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세컨드-57화 (57/100)

제목      제  10장. 절대 예지. 5 (부제  : '나 간다. ') 아무런 빛도 없다. 소리조차 들려오는지, 이 곳에 공간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아니, 이 곳이 존재하는 것인지, 그것조차 알 수 없다. 이 곳에는 그저 어둠만이 있을 뿐이다.

화아악.

그런 공간에 붉은 빛이 들어온다. 서서히 떠오르는 붉은 구체. 그것 을 중심으로 외각에는 육망성이 교차하여 그려져 있다. 그 끝에는 각자 색이 다른 보석과도 같은 광물이 박혀 있었는데, 그 중에   2개는 이미 깨 져 있었다. 붉은 빛에 반하여 각자의 빛을 내고 있는 광물은 오로지                     4 개.

그 중, 마법진의 가장 위에 붙어 있는 광물 위로 한명의 인원이 모습 을 드러내었다.

“여어, 잘들 지냈나?”

무척 톤이 높은 목소리, 마치 뒷골목 건달 같은 말투다. 빛에 발하여 모습을 드러낸 모습도 건달과 크게 다를 것 없었다. 이마에 두른 푸른 두건. 헐렁헐렁해서 어깨가 보일 듯한 커다란 상의에 통이 무식하게 큰 바지는 바닥에 질질 끌리고 있었다.

“흐음.

그의 말에, 마법진 좌측 상단 광물족의 인원이 의도적인 신음소리를 낸다. 위의 건달 같은 자와는 달리, 그는 이 공간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커다란 후드를 뒤집어쓰고 있는 자였다. 바람 한점 없는 곳임에도 펄럭 거리는 그것은 마치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오랜만이라면 오랜만이군”

가장 아래의 광물 위에서도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다만, 그곳에 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목소리만이 들려올 뿐이다.

“킥,파 (破 )의 좌. 그리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우리끼리인데 모습을 못 드러낼 것은 없지 않아?”

그리고, 좌측 하단에서 킥킥거리는 소녀의 모습이 들려온다. 실재로 모습을 드러낸 것도 이제 막          10여세나 되었을 법한 금발의 화사한 소녀 였다. 금발의 머리에 푸른 눈.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너무나 어린 소녀 였지만, 보기만 해도 빨려 들어갈 정도의 요상한 매력을 뿜어내고 있 다.

“닥쳐라 환락     歡 樂 )의 좌. 마법 처바른 네 얼굴보다 몇배는 낫다.”

목소리가 버럭 소리를 지른다. 그러자 한층 더 즐거운 듯 소녀는 깔 깔 대며 웃기 시작하고.

“흐흠.

망토는 다시 한번 신음소리를 낸다. 그러자 둘의 대화를 들으며 온화 하게 웃고 있던 건달 같은 남자가 후드를 두른 남자에게 어깨를 으쓱인 다.

“어이어이. 너도 너야. 이럴 때에는 말 좀 하라구. 모처럼 모인 건데 축배!까지는 아니더라도 얘기는 해야 할 것 아니냐. "

“흐음. 무슨?”

그제서야 한마디 꺼내는 후드. 그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톤이 낮아, 신음 소리와 크게 다를 것도 없었다. 그러자 소녀의 깔깔거리는 웃음 소리는 점차 커져만 가고, 그에 따라 아래의 목소리는 자기의 얘기를 들으라며 한층 더 크게 소리를 지른다.

“닥쳐라 쪼그만 계집 주제에”

“흐흥!머리에 뿔 달린 누구보다는 이게 낫지 않아?”

“흐음.

“그 신음 소리는 긍정이냐 부정이냐?”

“흐음. 아무것도.”

“캬하하하!틀림없이 긍정이야 긍정!머리에 소 뿔 달고 있는 거 좋아 하는 사람은 미적 감각이 어딘가 이상한 거야”

“아니, 난 나름대로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어라? 정상  頂上  ).그런 취향이었어?”

“흐음.

“그러니까!네 신음 소리는 대체 긍정이냐고 부정이냐고!”

마치 뒷골목의 술집 같은 광경이 펼쳐진다. 어느 정도 웃으며 떠들었을까, 가장 위의 광물에 위치한 자. 정상의 좌라 불리던 건달 같은 자가 손을 들어서 분위기를 수습한다.

“자, 거기까지 하고. 어디보자, 무뢰  武雷  )의 좌, 그러니까    4 번째가 지상에서 죽은 지 몇 년이 되었더라?”

