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다름에 또. (__빠른 시일내에 완결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목 최종장 퍼스트 7
“으아아아악!
상대가 커다란 비명을 지르며 공중으로 떠올랐다가 땅으로 꺼진다. 그리고 그 땅에 닿기도 전에, 그를 하늘로 떠오르게 만든 자가 떨어질 곳으로 먼저 와 주먹을 배에 꽂아 넣는다. 그의 주먹은 보통의 주먹이 아니다. 파랗게 타오르고 있는 주먹. 파악!
“크으윽!
입에서 울컥 위액을 토해내는 그러자 주먹을 날린 이, 커그너스는 보 는 사람이 오싹할 정도의 일그러진 미소를 떠올린다.
“뭐야, 실전이었으면 이 한방으로 죽었어. 어디서 호들갑이야. 안 일 어나?”
“크으으윽.”
“아니면, 패배를 인정하는 건가?”
쓰러진 기사에게로 다가가는 커그너스. 그는 기사의 머리에 그늘을 만들며 여유 있게 팔짱을 끼고 내려다보고 있다. 검은 음영에 새하얀 이빨과 두 눈. 그 압도적인 모습에 기사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 이고 만다.
그도 알고 있는 것이다. 피스트 마스터의 주먹이란 이 정도가 아니란 것을. 그저 시합이었기에 죽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때린 것에 불과하다 는 것을.
일어나지 못하는 기사. 그 주변은 수군거리는 소리만이 들려올 뿐이 다.수많은 이들이 이 자리에 있음에도, 누구하나 입을 제대로 열지 못 한다. 일격으로 끝낸 로아돌과는 사뭇 달랐지만, 일방적인 경기였다는 것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비록 다른 이들과는 달리 관중들에게서 별다른 호응을 받지는 못했 지만, 그들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바라보고 있다. 그만큼 패도적인 경기였기에.
게다가, 그 상대 역시 이름을 날리던 소드 마스터였다. 그 보기 힘들 다는 마스터들과의 결투였던 것이다. 그러나 커그너스는 그 마스터를 고개를 까딱거리며 상대를 제압해 버린 것이다. 패배를 인정받은 커그너스는 히죽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린 다.그 엄지손가락이 향하는 곳은, 거대한 대검을 들고 있는 검사, 로아 도르가 묵묵히 그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는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쭈욱 그어 버린다.
“와아아아아아!!
이토록 많은 사람들 앞에서, 로아돌을 쓰러뜨리겠다고 선언한 것이 다.그제야 관중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의문은 한층 더 커진다. 대체 저 대검의 로아돌과 커그너스의 관계는 무엇일 까?
로아도르는 커그너스가 다가오자 박수를 치며 말한다.
“굉장하시군요.
빈말이 아니다. 그러자 커그너스는 어깨를 으쓱인다.
“굉장이라고 할 것 까지도 없지. 그나저나, 이거 재밌게 되었군. 이 다음은 네 차례다. 응원한다고 하긴 했지만, 그것과 이것과는 별개 문 제지.
아니, 것보다 날 못 이기면 가르안은 쳐다보지도 못할 걸?”
히죽 웃는 커그너스. 로아도르는 답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지금으로서는 커그너스와의 승부를 장담할 수 없다. 비 록 자신도 만만치 않게 성장한 것은 느끼고 있지만, 그것은 커그너스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 또한 느꼈기에. 8명 중에서, 4 명이 떨어져 나갔다. 그 중에서 마스터라 불리는 이는 단 한명 뿐. 재수 없게도 가르안 이후, 가장 강한 이라 불리는 커그너스 와 첫 시합에서 맞붙어 버린 그. 그리고 그 둘을 제외하고는 그들 중 마 스터라 불리는 이는 없다.
그렇다면 남은 마스터중 하나인 커그너스의 우세이지만, 그것을 쉬 이 말하는 이는 없었다. 커그너스가 로아도르를 의식하는 모습이 계속 해서 보여 왔고, 또 그 역시 모든 시합을 일격에 처리하는 패도적인 모 습을 보여 왔기에.
