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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헌터:암왕 강림-41화 (41/111)

41화

게이트.

임의의 공간과 이어지는 통로로 이어진 공간이 정확히 어디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그 공간 안에는 기어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몬스터부터 고도의 문명을 가진 종족이 존재하고는 한다.

게이트는 거기서 끝이 아니다.

바로 기어의 시스템이 그대로 적용되는 곳이기도 하다.

상태와 기술밖에 볼 수 없던 지구와 달리 길드나 파티 창고까지 모두 작동한다.

다만 지구로 돌아오면 창고는 여지없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 게이트 안에 들어오면 임무 하나가 주어지는데 이 임무를 완료하면 상당한 경험치와 좋은 아이템을 준다.

하지만 난이도는 극악이라 깨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많다.

이 임무를 해결하면 게이트는 그대로 사라진다.

그래도 게이트 안에서 길드원을 받아들이거나 파티를 결성할 수 있다.

또 특정 조건을 만족하거나 강한 힘을 사용하면 공간 안의 존재가 밖으로 나올 수 있는데 이건 모든 사물과 지구인이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것과는 달리 특정한 제약이 있는 걸로 보인다.

승현은 자신이 선 공간을 쭉 살폈다.

게이트를 통해 온 곳은 사막이었다.

마치 황금으로 이루어진 듯 햇빛을 받은 모래들이 반짝였다.

햇빛이 무척이나 뜨거워서 지금 입고 있는 코트를 벗어야 했다.

“몬스터는 근방에 없는 건가.”

공간은 제약적이다.

마치 한 차원의 어느 공간만 뚝 떼어온 것처럼 공간의 끝으로 가면 투명한 벽에 막혀 더 이상 앞으로 갈 수 없다. 그러나 유효한 공간 자체가 무척이나 넓기 때문에 한 게이트에서 공간의 끝을 가는 것도 쉽지 않다.

“여긴 사막이네.”

“갑자기 공간이 달라졌어.”

“아, 더워.”

승현 다음으로 들어온 지원과 소혜, 다연이었다.

세 사람도 모두 넘어온 걸 보자 승현은 바로 셋에게 파티를 걸었다.

“어? 파티? 이게 무슨?”

“아무래도 이곳은 기어의 시스템이 어느 정도 적용되는 곳 같아.”

“그래요? 그건 어떻게 아셨어요?”

“느낌. 일단 파티부터 받아.”

속속 파티가 가입되었단 메시지가 떴다.

연구에 따르면 암묵적인 파티와 달리 이렇게 파티를 맺어두면 지구에서도 그 상태가 유지된다.

구두계약이 문서로 작성된 느낌이라 보면 된다.

물론 신뢰로 연결된 전과 다르게 파티를 맺고 끊는 게 힘들다.

파티가 결성되고 승현은 곧 떠오를 임무를 기다렸다.

[임무 : 황금의 물결]

-사막 어딘가에 있는 황금의 신전을 찾아 파괴하십시오.

임무가 뜨고 내용을 읽은 승현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원래부터 임무가 불친절한 건 알지만 이렇게 단서 하나 없는 임무가 가장 힘들다.

그래도 임무를 해결하고 얻는 보상 때문에라도 할 수 있다면 임무는 해결하는 게 맞다. 나중엔 이런 임무도 먼저 해결하고자 길드 단위로 통제하기도 하니까.

“저, 형님. 임무가 떴는데 이거 내용이 좀 그런데요?”

“그러고 보니 넌 미신을 믿는다고 했지?”

“상황을 보면 미신이라고 치부할 순 없죠. 분명 영혼이나 신은 존재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전을 훼손하는 행위는 그 신의 분노를 살 수 있습니다.”

진지한 어조로 말하는 지원의 말에 승현은 대충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오빠. 이제 여기서 뭘 할 건가요?”

“레벨 업이랑 파밍이겠지. 일단 여기 수준부터 보자고.”

승현은 기술로 오감을 극도로 높이고 탐색 기술을 이용했다.

마력이 뭉텅이로 빠져나갔지만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기척을 감지할 수 있었다.

“대충 이쯤이려나.”

잠시 위치를 가늠하고 머스킷을 들어 저 멀리 보이는 모래언덕을 조준했다.

그러고는 잠시간 뜸을 들이다가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총구를 벗어난 마탄은 고속으로 날아가 모래언덕에 박혔다.

