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시작하는 헌터:암왕 강림-14화 (14/111)

14화

아이실과 헤어진 후 승현은 곧장 다음 대도시로 이동했다.

이번엔 서부의 위치한 도시인 월로드란 곳인데 이곳에는 전설적인 등급의 활이 있다.

여기서 활을 얻으려면 도시 안에 있는 임무를 깨야 된다.

시장의 특별 임무를 받아야지 활이 있는 지역에 출입을 할 수 있는데 그 전까진 출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계십니까?”

“모험가가 무슨 일인가?”

“하하, 아시겠지만 임무를 받고 싶어서요.”

“흠, 모험가들이 임무를 받는 걸로 살아간다는 건 알고 있지. 그렇지만 나는 줄 임무도 없고 보상도 없는데.”

“사소한 거라도 좋습니다.”

“그렇다면 그래, 혹시 예전에 잃어버린 목걸이 하나를 찾아주겠나? 동문 인근 숲에서 잃어버렸는데 아무래도 고블린이 가져간 것 같아.”

“그러죠.”

승현은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다.

초보자나 할 법한 임무였지만 승현은 착실히 임무를 깼다.

이집 저집을 들리며 임무를 받고 완료했는데 이건 월로드 내에서 시장의 임무를 받기 위한 작전이다.

전설적인 활을 얻은 유저가 밝히길 월로드 내의 여러 임무를 깨다 보니 시장의 시종이 찾아왔다고 했다. 그런데 그가 깬 임무란 거의 아주 사소한 주민들의 임무였던 것.

시종이 말하길 선행을 베푸는 이에게 임무를 맡기고 싶다고 했단다.

즉, 활이 있는 지역에 들어가려면 선행을 해 시장의 귀까지 이름이 알려져야 한다는 것.

레벨이 높다 보니 임무는 금방금방 깨졌다.

이 작업을 무려 보름 동안이나 계속했다.

저레벨 유저들 사이에서 욕까지 먹어가며 임무를 깼는데 아직까지 반응이 없었다.

“슬슬 반응이 올 때가 됐는데.”

승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활은 얻고 싶은 무기 중 하나다.

과거에도 활을 다뤘었고 활과 총기에 관련된 기술도 상당부분 확보해두었다.

남은 건 전설적인 활을 얻는 것뿐인데. 그게 잘 안 되고 있다.

혹시 찾아올 시종을 위해 한 여관에서만 머물고 있지만 찾아오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

오늘도 십여 개의 임무를 해결하고 돌아오는 길.

자신이 머무는 여관 앞에 고풍스러운 마차 한 대가 서 있었다.

“드디어 온 건가.”

승현은 그 마차를 확인하고 얼른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여관 안에는 시장의 시종으로 보이는 중년인이 여관주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 저기 오는군요. 손님. 여기입니다.”

“오, 그대가 모험가 최승현입니까? 소문은 익히 들었습니다.”

“그러십니까? 제게 무슨 볼일이 있으신지요?”

승현은 기쁜 마음을 싹 감추고 태연스럽게 물었다.

그에 시종은 우선 마차로 갈 것을 권유했다.

마차에 탑승하고 마차가 시청으로 움직이는 동안 시종이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이번에 시장님께서 선량한 모험가를 찾고 계십니다. 이유는 시장님께 들으실 수 있겠지만 아마 예전부터 월로드의 골칫거리를 해결하고자 부르시는 걸 겁니다.”

“골칫거리라. 어떤 건지 말씀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어려울 건 없지요. 예전부터 성소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기사단은 출입을 할 수 없고 오직 모험가만이 출입할 수 있더군요. 때문에 아무도 성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제가 도울 수 있겠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승현은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시장의 관저에 들어갔다.

그리고 무기를 반납한 뒤 시장을 만날 수 있었는데 시종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똑같이 들을 수 있었다.

“부탁하지. 특히 안에는 선대 시장님들의 관과 보물이 있으니 주의를 해주게.”

“제게 맡겨만 주세요. 깔끔하게 해결해드리겠습니다.”

“휴, 욕심 없는 선량한 모험가가 드디어 나타나다니. 자네 앞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모험가들은 너무 탐욕적이야. 그럼 언제든 준비가 되면 말하게.”

“지금 당장에라도 갈 수 있습니다.”

“그런가? 그러면 시종을 불러주겠네. 그를 따라 이 허가장을 제시하면 성소로 갈 수 있을 거야.”

승현은 시장에게서 허가장을 받아들고 시종의 안내를 받아 시청으로 향했다.

시청 건물에 들어가 성소를 지키는 기사에게 허가장을 보여주고 안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출입하십시오.”

