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정을 지켜라 마법소녀-35화 (35/113)

[TS] 동정을 지켜라! 마.. 35편

<-- 언, 가넷, 서정, 영화관 -->

자신의 베스트 포지션이 정상위냐 후배위냐 하는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서정과 가넷에, 언은 사이에 끼여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

"해줘!"

"해주세요!"

"무리라니까...."

울고 싶었다. 당장에라도 둘을 햄버거의 번처럼 겹쳐서 그 사이에 길쭉한 소시지를 넣었다 빼냈다 반복하다가 그 안에 걸쭉한 소스를 끼얹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허용했다가는 언만 계속 허리를 움직이는 차륜전이 펼쳐질 것이다. 서정과 가넷은 교대가 가능했지만, 그렇다고 언이 사도닉스와 교체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너희 그렇게 섹스가 좋아?"

"섹스가 좋은 게 아녜요!"

"언이라서 좋은 거야."

두 여자는 언을 가운데두고 하이파이브를 했다. 언의 팔배게에 머리를 벤 둘은 언의 몸에 딱 달라붙어 그를 자극했다.

서정은 옆구리에 가슴을 딱 붙여 문지르고, 가넷은 무릎을 굽혀 언의 허벅지에 비부를 비볐다. 언은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발기를 버텨보려 했지만, 애국가를 4절 동안 불러도 역부족이었다.

'어, 뭔가 보이는데.'

아버지처럼 자신을 챙겨주던 인자한 중대장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언은 눈을 깜빡이며 중대장의 입모양을 주시했다.

- 중대장은 발기부전이 온 너에게 실망했다.

불끈. 언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누가? 발기부전? 헛소리. 언의 무너진 자존감이 다시 하늘을 향해 빳빳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언. 이거 선 거지? 하고 싶어서 그러지?"

'아.'

"오빠. 저 한 번 더 먹어봐도 돼요?"

'나 병신인가.'

환영에 빡쳐서 발기하는 꼴이라니. 이대로 집에 있다가는 미쳐서 눈이 돌아가고 말 것이다. 언은 팔배게로 잡고있던 둘의 상체를 잡고 몸을 일으켜세웠다.

".......나가자."

"네? 왜 나가요?"

서정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했다. 가넷이 다 안다는 듯한 얼굴로 언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찔렀다.

"야외 섹스 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 어디, 도서관?"

"아니. 좀 나가서 햇볕도 좀 쬐고 데이트 하자고."

흠칫. 서정과 가넷이 놀라 숨을 삼켰다. 가넷이 서정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누구랑?"

"둘 다."

집에 있으면 왠지 또 할 게 없어서 섹스할 게 분명했다. 언은 둘의 등을 두드리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둘은 행여나 마음이 바뀔라 황급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 옷!"

"......오빠."

가넷과 서정이 시계를 확인하며 눈을 부라렸다.

"2시간 뒤에 만나요."

전쟁을 위해, 최소한의 준비는 필요한 법이었다.

* * *

"여름이라 덥네."

언은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둘을 기다렸다. 집청소를 마친 언이 정리겸 꽃단장을 한 것 처럼, 다른 둘도 옷을 갈아입고 온다고 떠났다.

"언!"

등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언이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밀짚모자를 쓴 가넷이 있었다.

"......."

선홍색 머리칼과 대조되는 순백의 원피스. 언은 그게 마치 웨딩드레스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맨다리를 훤리 드러낸 가넷은 꽃잎장식이 달린 쪼리 슬리퍼로 산뜻함을 더했다.

"저도 왔어요."

서정도 옆에서 언을 불렀다. 하얀 티셔츠에 검은 멜빵바지. 허리춤에서 부터 올라오는 멜빵은 거대한 굴곡을 넘어 어깨 뒤에서 크로스되었다. 스니커즈로 캐주얼을 더한 서정은 흰 스타킹으로 다리를 가리고 있었다.

"......예쁘네."

언은 얼굴을 붉히며 칭찬했다. 둘은 각자의 위치에서 언과 팔짱을 끼고 앞을 가리켰다.

"그럼 데이트 시작이야."

"어디부터 가볼까요? 모텔? 호텔?"

"......영화나 보러 가자."

언의 말에 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영화요?"

"응. 나 영화관 2년 동안 한 번도 못 갔거든."

사실이기는 하지만 언의 속내는 따로 있었다.

