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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헌터:암왕 강림-69화 (69/111)

69화

아직도 그림자에 잡혀있는 사내는 신음을 흘리며 말했다.

“크으, 너. 지금 이 상황 감당할 수 있냐? 나 특대대 소대장이야.”

“그러는 너는 하극상이라고 들어봤어?”

다시 마력이 요동치는 걸 느낀 승현은 이번에 오는 이들을 확인했다.

단체로 붉은색 갑옷을 입은 헌터들이었는데 앞에 선 인물이 어딘지 익숙했다.

그도 승현의 얼굴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감탄사를 터트리며 승현에게 다가왔다.

“누군가 했더니 최승현 대장님이셨군요! 4년 전에 증명의 장으로 가셨다고 하던데 언제 돌아오셨습니까?”

“오늘 돌아왔습니다. 제 기억이 맞으면 올인 길드에, 으음.”

“하하하, 맞습니다. 올인 길드의 길드장인 박재욱입니다.”

사내는 일전에 게이트에 들어왔던 길드 중 한 곳인 올인 길드의 길드장이었다.

바로 다가와 인사를 나누자 전투를 준비했던 이들 모두 긴장을 풀고 무기를 집어넣었다.

간단한 안부를 주고받다가 박재욱이 의문스럽다는 듯 말했다.

“그런데 최 대장님. 여기엔 어쩌다가 계신 겁니까?”

“약간의 착오가 있는 것 같더군요. 아무래도 오늘 돌아왔다 보니.”

“그럴 수 있겠습니다. 그럼 우선 부대에 연락을 하시지요.”

“부대에 들르기 전에 집을 들르려고 했던 건데 일이 이렇게 되어버렸네요.”

어깨를 으쓱인 승현은 이내 일전에 받은 휴대폰을 꺼내 보좌관인 최서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락을 마치기 무섭게 그림자에 잡혀 있는 사내에게 벨소리가 들렸다.

상황이 이사하게 돌아가는 걸 느낀 사내는 잠시 승현의 눈치를 보다가 이내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

“예, 예예. 아, 예. 알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사내는 전화를 끊고 다시 한 번 승현을 슬쩍 바라봤다.

“처, 처음 뵙겠습니다. 특수 대응 부대 소속 3소대 소대장인 오성진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높은 자리라고 해도 겸손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알겠습니까?”

“예, 예! 반드시 명심하겠습니다.”

오성진은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잡고 있는 손을 풀어준 승현은 가볍게 웃어보였다.

곧 경비원에게도 연락이 간 것인지 밖으로 나온 경비원이 깍듯하게 인사를 하며 문을 열어주었다.

“대장님. 나오시면 함께 부대로 복귀하시지요.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조금 걸릴 수도 있는데 괜찮겠습니까?”

“당연히 괜찮습니다.”

“소대장은 부상을 당했는데 먼저 가보는 게 어떤가요?”

“아, 하하. 부대로 복귀하면 바로 치료가 가능하니 함께 가겠습니다.”

퉁퉁 부어오른 게 상당히 아파보였지만 당사자가 안 가겠다고 하니 더 이상 권유하진 않았다.

그대로 집에 들어온 승현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집안을 보며 누군가 꾸준히 집을 관리해주었음을 알아봤다.

그밖에도 가전제품과 옷도 모두 구비되어 있었다.

일단 꽤 오랫동안 룬을 빼면 아무것도 입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몸을 씻고 옷부터 입기로 했다.

옷장 가득히 채워진 옷들 중 제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제복을 꺼내 몸에 걸치고 신발장에서 구두를 꺼내 신은 후 밖으로 나왔다.

급히 파견 나온 길드는 이미 떠났고 기다리고 있던 3소대가 승현을 반겼다.

“오셨습니까? 그럼 부대로 이동하겠습니다.”

“그런데 3소대는 여기 있는 이들이 전부입니까?”

“아닙니다. 다른 소대원들은 다른 임무 때문에 자리를 비운 상태입니다.”

한 곳에 모인 네 사람은 그대로 공간 이동을 시작했다.

공간 이동의 경우 마법사가 직접 사용하는 게 아니라 장치를 이용했는데 손목시계 같은 물건을 조작하자 바로 마법이 발동되었다.

주변의 풍경이 일렁이더니 이내 주변이 변했다.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잘 지냈습니까?”

승현은 기다리고 있던 최 보좌관에게 인사를 했다.

그의 안내를 받은 승현은 대장실로 향했다.

의자에 앉아 최 보좌관에게 그간의 변화를 전해 들었다.

