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세컨드-84화 (84/100)

아르시엘 시집 보내 말어......시집을 보냈으면 지금과는 다른 부분 을 쓰고 있겠지요. 그 루트로도 여러가지 생각해 두었습니다만                ;;; 결국 못보냈군요. 긁적. 맘이 약해서 큰일입니다. 남이 쓴 거라면 마 님과 애인의 그 미묘한 관계도 흐흐 거리면서 잘 봅니다만                    ;;;) 제목      제  13장 귀환자     3

왕국 데온. 수도 데스턴.

“제길....”

한 남자가 벽에 붙어 욕설을 내뱉고 있다. 재수가 없었다, 랄지. 그가 있는 곳 바로 옆이 쓰레기를 모아둔 뒷골목이었다. 무엇인가 썩어 들어 가는 비릿한 냄새가 그의 코를 괴롭혔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처지 가 아니었다.

두두두두두!!

곧 이어, 대로에 약     4, 명의 기사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 나온다. 대 로에서    하나 같이 누군가를 급히 쫒는 듯 다급한 기색을 보인다.

“어디 계신 것인가!”

“빨리 찾아라!그 분이 없으면!”

“아,그 미친 새끼 어디 있어?”

아마, 마지막의 말이 그들의 진실된 마음을 알려주는 듯. 그 말에 남 자도   “저 새끼가?”

하며 발끈하고 나가려다가 간신히 화를 가라앉힌다. 저들의 심정도 이해하고 있다. 자신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으니 얼마나 곤란할까.

성의 기사들이       분.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이 숨어 있는 남자의 직 위는 상당한 듯 하다. 그러나 겉모습만 보자면 이 남자만큼 이 쓰레기 모아주는 장소와 어울리는 자도 없다. 대충 걸쳐 입은 옷에 덥수룩한 머리칼, 수염도 드문드문 나 있다.

남자는 벽에 찰싹 붙어 곁눈질로 대로를 바라보다가, 몸이 덜컥 굳는 다.

한 남자가 그의 시선에 들어온다.

대로를 걸어가고 있는 한 남자. 척 보기에도 눈에 뛴다. 2미터는 가뿐 히 넘어갈 것 같은 거구에 회색에 가까워진 옅은 금발.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눈. 그 눈밑을 가득 매우고 있는 검은 그림자. 그리고 등에 매고 있는 그의 거구만한 거검. 눈에 띌만한 차림새다. 실제로 그의 한 걸음 한걸음에 대로를 지나던 사람들조차 흠칫거리고 있을 정도니. 그러나 그 때문이 아니었다. 이 남자는, 저 거구의 남자를 알고 있다. 그는 자신이 숨어 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대로로 걸어 나와 멍청히 그에게로 다가간다. 그 남자 역시 그의 존재를 인식하고는, 무뚝뚝한 얼굴로 다가와서 그에게 고개를 숙인다.

“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커다란 덩치는 여전하지만, 뭔가 한층 더 커 보인다. 그저 검 때문인 가? 아니다. 뭔가, 녀석은 한층 더 위에 올라가 있는 느낌이다.

“어,어...것 참. 오랜만이구만. 뭔가 분위기가 상당히 바뀌었는데 그 래.”

처음 만난 충격이 가신 듯, 남자는 히죽 웃으며 그의 어깨를 두들긴 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처지를 잊은 행동이었다.

“찾았다!

“커그너스니이이이임!”

남자는 다름 아닌, 피스트 마스터, 커그너스였던 것이다. 그리고, 두 말할 것도 없이 커그너스가 어깨를 두들긴 사내는 로아도르 반 바이파 였다. 커그너스는 어색하게 웃으며 로아도르에게 말한다.

“이,일단 도망칠까?”

커그너스는 자신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오고 있는 기사들을 보며 어 색하게 웃는다. 로아도르는 기사들을 흘낏 보며 그에게 묻는다.

“무슨 일입니까”

죄를 짓고 도망 다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저들의 표정은 살기보다 는 다급함에 가깝다. 그리고 그것은 커그너스도 마찬가지다. 커그너스 정도의 실력자라면 저들 정도는 우습게 무찌를 수 있을 텐데도 도망가 자고 하고 있으니.

“아,일단 튀자고!”

그 말과 함께 커그너스의 신영이 로아도르의 눈앞에서 사라진다. 과 연 피스트 마스터, 그는 여전히 엄청난 속도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그 저 사라진 것으로 보이리라.

그러나. 로아도르의 시선은 분명히 그의 등 뒤를 보고 있다. 그리고 기사들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러나 바로 방금 전까지 커그너스와 대 화를 나누고 있던 로아도르를 향해 똑바로 달려오고 있다. 후우.

