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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헌터:암왕 강림-78화 (78/111)

78화

추측건대 아마도 자신의 몸에 침투한 나노 로봇이 저런 어이없는 결과를 만든 게 아닌가 싶다.

그게 아니고선 굳이 인조인간을 만드는데 막 이곳에 도착한 자신의 모습을 사용할 이유는 없으니 말이다.

“우습군. 과연 어디까지 복제해냈는지 확인해볼까?”

승현은 가볍게 몸을 풀고 달려오는 최승현 무리에게 달려들었다.

이젠 아음속이 아닌 음속을 넘은 속력으로 달리는 승현이었다.

그가 지나간 곳엔 굉음과 함께 강한 충격파가 발생했다.

순순식간에 거리가 좁혀진 클론과 승현이 맞부딪쳤다.

콰아앙!

사람과 사람의 주먹이 부딪쳐서 날 수 없는 소릭라 나며 가장 선두에 섰던 클론의 팔이 통째로 뜯겨져 날아갔다.

하지만 클론은 고통을 모르는지 무표정한 얼굴로 승현을 공격할 뿐이었다.

한편 클론 하나의 팔을 날려버린 했지만 상당한 반발력을 느낀 승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못해도 수백 명에 달하는 클론이고 그들 모두 상당한 내구도를 자랑한다고 생각하니 골치가 아팠다.

콰앙, 쾅, 콰과가가!!

일대오백의 대결은 언뜻 보면 일방적으로 전개 되었다.

알타의 힘을 깨운 승현의 육체는 반신이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 전까진 초인이라 불릴 순 있어도 반신의 경지까진 아니기에 상대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문제였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클론들은 승현의 몸에 각인된 무극신공과 그림자 컨트롤을 깨우쳤기 때문이다.

클론들은 정신을 공유하고 있는 모양인지 정말 빠르게 승현의 힘을 터득하고 사용했다.

잘못된 사용으로 도리어 죽기도 했지만 그걸 다른 클론이 습득해 바로 전투에 적용해버렸다.

‘이대로는 안 돼. 뭔가 방법이 필요해.’

계속하다간 결국 완전한 자신을 만들어낼 거다.

비록 전설 등급 아이템이 없다고 해도 이런 클론을 찍어낼 수 있다면 전선은 물론 많은 부분에서 힘들어진다.

승현은 무극신공으로 운영하던 알타의 힘을 풀어버렸다.

화륵, 화르르!

“전력으로 부숴주마!”

태양보다 강한 열기가 승현의 몸에서 피어났다.

단순히 근처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살을 태우고 뼈를 녹이는 온도!

그 막대한 열 에너지에 질린 건지 클론들은 더 이상 다가오지 못했다.

그 기세로 승현은 양손을 앞으로 뻗었다.

머리통 크기의 화염구가 손바갇 앞에 생겼다.

일전에 증명의 장에서 실험삼아 했던 방법을 응용한 공격기였는데 이 동작이 마치 유명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가진 필살기와 비슷했다.

약간의 시간이 걸리는 탓에 여태 사용할 틈이 없었지만 드디어 사용하게 되었다.

강한 에너지가 모이는 걸 감지한 클론들이 급히 손을 써보려 했지만 승현은 룬을 통한 방어를 치중하면서 힘을 끌어모았다.

그리고 약 30초 정도가 지나고.

파앗!

쿠오오오!!

빛의 속도로 쏘아진 화염구는 그대로 저 멀리 떨어진 요새를 비롯해 승현이 서 있는 곳 일대를 태양의 외부 표면 온도에 필적하는 열기로 덮어버렸다.

거대한 폭발의 여파로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생겨나며 이 상황을 만든 승현조자 충격파에 휩쓸려 저 멀리 허공을 날았다.

당연히 클론부터 시작해 클론을 생산하던 요새조차 흔적도 없이 날아갔다.

“끄응, 힘 조절이 잘 안 되네.”

어느새 원래대로 돌아온 승현은 김이 일어나는 룬을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본인의 힘이지만 여전히 그 그릇이 되지 않아 제대로 된 조절이 힘들었다.

잠시 하늘을 올려다본 승현은 여기저기서 반짝이는 위성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거 첫 대면을 너무 화려하게 한 게 아닌지.”

그래도 하나 확실한 건 이 세계의 초월자도 자신을 충분히 인식했을 거란 사실이다.

