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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헌터:암왕 강림-25화 (25/111)

25화

약 삼 개월 동안 네 번의 기회를 모두 사용한 승현은 총 두 개의 검 그리고 하나의 머스킷과 호리병을 얻었다.

모두 전설적인 등급의 아이템들.

그중 하나의 검은 바로 탐식에게 먹였다.

이유는 별게 아니고 상태 저항을 높여주는 검이었기 때문이다.

무려 성검이란 수식어가 붙은 검으로 모든 상태 이상에 저항하는 능력을 가졌다.

이걸 먹인 이유는 혹시 모를 탐식의 폭주나 부가적인 저주들을 상쇄하기 위함이다.

그렇게 남은 세 개의 아이템을 살펴보자면.

[아이템]

흡혈귀의 낙인

-등급: 전설적인

-내구도: 30,000/30,000

-전설적인 흡혈귀의 혼이 깃든 검. 검에 베인 상대의 피를 흡수하여 소유주의 체력을 보강시켜준다.

마탄의 사수

-등급: 전설적인

-내구도: 15,000/15,000

-마탄을 쏘는 머스킷. 주위의 마력을 빨아들이는 마탄을 쏜다. 물체에 닿을 때까지 무한히 가속하며 빨아들인 마력에 의해 마탄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날아간다

-기술, 난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선인의 호리병

-등급: 전설적인

-내구도: 5,000/5,000

-선계에서만 나는 독한 화주가 무한히 생겨나는 호리병. 안에 든 화주를 마실 경우 빠른 속도로 체력과 마력이 회복되며 미약하게 영구적으로 능력치가 상승한다. 단, 취기가 상당하므로 장복은 금물.

흡혈귀의 낙인은 상당히 쓸 만한 검이다.

원하던 대로 ‘오래 쓸 수 있으면서 뛰어난 검.’이란 조건을 만족하는 검이었다.

피를 흡수해 체력을 올려주니 이 검만 들고 있으면 혼자서도 전장을 유린할 수 있을 거다.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가졌으니 인해전술도 무력해지고 말이다.

마탄의 사수는 권총 크기의 머스킷이다.

머스킷 자체가 장전이 까다롭고 긴데 이건 그냥 자체적으로 총알을 만들어 쏜다.

실험을 해보니 한 발을 쏘면 약 10초 정도 대기 시간이 필요하지만 내장 기술을 사용하면 3초 동안 방아쇠를 당기는 만큼의 마탄을 쏠 수 있다.

마탄의 능력은 마력폭발을 빼면 멸마의 창과 비슷한데 마력을 빨아들여서 그런지 마탄 하나의 위력이 엄청나다.

종종 따로 장전할 필요가 없는 유일함 등급의 머스킷이 있긴 했다.

그렇지만 그것들 모두 기술로 총알을 강화하지 않으면 그다지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런 점을 감안했을 때 이 마탄의 사수는 확실히 등급 값을 하는 물건이다.

‘가장 뛰어난 보조 무기.’라는 기도에 알맞은 무기다.

마지막으로 선인의 호리병.

이건 솔직히 전혀 예상과는 다른 물건이다.

원래는 ‘지속적으로 쓸 수 있는 성능 좋은 장신구.’라는 기도에는 부합하긴 하나 원하는 건 아니었다.

체력과 마력 회복도 좋고 미약하다는 수식어가 붙지만 무려 능력치를 영구적으로 올려준다.

그러나 승현은 이런 것보다는 방어 혹은 버프 능력이 부여된 팔찌나 반지 같은 걸 원했다.

그래도 등급이나 능력을 보면 팔기엔 아까웠다.

그렇다고 장복을 하자니 경고가 걸렸고 전투에서 취기는 독이다.

정말 계륵 같은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벌컥벌컥.

“크으, 술은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건 달기도 하고 깔끔해서 좋네.”

승현은 호리병에 담긴 화주를 마시고는 살짝 붉어진 볼을 한 채로 맛을 평가했다.

선인의 호리병을 얻고 약 일주일.

능력치 상승이란 달콤함에 못 이겨 취기가 가실 것 같으면 이렇게 바로 화주를 들이키는 중이다.

덕분에 일주일 동안 전 능력치가 3씩 상승했다.

깨알 같지만 쌓이면 큰 힘이 될 거다.

‘어차피 지금은 전력을 다할 상대는 없으니까.’

삼 개월 동안 백방으로 돌아다니며 레벨도 어느 정도 올려 이젠 600대 중반의 레벨을 가지게 되었다.

“그럼 이제부터 어찌한다.”

치트키 같은 아이템인 간절한 기도의 나침반은 모두 사용했다.

이제부터 전설적인 등급의 아이템을 얻으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거다.

스펙을 올리는 건 아이템만 있는 게 아니지만 가장 빠른 방법으로 레벨 업과 함께 쌍벽을 이룬다.