그러나, 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로아도르는 정작 그 쪽에 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올라왔는가, 카시레타 ’
남은 네 명 중에, 카시레타가 있다. 어찌될 런지는 모른다. 물론 카시 레타가 커그너스보다 강하리라고도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속 한구석에서는 가르안을 만나기 전, 최종적으로 상대하게 되 는 이는 카시레타 일 것이라고. 알지 못할 예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윽 고 로아도르는 머리를 휘저어 생각을 지운다. 그렇다 한들, 눈 앞의 커그너스가 훨씬 더 강적일 테니.
“드디어!다음은 기대의 대결!피스트 마스터!현재 그랜드의 칭호에 가장 가까운 사나이!커그너스!그리고 대검의 검사!의문에 가득 쌓인 로아돌과의 격돌입니다”
사회작가 지나치게 호들갑을 떨면서 무대의 양쪽에서 올라오는 둘을 소개한다. 로아도르는 쏟아지는 환호를 무기하면서, 묵묵히 무대로 걸 음을 옮긴다.
커그너스는 여전히 건들거리며 올라온다. 다만 그의 모습은 전과는 달랐다.
로아도르의 눈썹이 꿈틀거리며 올라간다. ‘클로?
대마왕과의 전쟁에서 없어진 한 쪽 손에 손대신 삐쭉 튀어나와 있는 얇은 칼날들. 무대에 마주서자, 그는 왼팔을 들어 올리며 히죽 웃는 다.
“너는 그리 만만한 놈이 아니니까. 내 전력으로 상대해주마. 마스터를 상대하면서도 끼지 않았던 클로를 끼고 나오다니. 관중들 의 놀라움에 웅성거림이 더욱 커졌다. 일반적인 인식으로는 마스터들끼리는 거의가 동급이고, 그 위로는 그랜드 급이 있다. 그러나 동등하리라 여겨지던 그 사이에도 엄연한 격 차가 있다는 것은 방금 전 커그너스의 시합으로 증명되었다. 그리고. 저 로아돌이라는 자,
마스터는 커녕 지금까지 마나 한번 사용한 적이 없었다. 그들의 혼란 은 당연한 것이다.
“시작해 주십시오”
쿵!
사회자가 물러가자 로아도르는 검을 뽑아 땅에 걸친다. 그리고 그를 향해 정중히 예를 표한다. 그러나 커그너스는 로아도르를 멀뚱히 바라 보고 있다. 그러나 로아도르의 얼굴에 불쾌감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 어렸던 시절이라면 모를까.
커그너스가 애초에 그런 사나이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는 인사 대신, 시큰둥하게 말한다.
“물론 난 너에게 졌지. 그렇지만 그 동안 놀고 있었던 게 아냐. 조심 하라고?”
피슛!
그의 모습의 순식간에서 사라진다. 기척이 느껴진 것은 로아도르의 어깨. 절대 예지가 발동하며, 파랗게 타오르는 클로의 칼날들을 간신히 피해낸다.
‘빠르다 ’
그의 속도는 이제는 눈으로 읽어내지 못할 정도다. 확실히 커그너스는 전에도 강했다. 그러나, 지금은 더욱더 강해져 있 다.
“쫄았냐? 이 정도면 곤란한데. 가벼운 인사였다구”
커그너스는 파랗게 타오르는 클로를 만지작거린다. 그리고 그 만지 작거리는 손조차도 파랗게 타오르고 있다. 놀란 기색이 역력한 로아도 르의 모습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 듯.
“자자!마저 간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번에는 머리 위로 파란 칼날들이 쏟아져 내려 온다. 검을 들어 올릴 세조차 없다. 로아도르는 손바닥을 펼쳐 그것을 막아낸다.
카강!카강!
천변기의 사이로 그 무엇보다 날카로운 마나들이 비집고 들어온다. 그러자 커그너스는 몸을 빙글 돌려, 오른쪽 주먹으로 로아도르의 배를 향해 뻗어온다.
“아직이야!
퍼억!
이번에는 전의 상대와는 달리, 전력을 당한 그의 일격. 그러나 그의 육체는 일반인들과는 다르다. 마스터라는 이들과 비교해도 육체의 강 도와 구조라면 몇십배는 앞서 있을 터. 로아도르는 이빨을 꽉 깨물며 고통을 견디어 낸다. 그와 동시에 커그 너스의 클로를 뭉개 트리기 위해 손아귀에 힘을 주었지만 그는 이미 클 로를 빼낸 상태였다. 아니, 그의 모습조차도 사라져 있다. 뒤로 빠졌나? 아니다.