'무조건 러닝 타임 긴 영화! 제발 광고 길게 틀어줘!'

어떻게든 장편 영화를 선택해 시간을 최대한 오래 끌려는 속셈. 데이트가 빨리 끝나버리면 셋은 결국 다시 언의 집으로 돌아오거나, 근처의 숙소에 자리를 잡고 광란의 외박을 보내게 될 것이다.

"아 참. 가넷."

"왜?"

"밖에 그러고 돌아다녀도 돼?"

언은 가넷의 체모를 지적했다. 마법소녀 특유의 원색 덕분에 가넷은 일반인과는 확연히 다른 선홍색의 머리칼을 가지고 있었다.

"괜찮을 거예요."

서정이 언을 안심시켰다.

"다들 붉은 머리로 염색하고 다닐 테니까."

"......아, 이번에 각성해서?"

가넷은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제법 넓은 도로에 나왔지만, 지나가는 행인 중 누구도 가넷을 보고 마법소녀인지 깨닫는 이는 없었다. 그리고 서정의 말대로 몇몇 여성들은 머리를 붉게 물들이기도 했다.

"신기하네."

"각성한 마법소녀 따라하는 거죠."

각성한 마법소녀의 모습을 따라하는 신드롬 덕분에 가넷은 인파 속에서 적당한 변장 만으로 정체를 숨길 수 있었다.

"나뭇잎을 숨기려면 숲에다 숨기라고 하잖아?"

설마 전국에 다섯도 되지 않는 서드 페이즈 마법소녀가 백주대낮에 남자와 데이트를 하고 있으리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가넷은 윙크하며 언의 손을 잡고는 앞으로 이끌었다.

잠시 뒤.

영화관에 도착한 서정과 가넷은 일사천리로 티켓을 끊고, 팝콘과 콜라를 주문해 상영관 앞에 섰다.

"그럼 들어가볼까?"

"절대 후회하기 없기다."

"......그래. 보는 건 좋은데 말이야."

언은 티켓에 프린트 된 영상물의 제목을 보며 숨이 턱 막혔다.

~사도닉스 성전록 제 128장 〈4등급 레이퍼에 절여지는 사도닉스〉 ~

"굳이 이걸 봐야겠어?"

아니, 이런 걸 영화관에서 버젓이 상영한다고? 이래도 되는 건가, 이 나라는?

언은 상식이 지구를 벗어나 안드로메다 저 건너로 날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 마법소녀가 되어 중년 배불뚝이 아저씨 레이퍼한테 박히던 날 이후로 이런 충격적인 상황은 처음이었다.

서정과 가넷은 오히려 언이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얼굴로 되물었다.

"오빠. 현대인에게 마법소녀의 활약상 감상은 일상인 거 몰라요?"

"언이 혹시 부끄러워서 그러는 거야? 사도닉스 님 성전이라서?"

"......어."

부끄럽다마다. 당사자의 성전을 기록한 영상물을 본인을 두고 보도록 하는게 수치 플레이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가넷이 언의 팔뚝을 쿡쿡 찔렀다.

"흐흐, 역시 언이도 사도닉스 님 팬이구나?"

"그렇다기보다는...."

언은 팔짱을 풀고 가넷의 허리를 감싸듯 손을 뻗었다. 깨알같이 아래로 내려간 손은 또 엉덩이를 꽉 쥐고 슬쩍 비틀었다.

"난 너 보고 싶은데."

"읏."

가넷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서정이 쿡쿡 웃으며 모니터에 걸린 예매율 순위를 가리켰다.

〈성전록 예매율〉

1. 가넷=핑크 39.6%

2. 사도닉스=블랙 33.6%

3. 토파즈=크림 12.4%

4. 토파즈=엘로 7.2%

5. ...

"사도닉스만 있는 게 아니구만."

"마법소녀들의 성전 영상은 교육 컨텐츠로도 쓰이는 걸요. 아, 가넷=핑크 영상 매진이에요."

상영관으로 들어가는 커플들 중 절반 이상이 선홍색을 베이스로 한 옷이나 악세사리를 착용하고 있었다. 개중에는 가넷처럼 선홍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이도 있었다.

"역시 7등급 각성 덕분에 인기가 하늘을 찌르시네요."

"핑크 시절의 성전은 다 부끄러운 전적밖에 없는데...."