가벼운 한숨과 함께. 로아도르의 발이 움직인다. 그와 동시에.

투웅!!!

하늘에서 조그마한 운석이 떨어진 듯, 대로에 갑자기 엄청난 소리와 함께 커다란 구멍이 파인다.

“꺄아아아악!”

“뭐,뭐야!!!”

여기저기서 울리는 사람들의 비명소리, 그리고 재채기 소리. 파여 나간 만큼, 길에 어마어마한 먼지가 휘날린다. 등 뒤의 소란을 인식하면서 로아도르의 얼굴에 약간의 죄책감이 감돈다. 커그너스만 만나고 가려고 했지 이런 피해를 끼치려고 온 것은 아니었던 탓이다. 단 한번의 발돋움으로 커그너스가 있는 곳이 도달한 로아도르다. 그 곳은 다름 아닌 한 건물의 옥상. 먼저 도착해 있던 커그너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로아도르의 위아래를 훑어보고 있다. 그가 아는 로아도르는, 이런 정도는 아니었다. 분위기가 확 바뀌어 버린 이유를 알 것 같다.

그야말로.

“너..괴., 괴물이 되었군!”

커그너스가 호들갑을 떨며 그의 팔뚝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른다. 로 아도르는 무뚝뚝한, 그리고 약간은 어색한 얼굴로 서 있다. 그러다가 커그너스의 반대편 손목에 시선이 가고. 그의 눈이 우뚝 멈춘다.

“그...”

“앙? 그 뭐?

커그너스가 건들거리며 묻는다. 그는 여전히 신기한 듯 로아도르를 쿡쿡 찌르고 있다.

“그 팔목은 어떻게 된 겁니까.”

“아,이거?”

커그너스의 왼쪽 소매가 펄럭거리고 있던 것이다. 팔 전체가 잘려 나 간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손목 위로 상당 부분의 옷자락이 휘날리고 있 다.그는 히죽 웃으며 왼팔을 들어 올린다.

“그 누구더라, 서열 몇위인가 하는 마족의 생명이랑 바꾼 거야. 대단 하지? 전 인류가 대마왕과 싸울 때, 나도 놀고 있던 건 아니라고. 커그너스의 눈빛에는 조금도 한쪽 팔이 영원히 없어진 사람의 기색 이 담겨 있지 않다. 오히려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은 눈치다. 그러자 로 아도르도 그의 팔에서 시선을 돌린다.

힘껏 싸운 전사에게 동정의 눈초리라니. 기사가 할 일이 아닌 것이 다.그는 한참 다시 거리를 뒤지고 있는 기사들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그나저나, 저들은?”

“아 쟤네들. 실은 말야. 그 뭐시다냐, 가르안인지 뭔지 하는 녀석 알 지? 요즘 워낙에 유명하잖아. 하기사, 대마왕을 잡은 용사가 이름조차 없으면 이상하지만”

가르안이라는 로아도르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는다. 바로 그의 눈앞에도 마왕과 싸운 용사는 있었지만. 그는, 자신을 용사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에게 자신은 그저 사부를 구하지 못한 못난 제자일 뿐이다. 그러고 보니, 커그너스에게 녀석에 대해서 얘기한 적은 단 한번도 없 었다. 로아도르의 광기에 가까운 수련이 그에게는 이상하게 보일만도 했으련만 그는 한마디도 물은 적이 없었다.

“남들만큼은 압니다”

가라앉은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하는 로아도르. 그 기색을 눈치 채지 못한 듯 커그너스는 계속 얘기를 꺼낸다.

“그래. 어쨌든 그 녀석이 무슨 무술 대회인지 뭔지 연다지 뭐냐. 그런 데 것 참, 어쨌든 그 검의 신이 되신 영웅께서 전 대륙의 마스터들에게 전부 초대장을 돌린 게 화근이야. 뭐, 가서 구경이야 하려고는 했는데, 저 지긋지긋한 녀석들과 함께 가는 건 사양이라 이 말씀이야. 혼자서 가뿐하게 갔다 오려 했건만, 귀찮게스리 말이지”

주절주절 거리며 그의 조국인 데온 왕국을 향해 욕을 내뱉는 커그너 스.그런 그를 보며 로아도르는 아주 조금. 미소를 짓는다.

비록 커그너스와 자신의 관계는 사부에 의해 맺어진 것이 전부다. 그 에 대해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요, 그 역시 로아도르라는 남자가 어 떤 자인지는 자세히 모를 것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다.

커그너스는 로아도르에게 있어서 어떤 존재인가? 아마.

‘형 ’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건 그렇고”

커그너스의 눈빛이 가라앉는다. 로아도르의 검은 본적이 없지만, 그 가 착용하고 있는 장갑과 망토는 커그너스도 질리도록 본 적이 있는 물 건이다.

