선 채 토파즈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디?"

"제 세이프티 하우스요. 그보다 우리 하던 얘기를 계속할까요?"

"그래. 그래야지...."

약속장소, 언의 자취방에 모인 넷은 회장 부부의 급한 연락을 받고 떠나기 전의 대화를 상기했다.

"저희 어디까지 얘기했죠?"

"이제 어쩔 거냐고."

"아. 그치."

가넷이 쑥스러워하며 볼을 긁었다. 사파이어와 토파즈도 겸연쩍게 웃으며 시선을 피했다. 언은 대책없는 이 상황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한 방에 둘 다 임신이 실화냐고...."

마법소녀들의 안.

언이 뿌린 씨는 자궁에서 뿌리를 내려 신수를 잉태시켰다. 기존에 이미 임신을 시켰던 가넷 뿐만 아니라, 새롭게 안에 정을 불어넣었던 토파즈와 사파이어 둘 다.

그렇다.

사공언.

전역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여름 방학의 한 중간, 그는 세 아이(신수)의 아버지가 되었다.

* * *

〈세 시간 전.〉

"하아."

가넷은 따뜻한 햇살에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깨어났다. 수면과 식사가 필요없는 마법소녀의 육체였지만, 성행위에 따른 피로는 어떤 방식으로든 풀어줄 필요가 있었다.

쿠궁.

뱃속에서 무언가 진동이 울린다. 가넷은 정자세로 누운 자세로 아랫배를 손으로 문지르며 행복감에 잠겼다.

"조금만 기다려...."

마법소녀의 임신은 대략 5일 주기. 하루 정도 빠르거나 늦는 등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토파즈는 이제 하루 정도 남았을 거라 예상했다.

그렇다면 출산은 오늘.

"후후. 부푼 것 좀 봐."

가넷은 자고 일어난 사이 늘어난 배의 형태에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예쁜 몸의 형태는 망가졌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안에 자리잡은 태아는 자신과 언이 나누었던 사랑의 결정체였다.

"이제 늦어도 오늘 밤이면-"

"뭘 그렇게 중얼거려요?"

옆에 누워있던 사파이어가 뚱한 얼굴로 지적했다. 가넷은 생각보다 가까운 사파이어의 위치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사파이어는 자신을 향해 옆으로 누워있었다.

"...언제 깨셨어요?"

"한참 전에요."

"선배 배를 계속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부러운 건지, 후후."

맞은편의 토파즈가 마찬가지로 가넷을 향해 누워 나지막하게 웃었다. 앙증맞은 손은 가넷의 둥근 배를 대견하다는 듯 쓰다듬었다.

"가넷 선배는 임신이 처음이죠?"

"...네."

"전혀 겁먹을 필요 없어요. 실제 아이를 낳는 거랑 다르게, 신수는 아픈 건 전혀 없으니까. 막말로...."

토파즈가 의기양양한 얼굴로 제 배를 가리켰다.

"진짜 아이 낳는 거만큼 아팠으면 제가 미쳤다고 서른 번이나 임신을 했겠어요?"

"그렇게 말해주니까 걱정이 한 시름 놓이긴 하는데...."

잠시 멍하니 있던 가넷이 사파이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부러우세요?"

"...윽."

사파이어는 얼굴을 붉히며 눈을 찡그렸지만 가넷의 물음에 부정하지 않았다. 가넷은 사파이어이 손을 제 배에 올리며 두 사람의 손을 꼭 잡았다.

"저희, 계속 동료죠?"

"...그건 무슨의미일까? 후후, 가넷 선배. 확실하게 말하지 않으면 잘 몰라요~"

"그래요. 뭘 돌려말하고 있어요?"

사파이어가 입술을 부루퉁 내밀었다가, 가넷의 배를 손으로 문지르며 살포시 웃었다.

"중혼 합법이니까, 앞으로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구요. 지금까지 했던 것 보다 더."

"......언은 참 복받은 사람인 것 같네요. 여자 셋을 이렇게 며칠만에-"

"내가 뭘?"