지금만 봐도 머스킷 유저가 마탄의 사수를 들고 있어봐라.

각종 기술을 덧입혀 쏘는 마탄의 위력은 지금 승현이 쏘는 마탄보다 수배는 강력할 거다.

사실 마탄의 사수나 활인 헤이리아는 승현이 가지기엔 다소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들이다.

다 제 주인을 만나면 승현이 다루는 것보다 몇십 배는 더 잘 활용할 테니까.

애당초 승현의 직업인 암왕은 따지면 도적 클래스다.

기술 중에서는 단검이라 부르기 애매한 쌍검을 소환하는 것도 있다.

도적 클래스라면 전설적인 등급의 단검을 가지는 게 가장 좋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기술로 쌍검을 소환할 수 있는 것부터 승현에게 무기는 더 이상 필요 없어졌다.

그럼에도 승현이 아이템을 갈구하는 건 역시 그들이 가진 뛰어난 성능 때문이다.

여러 아이템 덕분에 승현은 몇 배는 더 강해졌고 이걸 부정할 순 없다.

“아이템은 탐이 나고. 그렇지만 무작정 얻기엔 문제가 있고. 그럼 불가해 아이템을 찾아볼까?”

그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불가해 등급의 아이템은 모두 초월적인 것들이다.

승현이 가진 세 개의 불가해 아이템은 모두가 쟁쟁한 능력을 가졌다.

“흠, 그렇지만 불가해 아이템에 대한 힌트는 어떻게 구한다고 구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정보 상인을 통해서도 구할 수 없고 오직 인연이 닿아야지 얻을 수 있는 거다.

탐식조차도 나침반이 없었다면 얻을 수 없었고 마의 불꽃은 우연하게, 룬 또한 얻어걸렸다.

노리고 얻은 건 하나도 없다.

전설적인 아이템도 이젠 필요한 게 딱히 없고 불가해 아이템은 얻을 기회가 없다.

“다다익선이라지만 또 과유불급이라고 전설적인 아이템은 기회가 닿는 선에서 얻자. 그러면 이제 남은 건 레벨 업과 수련뿐인가.”

강해지는 길은 이제 그 두 가지 뿐이다.

이제 남은 시간은 2년 반 정도.

그때까지 최고 레벨인 제이미 윤의 1,300레벨을 넘는 게 목표다.

더불어 수련과 각종 기술 합성도 병행할 생각이다.

1,000레벨까지는 그가 짠 루트가 있어서 빠르게 올리는 게 가능할 것 같다.

“2년 반 동안 한 번 해보자고.”

목표를 설정한 승현은 바로 잘 짜인 레벨 업 루트를 따라 행동했다.

600레벨 중반인 그는 오지로 들어가야 적정 레벨의 몬스터를 만날 수 있어서 유저와의 충돌은 거의 없었다.

종종 획득한 아이템을 경매장에 등록하거나 금화를 현금으로 바꿀 때 이외의 시간은 모두 레벨 업에 몰두했다.

그렇게 반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다들 승현의 고속 성장을 두고 많은 가십거리를 만들었다.

기어의 핵을 만들었단 말부터 사실 승현은 기어 개발자의 아들이란 말까지.

그만큼 승현의 가파른 성장세는 눈부실 정도였다.

반 년 사이에 800레벨 초반으로 2위와는 어느덧 100레벨 이상 격차를 벌렸다.

승현은 틈틈이 첸이나 맥스와 만남을 가졌는데 첸은 만날 때마다 늘 승현에게 비결을 물어보곤 했다.

오늘도 첸과 한 소도시에서 만남을 가졌다.

“승현아. 진짜 비결이 뭐야? 안 가르쳐 줄 거야?”

“가르쳐주는 건 어렵지 않지. 하지만 딱히 추천하진 않아. 그냥 지금처럼 레벨을 올리는 게 편할 걸.”

“쳇, 그냥 알려주기 싫다고 해. 맞다. 나 이번에 길드 하나 만들었어.”

“음, 그래? 중국 유저 중심의 길드려나?”

“헤헤, 아니야. 하지만 내가 중국인이라서 그런지 모이는 유저들이 대부분 중국인이네. 승현이도 들어올래?”

“난 괜찮아. 길드 활동도 제대로 못할 것 같고.”

“아쉽네. 같이 기어를 즐기면 좋을 텐데.”

첸은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그런 첸을 보며 픽하니 웃은 승현은 먹던 음식을 마저 먹었다.

두 사람은 식당 안에서 식사를 즐기고 있었는데 첸의 유명세와 빼어난 외모 덕분에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중이다.

“맞다. 이번에 길드 설립으로 한 길드랑 마찰이 생겼어.”

“막 만든 길드가 마찰?”