그와 함께 모래언덕이 들썩이며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전신을 단단한 껍질로 보호한 이름 모를 몬스터는 고통스러운지 이리저리 몸을 뒤틀었다.

튀어나온 몬스터의 크기가 대형 트럭만한 것이 레벨이 낮아 보이진 않았다.

“기어에 존재하는 몬스터는 아닌가. 그러면 레벨을 측정하기 까다로운데.”

“오, 오빠. 저거 이쪽으로 오는 것 같은데요?”

“그러네. 마탄에 상처가 난 걸 보면 100레벨은 넘지 않을 테니까 일단 부딪쳐보자.”

승현의 말에 다연은 방패를 들어보였다.

아직 딜러가 없는 관계로 달려오는 몬스터를 견제할 사람은 승현 뿐이었다.

10초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장전된 머스킷을 들어 달려오는 몬스터의 머리 쪽을 조준했다.

탕!

남은 마력을 긁어모아 네 개의 기술을 중첩해 강화시킨 마탄은 그대로 몬스터의 머리에 적중했다. 단단한 껍질이 있으나 강화된 마탄은 그를 쉽게 뚫어버리곤 머리 깊숙이 박혔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기술의 효과가 발동해 작은 폭발이 일어나며 그대로 머리가 날아갔다.

쿠웅.머리를 잃은 몬스터는 몇 미터 앞에서 그 커다란 몸을 눕혔다.

잔뜩 긴장한 세 사람은 쓰러진 몬스터를 보며 긴장을 풀었다.

몬스터의 레벨이 꽤 높은 건지 한 마리를 잡았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지원의 레벨이 올랐다.

한 것 없지 그저 파티 효과로 받은 경험치를 11레벨이던 그가 레벨이 오른 걸 보면 적어도 50레벨 이상으로 보였다.

“50레벨 이상 100레벨 이하. 이걸로 수준을 완전히 파악할 순 없어도 사냥이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네.”

“저런 놈이 달려오면 다연 누님이나 저로선 막을 방법이 없을 것 같은데요.”

“이 일대에 놈 혼자 있는 걸로 봐선 이런 놈은 무리를 짓지 않을 거야. 생물이니 약점도 뚜렷하고. 내가 상대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

걱정하는 지원을 달래준 승현은 곧 마력을 회복하며 열심히 탐색을 시작했다.

지도 같은 게 없지만 그가 익힌 기술 중에서 유일함 등급인 대규모 탐색이란 기술로 수백 미터는 충분히 탐색할 수 있었다.

아직은 마력이 부족해서 기척이나 덩치가 큰 사물만 알 수 있지만 숨은 몬스터나 장소를 발견하는데 이것만한 기술은 없어 애용하고 있다.

실제로 네 차례 정도 더 아까 같이 매복한 몬스터를 찾아냈다.

임무를 해결하는데 최대 걸림돌은 높은 레벨의 몬스터가 아닌 날씨였다.

“하아, 너무 더워. 진짜 다 벗어버리고 싶다.”

“가뜩이나 제대로 씻지 못했는데 진짜 땀범벅이야.”

소혜와 다연의 말처럼 너무 뜨거운 날씨는 일행의 발목을 잡았다.

모래사막 위에서 뜨거운 햇빛을 받고 있자니 빠르게 체력이 떨어졌다.

“저건 오아시스인가?”

“네? 오아시스요?”

승현의 말에 모두 저 먼 곳을 바라봤다.

오감을 증폭한 상태라 다른 이들 눈엔 아주 희미하게만 보였지만 승현에겐 또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빨리 가요!”

소혜는 얼굴에 가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모습에 지원의 얼굴도 헤벌쭉해졌다.

속도를 낸 일행은 곧 진짜 오아시스인 걸 확인하고 발걸음을 더욱 빨리했다.

투명한 물이 가득한 오아시스 주변에는 사막에서 보기 힘든 싱그러운 풀들이 자라있었다.

승현은 나무그늘로 가 휴식을 취했고 세 사람은 한껏 목을 축이다가 잠시 장비를 벗어두고 물 안으로 들어갔다.

“아, 시원해!”

“이제 좀 살 것 같아.”

곧 다연의 장난을 시작으로 세 사람 간에 물장난이 시작되었다.

그 광경에 픽하니 웃은 승현은 마력 회복과 동시에 탐색을 시작했다.