언이 의자에 거꾸로 앉아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넷의 눈이 커다래지고 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언제부터?"

"너 깨기 전부터 계속 둘이랑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너 일어나서 갑자기 이상한 혼잣말 하는 바람에 우리 다 합죽이됐거든."

"......."

가넷은 다시 눈을 감았다. 할수만 있다면 머리카락으로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고 싶었다.

"그럼 얘기라도 해주던가...."

"그만큼 아이에게 집중하고 있었다는 말이니까 괜찮지 않아요?"

토파즈가 옆에서 거들었고, 사파이어는 가넷의 배를 문지르면서도 언에게 시선을 돌려 짜증을 부렸다.

"그래서 오빠. 왜 나한테는 한 번 덜 넣어줬어?"

"무슨 소리야."

"질싸 세 번 밖에 안 했잖아."

"입에다가 한 번 해줬잖아."

사파이어가 미간을 찌푸리며 성을 내려고 했다. 하지만 토파즈가 손가락을 톡톡 건드리는 것으로 주의를 주자, 사파이어는 하는 수 없다는 듯 심호흡을 하며 툴툴거렸다.

"이거 질싸 한 번 더 해줘야 해. 벌충이야."

"어머. 그럼 저희도 한 번씩 해주셔야 하는 거 아녜요? 그래야 공평하지."

토파즈가 쿡쿡 웃으며 언에게 평등한 할당량을 주장했다.

"앞으로 서로 불만없게 하려면 똑같이 대해주셔야 하는 거, 각오는 되셨죠?"

"......이러다 요일 할당제라도 생기겠는데."

언은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아서 등허리가 벌벌 떨렸다. 하지만 언은 꼬랑지를 내리지 않았다.

"그러니까 지금 사파이어 너는 입에다 한 번 한게 불만이라 이거지?"

"네."

"토파즈는 공평하게 대해주기를 바라는 거고?"

"그렇죠."

언은 고개를 끄덕이며 명쾌한 판결을 내렸다.

"가넷이랑 토파즈한테 입싸 한 번씩 하고, 사파이어 안에 싸주면 되잖아."

"......당신 진짜."

토파즈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4 : 0 과 3 : 1 의 비가 맞지 않으면, 모두 공평하게 4 : 1로 맞추면 된다는 논리에 기가 차고 코가 막혔다.

"앗싸. 그럼 지금 바로 해요. 오빠, 준비 됐어요?"

사파이어가 기다렸다는 듯 몸을 일으켰다. 선수를 빼앗긴 토파즈가 뭐라 말을 하려다, 뻗었던 손을 내리고 느긋하게 사파이어를 배웅했다.

"저는 가넷 아이 돌볼테니 마음 껏 하세요~"

"......무슨 꿍꿍이에요?"

절대로 그냥 넘어갈 사람이 아닌데. 사파이어는 순수한 미소로 웃는 토파즈의 속내를 도저히 읽을 수 없었다. 토파즈는 손을 살짝 저으며 사파이어의 의심을 부정했다.

"꿍꿍이라뇨. 그냥 방해하면 어떻게 되는 지 어제 깨달았으니까, 적어도 하는 도중에는 방해 안 하려고요."

"...뭐, 일단 알겠어요."

사파이어가 침대에서 나신을 일으켰다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럼 절대 방해 안 하는 거죠?"

"네. 절대로."

"...흐흐흐!"

사파이어가 음흉한 미소로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러브 파워가 요동치는 것을 직감한 토파즈가 입술을 깨물었다.

"아차...!"

"[변신 해제]! ......?"

변신이 해제되지 않았다. 사파이어가 순간적으로 당황하고, 언은 입을 쩍 벌리며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역시."

토파즈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일으켰다. 침대에서 내려온 토파즈도 하늘을 향해 한 손을 뻗었다.

"[변신해제]."

아무 일도 없었다! 토파즈가 싱글벙글 웃으며 언에게 제 아랫배를 가리켰다.

"......와, 시발."

