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세컨드-16화 (16/100)

제목      제  3장. 재능조차 없었다. 3

혹,공작의 학식이 더 짧았다면 절망의 순간은 조금이마나 더 늦춰졌 을 터, 하지만 그 병명은 공작도 알고 있는 것이었다.

“설마, 그 아이가....마나 부적응자란 말인가”

“제가 전문가는 아니기에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습니다만, 수련을 거 듭해도 마나가 전혀 쌓이지 않는 몸. 일치 한 것은 마나 부적응 뿐이었 습니다.”

그렇다면 검술이 문제가 아니다. 수명이 위험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마나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기운. 그것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자가 과연 오래 살 수 있을 것인가?

“알..겠네. 내가 알아보도록 하지. 엘리엇, 말해 주어서 고맙네”

“천만의 말씀이십니다. 도련님을, 로아도르를 아끼는 것은 공작님뿐 만이 아닙니다”

공작 앞에서 로아도르의 이름을 꺼냄으로써 한 가족으로서도 그를 아낀다는 것을 표현한 엘리엇. 그러자 공작은 후 하고 작은 웃음을 지 었다.

챙!챙!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어제 엘리엇이 궁정에 급히 입궐한 소식을 들은 로아도르는 그에게 물었다. 두 사람은 어김없이 서로 검을 맞대고 있었다. 엘리엇은, 눈 앞 에서 당사자가 물어오자 곤혹스러운 얼굴로 시선을 피했다.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조금 큰 사안이라서요.”

로아도르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이 나에게도 말할 수 없다? 그 자체 로도 후작인 로아도르에게 말 할 수 없다는 것은 아버지, 즉 바이파 공 작과 관련된 사항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저 당혹스러워하는 엘리엇의 태도. 무척 큰일일 것이다. 여기에서 자신이 주제넘게 나설 수는 없 다.

“알겠습니다. 그럼.”

어느 정도의 일이 벌어진지는 모르나, 엘리엇이 상대해 주고 있는 시 간은 귀하다. 그렇기에, 로아도르는 자신과 관련된 일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뇌리 속에서 재빨리 지워버리고, 한층 더 자신을 갈고 닦기 위 해 엘리엇에게 검을 겨눈다.

“갑니다!”

챙!챙!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고는 했지만 엘리엇은 소드 마스터다. 마나에 관해서는 대마법사 만큼이나 민감하다. 그런 그가 확신하고 있었다. 로아도르는 마나 부적응자라고.

그저, 조금이나마 희망을 바라면서 공작에게 재확인을 부탁했다. 열심히 자신에게 검을 휘두르는 소년을 보며, 엘리엇은 알 수 없는 슬픔을 느꼈다. 저렇게나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루 고자 저렇게 힘내고 있는데.

신은 어째서, 저런 이에게서 재능을 앗아 가는가. 아니, 재능조차 주지 않았는가.

그때, 에리지에는 의외의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어서오세요 델토스님”

에리지에는 갑자기 방문한 궁정 마법사, 델토스에게 인사를 건낸다. 델토스는 평민으로 신분은 에리지에와 비교조차 할 수 없지만, 마법사 는 기사와는 달리, 무척이나 드문 존재다. 그 가치 하나만으로도 모든 이에게서 존중 받을 가치가 있다.

“아가씨를 뵙습니다. 나날이 갈수록 아름다워지시는군요.”

“어제, 엘리엇이 찾아갔던 일 때문에 오신 건가요?”

자신이 찾아가라고 했던 이가 오늘 집으로 찾아온다. 이런 것은 우연 이 될 수 없다. 그러자 델토스 역시 웃는 표정이 사라졌다. 자신이 오늘 여기에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왔는지, 공작에게 철저하게 들은 탓이다. 비밀을 알고 있는 자는 공작과 엘리엇. 그리고 델토스 자신 뿐. 공작에 게서는 모든 것이 확인 되어도 엘리엇 외에는 입을 다물고 있으라고 명 을 받았다.

“그렇습니다. 현재, 엘리엇 경은 어디에 계시는지?”

“뒷뜰에서 로아도르와 함께 검술을 수련하고 있습니다.”

“검술을....수련중이라고요?”

델토스가 인상을 찌푸린다. 마나 부적응자. 그나마 이런 쪽에 조예가 있는 바이파 쪽의 마법사는 자신 뿐인지라 이 곳에 왔지만, 마나 부적 응자는 찾기도 힘들 정도로 드문 질병이었다. 아니, 질병이라기 보다는 현상이라고 보는 게 옳다. 어찌할 수도 없고, 또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런 이에게 검술 수련 중이라니. 그는 엘리엇의 부주의함에 자신도 모르게 혀를 차고 말았다.