가넷이 언의 팔을 붙잡으며 다리를 베베 꼬았다. 영화관에 들어오는 이들 중 여성들은 가넷처럼 머리를 붉게 염색하고, 남자친구나 동성친구와 수다를 떨며 상영관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음. 역시 사도닉스 보자."

내 여자가 남에게 박히는 과거를 보느니 차라리 수치플레이를 당하겠다. 언이 가넷의 엉덩이를 손으로 문지르자, 가넷은 비음을 흘리며, 제 엉덩이에 올려진 언의 손 위에 손을 덮으며 함께 문질거렸다.

"그런데 레드가 아니고 핑크? 너 각성 성전 어떻게 됐냐?"

"아직 안 했는데."

가넷이 입술을 뿌 내밀며 불만을 드러냈다. 언은 아차 싶어서 가넷의 엉덩이를 토닥였다.

"미안. 아무래도 데뷔가 인상이 깊었나봐?"

"......여러모로 인상이 깊었죠."

가넷과 서정이 난처한 미소를 지었다. 가넷이 '레드'로 각성을 하고 벌인 최초의 전투는 '가위마녀'와 벌인 피흘리는 혈전. 유혈이 낭자하는 진짜 살육전이었다.

"그래서 다들 옛날 영상을 보려고 하나봐요."

"그럼 사도닉스는 왜 2위나 되는 거야?"

그게 가장 기가 찼다. 언의 물음에 서정은 사도닉스의 예매율 2위에 자랑스럽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스테디 셀러 시니까요."

"......가넷, 저거 수익은 어디로 빠져?"

나는 정산받아 본 적이 없는데. 언의 질문에 가넷은 손가락을 폈다 하나씩 접으며 대답했다.

"음. 일단 신혼부부 지원금으로 빠져나가구요, 육아 수당에 주택구입자금, 그리고 레이퍼에게 피해을 입은 이들에 대한 치료 보상비 등등...."

"허."

언은 갑자기 억울해졌다. 돈이 부족한 건 아니지만, 왠지 자신이 죽어라 일했는데 그걸로 돈을 벌어가는 자가 있다니 속으로 눈물이 다 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체를 밝힐 수는 없는 일. 언은 두 여자의 허리를 감싸며 상영관 안으로 들어갔다.

"별 달라진 게 없네."

"왜 없어요?"

서정이 영화관 관람석 중 부스처럼 이루어진 공간을 가리켰다. 언이 가로로 누워도 거뜬할 것 같은 긴 좌석은 셋이 함께 앉기에는 충분했다.

"......설마?"

"후후후."

서정과 가넷은 하이파이브를 하며 승리감에 취했다. 그들이 예매한 좌석은 커플석. 심지어 영화관 내에 마련된 합법적인 섹스석이었다.

"너희들 일부러 여기 고른 거지?"

"아뇨? 셋이 같이 앉아서 보기 편해서요."

"섹스석이라고 해서 꼭 해야하는 건 아냐. 다만...."

가넷이 원피스 앞을 들어올리며 웃었다. 그 안에는 이전에 사도닉스가 선물해줬던 검은 속옷이 가슴을 살포시 감싸쥐고 있었다.

"다른 커플들도 할텐데.... 언도 하지 않을래?"

"허허."

언은 헛웃음을 지으며 제 아래를 가리켰다. 평소같으면 한창 부풀어있었어야 할 성기가 찬물이라도 끼얹져진 듯 꺼져있었다.

"너희들이라면 모를까, 나 사도닉스 보고 안 서."

"......거짓말."

"......남자들 다 그렇게 말하죠. 나 야동 안 봐. 흥, 오빠. 서기만 해봐요."

서정이 언을 끌어당기며 좌석에 앉았다.

"서면 바로 호텔 갈 거니까."

"......안 서면 오늘은 안 하는 거다."

이 싸움, 무조건 언의 승리였다.

* * *

가넷과 서정은 초조해졌다. 남자라면 누구나 발기하게 만들고, 같은 여자마저 '나도 저렇게 당하면 기분 좋을까...?'라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사도닉스의 성전.

[흐으읏! 죄송, 죄송해요옷! 조금만, 조금만 천천히잇!]

[크하하! 새로 각성한 마법소녀 주제에 건방지게!]

[히이익! 아, 안은 안 돼엣! 임신해버려어엇?!]

"저게 사도닉스 3등급 때 였던가?"

언은 심드렁한 얼굴로 팝콘을 씹었다. 다리를 벌리고 두 여자의 어깨에 손을 걸친 그는 바지를 반쯤 내려 성기를 노출하고 있었다.