“우선 부재중이시던 4년 동안 인원 증강이 있었습니다. 총 7소대까지 존재하며 한 소대엔 10명 정도가 속해 있습니다. 전과 달리 저희 부대는 한국을 대표하는 명실상부 최고의 무력단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렇습니까? 최고라고 자부하기엔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던데.”

“국제 표준에도 최상위에 속하는 이들만 모였습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헌터 중 각 길드의 정예들과 비교될 정도입니다.”

“그렇군요. 제가 없는 동안의 변동사항을 모두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승현의 말에 최 보좌관은 잘 정리된 서류를 건네며 일일이 설명을 시작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다 보니 변경된 것들도 무척이나 많았다.

긴 시간 동안 설명을 들으며 자신이 아는 것에서 크게 변화한 점이 없다는 걸 안 승현은 펼쳤던 서류를 덮었다.

“잘 알겠습니다. 부대 활동 내용을 정리해주세요.”

“그러겠습니다. 아, 전 대원들에게 대장님의 복귀 소식을 알렸습니다. 오늘은 소대장님들과 면담을 가지시지요.”

“그것도 준비해주세요.”

말을 마친 최 보좌관이 나가고 승현은 컴퓨터를 켜 알지 못하는 정보를 살폈다.

세상은 재앙이 일어나기 전처럼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일반인의 생활은 판타지가 펼쳐진 현재에도 평범하게 이어졌다.

학생은 공부를 했고 회사원은 늘 그렇듯 출근을 했다.

달라진 건 유저와 헌터 그리고 몬스터의 존재 정도.

그렇지만 관련된 일을 하는 게 아니라면 사람들의 일상에서 변한 건 하나도 없다.

그렇게 인터넷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던 중 광고가 눈길을 잡았다.

“벌써 이런 게 나왔구나.”

광고는 헌터를 양성하는 학원에 대한 것이었다.

마법이나 무술을 가르쳐서 헌터와 같은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거다.

소질이 없다면 시술을 통해서도 마력을 보유할 수 있었다.

그런 이들에게는 시스템이란 보정 장치가 없어 유저들과 비교하면 성장이 더딘 편이지만 마력석 하나만 얻어도 어지간한 월급쟁이의 월급을 우습게 넘긴다.

그러다 보니 회귀 전에도 후천적으로 헌터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를 살핀 승현은 곧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는 정보를 살피기 시작했다.

생성된 게이트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던전의 구조 같은 것들부터 헌터나 등록된 유저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사이트도 있었다.

“역시 미궁에 대한 것도 나와 있군.”

승현은 미궁에 대한 정보를 열람했다.

미궁은 기어에서처럼 다섯 개의 미궁이 존재하는데 각각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 미국 남부, 아프리카, 옛 북한 땅이던 한국에 있고 마지막 하나는 대서양 아래에 있다고 한다.

바다 안에 있는 미궁은 아직 누구도 들어가지 못했지만 네 곳의 경우 꽤나 많은 헌터가 진입을 했다고 한다.

아직 아무도 문지기를 지나서 미궁 안으로 들어가진 못했다고 한다.

확실히 최소한 500레벨은 넘어야 입장이 가능했으니 지금 수준으론 입장이 힘들 거다.

승현은 가만히 미궁에 대한 정보를 읽으며 손가락 끝으로 책상을 두들겼다.

“우선 미궁을 먼저 확인하는 게 좋겠어. 아직 원이 등장하진 않았으니.”

언제 원이 지구에 등장할지 모른다.

어쩌면 이미 지구로 넘어왔을 수도 있다.

그들은 미궁에 상당히 집착을 했으니 자신이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미궁 안의 물건을 선점하는 게 중요했다.

가만히 생각에 잠기던 중 노크소리가 들렸다.

“대장님. 여기 활동 기록입니다. 그리고 각 소대장님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빨리도 모였군요. 우선 소대장들을 만난 후에 기록을 살피도록 하죠.”

자리에서 일어난 승현은 보좌관을 따라 소대장들이 모인 회의실로 향했다.

승현이 들어오고 일곱 명의 소대장들이 모두 일어나 승현에게 인사를 건넸다.

상석으로 가 앉은 승현은 그들을 하나하나 살폈다.

‘역시 400레벨 초중반인가.’

느껴지는 마력으론 400레벨을 넘기는 이들은 없었다.

뭐, 당연한 거지만 소대장들의 눈에 승현이 예쁠 리가 없어서 그런지 다들 눈빛이 그리 좋진 않았다.

“반갑습니다. 최승현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해보도록 하죠.”