기사의 말이 떨어지자 출입을 막고 있던 철창이 열렸다.

그 후에도 몇 개의 문을 지나고 나서야 시청 지하에 있는 성소에 도착했다.

“그럼 모험가님. 성소의 문제를 해결해주십시오.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시종의 말을 끝으로 승현은 성소 안으로 들어갔다.

[던전, 월로드 성소에 입장합니다]

[보스가 등장합니다]

성소에 들어오기 무섭게 보스가 등장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고 이 임무가 고작 추정 레벨 100밖에 안 된다는 걸 잘 아는 승현인지라 가만히 서서 두 자루의 단검이 저절로 날아갔다.

썩은 시체 하나가 보스로 등장했는데 승현은 보스를 무시하고 중앙에 보스가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열린 관으로 향했다.

“자, 여기에 빛의 활 헤이리아가 있군.”

승현은 관 안에 들어 있는 기다란 철제 활 하나를 꺼냈다.

[아이템]

빛을 쏘는 활 : 헤이리아

-등급: 전설적인

-내구도: 10,000/10,000

-빛의 축복을 받은 월로드의 활. 화살 없이 활시위를 당기면 신성력이 담긴 빛으로 된 화살이 생겨납니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상대를 치료하기도 하고 상처 입히기도 합니다.

-기술, 홀리 샤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역시 전설적인 등급. 내구도도 높고 내장기술에 효과까지 완벽하군.”

승현은 확인을 마치고 바로 보스를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그의 생각에 따라 활에는 세 개의 빛으로 된 화살이 생겨났다.

바로 화살을 날리자 어마어마한 속도로 화살이 날아갔다.

승현은 요리조리 움직이며 농락하는 단검을 상대하던 보스에게 연속해서 활시위를 당겼다.

순식간에 수십 개의 화살이 꽂히고 보스가 쓰러졌다.

던전이라고는 하나 보스 하나 뿐인 던전이고 보상도 없었다.

사실 보상이라면 이곳에 잔뜩 널려 있긴 하다.

각 관마다 시장이 사용하던 무기가 잠들어 있고 그 무기는 하나같이 유일함 등급이라고 했다. 하지만 승현은 헤이리아만을 챙겨서 밖으로 나왔다.

“금방 나오셨군요.”

“예. 안에서 좀비가 한 마리 있더군요. 조금 강력했습니다만 처리했습니다. 아, 그리고 석관 하나가 열려 있었습니다. 아마 거기서 나온 것 같군요.”

“이런,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약속한 보상을 드리겠습니다.”

승현은 묵직한 돈주머니를 받았다.

총 1,000금화였는데 의뢰의 난이도 치고는 상당히 높은 금액이었다.

마침 돈이 슬슬 떨어져갈 때였는데 잘 되었다.

월로드에서 볼 일을 마친 승현은 바로 다음 아이템을 얻으러 이동했다.

슬슬 하나둘 씩 도서관에서 전설적인 혹은 유일함 등급의 기술이나 아이템 등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질 때이다.

사실 가장 얻기 쉬운 건 이 활이지만 승현이 먼저 얻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 활은 기어의 종료 전에 발견되었다는 점과 얻으려면 기약 없이 많은 임무를 깨야한다는 점 때문이었다.

조금 더 늦게 얻어도 되는 일이지만 활이 필요해서 이렇게 지금 얻게 된 것이다.

“다음은 악마를 꿰뚫는 창을 얻자. 그리고 심판하는 자 팔콘을 얻으면 우선은 끝인가.”

이제 승현이 정보를 아는 무기는 두 개다.

그중 하나인 창을 얻으러 이번엔 남부로 이동했다.

남은 두 곳 모두 던전의 형태라서 얻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만 레벨이 더 높아야 한다.

각각 최소 조건이 500레벨과 600레벨로 지금으로선 레벨을 더 올려야 한다.

“슬슬 기술서들이 쏟아져 나올 텐데 그 전에 돈도 모아야 하고 조합할 때 드는 돈까지 생각하면. 어휴, 현금으로 돈을 사야하나?”

그러고 보니 현실의 자금도 슬슬 떨어져 간다.

일을 하지 않으면 돈을 구할 곳이 마땅치 않게 되니 생활비를 위해서라도 기어에서 돈을 벌어야 했다.

그때 귓가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시간 괜찮아?”

“아, 첸. 괜찮아. 무슨 일이야?”

귓속말로 말을 걸어온 첸에게 답해준 승현은 그녀가 왜 자신을 찾는지 의아해하며 물었다.

종종 대화를 나누는 탓에 이렇게 연락을 하는 것도 그리 이상할 건 없다.

“아니, 이번에 임무 하나를 받았는데 도와줄 수 있나 해서.”