"정말 안 꼴려?"

"차라리 네 거 봤으면 섰다."

언은 가넷의 가슴을 움켜쥐며 위아래로 흔들었다. 원피스와 속옷으로 직접 만지지는 못했지만, 가넷의 꼭지는 서서히 도드라지기 시작했다.

"오빠, 혹시 발기부전 온 거 아니죠?"

"뭐래. 진짜 사도닉스라서 안 꼴린다니까."

언은 서정의 바지 안에 손을 넣고 손가락을 휘저었다. 팬티 안의 음부가 축축히 젖어가기 시작했고, 검은 멜빵 아래 발기한 유두가 옆으로 툭 튀어나왔다.

"아무래도 손으로 직접-"

"그건 안 돼. 그건 무효지."

사도닉스의 영상으로 발기하냐 안 하냐. 셋은 내기를 걸었고, 영화가 시작된 지 20분이 지나도 언의 성기는 발기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언, 나도 아래...."

"하윽, 저 가슴 만져주세요."

대신, 가넷과 서정이 발정이 나버렸다. 언은 둘의 몸을 손으로 위로하면서도, 사도닉스가 남자들에 둘러쌓여 성전하는 것을 무심히 시청했다.

[그, 그렇게 큰 건 안 들어와! 제, 제발!]

[크하하! 네가 박히지 않으면 이 여자의 난자는 없다!]

[큿...!]

"4등급한테 쩔쩔메던 시절도 있었네."

"하아, 하아."

"흐으응."

츄으윽. 둘은 동시에 조수를 터뜨렸다. 언은 손길만으로 둘을 보내버렸고, 한창 사도닉스의 영상을 반찬삼아 자위하거나 섹스하던 이들도 셋의 애정행각에 침을 꿀꺽 삼켰다.

남자 하나와 여자 둘. 서로에 대한 사랑이 충만한 셋에게서 풍겨지는 러브 파워는 상영관 전체을 휩쓸었고, 관객들은 본격적으로 사랑이 넘치는 애정어린 섹스를 즐기기 시작했다.

"저...혹시 파트너 있으신가요?"

"저 씨 없는데...."

"아......"

"대신 뒤로 해드릴 수는 있는데...."

"......착하시네요♥"

레이퍼에게 당했던 이들도, 혼자 왔던 이들도 서로 파트너를 찾아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다. 비록 임신은 할 수 없었지만, 실내의 러브 파워 농도를 높여 다른 커플의 임신을 돕기에는 충분했다.

"서정아. 이래도 돼?"

"애초에, 성전 상영하는 곳은, 흐윽, 이러려고 오는 곳인 걸요...."

"그럼 일반 영화는?"

"사실 건물이 달라요. 하으응!!"

모두가 열락에 빠졌다. 그러나 정작 그 스위치를 올려버린 언은 숨을 고르는 둘의 엉덩이를 툭툭 치고 몸을 일으켰다.

"나 화장실 좀."

"헤에?"

"가, 같이 가효오...."

"남자 화장실에 무슨."

언은 둘의 입에 입술을 맞추고, 다른 이들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조용히 상영관을 빠져나왔다.

"어휴. 죽는 줄 알았네."

애국가를 부르며 버티는 것보다 효과가 있을 줄이야. 발기한다 싶으면 곧장 고개를 들어 스크린을 보았고, 사도닉스가 남자에게 깔려 교배 프레스 당하는 영상을 보자마자 발기는 풀렸다.

'내가 그걸 보고 서면 사람도 아니다.'

대신 가넷과 서정을 만지면서 살짝 마음이 동했던 것은 사실이다. 언은 빨리 요의를 해결하고 상영관으로 돌아가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그 전에.

'쿠롱. 잔존 러브 파워는?'

[...4등급 간당간당.]

스마트폰 속 쿠롱의 눈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도시락 장수 이후로 따로 충전한 적 없이 사정만 주구장창 했으니, 러브 파워가 줄어드는 건 당연지사였다.

'나중에 저급 레이퍼 하나 슬쩍해야....'

"억?!"

뒤에서 누군가가 옷깃을 잡았다. 엄청난 근력에 언은 스마트폰을 놓치고 뒤로 고꾸라졌고,

'T팬....'

다리 사이의 여자 팬티를 보며, 시야가 어두워졌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