이렇게 자세를 잡고 마력을 회복하면 상당한 마력이 회복되기 때문에 광범위한 탐색이 가능했다.

승현은 회복되는 마력을 바로바로 탐색을 하는데 사용했다.

승현은 중심으로 미약한 마력의 파장이 퍼져나가며 사방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점점 더 집중하니 대략 2킬로미터까지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

‘기척이 서른 개. 딱히 신경 쓸 지형물은 없고······.’

승현이 탐색을 마치려고 할 때였다,

탐색 범위 안에 갑자기 수십 개의 기척이 잡혔다. 아직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건 확실했다.

“자, 휴식 끝! 뭔가 이쪽으로 온다. 준비해.”

그 말에 흠뻑 젖은 셋이 밖으로 나와 다시 장비를 갖췄다.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자 저 멀리서부터 타조 같이 생긴 생물을 탄 사람들이 등장했다. 고글을 쓰고 하얀색 망토를 두른 그들은 승현 일행을 포위했다.

힐러인 소혜를 앞뒤로 보호한 다연과 지원을 두고 승현은 그들에게 말했다.

“당신들은 누구입니까?”

“형님. 말이 통하겠습니까?”

지원의 말대로 과연 말이 통할까 싶지만.

“그러는 너흰 누구냐?”

“말이, 통하네.”

기어의 시스템이 적용된 게이트 안에선 언어의 장벽도 해결해주었다.

언어는 확실히 다르지만 뜻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승현은 대표로 보이는 이의 말에 간단히 말했다.

“모험가입니다.”

“모험가? 혹여 이변의 원인을 알고 있나?”

“어떤 이변인지 확실히 말해주시죠.”

“흠, 이 벨름 사막 전체가 미지의 힘으로 둘러싸였다.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없나?”

“아마도 저희가 그 원인을 알고 있는 것 같군요.”

승현의 말에 포위한 무리는 물론 일행마저도 승현을 바라봤다.

“그래? 이유를 말해봐라.”

“그 전에. 황금 신전에 대해 아십니까?”

“벨름 사막에서 전해져오는 전설이다.”

“이변의 원인은 그 황금 신전 때문입니다. 마침 저희는 황금 신전을 찾아가고 있으니 이변을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황금 신전은 전설로만 전해지는 이야기다. 그걸 찾는 많은 모험가들은 벨름 사막을 헤매다 죽는 일이 허다하지. 그런 황금 신전을 어떻게 찾는다는 거지?”

“걱정하실 건 없습니다. 그보다 저희를 마을로 안내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좋다. 원래라면 이방인은 받지 않지만 특별히 허락하지.”

“감사합니다.”

“각자 한 명씩 맡아서 태우고 마을로 돌아간다.”

대표의 말을 끝으로 일행은 빠르게 사막을 가로질러 마을로 향했다.

어떻게 안 건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은 몬스터가 있는 곳을 요리조리 피하며 이동했다.

한참을 달리자 커다란 오아시스를 낀 마을이 보였다.

마을의 규모가 상당했는데 적어도 수백 가구는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일행은 곧 촌장에게 안내를 받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래. 황금 신전을 찾아왔다고?”

“그렇습니다. 혹시 아시는 게 있습니까?”

“황금 신전이라. 떠도는 전설은 알고 있지.”

촌장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전설에 대해 이야기했다.

“온통 황금으로 뒤덮인 신전으로 아주 먼 옛날 태양신을 모시기 위해 한 군주가 세웠다고 하더군. 그러나 황금 신전의 화려함 때문인지 그를 노린 이들이 많아 군주는 강력한 마법을 걸어 신전을 숨겼다고 해.”

“요는 마법이군요.”

“그래. 하지만 얼마나 강력한 마법인지 황금 신전을 찾으려는 이들 모두 빈손으로 돌아갔지. 그보다 큰일이야. 이렇게 벨름 사막에 고립되는 상황은 좋지 않아.”

“제 생각이 맞으면 아마 황금 신전에 의해 이런 일이 발생한 겁니다. 빠르게 해결해드리죠.”

“말했듯이 황금 신전을 찾으려던 이들 모두 허사로 돌아갔네.”

“저흰 조금 특별하니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래주었으면 좋겠군. 일단 내 집에서 쉬도록 하게. 방이 하나뿐이니 이해하게.”

이야기를 마친 일행은 안내받은 방에 장비를 두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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