“흠, 내가 지금 남부인데.”

“그래? 혹시 동부로 와줄 수 있어?”

“어려운 일인가 봐?”

“그게 아무래도 엄청난 걸 받아버린 것 같아서.”

“엄청난?”

“응, 최고등급이라고 알려진 전설적인 등급 위의 아이템에 대한 거야.”

“······바로 갈게. 어디라고 했지?”

승현은 막 나온 포탈로 다시 올라갔다.

“여기야!”

승현은 한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그른 반갑게 맞이해주는 첸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녀에게 다가간 승현은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다른 이들은 아직인가?”

“응. 이렇게 와줘서 고마워.”

“아니야. 나도 호기심에 온 거니까.”

승현은 첸과 대화를 나누며 일행을 기다렸다.

불가해 등급의 아이템이란 소리에 급하게 달려온 승현이었다.

승현은 불가해 등급이 얼마나 좋은 건지 잘 알고 있다.

그가 가진 신수화나 무극심법만 봐도 알 수 있다.

무극심법으로 하여금 항상 몸은 최상을 유지했으며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 또 신수화는 능력에 쓰인 대로 두 배 강해지게 해준다.

승현이 우연히 얻었던 시작의 돌은 시공을 초월해버려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

불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 들어맞게 그들이 가진 능력은 상식을 초월했다.

이번에 어떤 방식으로 그 아이템이 주어질지는 몰라도 그저 말만 듣고 달려오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나둘 첸이 부른 이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익숙한 얼굴도 있고 처음 보는 얼굴도 있었다.

하지만 다들 첸과 친분이 두텁고 믿을 만한 이들이라고 한다.

“다들 보상이 없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와줘서 고마워. 그럼 모두 모였으니까 설명할게. 이번에 얻은 임무는 파티로 입장해야 해.”

“조건이 그거야?”

“응. 말했다시피 전설적인 등급 이상의 아이템이 등장할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뭐야?”

“여기에 은거 중인 현자와 관련된 임무를 깨던 중 얻은 정보야. 현자가 그렇게 말했거든.”

“공식 사이트에 표시되지 않은 아이템이라. 흥미로운데?”

다들 기대에 찬 얼굴을 했다.

곧 첸이 파티를 신청하고 모든 파티가 갖춰지자 첸은 주문서를 찢어다.

그러자 파티원 아래로 마법진이 생기며 어디로 이동했다.

잠시 밝은 빛에 눈을 감았다 뜬 승현은 곧 후끈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용암지대인가? 어디로 이동한 건지.”

승현의 말대로 이동된 곳은 용암이 흐르고 있는 어느 넓은 동굴이었다.

파티원들도 주위를 살피다가 이내 파티 포지션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거 이쪽 친구만 포지션이 없는데?”

“아, 승현은 조금 특별해. 일단 도적 클래스고 내가 아는 최고의 딜러야.”

“첸이 그리 말할 정도로 대단해?”

다들 가면을 쓰고 있는 승현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봤다.

첸은 그런 그들에게 승현을 소개시켜주었다.

“여기는 판타지아의 전설인 최승현이야. 기술도 특별해서 따로 포지션을 정하지 않았어.”

“오, 최승현? 나 알아. 반가워요. 마지막 경기 아주 잘 봤습니다.”

첸의 소개에 모두 승현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다들 그러면서 승현에게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겼는데 개중에는 호승심이 담긴 말도 있었다.

그렇게 포지션이 모두 정해지고 파티는 출발했다.

승현은 이번에 얻은 활 헤이리아를 꺼냈다.

도적 클래스라던 승현이 활을 꺼내자 파티원들은 의아하게 바라봤지만 이내 시선은 사라지고 등장하는 몬스터를 주시했다.

“컹컹!”

불꽃이 둘러진 거대한 늑대 한 마리가 등장했다.

그런데 그 크기가 거짓말 조금 보태서 집채만 했다.

다들 레벨도 높고 경험도 많다 보니 당황하지 않고 역할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단 물리 딜러가 공격 가능한 부위는 다리뿐이라 물리 딜러는 한쪽 다리를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고 탱커들은 시선을 몬스터의 주위를 끌어오는 기술을 사용했다.

승현도 몇 가지 버프 기술을 사용하고 활시위를 당겼다.

“크허엉!”

“피해!”

공격을 받은 늑대는 앞발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날렵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피한 파티원들은 연이어 공격을 시도했다. 승현도 어그로가 끌리지 않는 선에서 활을 쏘며 데미지를 누적시켰다.

처음 합을 맞춘 것치고는 훌륭히 첫 몬스터를 쓰러트린 일행은 앞으로 나아갔다.

0