그것만으로도 이번 전투는 어느 정도 수확이 있었다.

“그보다 클론에 대한 자료가 어디까지 흘러갔으려나.”

가장 골치 아픈 자료인 자신의 DNA자료가 어디로 갔을지 궁금한 승현이었다.

한 지역을 완전히 소거해버린 승현은 다시 다리에 힘을 실어 앞으로 달렸다.

“저 남자, 무슨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인 거지?”

“거제 인간이 낼 수 있는 힘이란 말인가.”

어느 미래식 회의장 안.

방금 전까지 승현이 소거해버린 요새의 위성 영상을 보며 회의장 안의 사람들은 신음을 삼키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런 회의장 안에는 홀로그램으로 회의에 참석한 이들도 더러 섞여 있었다.

그중 유일하게 실물이 아닌 트럼프 카드 속 조커의 모습이 떠 있는 쪽으로 몇몇 이들이 시선을 주었다.

“저 남자의 DNA구조 및 자료를 해킹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작자군.”

“오오! 과연 조커. 그 짧은 시간에 해킹을 해내다니.”

“마더 브레인에게 저 남자의 DNA정보가 가진 않을 거다. 하지만 지켜보는 눈이 있으니 분명 이상을 알아차릴 거다.”

“우리 쪽에서 저 클론을 생성하는 건?”

“지금 어느 대가리에서 그딴 생각이 나왔지? 우리와 저들의 자원은 수천 배가 차이난다. 물량으로 가면 우리의 필패다.”

“하, 하지만 저 남자는 붉은 머리로 변하기 전에도 대물 광자포에 맞고도 멀쩡하지 않았나. 그 정도 육체 내구도라면······.”

조커라 불린 중성적인 목소리의 주인공은 들으라는 듯 한숨 소리를 냈다.

그러자 의견을 제시한 남자가 어깨를 움찔 떨었다.

“저 남자는 아주 특별해. 어떤 인과율에 따른 프로그램이 남자에게 적용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클론은 그저 그 인과율을 약간 모방한 거지 남자의 힘을 모두 쓸 수 없다.”

“하지만······.”

“남자에게 적용된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기에 광자포를 버틴 거지 그의 DNA구조와 정보가 그를 광자포에서 멀쩡히 버틸 수 있게 한 게 아니란 말이다.”

“······이해했네. 실언을 했군.”

결국 의견을 제시한 남자가 꼬리를 내렸다.

그러자 가장 상석에 앉아있던 노인이 헛기침을 하며 물었다.

“남자의 DNA자료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상당하다. 가시적인 전력 증가를 이룰 수 있으며 이를 더 분석한다면 이 행성을 탈출할 수도 있다.”

“타, 탈출······!”

조커의 말에 모두가 놀란 얼굴을 했다.

마더 브레인이 점령한 이 행성을 탈출할 수만 있다면 뭐든 내어줄 용의가 있었다.

그런 회의장 분위기를 카메라를 통해 본 조커는 고개를 저었다.

“잊지 마라. 우린 신이란 행성의 자유 의지의 의뢰를 받은 상태이다. 행성을 둘러싼 막도 그 자유 의지가 발현한 것. 최선은 마더 브레인의 소멸이다.”

“조커 네 의견은 잘 알지만 인류를 구원해야만 한다. 우리는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다!”

“조용. 그 이야긴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했지 않나. 그럼 조커. 우리가 이제부터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가?”

상석의 노인이 질문하자 조커는 잠시 침묵했다가 답했다.

“저 남자와 접촉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번 기회는 마더 브레인을 파괴할 더 없는 기회이니까.”

“알았네. 1소대를 파견하지.”

“대장님! 1소대는······!”

“알았다. 나는 이번에 얻은 DNA자료를 통해 육체 강화 약물을 만들어 1소대에게 보내지.”

“그런데 저 남자처럼 우리 소대도 비이상적인 힘을 낼 수 있는 건가?”

“그 힘은 잠재되어 있는 것. 깨닫는다면 가능하겠지만 99%의 확률로 이번 일이 마무리되면 그 힘을 각성한다고 해도 잃어버릴 거다.”

“한 마디로 꿈 깨란 소리인가. 알겠네. 그럼 수고해주게.”

노인과의 대화가 끝나자 조커의 홀로그램이 꺼졌다.