그리고, 로아도르가 가지고 있어야 할 물건이 아니기도 하다..

“그 장갑과 망토. 왜 네가 가지고 있어?”

“이건...”

커그너스도, 로아도르도 얘기를 하는 동안 어딘가 한 곳이 비워져 있 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예전에 이곳에 있었을 때, 세상의 모든 것을 조 소하던 남자가 없다는 그 것. 바로 그것이었다. 도대체 어떤 식으로 말을 해야 하는 것인지. 로아도르가 주저하는 기 색을 보이자 커그너스는 손으로 그의 말을 막았다.

“아,됐어. 말하지 않아도 돼. 아니 그것보단, 들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 그건 분명 너희 사제간의 일이겠지.”

궁금할 텐데도 그렇게 일축해 버리는 커그너스다. 여전히 뒤끝이 없 는 깔끔한 성격. 그러나 그의 눈에도 어딘지 모를 허전함이 보이고 있 다.

그랬다. 사부는 커그너스에게 있어서도 목표가 되는 사람이었던 것 이다.

“커그너스님!

“어디 계십니까!”

그들이 있는 건물 아래에서, 가시들의 외침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다.

“튀어 나와 임마!”

마지막에 외친 기사는 앞에서             미친 새끼    라 한 기사임에 분명하다. 커그너스는 다시 한번 발끈 했다가 간신히 화를 가라앉힌다. 아쉬운 건 자신이지 저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로아도르는 그런 기사들과 커그너스를 번갈아 보며 무언가 생각이 잠긴다. 그리고

휘익!

돌연 커그너스를 기사들을 향해 떠민다.

“으아아아악!”

갑자기 비명과 하늘에서 던져진 커그너스. 기사들은 황당해 하면서 도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려는 듯 재빨리 그를 붙잡는다. 쿠우웅!!

그리고 로아도르 역시 그의 옆으로 뛰어내린다. 기사들은 저 피스트 마스터, 커그너스를 집어 던진 사내를 향해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지만 함부로 검을 꺼내들지는 않는다. 정확히는 그럴 타이밍을 잃었다는 것 이 옳겠다.

그들 대신 커그너스가 그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마구 소리를 지르 고 있었기 때문이다.

“야,너!이게 뭣 하는 짓이야??!!

“자신이 한 행동에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곤란해 하는지 아실 것 아 닙니까. 그 힘과 지위에 걸 맞는 행동을 하십시오.”

나지막히 말하던 로아도르. 그는 갑자기 자조 어린 표정을 떠올린 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온.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없는 것 아닌가. “아 젠장!그 딴 것 따위 알게 뭐야!누가 도련님 아니랄까봐!이 은혜 도 모르는 놈 같으니라고!!이 내가 네 놈 수련 도와준다고 쏟아 부은 게 얼만데!”

커그너스가 욕설을 내뱉으며 투덜거리고 있다. 그러나 그 욕설조차 도 정겹다. 로아도르는 커그너스를 향해 다시 한번 정중히 인사하고는 돌아선다. 그는 달라붙는 기사들에게 이제 도망 안 간다며 대충 털어내 고는 로아도르에게 묻는다.

“어디 가는 거냐.”

앞을 향해 나아가며 로아도르는 선언한다.

“가르안에게로 갑니다”

커그너스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가르안? 어?”

커그너스는 우뚝 멈춰 선다. 그는 그 이름 하나에 모든 것이 납득이 가는 듯한 그런 기분을 느낀다.

“서,설마 너....”

녀석이 무엇을 위해 강해져야 하는지는 한번도 듣지 못했다. 그러나, 녀석은 언제나 조급해 보였고, 시간을 아까워했다. 그리고 커그너스가 보기에는 충분히 괴물에 가까운 강함을 가졌음에도 불구하 고 항상 자신을 약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비하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게 아니었어. 그저 그 목표가, 하늘만큼 높은 것 뿐이었나? “설마 너, 지금 신을 이기겠다고 하는 거냐? 내 앞에서, 신을 이기겠 다고 말하고 있는 거냐고.

그를 등 뒤에 두고 걸어가던 로아도르의 걸음이 우뚝 멈춘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커그너스의 눈에 보인다.

“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하!!!!

커그너스는 유쾌하게 웃었다. 그의 웃음은 그치지 않는다. 신을 이기겠단다. 신을 이기겠단다.

고작 인간 주제에,

신을 이기겠단다.

눈물이 다 빠지도록 크게 웃은 커그너스. 그는 마지막으로 씨익 웃으 며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로아도르의 등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내민 다.

“좋겠지. 해봐라!”

네 사부가 죽은 지금, 네 녀석을 응원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모르 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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