“올해로    304년이 되지.”

옆의 후드가 우물거리는 말투로 말한다. 그러자 소녀가 놀랍다는 말 한다.

“헤에, 용케 그런 거 기억하고 있네? 역시 할게 없다보니까 그런 거 야.”

“흐음. 긍정.”

뭔가 얘기가 다시 겉돌 것 같은 분위기. 건달이 급히 끼어든다.

“흠흠 그래. 어쨌든 무리아가 죽은지도 어연             304년. 지상에는 다시 정기가 풍족해진 모양이다.”

정기가 풍부해졌다. 이들에게 이 것의 의미는 오로지 하나. 가장 아 래의 목소리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말투로 말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누가 나갈 차례지? 난가?”

그러자 소녀가 손을 번쩍 들면서 소리친다.

“나!내가 갈래”

“흐음. 죽을지도.”

후드가 슬쩍 끼어든다. 적어도, 이 자리에 없는      2개의 공석은 돌아오 지 못했다. 그러자 건달이 손가락을 까닥인다.

“여전히 기억력들이 없군 그래. 저번에 제비뽑기 할 때 다음번 순서 까지 정해 두었잖아.”

가장 위의 건달 같은 남자의 말에 목소리와 소녀는                    “아”

하는 소리 를 내며 입을 꾹 다문다. 건달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어깨를 들석이며 외친다.

“그러므로. 이번에는 이 몸의 차례다. 나.정상의 좌. 루스사이퍼의 이름으로 지상에 고하지.”

파아아앗!

그러자, 그들의 중심에 있던 붉은 광체가 하늘을 향해 치솟아 올라간 다.

그 붉은 빛은 이 어둠의 공간, 전체를 밝힌다. 크우워어어어어!!

이 어둠 속에, 얼마나 많은 존재들이 숨어 있던 것일까. 붉은 빛에 반 하여, 커다란 짐승들의 절규가 깊이깊이 울려 퍼진다. 그리고, 그 한줄기의 붉은 빛은 어둠의 천장을 뚫고 나가, 지상을 뚫 고,하늘로 올라간다.

그리고 대마왕의 목소리가 전 세계에 울린다.

“나는 대마왕이라 불리는 자. 정상의 좌 루스 사이퍼!지상의 존재들 이여!태고적부터 우리와 대립해온 천계의 존재들이여! 내가 선언하니 들을 지어다!그대들은 이제부터 공포에 물들 것임을!”

크워어어어어!!

어둠의 공간은 짐승들의 울부짖음으로 한층 더 크게 떨린다. 그리고 남은 세 존재는.

“지랄한다.

“무뢰처럼 깔끔하게 나가지 무슨”

“그래도 그 놈은 너무 짧았잖아. ‘나 마왕. 간다.’이 것 뿐이었지. 그 러니까 인간 따위에게 깨진 거야. 그 누구더라. 엑시엘인가 뭔가였지?”

“흐음. 개폼.”

투덜거린다. 하지만 이윽고, 그들도 루스사이퍼가 엄숙한 표정을 지 으며 손을 들자, 따라서 손을 든다.

“위대한 광천     狂天  )을 위해!”

손을 들며 외치는 네 마왕.

그들의 마법진의 뒤로.

강철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이 보였다. 마치, 강철로 이루어진 듯한, 건틀릿과도 같은 거대한 손. 창조주의 파편중 하나. 그리고 이들이 존 재하고 있는, 마왕이라는 역할을 맡고 있는 모든 이유.

“그러고 보니, 일곱 번째    는?”

모든 의식이 끝난 후, 소녀가 고개를 슬쩍 돌리며 묻는다. 소녀가 바라보는 곳에는, 육망성에서 벗어난 다른 광물이 하나 번쩍 이고 있었다.

“흐음. 모르지.”

“뭐야 진짜. 이런 날에도 참석 안하고”

소녀가 투덜거리자 목소리가 끼어든다.

“녀석은 우리와 다르다. 알고 있을 텐데?”

“뭐, 주인과도 같은 루스사이퍼 녀석이 나가니 같이 나오지 않겠 어?”

“흐음. 하긴, 나의 조커니까.”

그리 말하며, 건달은 히죽 웃었다. 그리고 몸을 돌리며, 남은 세명에 게 살레살레 손을 흔든다.

“그럼,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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