“응. 한국 길드인데 수호 길드라고 너무 국가로 묶어서 시비를 걸더라고. 우리 길드가 중국 유저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한국은 물론이고 유럽이나 아시아 등 여러 국적의 유저들이 모여 있는데 말이야.”

“미안. 한국인으로서 대신 사과할게.”

“승현이 사과할 건 아니야. 그래서 조금 고민이야. 간부진은 다들 길드전을 걸자고 하는데 그러면 그쪽이 노림수대로 되는 거라서 그럴 수도 없고.”

그녀의 고민을 알 것 같다.

수호 길드는 김수호가 만든 길드로 한국 최고의 길드이기도 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길드가 중국인이자 유명인인 링첸이 만든 길드에 시비를 건다.

만약 그대로 길드전이 벌어진다면 국가 간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질 거다.

당연히 한국과 중국 유저간의 불화가 일어날 거고 여기에 다른 국가에도 불똥이 튈 건 당연지사.

나름 화목한 기어 안에서 파벌이 생기게 되는 거다.

‘내 기억 속 김수호라면 이권을 위해서 나라도 팔아먹을 놈이지.’

아마도 이걸 계기로 한국 대표라는 타이틀을 굳히고 유저들에게 있을 선전 효과를 기대한 것 같다. 예전에도 링첸의 길드는 아니었지만 일본 대표 길드와 맞붙어서 한국 유저들을 자신의 길드로 집결시켰다.

‘놈의 노림수대로 둘 순 없지. 이번 한국은 네놈의 손에서 놀아나게 두진 않는다.’

승현은 속으로 결정을 내렸다.

원래는 현실화가 되고 조용히 김수호와 길드 간부진들을 암살할 계획이었다.

그게 깔끔하니 말이다. 그러나 판이 이렇게 만들어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첸. 그거 내가 해결해줄까?”

“응? 승현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첸에 승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수호 길드랑 나도 마찰이 좀 있었거든. 이참에 처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야.”

“승현 혼자서 가능하겠어? 상대는 몇 만 명이 모인 길드야.”

“내게 그 숫자는 의미 없어. 어때, 나 좀 도와주면 내가 말끔히 처리해줄게.”

“으음, 그래도 미안한데. 또 같은 나라 사람이잖아? 괜찮겠어?”

“꼭 같은 나라 사람이라고 싸고 돌 이유는 없지.”

“그렇다면야. 내가 도와줄 게 뭐야?”

승현은 넘어온 첸을 보며 씩 웃었다.

수호 길드에게 어떤 신생 길드가 무제한 결투를 걸었다!

모든 건 비공개. 공개된 거라곤 신생 길드의 이름과 인원수뿐.

충격적이게도 길드는 1인 길드이며 만들어진지는 겨우 3일이 지났다.

이 사실이 널리 퍼지면서 한국 유저들은 물론 세계 각국의 유저들의 시선이 수호 길드에게 모였다.

원래 길드 생성에는 100명 이상의 유저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론적으로 1인 길드를 만들 수는 있다.

바로 인원수에 맞춰 길드를 생성한 후 모두가 탈퇴를 하면 되는 것이다.

길드를 생성하면 여러 이점이 있기에 아주 드문 경우지만 가끔 존재한다.

그렇지만 어느 배짱 좋은 이가 한 국가의 대표 길드라 불리는 길드를 상대로 결투를, 그것도 무제한 결투를 신청하겠는가?

무제한 결투의 룰은 이렇다.

모든 제한이 없으며 패자와 승자가 결정될 때까지 싸운다.

승패를 결정짓는 건 협상을 통해 패배를 인정하는 것뿐인데.

만약 상대측 길드가 협상을 하지 않으면 길드전은 계속 유지된다.

철천지원수가 아니라면 하지 않는 길드전 방식인 것이다.

사실상 무한히 상대 길드원을 죽일 수 있으니 그 길드가 와해되기 전까진 끝나지 않는 게 보통이다.

이런 무제한 결투를 1인 길드가 대형 길드에게 신청했다.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인데 대다수의 유저들은 이 천살이란 신생 길드가 시선을 끌기 위해 수작을 부린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역으로 수호 길드가 그런 생각을 했거나.

모든 유저들은 수호 길드가 이 결투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길드 생성에는 많은 돈이 드니 누가 시선을 끌려고 한 거든 돈을 잃으라는 것이다.

며칠 뒤 공식 사이트에 수호 길드의 길드장인 김수호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저는 이 황당한 결투를 당연히 받아들이며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길드를 해체하더라도 이 모욕을 준 것에 대한 보복을 이어갈 것입니다. 한국 대표 길드의 저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짧은 글이었지만 조회수는 폭주했다.

그렇게 천살 길드와 수호 길드의 무제한 결투가 성사되었다.

그러는 사이 랭킹 1위인 최승현이 비공개이긴 하나 어느 길드에 소속되었다는 소식도 작게나마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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