로아도르의 눈이 아래로 향한다. 커그너스는 납작하게 엎드려, 그의 발목을 횡으로 차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투웅!
로아도르의 발목은 마치 땅에 쓰러뜨리려 했던 커그너스. 그러나 찬 그쪽이 오히려 고통을 느끼며 다리가 튕겨져 나온다. 커그너스는 당황 이 가득한 표정으로 그제야 뒤로 물러난다.
“체엣!여전히 무식한 육체로군!”
거리를 두고 발목을 만지작거리며 투덜거리는 커그너스. 그러나 아 직 그의 표정에는 여유가 묻어난다.
복부에 느껴지는 고통. 그리고 미동조차 하지 않았지만 발목에도 상 당한 타격이 갔다. 이 상태로라면 커그너스의 페이스에 말려 들것이 분 명하다.
로아도르의 눈이 빛난다
부우우웅.
거검이 로아도르의 등 뒤로 넘어간다. 그러니 이번엔, 이 쪽에서 간다.
쿠우우웅!
망설임 없이 단번에 내려찍는 로아도르. 전과 같이, 무대가 쩌저적 갈라지며 깊은 땅을 드러낸다. 그러나, 타격감은 없었다. 것보다, 어디 론가 피했다는 느낌조차 없다.
그리고, 좀 전의 상대들과는 달리, 당황한 기색도 느껴지지 않았다. 로아도르는 검 끝을 바라본다.
커그너스는 다름 아닌 그 검 위에 올라 타 있다. 그는 그 검 위에 쪼 그려 앉아 클로로 거검의 옆면을 두들긴다. 캉!캉!
날카로운 불꽃이 튀어 오른다. 커그너스는 뭔가 재밌다는 듯 연신 그것을 튕기고 있다.
“그 망할 녀석이 절대 예진가 뭔가 가르친다고 그랬지? 그거, 나도 한번 해볼까 해서 다른 녀석에게 무식하게 맞아보기도 했는데 난 무리 더라고. 것보다, 못해먹겠어. 그래서 생각했지. 그럼 뭐가 있을까? 어떻 게 해야 이길 수 있을까?간단하더라고.”
파랗게 타오르는 마나 사이로, 커그너스는 하얀 이빨을 드러낸다.
“예지건 자시건 간에, 네놈보다 빨리 움직이면 되는 거 아냐? 커그너스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퍼억!
어느새 그의 뒤에 나타나 로아도르의 등을 발로 찬다. 천변기는 어깨 의 반만을 걸쳐져 있기에, 등을 전부 보호할 수 없다. 커그너스는 그 점 을 간파하고 남겨진 반의 등을 차버린 것이다.
“큿!
꽉 깨문 이의 사이로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가 흘러나온다. 부우우웅!!
그와 동시에 그 반동을 이용해, 허리를 돌려 뒤를 베어 보았지만, 눈 에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커그너스다. 그런 느린 공격을 맞아 줄 리가 없다.
로아도르의 옆에서 클로로 그의 어깨를 찔러가려던 커그너스. 그러나, 커그너스는 시도도 하지 못하고 움찔 놀라며 뒤로 물러난다. 로아도르의 검은 주먹의 거의 코앞에 다가와 있었기 때문이다. 등줄기 에 식은땀을 느끼며 거리를 벌리는 그. 잊고 있었다.
이 녀석은, 온 몸이 흉기였다는 것을 말이다. 저런 거라도 단 한방이 라도 맞으면.......
주르륵.
그때, 커그너스는 코에서 시큰한 느낌을 받는다. 무엇인가가, 흘러나 오고 있다.
“어라?”
커그너스는 코를 손으로 훑어내자, 손가락이 피가 한가득 묻어 나온 다.놀람보다는, 의아함이 먼저 든다.
어째서? 제대로 피했는데? 몸에 닿지도 않았는데. 그러나 이윽고, 안면 전체에서 고통이 느껴진다. 로아도르는 여전히, 굳은 얼굴로 그에게 검을 겨누고 있다. 그리고 깨닫는다. 그 무식한 힘으로 공기를 때렸단 말이지. 그는 이를 빠득 갈며 코피를 소매로 스윽 문지른다. 커그너스에게서 지금까지의 여유 있던 모습이 사라진다.
“여전히 괴물 같은 놈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