“초면에 실례가 되겠지만 대장님께선 그 자리가 본인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한 사내가 승현을 똑바로 응시하며 도발에 가까운 질문을 던졌다.

승현은 다른 소대장들을 쭉 살폈다.

3소대장인 오성진을 제외하면 다들 방금 질문에 꽤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저들이 왜 저런 반응을 보이는지는 대충 이해가 간다.

자신들은 남들과 다르다는 우월감과 조직에 대한 높은 자부심 때문일 테다.

예컨대 그런 거다. 엘리트 조직에서 자신의 상사가 자신보다 스펙이 떨어지거나 무능하다면 반발심을 가지는 거다.

승현은 가볍게 웃어보였다.

이제 겨우 400레벨이 된 이들이 과연 자신의 힘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단언하는데 한국에서는 저보다 강한 사람은 절대 없습니다.”

“대장님이 기어에서 랭킹 1위였던 건 알고 있습니다만 너무 자만하는 게 아닌지요.”

“그러면 가볍게 차이를 보여드리죠.”

승현은 웃는 얼굴로 힘을 일으켰다.

마력이나 살기를 뿌리는 걸로도 충분히 저들을 찍어 누를 자신이 있지만 승현은 보여주기로 했다.

격이라는 게 존재함을 말이다.

순간 소대장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눈을 깜빡이거나 숨을 쉬는 것조차도 말이다.

그들은 그저 최승현에게서 느껴지는 강한 존재감에 압도되었다.

강한 마력에 짓눌리는 것이 아니었다. 최승현이 가진 힘이 공간을 장악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그마저도 일부에 지나지 않다는 걸 저들을 알까.

다시 힘을 가라앉히자 그제야 숨을 쉬기 시작한 소대장들은 하얗게 변한 안색으로 승현을 바라봤다.

“여러분도 한 천 레벨 쯤 되면 방금 전의 상황에서 움직일 수 있을 겁니다.”

“그 말씀은 대장님의 레벨이······?”

“아, 제 레벨은 381레벨입니다.”

“······.”

레벨을 밝힌 승현이었지만 아무도 그에게 뭐라 말하는 이는 없었다.

승현의 힘에 한 번 압도되어버린 탓에 입을 꾹 다물었다.

처음 봤을 땐 몰랐지만 이제 그들은 느낄 수 있었다.

승현에게서는 가라앉혀도 완전히 지울 수 없는 존재감이 흘러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간단히 인사나 나누고 얼굴을 익히는 자리이니 질문이 있다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답해드리겠습니다.”

“현재 타국과의 마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타국과 마찰이 있습니까? 내막을 좀 듣고 싶습니다만.”

한 소대장의 질문에 승현은 타국과의 마찰에 대해 전해들을 수 있었다.

북한이 재앙에 의해 소멸하게 되면서 한국의 영토가 넓어졌는데 이에 대해 주변국인 일본, 중국, 러시아가 개입을 해온 것이다.

특히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의 간섭이 심하단다.

승현은 내막을 듣고는 간단한 답변을 내놓았다.

“우린 우리의 일을 하면 됩니다. 만약 일을 하는데 방해가 되는 게 있다면 제거하면 됩니다. 그게 타국이 되어도 말이죠.”

“그러면 타국의 헌터와 마찰이 일어났을 때 어떤 대처를 해야 하는 겁니까?”

타국의 헌터와 마찰이 상당한지 한 소대장이 물어왔다.

그에 승현은 너무 당연한 것을 물어본다는 듯 바라보며 말했다.

“이쪽에 과실이 없으면. 그냥 처리하세요. 외교적 문제는 나중의 일입니다. 아시겠습니까?”

“만약 무력 충돌이 일어나면요?”

“제압하세요. 제압한 후에 보고를 하면 됩니다.”

그밖에도 소대장들은 여러 질문을 던졌다.

그를 통해 소대장들은 승현의 성향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한 시간 정도의 면담을 마친 승현은 다시 돌아와 활동 기록을 쭉 읽었다.

특수 대응 부대가 하는 일은 다양했는데 주로 헌터간의 충돌을 중재하는 게 많았다.

법이 있다고 해도 현 시대는 힘이 우선시되는 상황이다.

아직도 각지에서 사회와 국가의 테두리에 들어가지 않은 이들이 있다.

한국만 해도 등록되지 않은 헌터들이 한 지역에 자리를 잡고 왕처럼 행세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다른 곳은 오죽하겠는가.

기록을 모두 살핀 후 앞으로의 대한 계획을 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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