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세컨드-36화 (36/100)

제목      제  7장. 부수겠다. 1

극동에부터 시작되는 아스톤 제국은 분명 대륙 제일의 강대국이다. 대륙의    4분지   1에 해당하는 영토. 수많은 백성들. 그를 바탕으로 한 강 대한 군사력. 그에 산과 들판, 바다에 이르는 모든 지형과 자원을 갖추 고 있다. 그 뿐인가? 그 드넓은 네리안 평원에서 나오는 곡물들은 자급 자족을 하고도 남아 다른 국가에 수출을 할 정도였으며, 에르엔 산맥에 서 나오는 철광은 그 막강한 군사력의 원동력이었다. 무엇하나, 제국에는 부족한 것이 없었다.

대륙을 통일 시킬 힘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분명 아스톤 제국. 하 지만 이것도 이제 옛날 얘기다. 부패하지는 않았지만 오랜 세월의 평화 끝에 제국의 분위기는 한층 느슨해져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대륙을 통 일 시킬 만한 열기는 오래전에 빠졌다.

그럼에도, 그 군사력은 국경에 집중 배치되어 있기에 아스톤 제국에 침입할 간 큰 국가는 아직 탄생하지 않았다. 아스톤 제국의 플라드 산. 제국을 가로지르는 에르엔 산맥의 끝자락 에 이어져 잇는 산으로 특별한 특징은 없는 평범한 산에 불과하다. 그 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도 약초를 캔다거나 밭을 갈구며 생계를 유지하 고 있다.

약초꾼인 테오르는 오늘도 어김없이 산에 올라 약초를 캐고 있었다. 그리 험하지도 않은 지형에 몬스터도 슬라임이 나타났다 하면 마을에 소문이 퍼질 정도로 안정적인 곳이다. 그렇기에 그는 홀로 있으면서도 불안감 없이 콧노래를 부르며 산을 누비고 있을 때였다. 두두두두.

“뭐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땅을 내려다보는 테오르. 산 밑에서 땅속에서 무 언가가 진동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이 부근엔 지진이 일어 나지 않는다. 전대에도, 전전대에도 플라드 산맥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

그러나.

두두두두두!!

산맥 전체가 요동치는 분명한 이 느낌. 테오르는 모아두었던 약초를 내팽겨치며 산 아래로 내려갔다. 겁을 먹은 것도 사실이지만, 영지에 빨리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이 앞서 있었다.  “어? 무슨 일인가 테오 르?”

제국에서도 깊숙한 안쪽이라, 이제는 치안 유지의 기능 정도 밖에 없 는 병사들은 그가 헐떡이며 달려오자 키득키득 웃기부터 시작한다. 테 오르는 숨을 참으며 간신히 외친다.

“이,이상해!!산 쪽에서 지진이 일어났다고! “지진?”

되묻는 병사 역시 이 곳의 토박이 출신이다. 그럴 리가 있냐는 듯 피 식 웃으며 테오르를 쳐다본다. 무엇보다 지진은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것.그리 멀지 않은 플라드 산에서 지진이 일어났다면 여기까지도 느껴 져야 정상이다.

그러나. 테오르의 표정에 장난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지,진짜야?”

“그렇다니까?!

“기다려봐. 영주님한테 알릴 테니까!”

“지진이라고?”

이곳의 영주는 크로스트 후작가의 가신으로써, 2대째로 다스리고 있 는 에이오튼 남작이었다.

“이상하군. 근처에는 화산도 없는데 갑자기 무슨 지진이라는 말인 가? 게다가 전혀 여파가 없지 않은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병사는 면목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인다. 생각 없이 사는 영주라면 모 를까, 에이오튼 남작은 나름대로 선정을 펼쳐 존경을 받고 있는 자다. 사소한 일도 허투로 넘기지 않는 꼼꼼함도 겸비하고 있다. 영주는 턱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긴다. 선대로부터 이어받아 다스려 온지도 어연     10년. 나름대로 이 곳에 대한 것은 빠삭하다. 가만.

영주의 머릿속에 한 문헌이 떠올랐다. 영주는 설마 하면서도 일어나 서고로 향한다. 그리고 기억을 더듬어 가며 기록을 들썩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발견했다.

“설마..”

검은 파멸자. 최악의 블랙 드래곤 루카펠. 500년 전 수많은 살육을 자 행하고 마룡으로 취급 받으며 잠이 든 드래곤. 그가 마지막으로 발견 된 곳은 이 플라드 산이다. 그와는 한참이나 떨어진 아스톤 제국의 서도. 툭.

사부는 쓰러져 있는 로아돌을 발로 툭툭 건드린다. 그러나 그는 움찔 거리며 반응만 할 뿐.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한다. 더 이상 반응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은 것이다.