언은 저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다.

"오빠. 저 변신 해제가 안 되는데요? 왜 그럴까?"

이유는 딱 하나 뿐이다. 임신.

"저도랍니다. 후후, 어느 분이 범인일까요?"

용의자는 한 명이다. 사공언.

"언 정말 대단한 것 같아."

범행 현장을 현장에서 목격한 증인이 증언했다.

"하아...."

"왜 그래. 언."

가넷이 고개를 떨군 언에게 다가가 머리를 가슴에 끌어안았다.

"셋 다 임신시킨 거잖아? 기뻐해야지. 흐흐, 우리 그냥 합동 은퇴식 할까?"

"좋네요. 공개 출산 생방으로 틀고 은퇴?"

"그건 좀 부끄러운데요...."

"후후. 언, 뭔가 말 좀-"

가넷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한창 언을 골려먹던 분위기를 깬 장본인은 가넷의 조부이자 동정의 회장.

"어, 어쩌지?"

"......인사 드리러 가야지."

그게 세 시간 전의 아침이었다.

* * *

그리고 현재.

"마법소녀 양산 계획이라니...."

사파이어가 심각한 얼굴로 인상을 찌푸렸다.

"마법소녀의 임신은 사랑하는 사람이랑 러브 섹스로 가능한 거 아니었어요?"

"꼭 그런 건 아니지."

언이 미간을 찌푸리며 인상을 썼다. 꼭 무언가 다른 방법을 알고있는 듯한 언의 언행에 사파이어가 바로 되물었다.

"그럼 무슨?"

"......."

언이 눈을 감으며 대답을 머뭇거렸다.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가넷이 대답을 가로챘다.

"촉수."

"윽."

"촉수라면 점액질로도 마법소녀를 양산할 수 있어요. 아마 회장님은 마스터 텐타클에 대해 조사하시면서 아이디어를 얻으신 것 같아요."

"......."

언이 두손으로 얼굴을 덮었다가, 뺨을 손바닥으로 치며 생각을 가다듬었다.

"괜찮아. 어차피 언젠가는 체포되어야 할 레이퍼니까. 다만...."

언이 질색하는 얼굴로 몸을 떨었다.

"아무리 촉수라도 너희 당하는 건 좀...."

다른 방면이라면 분신을 보내든 직접 발품을 뛰든 대신 싸웠겠지만, 그 촉수에 미친 놈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 햣하! 촉수의 아이를 낳아라! 그/아/아/앗!

그 자는 자신이 남자인 걸 알면서도, 사도닉스=블랙의 몸에 촉수를 박아넣어 임신시키려는 광인이다. 만에 하나 임신할 경우, 사도닉스는 닷새 가량 형태가 고정되고 사공언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얘들한테 무조건 걸릴 거야.'

그건 죽어도 밝힐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미친놈에게 셋을 촉수로 NTR 당하는 것은 죽어도 싫었다.

"후후. 오빠, 그렇게 우리 성전 시키기 싫어요?"

"그럼 답 나왔네요. 마침 회장님이 아이디어도 주셨고."

가넷이 언의 고개를 들어올리며 나지막하게 웃었다.

"그 계획. 우리가 먼저 테스트 해보자."

"......!!"

누가 망치로 머리를 내리친 것 같았다. 언이 지금까지 고민하던 모든 고뇌가 자위하고 묻은 정액을 닦은 휴지처럼 쓰레기통에 처박혔다.

"그러네. 흐흐, 그래."

언은 속으로 망상으로만 하던 계획이 무언가 실체가 잡히는 확신이 들었다.

"분명 내가 사정하면 더 강한 신수가 태어난다고 그랬지?"

"...확신은 아니고, 확률이기는 하지만-"

"사파이어, 토파즈. 미안."

언이 가넷을 끌어안으며 다른 둘에게 사과했다.

"출산하기 전까지 최대한 넣을 수 있을 만큼 넣어봐야겠어."

과연 어디까지 담을 수 있을까. 언은 가넷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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