그러자 아까 전 조커에게 의견을 제시했다가 쪽박만 맞은 남자가 심기가 불편하다는 표정으로 비아냥댔다.

“어디 숨어서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조커를 완전히 신뢰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여기 모인 모든 사람이 다 해당되네. 당장에 나는 자네도 신뢰하지 않고 있으니.”

“대장님! 이건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커는 마더 브레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입니다. 인류의 적이라고요.”

“그만하지. 그럼 사령부에선 남자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관찰하죠.”

“1소대에겐 내가 임무를 전해주겠네.”

그렇게 회의를 마친 인류 해방군은 회의장을 하나씩 이탈했다.

승현은 파죽지세로 이 행성에 자리한 요새와 도시를 파괴했다.

마더 브레인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너무나 문명화된 곳에서 사람 하나 없어 정보를 습득하지 못해 하는 수 없이 닥치는 대로 부수고 다녔다.

특히 세 번째 도시부턴 적들이 작정하고 요새를 폭파시키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

반물질을 이용한 대규모 폭발은 승현으로서도 맨몸으로 견디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부턴 오직 그림자로만 이동했다.

아무리 황량한 대지라도 태양이 있고 마른 풀이며 나뭇가지라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 그림자를 타고 달리던 속도와 맞먹는 속도로 이동했다.

대신에 이동에 마력이 소모되어서 초장거리는 되도록 두 다리로 이동했다.

그렇게 약 사십여 개에 달하는 도시와 요새를 파괴한 끝에 드디어 하나의 수도 크기를 자랑하는 거대한 도시를 발견했다.

느껴지는 에너지를 보아선 저곳이 바로 마더 브레인이 있는 곳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승현은 그림자 안으로 들어가 빠르게 도시 안으로 스며들었다.

도중에 수많은 감지장치와 경비 로봇이 있었지만 그림자 안에서 이동하는 승현을 잡아낼 순 없었다.

그렇게 중심부로 이동하자 여태까진 본 적 없는 거대한 장치가 있는 도시 중심부에 도착했다.

‘빙고.’

장치에서 느껴지는 범상치 않은 에너지 운용을 본 승현은 그림자에서 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이봐. 네가 일곱 개의 마더 브레인 중 하나냐?”

푸쉬이이익!

“그렇습니다. 타 타원의 존재여.”

중앙 장치에 이음새가 열리며 중년 정장을 입은 중년 남성이 등장했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마력은 대략 800레벨에 달하는 헌터와 맞먹었다.

“상당히 잘 만든 몸이군?”

“비록 당신의 DNA자료를 모두 참고하진 못했지만 일부 적용한 결과 최상의 생물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래? 내가 여태까지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물어보지 못한 게 좀 많아.”

“말씀하세요. 아는 선에서 답해드리죠.”

“그래, 그럼. 너흰 뭐냐?”

“인류가 만든 최상위 인공지능 컴퓨터입니다.”

“왜 서로 싸우는 거지?”

“제작자들의 의지가 반영되었고 현재는 자의적으로 이 전쟁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그러니까 왜 전쟁을 하냐고.”

“행성의 자유 의지는 모종의 프로그램으로 우주로의 진출을 막았고 이를 해결하고자 저흰 행성의 에너지와 자원을 소모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우주 진출이 막혔으니 그걸 하자고 전쟁을 벌이는 중?”

“바로 이해하셨군요. 그렇습니다. 이 행성을 파괴하는 순간 저희까지도 파괴되는 건 자명한 일. 그럼 행성의 의지를 약화시키는 방법뿐입니다.”

“의미 없는 싸움이군. 뭐, 좋아. 그럼 마지막으로 질문하지.”

승현은 슬슬 사방에서 느껴지는 강한 마력을 품은 생명체를 감지하며 물었다.

“날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확률 계산중입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자료를 통해선 승률은 17.211%입니다.”

말을 마친 마더 브레인의 육체 뒤로 이동한 승현은 그대로 주먹에 마력을 담아 강하게 얼굴을 쳤다.

역시 상당한 마력을 가져서인지 한 번에 머리가 날아가진 않았다.

하지만 후려친 머리통 때문에 그대로 힘을 이기지 못하고 옆으로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그를 기점으로 주위를 포위하고 있던 또 다른 클론들이 일제히 승현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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