집을 나온 지 한달이나 지났건만 지금까지 제대로 된 수련을 해본 적 이 없다. 검을 잡아 본 적도 없다. 그저 달리기만 했고, 그의 사부는 무 자비했다. 쉴 틈도 주지 않고 쓰러질 때마다 발로 건드린다. 무척 자존 심 상하는 일이다. 그럴 때마다 치솟아 오르는 짜증과 분노를 참기 위 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른다

그것만이 아니다. 인간으로써 한계가 있는 법이다. 이렇게 앞 뒤 보 지 않고 달리는 것이 단련에 도움이 될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또 그에 게 조심스럽게 말하기까지 했지만.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녀석이 뭘 투정이야!빨리 달려!그렇기에.

그래도 사부다. 가르침을 주는 자이다. 무언가 뜻이 담겨 있을 거라 고 생각하며 참고 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사부님께서 배가 고프시다. 빨리 일어나서 불 피우지 못할까”

그제서야 몸을 들썩 거리며 간신히 몸을 일으킨 로아돌. 비척비척 거 리며 일어난다. 아파서가 아니다. 그가 자신을 발로 건드린 다는 것을 참을 수 없어서였다. 그는 이를 뿌득 갈면서          불씨를 피울 나뭇가지를 찾아 숲속으로 들어갔다.

참 신기한 놈이란 말이지. 마치 최초로 발견된 새로운 생물을 바라보 는 것처럼 사부는 로아돌을 바라본다.

로아돌이 귀족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는 내심 귀찮겠구나 싶었다. 이 귀족이란 오만한 족속은 그리 만만히 볼게 아니다. 설령 가문이 다 망하고 가진 거 하나 없더라도 자존심 하나로 먹고 사는 녀석들이 귀족 이다. 그러다가 돌 맞아 죽는 것도 귀족이지만. 그런 녀석이, 단 한마디 불평도 안하고 묵묵히 따르고 있다. 그의 무 례한 태도를 마음에 안 들어 하고 있는 것은 안다. 제 딴에는 숨기려고 표정 관리 좀 하고 있지만 눈에 가득 담긴 불만을 못 읽을 정도로 눈치 가 없는 그가 아니다.

그런데도, 저리도 시키는 대로 꼬박꼬박 다 한다. 로아돌은 진정 아무것도 몰랐다.

장작 주워 오라고 했더니 제대로 타지도 않을 나무통을 들고 왔다. 불 피우라고 했더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물어온다. 대충 요리나 해먹을까 싶어서 반죽하라고 밀가루 좀 집어 던졌더니, 물에 밀가루를 타온다.

당황하면서 허둥거리기라도 하면 귀여운 맛이라도 있지, 녀석은 그 저 모든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비웃음을 당하면서도.

“아직도 불 하나 제대로 못 피우냐?”

여전히 빈정 섞인 말투로 말하는 사부. 로아돌은 대답하지 않는다. 언제 이런 야외에서 불 피워 볼일이 있었겠는가? 라는 투정이 통하는 것도 한달 전에나 가능한 일이다.

그저, 묵묵히 불을 지필 때까지 나무를 비비고 있었다.

“쯧쯧.

말만 하면서도 결코 도와주지 않는다. 부싯돌을 가지고 있지만 녀석 이 어떻게든 악 소리를 내는 꼴을 보자고, 일부러 가장     원시적   ’인 방법 을 가르쳐 줬다.

그랬더니, 불 붙을 때까지 진짜 저것만 하고 있는 거다. 타다닥.

간신히 불이 붙자. 로아돌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른다. 그리 고,그 미소는 곧 사라지고 우울한 표정으로 바뀐다. 고작해야. 이런 불 을 붙이는데 성공했다고 이렇게 기뻐하다니. 자신의 신세가 이리도 처 량할 수가 없다.

그래도, 자신이 선택한 길이다.

‘아,정말 재미없는 녀석이다.’

그리고 사부는 오늘도 녀석이 소리 지르는 꼴을 못 봤다고 아쉬워했 다.

“어디로..가는 겁니까?”

식사를 하면서 잔뜩 쉰 목소리로 묻는 로아돌.

“어허? 웬 일이셔? 먼저 말을 꺼내고.”

사부는 피식 웃으며 물었다. 그러나 로아도르는 고개를 숙이고 대꾸 하지 않는다. 보나마나 뻔하다. 궁금하긴 하면서도, 자신과는 말을 섞 기도 싫다는 간접적인 표현이겠지.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답한다.

“아는 신전으로 가는 길이다. 거기서 네 녀석을 손 봐야 하거든.”

마치 사람을 물건 다루듯 하는 말투다.

“저를, 말입니까?”

“응.

자세한 설명도 없이 짤막하게 대답하고는 식사에 열중하는 사부. 도 대체 무엇을 위해 신전에? 로아돌은 묻지 않았다. 어차피 그가 얘기해 줄 것 같지도 않았다.

의문에 쌓인 남자. 용사를 잇는 자라고는 하지만 자신에게 제대로 얘 기 해준 것은 몇 되지 않는다. 가장 기본적인 것. 이름조차 가르쳐 주지 않고 있다. 그저 사부라고 부르라고 했을 뿐이다.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다          ’

정녕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 준다면, 그저 따를 뿐. 이제와서 새삼 이런 말하는 것도 그렇지만. 추천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너무 과분한 추천들인지 라 기쁘면서도 심히 부담감을 가지게 되는군요.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 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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