“무슨, 문제라도?”

“아,아닙니다. 약속 시간을 정해 놓고 왔건만 기억을 못하나 싶어서 요.좀 봐도 될런지요?

급하게 둘러 된 말이지만 에리지에는 눈치 채지 못한 듯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그녀의 안내로 뒤뜰에 도달한 델토는 그녀 몰래 수인을 맺었다. 굳이 손을 만져보거나 할 필요 없다. 그저, 소년에게 가벼운 마법을 걸어 보았을 뿐.

로아도르에게 주입한 마나는 그의 몸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러나, 그 것은 흡수하는 것이 아니다. 델토스는 확연하게 느꼈다. 자신이 주입한 마나가, 마치 연기처럼 소년의 몸에서 흩어지는 것을. 신체에는 마나의 영향이 미치기는 하나.

바로 그 순간 뿐이다.

치유 마법 같은 것을 건다고 해도 다른 이들처럼 본인의 마나와 동조 를 받을 수 없으니, 같은 상처라도 몇십배나 많은 마나가 소비되리라. 델토스는 확인했다. 로아도르는 마나 부적응자다.

“다행히, 수련에 힘을 쏟는 것이 지장을 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휴우 다행이군요”

엘리엇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혹 수련으로 인해 수명이 짧아지기 라도 했다면, 자신은 저 소년의 수명을 줄이는데 도움을 준 셈이 아닌 가.

“다만.

델토스는 차마 자신의 입으로 말하기 힘든지, 한참동안이나 머뭇거 리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앞으로의 수명은, 그다지 장담하기 힘들군요. 이제 도련님도       15세이 니 길어도    5년. 짧으면   3년이 될 수도....

“뭐라고요!

덜컹.

엘리엇이 의자를 쓰러뜨리며 벌떡 일어났다. 수명이 관계될 것이라 짐작했지만, 저건 너무나 짧다. 흥분하는 엘리엇과는 다르게, 이미 입 을 열어버린 델토스는 침착한 어조로 그에게 설명했다.

“문헌에 나온 정보만을 토대로 했기에 정확하진 않습니다. 그저, 마 나 부적응자는 모두        20세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했다고 하니까요. 저도 어째서 이런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표현하자면. 저희는 강과 녹음이 우거진 대지와도 같고. 로아도르 도련님은 사막과도 같습니다. 마나를 아무리 주입해 보아도, 사막의 물처럼 그저 말라붙고 하늘로 사라질 뿐 이지요. 이것이 마나 부적응자입니다. 손 쓸 도리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 확신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타인에게서 확정적인 답을 듣는 것만큼 절망적인 일도 없으리라. 게다가 사태는 더욱더 최악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은가.

엘리엇은 자신도 모르게 두 손으로 테이블을 내리친다. 테이블에는 그의 손만큼이 확실히 패여 있었다.

그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던 델토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공작님에게는 제가 연락을 취하겠습니다. 그 다음의 조취를 지시받 아 오겠습니다. 그때까지 경거망동하지 마십시오.”

이 정 많으면서도 순수한 기사가 섣불리 로아도르에게 모든 것을 말 해 버릴까 싶어 델토스는 못을 밖에 두었다. 냉정함에 있어서는 기사와 비교가 되지 않는 자가 마법사다. 게다가 그는 바이파 가문의 가신일 뿐, 로아도르에 대한 감정이라고는 바이파의 후계자라고 밖에 여기지 않기에 엘리엇과는 달랐다.

하지만 그라 할지라도, 유능한 후계자에게 죽음의 선고를 내리는 것 은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침중한 얼굴로 델토스가 방에서 나가자, 엘리엇은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무서웠다. 지금도 뒤뜰에서 검을 휘두르고 있는 저 소년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 좋을지. 세상에는 검술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수명이    10년 이라도 더 남았더라면, 그에게 훌륭한 가주가 되기를 권유했을 것이다. 그 정성과 노력을 다른데 쏟기를. 하지만 남은 시간은 너무나 짧다. 한방울 한방울의 땀이 자신의 힘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저 소년에게 무엇이라 말해야 좋을지. 엘리엇은 무서웠다. 그리고 그날 밤. 공작에게서 아들에게 모든 사실을 전해주라는 명이, 엘리엣에게 도착했다.

그럼 다음에 다시 또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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